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별은 모두 당신을 위해 빛나고 있다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지음 / RISE(떠오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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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꼬리가 내려가지 않고,

배가 아플 만큼 웃고 있을 나를 상상해 보자.

우리 당장의 힘듦보다 찾아올 기쁨을 기대하며 살아가자.

20대 때는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를 참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예쁜 사진과 예쁜 글. 특히 힘내자! 잘하고 있다는 문구를 읽으며 늘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도 했던 것 같다. 30대가 되니 세상을 바라보는 눈만큼이나 독서의 장르도 바뀐 것 같다. 우선 자기 계발서와 에세이는 피했다. 유독 내가 읽었던 책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말만 늘어놓았던 것 같다. 아마 유독 그런 서적들만 골라 읽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매일 같은 음식만 먹으면 질린다고 할까? 독서도 질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이후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는 정말 드문드문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책 속의 제목을 보고 넘어가려다 저자의 이름에서 멈칫했다. 일본 이름과 한국 이름을 다 가지고 있는 게 신기했고, 그의 또 다른 책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 제목을 들어 본 기억이 있어서였다.

사실 책 속에는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왜 한국 이름과 일본 이름 두 개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저 사랑에 고플 때, 인내심이 바닥이 났을 때, 더 이상 하고 싶은 게 없을 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글을 여러 편 발견했을 뿐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자,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나인지라 책 초반의 저자의 글을 보며 나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겁도 많고, 포기도 빠른 나인지라 뭔가 시도를 하기 전에 머리로 생각을 거듭하다 지레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부정적인 생각들이 조금씩 생각을 잠식해갔던 것 같다. 안되겠지, 날 싫어하겠지 등의 생각 말이다. 저자 역시 글을 통해 그랬던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그래서인지 조금씩 와닿는 글들이 생겨났다.

여전히 이 책은 예쁜 글들이 많다. 독설보다는 위로의 글이 더 많다. 포기하고 싶음 포기해도 되지만, 한번 즈음은 시도해 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중 선명히 기억에 남는 글이 하나 있다. 하루에 3번 하늘을 보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누군가의 글을 실으며, 그날 본인도 하늘을 봤다고 한다. 단지 하늘을 본다는 의미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뜻이라는 것을 글을 읽으며 깨달았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하늘 색도, 구름도, 다 눈에 들어올 터이니 말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에세이는 여전하다. 저자만 바뀌었을 뿐이다. 40대가 된 나는 앞으로 어떤 장르를 읽으며 10년을 보내게 될까? 가끔은 에세이도 좋겠다. 오랜만에 접하니 색다른 맛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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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로 변한 날 - 고운 말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서지원 지음, 천필연 그림 / 소담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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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아이들을 비롯한 우리이 언어습관이 극단적으로 변한 것 같다. 물론 어린 시절에도 친구의 별명을 부르거나, 놀리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요즘은 욕설이나 줄임말 등 같은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세대 간의 사용하는 단어가 다른 터라 무슨 의미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들의 올바른 언어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때론 부모나 어른들의 잔소리보다 책이나 매체 등을 통한 객관화를 통한 교훈이 아이들에게 더 와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 밥이 어느 정도 되는 편이기에 유치원생보다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에 알맞을 것 같다.

초등학생 현중이는 반에서 나쁜 말을 잘 쓰기로 유명한 아이다. 같은 반 장난꾸러기 진구가 현중이에게 똥침을 날린다. 아픈 것도 아프지만 같은 반 아이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게 더 화가 났다. 그 순간 울컥한 현중이는 욕설과 비속어 등을 남발한다. 순영이와 정민이가 보름달이 뜨는 날 나쁜 말을 하는 아이는 강아지로 변한다는 말에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당장 나쁜 기분을 표출하는 게 우선이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괜스레 심술이 나서 강아지 다솜이에게 화풀이를 한다. 근데, 다솜이가 이상하다. 현중이가 나쁜 말을 할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쳐다보니 말이다. 하지만 현중이는 관심이 없었다. 당장 내 기분이 나쁘기 때문이다. 엄마도 현중이에게 나쁜 말을 쓰지 말라고 타이르지만, 현중이는 잔소리에 오히려 짜증이 더 날 뿐이다.

오늘은 보름달이 뜨는 날. 다솜이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다음날 아침. 웬일인지 엄마가 현중이를 깨우지 않는다. 학교에 늦는다고 깨울 텐데 말이다. 근데, 밖에서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고 나가니 헉! 현중이 자리에 내가 아닌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현중이가 앉아있는 게 아닌가! 거울을 보니 현중이의 모습이 말티즈 다솜이로 바뀌었다. 배가 너무 고프지만 사람이 개 사료는 먹을 수 없다. 내가 진짜 현중이고, 저기 식탁에 앉은 게 다솜이라는 사실을 알리고자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만 엄마 아빠 귀에는 다솜이가 시끄럽게 짓는 소리로 밖에 안 들린다. 오히려 다솜이는 그런 현중이를 약 올리려는지, 앞으로 고운 말만 쓰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듣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의 잘못도 반성한다. 하루아침에 모범생이 된 현중이를 보며 부모님은 행복해한다.

