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하는 학교 - 시스템사고를 통해 본 학교 복잡계 운영
피터 센게 외 지음, 한국복잡성교육연구회 옮김 / CIR(씨아이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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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는 학습이 이뤄지는 곳이지만 역설적으로 학교가 학습으로 성장한 경우는 혁신교육 이전의 한국에서는 거의 없는 일이었다. 이는 상당히 구조적인 문제인데, 대충 3가지 정도의 이유를 들 수 있다. 

 우선 한국은 국가중심의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에서 상세한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제공하니 굳이 학교는 학생 교육을 위해 교육 방법과 내용을 만들기 위한 학습을 할 필요성이 없었다. 두 번째 이유는 강한 공교육 체제다. 미국을 비롯한 지자체가 강하고 공교육 체제가 약한 나라들은 교육 효과가 약한 학교가 수시로 폐교되고 지역의 요구로 생겨나기도 한다. 학교는 지역민의 강력한 요구와 이에 부응하고자 하는 교육장과 학교장의 필요성으로 인해 학습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은 어느 지역이든 공립학교가 존재하고 공립교사를 배치하니 이럴 필요가 없다. 마지막은 행정업무 위주의 학교 내부구조다 오랜 기간 학생 학습보다는 상급기관에 의해 하달되는 공문 처리가 학교의 중심이었고, 이렇다 보니 교사집단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스스로 학습하는 시간과 경험의 부족으로 자생력을 잃었다. 이렇다 보니 학습이 이뤄질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했다. 교육은 학습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했고 국가 중심 교육은 변화하는 사회와 지역 및 학생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기에 학습은 지역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지역의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어 학교를 꾸준히 변하시키는 학습 뿐이다. 

 책 학습하는 학교는 학습으로 교육 효과성을 높여나가며 성장하는 학교가 갖춰야할 시스템 사고와 핵심 원리 5가지, 그리고 수많은 성공 사례로 가득한 책이다. 책이 거의 1000쪽에 달하고 번역이 좋지 못하며, 앞 부분의 이론적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긴 하나 뒷 부분이 대부분 미국의 사례로 한국의 상황에서 공감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고 그나마도 대개 20년 전 사례라는게 이 책의 약점이다. 

 책에서 말하는 학습에는 두 가지 주제가 있다. 하나는 인간이다. 인간은 시스템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그래서 인간의 학습엔 리더십이 중요하다. 다른 하나는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받으며 계속 변화하는 구조다. 시스템 구조가 피드백 되는 순간 자기 동력이 생겨나서 외부자극 없이도 스스로 작동하는 체계가 되는데 그래서 조직은 학습이 중요해진다. 

 저자는 학교가 학습해야 하는 이유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안전하게 학습할 장소로 학교는 여전히 미래 사회에도 필요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세계가 개선되려면 학교가 스스로 학습하여 그 효과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학교는 국가나 상급 기관의 명령이나 지시, 규율, 강제가 아닌 학습을 지향해야 지속적인 생명력을 갖고 창조성을 갖게 되며 이것이 바로 학습하는 학교가 된다. 

 시스템 내의 구성원들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방식을 바꾸려면 다섯 가지 학습 규율이 필요한데 이는 시스템 사고, 개인적 숙련, 정신 모델, 공유 비전, 팀 학습이다. 이 다섯 가지가 이뤄지고 지속되려면 학습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개인적 숙련은 자기 삶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와 인생에서 성취하고픈 비전에 대한 일관된 이미지를 개발하는 실천 방법이다. 어떤 직종이든 자신의 현재 모습을 평가하고 그 직종의 이상적 이미지를 파악하고 현재에서 이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꾸준한 실천을 한다면 개인적 숙련이 높은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공유 비전은 공동 목적으로 구성원들이 함께 창조할 미래상, 전략, 원리, 실천 지침등을 함께 만들어 모두가 조직에 대해 헌신하도록 하는 것이다. 조직을 개선하고 변화 시키기 위해서는 구성원들 모두가 적극성을 가져야 하는데 서로 간의 상황과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같은 방향을 나아가기가 쉽지 않다. 공유 비전은 이들 모두가 서로의 욕구와 목표를 이야기하고 합의를 통해 서로의 공통점을 확인해나가며 공동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스스로가 합의한 비전인 만큼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헌신할 수 있게 된다. 

