* 본문 내용과 그다지 관계없을지도 모르는 제목입니다.

오늘 아침, 신문에서 유승민과 유남규, 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탁구쇼를 했다는 기사를 봤다. 하이라이트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 TV를 켰더니, 유승민 대신 유시민이 나온다.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률을 낮추기 위해 획기적인 대책을 개발한 모양이다.

“둘째 아이를 낳는 경우 1년간 국민연금에 더 오래 가입한 것으로 간주해 연금을 그만큼 많이 수령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렇게 말하는 유시민의 얼굴엔 희색이 만연했다.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면 공수표일 가능성이 높지만, 유시민이야 여권의 실세가 아닌가. 국민연금 관계자도 TV에 나와 그의 말을 뒷받침해준다.

“재원은 저희가 다 책임지겠습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년 더 연장됨에 따라 두 아이의 엄마가 받게 될 연금 액수는 얼마나 증가할까. 놀라지 마시라. 본봉이 145만원인 사람이 20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한 경우라면, 21년으로 간주되어 2만원의 연금을 더 받게 된단다(38만원-->40만원). 2만원, 그것도 당장이 아니라 20년 후에 말이다. 정말 대단한 혜택이 아닌가.


이런 노력이라도 하는 게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할지 모르겠다. 과연 그럴까? 난 유시민의 머리에 과연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다. 매달 2만원씩 더 주면 우리나라 여자들이 우르르 둘째를 낳는다고 생각하는 걸까. 출산을 기피하는 근본적인 원인, 즉 지나치게 높은 사교육비, 보육시설 부족, 애 엄마이기 때문에 직장에서 받는 불이익, 이런 것들은 다 무시한 채 “국민연금을 열두달 더 든 걸로 해주겠다”고 말하면서 그렇게 생색을 내도 되는 것일까.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출산 장려책이 나왔다. 육아 휴직을 하게 되면 한달에 무려 10만원씩이나 보조금을 지급한단다. 10만원이 너무 적다고 생각했는지 육아휴직비는 그 후 20만원으로 오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게 우리나라 정책 입안자들의 한계, 평소 정의로운 소리를 전세낸 듯 하던 유시민도 여기 합류하려나보다.


그런 근본적인 것들을 다 팽개치고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올릴 방법이 있긴 하다. 둘째 아이를 낳으면 매달 1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해보자. 둘째 낳을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나부터도 당장 둘째를 낳으려고 서두를거다. 수십년 후에 닥쳐올 고령화 사회가 진정으로 걱정된다면, 우리나라가 생존하기 위해 젊은 인재가 많이 필요하다면 매달 100만원쯤 주는 게 뭐가 아깝겠는가. 이렇게 화끈하게 하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아무것도 안하는 게 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꼴랑 2만원, 그것도 향후 20년 후에나 받게 될 그 돈 때문에 둘째를 낳을 사람은, 유시민의 생각과는 달리 하나도 없을 것 같다. 유시민으로서는 뭔가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줬으니 좋았겠지만, 내 주변에선 혀 차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끌끌...”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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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1-0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만원이라고라... 장난하나 참...

미완성 2004-11-05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 당황스러워요. 전 정말 국민연금이 싫다구요 ㅜ_ㅜ

니르바나 2004-11-05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이 양반 재야에 있을 적에도 저런 기특한 생각하고 살았을까요?

사람이 살다보면 변신을 하게 마련인가 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국민연금은 예전에 석유기금마련 세금 인상처럼 정권에서 누어 떡먹기하려고 마련한 일이 아닌가 싶어요. 취지야 무지 좋은 일이지만 결국은 손 안대고 코풀려고 하는 심보가 숨어있지요. 국민의 코가 아닌 입법자들의 코 라는게 문제입니다.

sweetmagic 2004-11-05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끌끌...” “쯧쯧...” 그담에 허허를 검색하다 저 책이 검색 되었겠죠 ^^

그나저나 바쁜 와중에서도 이런 이쁜 글을 쓰시다니 옆에 계시면 엉덩이라도 툭툭 쳐드리고 싶습니다, 흐흐 ...-=3=3=3

비로그인 2004-11-05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 하려고 해도 일단 보건복지부 예산 자체가 중요도에서 국방부 예산 등에 밀리는 판국인지라 저출산에 대한 금전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한 사람당 2만원이라고 해도 다 합하면 나름대로 어마어마한 금액이 되는지라 자기들 딴에는 노력한다고 한 것이겠지만서도...;;; 이런 일 있을 때마다 전공이 사회복지라는 사실이 심히 켕기는.. 깨갱...-_-

아영엄마 2004-11-05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부터도 당장 둘째를 낳으려고 서두를거다.... 마태우스님이 언제 첫째를 보셨지??? ('' )( '') ㅎㅎ 전 한 달에 100만원 주면 셋째 낳으려고 서두르겠사와요~ (흠흠... 남편 회사 대장님이 셋째 낳으면 천만원 준다고 해서 혹해 있는 상태입니다..^^;;;)

마냐 2004-11-0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쉽지 않습니다. 정말. 1인당 2만원이란게...전 국민 대상이면, 이것두 장난 아니죠. 100원 보조금은 상상도 못하겠슴다. 결국은 아이를 키우는 사회적 비용을 낮추는 길 밖에 없는데...사교육비 문제부터 해결하고, 100만원짜리 영어유치원 안보내두 괜히 찜찜하지 않고...뭐, 그리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아아, 어렵군요.