다솜이와 방에 있을 때, 현중이는 왜 모습이 바뀌었는지를 묻는다. 다솜이는 현중이가 나쁜 말을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화가 난 현중이는 다솜이를 물고, 그 모습을 본 엄마는 다솜이가 된 현중이를 쫓아낸다. 배는 고프고, 갈 곳은 없고... 신세가 처량한 현중이는 동네 개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본다. 원래 사람인 현중이는 개들과 같이 놀고 싶지 않다. 근데, 이 개들이 뭔가 이상하다. 알고 보니 같은 밤 말썽쟁이 진구와 기철이었다. 진구와 기철이도 나쁜 말을 많이 하는 아이들이었는데, 어젯밤 키우던 개인 바나나, 삐삐와 모습이 바뀌었다고 한다.

뒷산에 산신령에게 가면 다시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현중이와 기철이, 진구는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

우리가 쓰는 단어 중 상당수의 욕에는 "개"가 붙는다. 사실 개들이 들으면 기분이 상할만한 단어들이겠지만... 개와 몸이 바뀐 아이들은 그 시간을 통해 자신의 언어생활을 돌아본다. 잘못된 언어습관이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물론 실제로는 개로 바뀌는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책을 통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무분별한 언어습관은 약속을 깨는 것과 같단다. 신호등에서 빨간불에 건너면 사고가 나듯이, 서로 간의 의사소통 역시 중요하다. 책을 통해 화가 났을 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통해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린이 동화였지만, 나 역시 화가 나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일이 많은데 책을 읽으며 아이뿐 아니라 내 언어습관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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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전쟁편 - 벗겼다, 끝나지 않는 전쟁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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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만족을 모르는 인간은 자신의 소유를 불리기 위해 혈안이 된다. 그리고 그 행동은 타인의 것을 탐하는 정도를 넘어서 타인에게 해를 입히기도 한다. 그런 욕심을 가진 인간들이 모인 국가라면 어떨까?

너무 극단적인 표현이었을까? 동물 중에서 자족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전쟁의 다른 이름은 "인간들의 탐욕"이라고...

책 속에서는 tvn의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다루었던 전쟁에 관한 사건 10편을 만나볼 수 있다. 첫 번째 등장한 전쟁은 잔 다르크와 관련이 있는 프랑스와 잉글랜드 간의 백년 전쟁이다. 잔 다르크 하면 떠오르는 상반된 이미지가 있다. 그녀는 성녀인가, 마녀인가? 재판을 통해 결국 화형에 처해졌던 19세의 그녀는 과연 어떤 죄로 화형 당한 것일까?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게 때론 독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책 속에 등장한 전쟁들은 뒤로 갈수록 더욱 잔혹하고 끔찍해진다. 과학기술의 발전 때문일까?

개인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에 관심이 있는 편이어서 그런지, 아프가니스탄 전쟁 편이 기억에 남는다. 아프가니스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빈 라덴과 테러리스트 그리고 탈레반이다. 작년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를 결정한 후 일어난 끔찍한 뉴스가 아직도 선명하다. 자녀만이라도 살리기 위해 아이를 너머로 던지는 부모, 철수하는 비행기에 타지 못해 비행기를 잡고 있다가 떨어지는 사람의 모습은 과연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처참했다. 지리학적으로 요충지였던 관계로 과거부터 아프가니스탄은 강대국들의 희생양이 되었었다. 부동항을 찾는 소련의 남하와 소련에 의해 자신의 식민지인 인도를 빼앗길까 두려웠던 영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사이에 두고 전쟁을 벌인다. 영국의 철수 이후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을 차지하기 위해 또 전쟁을 벌인다. 소련에 의해 아프가니스탄의 공산화를 우려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의 무자헤딘을 지원한다. 이 무자헤딘은 이슬람 신학생들로 구성된 단체였는데 탈레반이 이 무자헤딘에서부터 출발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기 위해 전쟁까지 불사했던 영국과 소련은 그 이후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떨어질 정도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기도 했다. (얼마 전 철수한 미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영국과 소련의 뒤를 따르게 될까?)