 정신 모델은 현실 세계를 명확하고 정직하게 정의하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학교의 주요 임무는 위험하고 혼란스러운 주제를 신중하고 생산적으로 토론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다소 번역이 이상하긴 하지만 정신 모델은 결국 현실의 문제점과 현실 그 자체를 정확하게 직시하게 도와주는 능력이다. 개인으로 따지만 메타인지나 자기성찰 능력정도가 될 것이다. 팀학습은 팀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집단의 상호규율, 대화와 숙련된 토론 기술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켜 총체적 변화와 실천을 일으키는 것이다. 학교 현장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같은 것이 팀학습의 예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시스템 사고다. 시스템 사고는 시스템에 대한 사고다. 시스템 사고를 하게 되며 상호작용과 변화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행동의 결과를 만드는 동력을 효과적으로 다루게 된다. 

 책의 뒷 부분은 언급한 것처럼 이런 다섯 가지 규율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실천한 미국의 구체적 사례와 관련된 책의 소개다. 인상적인 부분도 있지만 거의 20년 전 사례라 혁신학교가 일반화된 2020년대의 한국 교육 입장에서도 한 번쯤은 경험하거나 들어 본 적이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사례보다는 다섯 가지 규율과 시스템 사고에 대한 이해가 책에서 더 중요해 보이며 이것만 정리한 또 다른 피터 센게의 책을 보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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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1.5℃ 미룰 수 없는 오늘 - 생존과 번영을 위한 글로벌 탄소중립 레이스가 시작됐다!
박상욱 지음 / 초사흘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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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협약에서 당사국들은 기존 2도 상승에서 목표를 0.5도 더 낮추어 1.5도로 설정했다. 이는 상승온도 불과 0.5도 차이에도 피해가 더욱 크게 발생하기 때문인데 0.5도 기온이 더 상승하면 극단적 폭염에 노출되는 인구가 세계에서 4억 2천만이 증가하고 식물, 곤충, 동물의 멸종 위험도 2-3배나 높아지며 어획량도 2배나 감소하기 때문이다. 

 온난화로 인한 피해는 탄소가 대기 중에 켜켜이 쌓이며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2012년까지 0.78도가 상승했는데 불과 8년 뒤인 2020년엔 무려 1.09도 기온이 상승했다. 1901년에서 1971년까지 해수면은 연간 1.3mm상승했지만 2000년에서 2018년까지는 무려 연간 3.7mm 상승했다. 현재 기온 1.09도 정도의 상승만으로도 불러온 효과는 이젠 모두가 체감할정도로 극적이다. 50년만에 한 번 오는 극단적 고온은 4.8배 증가했고 10년 만에 오는 폭우는 1.3배, 가뭄은 1.7배가 증가한다. 

 목표대로 1.5도 상승만으로 막는다 해도 극한 고온은 지금의 8.6배, 폭우는 1.5배, 가뭄은 2배 증가한다. 2도 상승이면 극한고온은 무려 14배가 증가한다. 현재 현실적인 시나리오에 따르면 갖은 노력에도 21세기 후반 전체적으로 2.5도 상승이 예상된다. 동아시아는 2.7도 상승예정이다. 이 경우 강수향은 4%증가하는데 동아시아는 6%증가하게 된다. 만약 아무런 노력이 없이 지금 추세대로 탄소를 내뿜는다면 지구온도는 거의 6.9도 상승하며 한반도 지역은 7도 상승하며 강수량은 7%증가하나 한반도 지역은 14%나 증가하게 된다.  

 탄소중립노력이 성공한다면 손 꼽히게 더운 날은 50일 증가하고 실패한다면 130일 증가한다. 추운날은 무려 20-33일이 감소하며 반대로 비가 손 꼽히게 많은 날은 1.2-2.5일 증가하게 된다. 동아시아의 강수량은 75.7에서 984로 증가하고 강수일수는 125.4일에서 117.1일 줄어든다. 즉, 집중호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온난일은 일 최고 기온이 현재 시점 사우이 10%인 날이며 온난야는 일 최저 기온이 현재 시점 상위 10%일 날이다. 탄소 중립이 이뤄지면 온난일은 21세기 중반 66.8일이 되며 후반이 되면 74.4일로 현재의 2배가 된다. 

 일기 예보에서 매일 같이 말하는 평년은 최근 30년의 평균값을 말한다. 꽃의 개화시기는 날이 갈수록 빨리지고 있는데 매화는 2011-2020년 평균 3월 12일에 개화했는데 이는 1980년대보나 무려 21일이 빨라진 것이다. 1980-2010년보다 1990-2020은 평년이 10년 차이이다. 하지만 변화는 크다. 연평균 기온은 0.3도, 폭염일수는 1.7일 열대야는 1.9일 한파는 1.9일이 줄어들었다. 봄은 87-91일 여름은 114일에서 118일 가을은 70일에서 69일 겨울은 94일에서 87일이 되었다. 가을 겨울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의 구분법은 다음과 같다. 봄 여름은 일 평균기온이 각각 5도 20도로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 날이 그 시작이다. 반면 가을 겨울은 일 평균 기온이 각각 20도 5도 미만으로 떨어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 날이 시작일이다. 

