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워크샵을 갔다.
세미나 일정이 다 끝나고, 저녁을 먹은 뒤 약간의 여흥이 있었다.
조를 나누어서 게임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이런 류의 행사에 빠지지 않는 댄스 페스티벌.
조별로 한명씩 대표를 뽑았는데, 내가 우리조 대표였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지만,
난 춤을 그리 잘 추지 못한다.
어릴 적부터 나이트를 “민중의 아편”이라고 해가면서 철저히 배척한 결과로,
지금은 그런 내 과거를 후회하고 있다.
춤을 잘 춰서 기회가 주어질 때 멋들어지게 추면 얼마나 멋진가!
그렇긴해도 1등을 하면 상품권을 준다기에
난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에게 상품권을 주는 장면을 상상하며 각오를 다졌다.
다행히 조별 대표로 나온 분들도 다 나처럼 놀아보지 못했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딱 한명, 천안의 나이트를 섭렵했던 강적이 그 안에 있었다.
역시나 그는 대단했다.
그는 몸을 40도 가량 기울이며 팔다리를 휘젓는, 일명 오뚜기춤을 췄는데,
팔과 다리가 길어 춤출 때 더 멋져 보였다.
여기저기서 환호가 터져나왔다.
‘아, 상품권은 물건너 갔는가!’
내 차례가 왔다.
난 잘 돌아가지도 않는 몸으로 갖은 짓을 다 해봤다.
하지만 좀 약했다.
순간 바닥에 깔린 카페트가 내 눈에 들어왔고,
난 거기다 대고 슬라이딩을 해버렸다.

옷이 늘어나서 저리 보이는 거지, 배나온 게 아님


이게 바로 문제의 그 슬라이딩... 이렇게 찍으니 참 비참해 보인다.ㅠㅠ
사회자가 말했다.
“1등은...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한 3조가 되겠습니다!”
내 라이벌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내가 해낸 것이다.
나중에 보니 양쪽 팔꿈치가 다 까져 있었는데,
나중에 어느 선생님이 “그날 뿌려진 상품권을 학교발전을 위해 쓰자”는 메일을 돌렸을 때
내가 “싫어요! 난 좋은 남편이 되고 싶어요!”라고 반발했던 건
그 상품권이 내 팔꿈치와 맞바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