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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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아름다운 기억은 언제일까? 풋풋한 사랑 이야기 같아 보이는 표지와 제목과는 달리 책 속에는 사신(死神)이 등장한다. 사신이라고 하지만 인간의 몸을 지니고 있는 그들의 주요 업무는 죽음을 앞둔 사람을 지키며 그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일명 임종 지키미다. 임종지키미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이 죽기 전 가지고 있는 미련을 풀어줘야 한이 없이 저승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쉬움이 남으면 쉽게 세상을 뜰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방황하는 혼이 악마에게 먹히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기에 사신의 역할을 정말 중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부유하는 혼을 저승으로 돌려보내는 일 또한 그들의 업무다. 주 업무는 아니지만, 성과가 반영되고 성과가 좋지 않은 경우 일이 많은 지역(?)으로 좌천될 수 있기에 본 업무 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사신과 사역마인 검은고양이 찰스는 한 팀이다. 이들은 함께 사신의 업무를 한다. 과거에는 우편으로 임종지키미 알람을 받았지만, 핸드폰 덕분에 한결 빠른 연락이 가능하다.(기술의 진보가 저승에도 영향을 미쳤을 줄이야...!)

사람은 자신만의 고유의 색이 있다. 그래서 사신은 자신의 일당으로 혼의 색을 받는다. 어차피 저승으로 가게 되면 소멸되기에 소멸되기 전 망자 고유의 색을 받기로 한다. 그 색을 가지고 사신은 그림을 그린다. 영혼마다 혼의 색이 다르기에, 그는 받게 되는 혼의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다.

책 속에는 다양한 죽음이 등장한다. 왕따를 당하는 한 학생은 같은 반 친구가 죽으라는 말에 자살을 결심한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지 못하고 죽는 남학생도 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을 몰랐기에 그는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전하지 못한다. 그나마 사신으로부터 고백에 대한 언지를 받아서 분위기는 잡았지만, 그렇게 갈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한 것이다. 사신이 과거 영국에 있었을 때의 기억도 등장한다. 읽으면서 헷갈리긴 했다. 사용인인 엘리 터너라는 여성의 이야기였는데, 그는 주인을 좋아했다. 하지만 신분 차이 때문에 감히 고백하지 못하고, 같은 처지의 사용인에게 마음을 준다. 하지만, 뜻밖의 죽음을 맞이하는데...

사람은 각자 다른 기억과 삶을 살아낸다. 그렇기에 제각기의 다른 생각과 아쉬움, 또 행복했던 기억들이 죽음을 앞두고 떠오를 것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또한 다 다른 삶과 추억이 있다. 그렇기에 그들이 전해준 혼의 색도 다양할 수밖에... 혼의 기억에 따라 색이 다르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색일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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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한빛비즈 문학툰
SunNeKo Lee 그림, 정미선 옮김, 빅토르 위고 원작, Crystal S. Chan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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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레 미제라블을 완독했다. 1500페이지 가량 되는 고전소설을 보며 엄두도 안 났던지라, 문학툰으로 만난 레 미제라블은 무척 반가웠다. 내가 아는 거라곤 장 발장이 성당에서 은촛대를 훔쳤다는 게 전부인데, 그 이야기는 지극히 초반의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도 덕분에 알게 되었다. 프랑스 장편소설 레 미제라블이 무슨 뜻인가 궁금해서 검색해 봤더니 불행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란다.

생활고로 힘든 장 발장은 조카들에게 먹일 빵을 훔치다 잡혀서 범죄자가 된다. 감옥에 탈옥을 하다 잡혀 재수감되다 보니 빵 하나 훔친 죄로는 18년을 복역하고 풀려난다. 이미 마을에는 장 발장에 대한 소문이 퍼져있어서 누구도 그를 집에 들이고, 음식을 제공하려 하지 않는다.(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당에서 하루를 의탁하고자 하는 장발장을 미리엘 주교는 따뜻하게 맞이한다. 그리고 은식기를 꺼내 장발장을 대접한다. 하지만 장 발장은 자신이 봤던 은식기를 훔쳐 도망가다 경찰에게 잡혀 다시 성당으로 끌려온다. 꼼짝없이 감옥으로 되돌아갈 줄 알았던 것과 달리 미리엘 주교는 은식기가 장발장이 훔친 게 아니라, 자신이 준 것이고 은촛대를 놓고 갔다며 은촛대까지 챙겨준다. 그리고 장발장에게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는 당부를 한다.