 지구 온난화로 한국의 침엽수림은 고사하고 있는데 지난 20년간 고산 침엽수림 분포면적은 25%줄어들었다. 전국 구상나무 33%, 분비나무 28%, 가문비나무 25%가 고사를 시작했다. 침엽수는 상록을 유지하기에 수분 공급이 중요하다. 하지만 온난화로 겨울철 눈이 쌓이지 않고 빠르게 녹아 증발하면서 수분 공급이 줄어들어 고사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총회는 매년 에너지의 건전성을 평가한다. 에너지 안보30%, 에너지 형평성 30%, 환경적 지속 가능성 30%, 국가고유특성이 10%이다. 한국은 2019년 71.7위로 37위인데 OECD 36개국 중 31위다. 특히, 안보와 지속 가능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세계식량안보지수 평가결과에서도 한국은 73.6점을 받았다. 아시아는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악화시 식량 자급이 불가능하다. 

 기후위기는 식량위기이기도 하지만 경제위기이기도 하다. IMF는 기온 상승이 공업과 제조업의 생산성을 약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낙후 지역일 수록 이것이 심해 경제가 양극화 한다. IMF는 기온 상승에 악영향을 받는 산업 분야로 농업, 임업, 광업, 제조업, 건설업, 운송업을 지목한다. 기후리스크는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투자를 위축시킨다. 또한 홍수 가뭄등으로 일반 가정은 피해를 입어 이를 회복하느라 소비가 위축되며 이상 기상현상은 기상을 악화시켜 수출입에도 혼선을 준다. 극단적 재해재난은 근무가능시간을 줄이며 노동력 공급이 줄고 식량 생산도 악화시켜 경제는 전반적으로 악화되게 된다. 또한 재난재해의 발생과 그것에 대한 지원 및 사회방어시설 구축으로 사회자본이 기술발전이 아닌 복구에 집중되게 되어 발전도 저해된다. 

 2021년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18%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8년엔 그 수가 세계적으로 870만에 달한다. 한국도 14세 이상 사망자 중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30.5%나 된다. 500메가와트 급의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는 1983-2020년까지 사회적 비용을 17조 8천억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1만명 정도가 이로 인해 조기 사망했다. 한국의 12개의 석탄발전소는 매년 4만 5천톤의 이산화황을 4만 8100톤의 질소화합물을 3000톤의 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 석탄발전소는 매년 600kg의 수은도 발생시키는데 이것의 절반 가량이 땅과 담수 생태계에 축적된다. 연간 1헥타르의 땅에 125밀리그램의 수은이 농축되면 위험 수준인데 시뮬레이션 결과 이 수치를 넘는 지역이 2700km2에 달하고 여기 사는 인구만 37만 6천명이다. 한국의 석탄발전소는 향후 30년간 더 운영될 예정인데 그 과정에서 1만 6천에서 2만 2천명이 조기 사망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위기는 전염병과 곤충, 동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온이 오르면 곤충은 생존력이 감소하나 개체수가 늘어 사람과 접촉이 늘어난다. 병원균은 부화율도 올라가고 전이계절도 늘어나며 분포도 늘어 더 많은 감염을 일으킨다. 쥐 역시 겨울이 따뜻해져 생존력이 올라가 사람과의 접촉이 늘어나게 된다.  

 향후 탄소 감축을 위해 유럽 연합을 중심으로 탄소세가 도입된다.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놓고 거래가 이뤄지는데 탄소 감축의 압박이 커질 수록 탄소배출가격은 상승할 여지가 크다. 이산화 탄소 가격은 선진국을 기준으로 2025년 톤당 75달러에서 205년이면 25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재생에너지로의 발걸음이 늦어 지금처럼 머뭇거리다간 상당한 예산을 탄소세로 물어줘야하는 곤경에 처하게 된다. 이 금액은 2030년 한해에만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나무 심기 및 국제탄소권 매입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결국 매년 막대한 국부가 유출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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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배터리 레볼루션 - 향후 3년, 새로운 부의 시장에서 승자가 되는 법
박순혁 지음 / 지와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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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한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이 인근 경쟁 국가가 따라오기 힘든 초격차를 갖고 있다는 책을 본 적이 있다. 한국은 반도체 외에도 이차전지, 즉, 배터리 부분에서도 상당한 기술을 갖고 있다는 기사를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초격차 수준이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은 한국의 배터리가 인근 국가가 웬만해선 따라오기 어려운 초격차 수준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의 배터리 부분 기업들의 주가가 반도체 기업들을 가까운 시일 내에 상회할 거란 주장을 담고 있다. 독서 이후 추천한 기업을 알아보니 실제로 주가가 엄청나게 오르긴 했다. 미리 책을 보았다면 이란 아쉬움이 컸다. 