탈레반 정권하의 여성들의 인권은 끝없이 추락했다. 그에 대한 단적인 비교로 1970년대와 2021년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사진이 담겨있었는데 흑백인 1970년대가 훨씬 자유분방한 걸 보면 현재의 탈레반이 어떤 짓을 벌이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을 듯싶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책 속에 등장하는 나라들은 역사적으로 맹위를 떨친 나라들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힘이 있다고 하는 미국은 책 속의 과반수를 차지하며 등장한다. 그 밖에도 영국, 러시아(소련)도 여러 번 등장한다. 그저 흥미롭게 보기에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상처가 너무 크다. 내 배를 불리기 위한 전쟁은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어쩌면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타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그럴듯한 포장을 벗겨내면 그 안에 남는 것은 욕심과 탐욕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씁쓸하고 가슴이 답답했다. 인류의 역사 이래 전쟁이 없었던 날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고 한다. 지금 이 시간도 우크라이나에서는, 세계 곳곳에서는 이유도 알지 못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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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한빛비즈 문학툰
SunNeKo Lee 그림, 김성은 옮김, 샬럿 브론테 원작, Crystal S. Chan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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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들어봤지만, 실제로는 읽어보지 못한 고전이 상당수 있다.(학창 시절에 도대체 뭐 했나 싶다.) 제인 에어 역시 그중 한 작품이다. 성인이 되어 접한 몇몇 고전을 읽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기억이 좀 있는 터라, 약간의 두려움이 생겼다. 벽돌 두께의 양도 한 이유일 떼겠지만... 한빛 비즈 문학툰 제인 에어의 경우 300페이지 가량 되었다. 만화임에도 300페이지 분량이라면 하고 일반 서적을 검색해 보니 600~700페이지가 평균이었다. 그냥 작품이었다면 고민을 상당히 했을 듯싶다. 그래서 만화로 읽는 고전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그림체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마치 학창 시절 읽던 순정만화가 떠올랐다.)

제인 에어는 한 여성이 환경의 어려움을 딛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책의 제목인 제인 에어는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책의 첫 시작부터 그녀의 삶은 가시밭길이었다. 부모님을 여의고, 영국 게이츠헤드의 외삼촌 댁에서 살게 된 제인 에어. 유일한 혈육이라 할 수 있는 외삼촌마저 돌아가시고, 사촌들과 외숙모 리드 부인과 함께 살게 되지만 외숙모와 사촌들은 제인을 구박한다. 하인보다도 못한 처지로 대우하고, 사사건건 트집 잡고 욕을 하기도 한다. 그런 환경 속에서 제인 에어는 상처투성이의 마음을 가지고 성장하게 된다.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제인을 방에 가둬두는데, 그 방은 과거 외삼촌이 사망했던 방이었던 터라 제인은 두려움에 이상한 환영을 보게 되고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제인을 귀찮아했던 리드 부인은 브로클허스트가 운영하는 자선학교인 로우드로 보낸다. 모든 게 넉넉하지 않은 곳인지라, 먹을 것을 비롯하여 모든 생활이 열악했지만 그곳에서 제인은

헬렌 번스와 템플 선생님을 통해 어려움을 조금씩이겨낸다. 못 먹고, 못 입는 생활을 하던 터라 전염병인 티푸스가 퍼지자 많은 학생들이 사망한다. 그중에는 제인의 친구 헬렌도 있었다.

6년은 학생으로, 2년은 교사로 로우드에서 생활을 하던 제인은 손필드에서 가정교사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게 되고 손필드로 떠나게 되고 주인 로체스터의 딸 아델을 가르친다. 우연한 계기로 로체스터를 마주하게 되는 제인. 제인 덕분에 어려움을 벗어나게 된 로체스터와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지만 제인보다 20살이나 많고, 재산까지 많은 로체스터는 가까이하기 힘든 사람인데다 블랑슈 양과 결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허영이 많고 로체스터의 재산을 보고 접근한 여자일 뿐이었고, 로체스터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점쟁이 집시여인으로 변장한 로체스터는 점을 봐준다는 핑계로 제인의 마음을 떠본다. 그녀 역시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로체스터는 정식으로 제인에게 청혼을 하게 되고, 행복에 단꿈에 빠진 결혼식 전날 누군가에 의해 면사포가 찢어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결혼식을 강행하는 둘. 하지만 결혼식 서약 직전 로체스터에게 숨겨둔 아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제인 에어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돼서 그런 걸까?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이상하다.(주인공을 돋보이게 해주기 위한 장치일까?) 아내가 버젓이 살아있으면서도(미치긴 했지만) 제인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결혼을 강행하는 도둑놈 심보의 로체스터나 사랑해서가 아닌 자신의 목적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세인트존 리버스는 정말 밉상이었다. 다행이라면 이런 와중에도 제인은 끌려다니기 보다 자신의 생각과 주체성에 따라 행동한다는 데 있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어떤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작품이 쓰인 시대가 19세기라는 사실을 알고 보니, 당시로는 획기적이고 놀라운 작품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권선징악. 제인을 무시하고, 구박했던 리드 부인과 그녀의 자녀들은 결코 잘 풀리지 않았다는 사실. 마지막까지 제인을 괴롭히는 리드 부인은 정말 밉상 중의 최고 밉상이 아니었나 싶다.