시간이 지나, 미리엘 주교에게 받은 은식기를 팔아 사업에 성공하게 된 장 발장은 자신이 번 돈으로 공장을 짓고 마을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한다. 그가 베푼 선행 때문에 누구도 그의 과거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마들렌 시장으로 살고 있던 중, 자신을 관리했던 자베르를 다시 만나게 된다. 자베르가 자신을 기억할까 노심초사하는 장 발장.

한편, 애인에게 버림받고 사생아를 낳은 팡틴은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딸 코제트를 맡기고 돈을 벌러 떠난다. 테나르디에 부부는 코제트를 핑계로 팡틴에게 계속 돈을 요구한다.(물론 그 돈은 코제트가 아닌 자신들의 딸 에포닌과 아젤마에게 사용한다.) 당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너무 냉혹했다.(지금도 여전하지만...) 일하던 공장에서 미혼모라는 이유로 쫓겨난 팡틴에게 테나르디에부부는 코제트가 큰 병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하며 돈을 요구한다. 벌이가 없어진 팡틴은 자신의 긴 머리를 팔고, 앞니 두 개를 팔고, 결국은 몸을 팔아서 돈을 마련한다. 하지만 몸은 쇠약해진 상태다. 우연히 장 발장을 만나게 된 팡틴은 장 발장에게 자신의 딸 코제트를 만나고 싶다는 부탁을 하고, 그를 안타깝게 여긴 장 발장은 코제트를 데려오고자 한다. 하지만 그 즈음, 한 노인이 사과를 훔쳤고 그가 장 발장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자신이 장 발장이라고 밝히면 그동안 누려왔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고, 그대로 두자니 노인이 누명을 받게 되어 난감한 상황이 된 장 발장은 드디어 결심을 하게 되는데...

 

 

분량이 상당하기에 만화로 축약된 내용도 상당하다. 중반부를 넘어가면 프랑스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책 속에 녹아있기에 시대상을 알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장 발장의 삶과 그를 추적하는 자베르의 삶이 교묘히 겹쳐진다. 두 개의 선택 중 골몰하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에서 만날 수 있다. 전쟁터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살렸던 테나르디에를 만난 마리우스 퐁메르시. 근데 그는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이 바뀐 건가? 코제트를 핑계로 팡틴에게 계속 돈을 요구했던 인물이 그이니 말이다. 테나르디에는 정말 수명도 길다. 아주 끝까지 탐욕이 가득한 인물로 등장하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말미에 등장한다. 자신을 살려준 장 발장을 보며 자베르는 그동안 삶의 철학이 흔들림을 경험하는 장면이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악인이고, 평생 악을 저지르면서 살 것이라는 자신의 철학과는 달리 자신의 고통보다 타인의 고통에 더 마음을 쓰고, 자신이 피해를 보더라도 타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장 발장의 모습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무감각한 현재의 우리 시대의 모습이 자꾸 겹쳐져 보였다. 촉법소년, 학폭, 묻지 마 범죄, 성범죄, 가스라이팅... 이름도 댈 수 없을 정도로 만연한 범죄 속에서, 범죄를 저지르고도 어떤 죄책감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 면에서 장 발장은 너무 과한 면이 있긴 하지만 장 발장 처럼 삶의 마지막까지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사람이라면 진정 용서받을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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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하우스
피터 메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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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책의 제목과 함께 표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책을 읽는 편이다. 블랙하우스라는 제목과 표지에 담겨 있는 새의 얼굴을 보며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배경은 영국 스코틀랜드에 있는 루이스 섬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루이스 섬은 영어 외에 게일어를 사용하고, 종교적 색채가 정말 짙었다. 그리고 블랙하우스는 스코틀랜드의 전통 주택이라고 한다.

