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로 변한 날 - 고운 말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서지원 지음, 천필연 그림 / 소담주니어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부턴가 아이들을 비롯한 우리이 언어습관이 극단적으로 변한 것 같다. 물론 어린 시절에도 친구의 별명을 부르거나, 놀리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요즘은 욕설이나 줄임말 등 같은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세대 간의 사용하는 단어가 다른 터라 무슨 의미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들의 올바른 언어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때론 부모나 어른들의 잔소리보다 책이나 매체 등을 통한 객관화를 통한 교훈이 아이들에게 더 와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 밥이 어느 정도 되는 편이기에 유치원생보다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에 알맞을 것 같다.

초등학생 현중이는 반에서 나쁜 말을 잘 쓰기로 유명한 아이다. 같은 반 장난꾸러기 진구가 현중이에게 똥침을 날린다. 아픈 것도 아프지만 같은 반 아이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게 더 화가 났다. 그 순간 울컥한 현중이는 욕설과 비속어 등을 남발한다. 순영이와 정민이가 보름달이 뜨는 날 나쁜 말을 하는 아이는 강아지로 변한다는 말에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당장 나쁜 기분을 표출하는 게 우선이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괜스레 심술이 나서 강아지 다솜이에게 화풀이를 한다. 근데, 다솜이가 이상하다. 현중이가 나쁜 말을 할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쳐다보니 말이다. 하지만 현중이는 관심이 없었다. 당장 내 기분이 나쁘기 때문이다. 엄마도 현중이에게 나쁜 말을 쓰지 말라고 타이르지만, 현중이는 잔소리에 오히려 짜증이 더 날 뿐이다.

오늘은 보름달이 뜨는 날. 다솜이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다음날 아침. 웬일인지 엄마가 현중이를 깨우지 않는다. 학교에 늦는다고 깨울 텐데 말이다. 근데, 밖에서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고 나가니 헉! 현중이 자리에 내가 아닌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현중이가 앉아있는 게 아닌가! 거울을 보니 현중이의 모습이 말티즈 다솜이로 바뀌었다. 배가 너무 고프지만 사람이 개 사료는 먹을 수 없다. 내가 진짜 현중이고, 저기 식탁에 앉은 게 다솜이라는 사실을 알리고자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만 엄마 아빠 귀에는 다솜이가 시끄럽게 짓는 소리로 밖에 안 들린다. 오히려 다솜이는 그런 현중이를 약 올리려는지, 앞으로 고운 말만 쓰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듣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의 잘못도 반성한다. 하루아침에 모범생이 된 현중이를 보며 부모님은 행복해한다.

다솜이와 방에 있을 때, 현중이는 왜 모습이 바뀌었는지를 묻는다. 다솜이는 현중이가 나쁜 말을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화가 난 현중이는 다솜이를 물고, 그 모습을 본 엄마는 다솜이가 된 현중이를 쫓아낸다. 배는 고프고, 갈 곳은 없고... 신세가 처량한 현중이는 동네 개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본다. 원래 사람인 현중이는 개들과 같이 놀고 싶지 않다. 근데, 이 개들이 뭔가 이상하다. 알고 보니 같은 밤 말썽쟁이 진구와 기철이었다. 진구와 기철이도 나쁜 말을 많이 하는 아이들이었는데, 어젯밤 키우던 개인 바나나, 삐삐와 모습이 바뀌었다고 한다.

뒷산에 산신령에게 가면 다시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현중이와 기철이, 진구는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

우리가 쓰는 단어 중 상당수의 욕에는 "개"가 붙는다. 사실 개들이 들으면 기분이 상할만한 단어들이겠지만... 개와 몸이 바뀐 아이들은 그 시간을 통해 자신의 언어생활을 돌아본다. 잘못된 언어습관이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물론 실제로는 개로 바뀌는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책을 통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무분별한 언어습관은 약속을 깨는 것과 같단다. 신호등에서 빨간불에 건너면 사고가 나듯이, 서로 간의 의사소통 역시 중요하다. 책을 통해 화가 났을 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통해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린이 동화였지만, 나 역시 화가 나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일이 많은데 책을 읽으며 아이뿐 아니라 내 언어습관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