파란여우 2004-11-05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가 무슨 자판기 커피인감유? 동전 넣으면 톡 하고 떨어지는...내참...정책적으로 고려한다는 게 저거였던가요? 발상들의 다양함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하루하루가 신기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거 아녀요...끌끌...쯥...

oldhand 2004-11-0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영 보육 시설의 확보도 시급하지요. 애를 낳고 싶어도 기르려면 부부 중 한명은 직장 생활을 포기 하든지, 매달 100만원에 육박하는 보육비를 감당하던지 해야하는데..

부리 2004-11-0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 매직님/님이 제 엉덩이 쳐드리면 제가 좋은 건가요?? 그냥 궁금해서... 글구, 댓글의 첫줄 보고 놀랐습니다. 쪽집게세요^^

올드핸드님/저도 보육시설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여우님/발상의 다양함에 저도 놀랐습니다. 겨우 생각한다는 게 그런 거니, 참...

마냐님/아, 저도 1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게 아니랍니다. 그정도 안줄거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얘기죠. 2만원이 뭡니까..

여대생님/님의 전공이 사회복지라니, 앞으로는 훨씬 나아질 것을 기대해도 되겠네요.

니르바나님/아,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우리에게 장차 어떤 존재로 나타날까요... 궁금..

사과님/전 국민연금은 싫어도 사과님은 좋아요

만두님/장난이죠 뭐^^ 본봉이 1450만원이면 20만원쯤 되니 좀 나을지 모르겠군요.^^

호랑녀 2004-11-05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그 회사 어디여요? 남편 회사 옮기라고 해야겠어요. 셋을 키워보니, 첫째, 사교육비 감당이 안 되고, 둘째, 아이 믿고 맡길 곳이 없어서 미치겠으며, 결국 남편 허리만 휘고 난 가사격무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나마 요즘 셋째 낳으면 출산장려금인지 보조금인지도 주는 모양인데,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자는 늘 외롭답니다.

sweetrain 2004-11-05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웃기네요...아니 저라도 20년 후에 2만원 줄테니 둘째를 낳으라고 한다면, 안 낳고 맙니다. 마음대로 애를 키울 수 있는 세상이 돼야지...(저, 저희 부모님들이 정말 구국의 결단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하여간에 저는 넷째이기 때문에.^^)

엔리꼬 2004-11-05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그그.. 저희 직장에서는 내년부터 배우자 출산 휴가 1일에서 3일로 늘린답니다. 아이구 배 아파라.... 셋째나 쑴뿡 낳을까보다...

LAYLA 2004-11-06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맞습니다...맞고요....진짜.....결혼하면 다 애 낳겠지만요...지금 제 친구들 보면 정말 세상 무서워서 애 못낳겠단 말을 한답니다..교육비란게 얼마나 무서운지 지금 우리가 체험하고 있으니까요. 지금 부모님 등골 빠지게 하시는거 보면...난 저렇게 못할거 같애...안낳고 말지....이게 애들 말이지요. 마태우스님 말씀대로 직장에서의 부당한 대우와 열악한 보육시설...또 육아와 집안일과 직장일까지 모두 맡아야 하는 한국여성들이 과연 둘째를 낳고 싶어할지....낳고 싶어도 무서워서 못낳을거 같습니다.

마태우스님 말씀대로 미래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할텐데...

니르바나 2004-11-06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민연금의 미래는 마냐님의 글에서 처럼 1000만명이나 되는 비정규직과

그 보다 더 어려운 서민들의 희생위에서 꽃피우겠지요. 나중에 후손들이 이 신산의 고초를 알아주기나 하면 좋겠습니다.

진/우맘 2004-11-06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ㅏ....자연분만비 지급에 이어 대단한 발상이로군요. 그거 아세요? 의료보험 적용된 자연분만비는, 개 출산비용보다 싸다는 사실. ㅡ.ㅡ

니르바나 2004-11-07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께서 정확한 근거를 찾으셔서 저의 서재에 남겨주신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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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님...혹시나 해서 확인해봤슴다. 지난 8월 기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조사에서 비정규직은 816만명으로 나타났슴다. 물론 정부와 노동계 집계가 차이가 나긴 합니다. 또 용관련 통계가 실상보다 좋게 나온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테고, 겹치는 부분이 있다해도 400만 신용불량자 등도 한꺼번에 감안한 숫자인거 같슴다. 816만명, 이것두 많죠? ^^;;;

외로운 발바닥 2004-11-07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2만원인가요? 참 믿기질 않네요.

바람구두님 서재 타고 한번 와봤습니다.

저야 아직 결혼하진 않았지만 당장 파격적인 정책 없이는 출산율감소로 인해 사회, 경제적으로 대혼란이 올듯한데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