블랙하우스

블랙하우스는 스코틀랜드 해안 지역의 전통적인 주택으로, 명칭은 창문이 없어 건물 내부가 어두웠던 데서 유래하였다. 좁고 긴 형태의 건물이며, 한두 개의 부속건물이 나란히 놓여있다. 돌을 쌓아 이중으로 담을 만들었으며, 담 사이는 이탄과 흙으로 채웠다.

[네이버 지식백과] 블랙하우스 박물관 [Blackhouse Museum]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출처 : dreamstime.com 

사고로 아이를 잃은 매클라우드 핀레이(핀) 형사는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는다. 아직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에도 그를 호출하는 상관. 그가 맡고 있던 에든버러 살인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연쇄살인이 아닐까가 의심되었다. 거기다 살인사건이 벌어진 곳은 그의 고향인 루이스 섬이다. 그렇게 그는 18년 전 떠났던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사건의 피해자는 에인절 맥리치다. 이름만 들어도 그가 누구인 지 안다. 학창 시절 큰 덩치로 유명했고, 핀 또한 그에게 맞은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그의 시신은 안식일을 앞둔 밤에 낡은 보트 창고에 숨어든 10대 들에 의해 발견된다. 한눈에 보기에도 끔찍한 장면이었다. 사건 현장인 고향으로 돌아온 핀을 조지 건 형사가 맞는다. 그가 과거 두 건으로 고소를 당했는데, 한 건은 폭행 사건이었고 다른 한 건은 강간 사건이었다.

예전부터 루이스 섬에는 구가라고 불리는 가넷새의 새끼를 사냥해 요리를 해 먹었다. 하지만 개체가 줄어드는 관계로 매년 2천 마리의 새만 사냥할 수 있게 되었는데, 요리사인 에인절로부터 폭행을 당했던 피해자는 그 구가를 보호하고자 하는 환경단체 소속 사람이었다. 에인절을 강간으로 고소한 사람은 16세의 여학생이었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핀의 동창이자 에인절 형제와 같은 힘을 지닌 도널드 머리였다.

고향으로 돌아온 핀은 두 사건의 피해자를 비롯하여 과거 에인절과 원한관계에 있던 사람들을 조사하게 되면서 오랜 친구이자 삼각관계였던 야슈타르 매킨스와 마샬리 모리슨을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태어난 16세의 아들의 이름이 자신과 같은 피온라크라는 사실에 경악하게 된다.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책의 내용이 전개되지만, 그와 함께 핀의 과거 이야기와 함께 피온라크가 누구의 아들인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눈에 띄는 것은 에인절의 시신을 검시하는 내용이 상당히 세밀히 묘사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치 눈앞에 시신을 목도하고 있는 듯한 묘사에 소름이 돋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블랙하우스라는 이름이 주는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가 섬 안에서 폐쇄적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분위기가 맞아떨어져서 을씨년한 기분마저 든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18년 전 무슨 일이 있었기에 핀은 고향을 떠난 것일까? 책 표지의 구가의 눈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진실을 향해 한발씩 다가가다 보면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른다. 루이스 섬 3부작 중 첫 번째 책이라고 하니 다음 편에서는 섬의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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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 이야기 - 해양 생물학자가 들려주는 아르볼 상상나무 12
헬렌 스케일스 지음, 소니아 풀리도 그림, 김아림 옮김, 이상화 감수 / 아르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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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갯벌로 조개를 캐러 갔던 적이 많았다.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을 들여다보면 바지락, 개, 물고기, 고둥 등 다양한 동물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큰 아이와 함께 갯벌에 갔다. 처음에는 무서워하던 아이가 작은 손가락으로 개를 들고, 소라를 줍고,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조개껍데기를 주우며 한참을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사실 조개 하면 떠오르는 건 조개구이 같은 음식밖에 없었다. 조개를 비롯한 연체동물들의 껍데기 색도, 모양도, 나이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했던 적이 없던 터라 조개 이야기를 통해 만난 사실은 정말 신기하고 새로운 내용이었다.