장편의 소설을 문학툰으로 만나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한빛비즈의 다른 문학툰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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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플리카 2 - 운명의 아이 YA! 6
한정영 지음 / 이지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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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우리 현실이야. 그들의 말은 언제나 진실이 되고,

우리는 그들의 필요에 따라 이용될 뿐이지.

클론뿐만이 아니야.

동맹 시민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이야.

우리의 삶은 우리가 아니라, 언제나 그들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어."

1권 중반부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휴먼 AI 3-7 세븐틴. 원체인 세인의 아빠이자 동맹시 안보국장인 류지호와 차 안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차가 추락한 기억이 마지막이었다. 그런 그가 눈을 뜬 곳은 익숙하지 않은 곳이었다. 다행히 그는 인간이 아닌 패티 티슈(클론)이었기에 회복이 빠른 편이었지만, 얼굴에 입은 화상은 동맹시의 기술이 있어야 원래대로 회복이 될 수 있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는다. 여전히 정체성에 대해 고민 중인 세븐틴. 녹두가 계속 자신을 구해주는 이유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혹시 자신을 이용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녹두는 패티 티슈들을 돕기 위한 반시연대 활동을 하고 있다. 동맹시 사람들에게 신체의 일부를 빼앗기는 것뿐 아니라, 이곳저곳 개척과 도시 건설, 각종 3D 업무는 물론 로즈 게임의 총알받이인 몹 역할까지 하며 번 돈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안다미로를 구입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녹두를 만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는 세븐틴. 결국 자신을 도와준 녹두와 뜻을 같이 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밝혀진 녹두의 정체. 당연히 인간이라 생각했던 녹두는 세븐틴과 같은 휴먼 AI 2세대인 클론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반시연대 활동을 하는 것일까? 그녀 역시 원체의 질병 때문에 만들어진 존재였다. 원체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터라, 과거 의대생이었던 원체(조안)처럼 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부상당한 세븐틴을 치료해 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클론이기에, 그녀 역시 안다미로가 필요했다.

류지호와 세븐틴의 차 사고를 필두로 동맹시는 제3거류지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마치, 제3거류지에 있는 클론들이 동맹시를 위협하는 행동을 했기에 어쩔 수 없이 동맹시와 제3거류지를 지키기 위해 행동한다는 미명하에 거짓 뉴스를 퍼뜨린다. 롯 타워를 비롯하여 아무 죄 없는 클론들은 동맹시의 무력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다.

그런 상황에서 세븐틴은 AI의 개발자인 솔로몬 박사가 로즈 게임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을 은별로부터 듣는다. 그동안 게이머로 참여했었기에, 익숙한 로즈 게임 안으로 들어가서 몹으로 참여하여 승리를 하게 되면 게임의 개발자인 고스트가 찾아올 것이라는 사실에 로즈 게임의 몹으로 참여하기로 한다. 게임 중 세븐틴은 함께 게임했던 다로 뿐 아니라 원체인 세인을 만나게 되고, 계획대로 고스트로부터 연락을 받게 된다.

한편, 동맹시의 공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녹두는 은별에게 세븐틴과 함께 피하라는 말과 함께 반시연대의 실질적인 리더인 마더를 찾으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렇게 어려움 속에서 마더를 만나게 된 세븐틴. 그녀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데...

AI 기술이 접목된 미래의 세계지만, 현재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기득권인 동맹시 거주자들은 자신들의 소유를 더욱 늘리려고 하고, 절대 나누려 하지 않는다. 클론이 무슨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아니고, 신체의 일부분뿐 아니라 그들의 노동력, 더 나아가 그들의 몸을 자신들의 순간적인 쾌락에 사용하려고만 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옳은 일인 양 선전하기도 한다.

신분 상승을 했던 세인의 아버지 류지호. 그도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위성도시에 살면서 클론들을 위해 힘썼던 그가 권력과 돈의 맛을 들이더니 변해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자리가 사람을 바꾸는 것 같다. 권력의 맛을 한번 보면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청소년 소설이기에 대놓고 자극적인 요소들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내용은 처절할 정도로 우리의 모습을 닮았다. 처음 접하는 이야기임에도, 읽는 내내 떠오르는 사 건들이 있어서 가슴이 쓰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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