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한빛비즈 문학툰
SunNeKo Lee 그림, 김성은 옮김, 샬럿 브론테 원작, Crystal S. Chan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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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들어봤지만, 실제로는 읽어보지 못한 고전이 상당수 있다.(학창 시절에 도대체 뭐 했나 싶다.) 제인 에어 역시 그중 한 작품이다. 성인이 되어 접한 몇몇 고전을 읽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기억이 좀 있는 터라, 약간의 두려움이 생겼다. 벽돌 두께의 양도 한 이유일 떼겠지만... 한빛 비즈 문학툰 제인 에어의 경우 300페이지 가량 되었다. 만화임에도 300페이지 분량이라면 하고 일반 서적을 검색해 보니 600~700페이지가 평균이었다. 그냥 작품이었다면 고민을 상당히 했을 듯싶다. 그래서 만화로 읽는 고전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그림체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마치 학창 시절 읽던 순정만화가 떠올랐다.)

제인 에어는 한 여성이 환경의 어려움을 딛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책의 제목인 제인 에어는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책의 첫 시작부터 그녀의 삶은 가시밭길이었다. 부모님을 여의고, 영국 게이츠헤드의 외삼촌 댁에서 살게 된 제인 에어. 유일한 혈육이라 할 수 있는 외삼촌마저 돌아가시고, 사촌들과 외숙모 리드 부인과 함께 살게 되지만 외숙모와 사촌들은 제인을 구박한다. 하인보다도 못한 처지로 대우하고, 사사건건 트집 잡고 욕을 하기도 한다. 그런 환경 속에서 제인 에어는 상처투성이의 마음을 가지고 성장하게 된다.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제인을 방에 가둬두는데, 그 방은 과거 외삼촌이 사망했던 방이었던 터라 제인은 두려움에 이상한 환영을 보게 되고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제인을 귀찮아했던 리드 부인은 브로클허스트가 운영하는 자선학교인 로우드로 보낸다. 모든 게 넉넉하지 않은 곳인지라, 먹을 것을 비롯하여 모든 생활이 열악했지만 그곳에서 제인은

헬렌 번스와 템플 선생님을 통해 어려움을 조금씩이겨낸다. 못 먹고, 못 입는 생활을 하던 터라 전염병인 티푸스가 퍼지자 많은 학생들이 사망한다. 그중에는 제인의 친구 헬렌도 있었다.

6년은 학생으로, 2년은 교사로 로우드에서 생활을 하던 제인은 손필드에서 가정교사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게 되고 손필드로 떠나게 되고 주인 로체스터의 딸 아델을 가르친다. 우연한 계기로 로체스터를 마주하게 되는 제인. 제인 덕분에 어려움을 벗어나게 된 로체스터와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지만 제인보다 20살이나 많고, 재산까지 많은 로체스터는 가까이하기 힘든 사람인데다 블랑슈 양과 결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허영이 많고 로체스터의 재산을 보고 접근한 여자일 뿐이었고, 로체스터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점쟁이 집시여인으로 변장한 로체스터는 점을 봐준다는 핑계로 제인의 마음을 떠본다. 그녀 역시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로체스터는 정식으로 제인에게 청혼을 하게 되고, 행복에 단꿈에 빠진 결혼식 전날 누군가에 의해 면사포가 찢어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결혼식을 강행하는 둘. 하지만 결혼식 서약 직전 로체스터에게 숨겨둔 아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제인 에어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돼서 그런 걸까?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이상하다.(주인공을 돋보이게 해주기 위한 장치일까?) 아내가 버젓이 살아있으면서도(미치긴 했지만) 제인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결혼을 강행하는 도둑놈 심보의 로체스터나 사랑해서가 아닌 자신의 목적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세인트존 리버스는 정말 밉상이었다. 다행이라면 이런 와중에도 제인은 끌려다니기 보다 자신의 생각과 주체성에 따라 행동한다는 데 있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어떤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작품이 쓰인 시대가 19세기라는 사실을 알고 보니, 당시로는 획기적이고 놀라운 작품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권선징악. 제인을 무시하고, 구박했던 리드 부인과 그녀의 자녀들은 결코 잘 풀리지 않았다는 사실. 마지막까지 제인을 괴롭히는 리드 부인은 정말 밉상 중의 최고 밉상이 아니었나 싶다.

장편의 소설을 문학툰으로 만나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한빛비즈의 다른 문학툰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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