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전쟁편 - 벗겼다, 끝나지 않는 전쟁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만족을 모르는 인간은 자신의 소유를 불리기 위해 혈안이 된다. 그리고 그 행동은 타인의 것을 탐하는 정도를 넘어서 타인에게 해를 입히기도 한다. 그런 욕심을 가진 인간들이 모인 국가라면 어떨까?

너무 극단적인 표현이었을까? 동물 중에서 자족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전쟁의 다른 이름은 "인간들의 탐욕"이라고...

책 속에서는 tvn의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다루었던 전쟁에 관한 사건 10편을 만나볼 수 있다. 첫 번째 등장한 전쟁은 잔 다르크와 관련이 있는 프랑스와 잉글랜드 간의 백년 전쟁이다. 잔 다르크 하면 떠오르는 상반된 이미지가 있다. 그녀는 성녀인가, 마녀인가? 재판을 통해 결국 화형에 처해졌던 19세의 그녀는 과연 어떤 죄로 화형 당한 것일까?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게 때론 독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책 속에 등장한 전쟁들은 뒤로 갈수록 더욱 잔혹하고 끔찍해진다. 과학기술의 발전 때문일까?

개인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에 관심이 있는 편이어서 그런지, 아프가니스탄 전쟁 편이 기억에 남는다. 아프가니스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빈 라덴과 테러리스트 그리고 탈레반이다. 작년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를 결정한 후 일어난 끔찍한 뉴스가 아직도 선명하다. 자녀만이라도 살리기 위해 아이를 너머로 던지는 부모, 철수하는 비행기에 타지 못해 비행기를 잡고 있다가 떨어지는 사람의 모습은 과연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처참했다. 지리학적으로 요충지였던 관계로 과거부터 아프가니스탄은 강대국들의 희생양이 되었었다. 부동항을 찾는 소련의 남하와 소련에 의해 자신의 식민지인 인도를 빼앗길까 두려웠던 영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사이에 두고 전쟁을 벌인다. 영국의 철수 이후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을 차지하기 위해 또 전쟁을 벌인다. 소련에 의해 아프가니스탄의 공산화를 우려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의 무자헤딘을 지원한다. 이 무자헤딘은 이슬람 신학생들로 구성된 단체였는데 탈레반이 이 무자헤딘에서부터 출발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기 위해 전쟁까지 불사했던 영국과 소련은 그 이후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떨어질 정도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기도 했다. (얼마 전 철수한 미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영국과 소련의 뒤를 따르게 될까?)

탈레반 정권하의 여성들의 인권은 끝없이 추락했다. 그에 대한 단적인 비교로 1970년대와 2021년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사진이 담겨있었는데 흑백인 1970년대가 훨씬 자유분방한 걸 보면 현재의 탈레반이 어떤 짓을 벌이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을 듯싶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책 속에 등장하는 나라들은 역사적으로 맹위를 떨친 나라들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힘이 있다고 하는 미국은 책 속의 과반수를 차지하며 등장한다. 그 밖에도 영국, 러시아(소련)도 여러 번 등장한다. 그저 흥미롭게 보기에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상처가 너무 크다. 내 배를 불리기 위한 전쟁은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어쩌면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타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그럴듯한 포장을 벗겨내면 그 안에 남는 것은 욕심과 탐욕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씁쓸하고 가슴이 답답했다. 인류의 역사 이래 전쟁이 없었던 날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고 한다. 지금 이 시간도 우크라이나에서는, 세계 곳곳에서는 이유도 알지 못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