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라는 별명을 가진 여선생이 있다.
나이도 젊지만 무엇보다 미모가 출중해 많은 남자 선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는데,
얼마 전 그녀가 갑자기 내 방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라고 하자 문이 열렸고, 그게 너구리 선생임을 안 나는 기절할 뻔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방을 좀 깨끗이 치워둘 걸, 하는 후회를 하며
난 귀빈에게만 제공되는 바퀴의자를 제공했다.
그녀는 자리에 앉는 대신 손에 든 케이크를 내민다.
"이게...뭐죠?"
너구리 선생은 베시시 웃으며 말했다.
"마선생님은 제게 특별한 분이라서 드리는 거예요."
얼떨결에 케이크를 받았고, 너구리 선생은 휙 몸을 돌려 나가 버렸다.
그로부터 5분 동안 난 황망히 앉아 있었다.
왜 하필 내게? 특별하다니? 설마 그녀가 날? 어떡해~ 난 가정이 있는데.
순간 내 눈에 최근 급격히 나온 내 배가 들어왔다.
이런 몸으로는 너구리 선생이 프로포즈를 한다고 해도 응할 수 없어.
난 갑자기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만약을 위해! 만약을 위해!"
열다섯개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난 숨을 몰아쉬었다.
잠시 바람이 쐬고 싶어 복도로 나간 난 계단에서 누군가가 전화를 하고 있는 걸 듣게 되었다.
"자기야. 아까 케이크 사러 갔는데 서비스로 하나 더 주길래 마교수님한테 줬어. 나 잘했지?"
난 다리에 힘이 풀리며 주저앉고 말았다.
팔굽혀펴기를 너무 열심히 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