조개 혹은 달팽이, 고둥 등으로 뭉뚱그려 포현했던 개체군이 이렇게나 다양했다는 사실과 함께 무엇을 먹고, 어디서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껍데기 색이 정말 다양하고 다채로웠다.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과 같은 색을 띠는 연체동물도 있지만, 반대로 오히려 현란한 색으로 (독버섯처럼)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도 한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나이에 관한 것이었다. 조개나 소라 등 껍데기를 가진 생물들의 나이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바로 껍데기의 무늬 측으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소라를 먹으면서 한 번도 소라의 나이를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단지 크냐 작으냐만 생각했을 뿐이다.) 정말 신기하고 놀라웠다. 

 

 

 

책의 중반부를 넘어가면 껍데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껍데기가 이렇게 많은 정보를 내포하고 있다니 너무 놀라울 따름이다. 먹이나 사는 곳을 포함해 과거의 역사와 미래까지 아우를 수 있다니... 생명의 신비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소라의 몸속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지 책을 통해 보니 색달랐다. 늘 먹기 바빴지, 실제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그 작은 기관 안에 눈도 있다니 정말 신비했다.

많은 해양생물들이 있지만, 조개와 달팽이 등과 같은 연체동물에 관한 책은 처음 접했다. 정말 다채로운 색으로 예쁘게 구성되어 있기도 하지만, 어른조차 몰랐던 새로운 사실일 책 가득 담겨있기에 아이뿐 아니라 어른 또한 많은 공부가 될 것 같다. 이제는 조개나 달팽이, 고둥 등을 보게 되면 좀 더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관찰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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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별은 모두 당신을 위해 빛나고 있다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지음 / RISE(떠오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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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꼬리가 내려가지 않고,

배가 아플 만큼 웃고 있을 나를 상상해 보자.

우리 당장의 힘듦보다 찾아올 기쁨을 기대하며 살아가자.

20대 때는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를 참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예쁜 사진과 예쁜 글. 특히 힘내자! 잘하고 있다는 문구를 읽으며 늘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도 했던 것 같다. 30대가 되니 세상을 바라보는 눈만큼이나 독서의 장르도 바뀐 것 같다. 우선 자기 계발서와 에세이는 피했다. 유독 내가 읽었던 책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말만 늘어놓았던 것 같다. 아마 유독 그런 서적들만 골라 읽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매일 같은 음식만 먹으면 질린다고 할까? 독서도 질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이후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는 정말 드문드문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책 속의 제목을 보고 넘어가려다 저자의 이름에서 멈칫했다. 일본 이름과 한국 이름을 다 가지고 있는 게 신기했고, 그의 또 다른 책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 제목을 들어 본 기억이 있어서였다.

사실 책 속에는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왜 한국 이름과 일본 이름 두 개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저 사랑에 고플 때, 인내심이 바닥이 났을 때, 더 이상 하고 싶은 게 없을 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글을 여러 편 발견했을 뿐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자,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나인지라 책 초반의 저자의 글을 보며 나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겁도 많고, 포기도 빠른 나인지라 뭔가 시도를 하기 전에 머리로 생각을 거듭하다 지레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부정적인 생각들이 조금씩 생각을 잠식해갔던 것 같다. 안되겠지, 날 싫어하겠지 등의 생각 말이다. 저자 역시 글을 통해 그랬던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그래서인지 조금씩 와닿는 글들이 생겨났다.

여전히 이 책은 예쁜 글들이 많다. 독설보다는 위로의 글이 더 많다. 포기하고 싶음 포기해도 되지만, 한번 즈음은 시도해 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중 선명히 기억에 남는 글이 하나 있다. 하루에 3번 하늘을 보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누군가의 글을 실으며, 그날 본인도 하늘을 봤다고 한다. 단지 하늘을 본다는 의미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뜻이라는 것을 글을 읽으며 깨달았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하늘 색도, 구름도, 다 눈에 들어올 터이니 말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에세이는 여전하다. 저자만 바뀌었을 뿐이다. 40대가 된 나는 앞으로 어떤 장르를 읽으며 10년을 보내게 될까? 가끔은 에세이도 좋겠다. 오랜만에 접하니 색다른 맛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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