 테슬라는 미국 제1의 전기차 기업이지만 원래 자동차와는 무관한 기업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을 보면 전통의 내연 기관차 업체는 의외로 부진한 반면 완성차 업계에선 듣도 보다 못한 기업이 득세하고 있다. 원래 내연기관차는 축적한 오랜 기술을 요구하는 부분으로 그로 인해 후발주자들이 따라잡기 거의 불가능했다. 지금 위세등등한 중국이나 인도도 내연기관차 부분만큼은 거의 포기상태였는데 전기차로 판세가 뒤집히며 이들도 막강한 내수시장을 압세워 선두로 치고나가고 있다. 이는 전기차의 단순한 구조로 인해서인데 배터리와 모터, 차체가 거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는 연료통에서 연료를 분사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폭발시켜 에너지로 전환하고 열을 식히고 관리하는 등 수많은 관련 장치가 필요하다. 이에 비하면 전기차의 구조는 그야말로 장난감 수준이다. 

 이렇기에 후발주자가 차를 생산하기 용이하다. 하지만 모터는 그렇다쳐도 배터리는 상당한 기술이 요구된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밀도다. 즉, 같은 배터리 무게나 부피당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저장가능하냐의 여부다. 한국 배터리의 주력은 니켈함량이 90%에 이르는 NCMA, NCM9, Gen6등이다. 이들의 에너지 밀도는 305kw/kg수준으로 중국의 배터리는 165kw/kg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이 LFP방식 배터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즉, 한국의 배터리는 경쟁국인 중국이 것보다 무게는 절반정도에 불과하면서 에너지 저장량은 거의 2배 수준이다. 즉, 한국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1회 주행거리, 가속력, 실내공간크기, 화물선적에서 압도적 능력을 갖고 있다는 셈이 된다. 

 배터리의 핵심은 양극재다. 배터리는 양극에 물질이 있고 가운데 이동매개체인 전해질이 있는데 양국에 있는 물질이 바로 양극재다. 이 양극재의 기술진입장벽은 매우 높은데 이것의 비용이 배터리 가격의 50%를 차지한다. 양극재에는 코발트, 망간, 니켈 등이 들어가는데 여기서 가격이 비싸고 원료가 부족한 코발트를 크게 줄이고 니켈의 함량은 90%까지 높인 것이 하이이켈로 품질이 우수하며 가격이 비싸다. 이것이 가능한 업체는 전 세계의 4곳인데 바로 한국의 LG화학, 에코프로비엠, 앨앤에프, 포스크 케미칼이다. 

 양극재를 만드는 공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혼합으로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등 혼합물질을 섞는 과정이다. 다음은 소성으로 혼합된 물질을 열을 가해서 익히는 과정이며, 분쇄는 소성과정에서 만든 알갱이를 쪼개서 일정한 크기로 만드는 것이다. 다음은 세정으로 알갱이에 붙은 잔류리튬 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며 코팅은 입자의 형태를 강화하는 과정이다. 다음엔 다시 한 번 소성과정을 거치며 마지막은 포장으로 겉표면을 감싸 안정성을 높이는 과정이다. 

 저자는 배터리 책을 쓰다보니 전기차를 강조하지만 수소전기차 역시 매우 중요하며 그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전기차가 과도하게 광물 의존적이라는 점이다. 배터리의 주재료가 리튬이다 보니 이런 필수 희귀 금속의 가격이 폭등한다는 점이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이렇다할 광물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음은 송배선의 문제다. 모든 가정에 전기차가 보급되면 각 가정의 전기수요가 딱 지금의 2배가 된다. 그렇다면 도시에 송배선을 확장해야하는데 이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수소차는 내연기관 완성업체에 유리하다. 수소차는 전기차와는 다르게 연료보급장치, 열관리시스템 등이 필요해 복잡한 구조에 대한 기술을 보유한 기존 업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대형트럭등 장거리 운송차량엔 전기차보다는 수소차가 압도적으로 적합하다는 점이다.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원통형과 각형, 파우치형이 있다. 원통형은 가장 전통적인 구조로 구조상 내부에 열이 잘 모여 위험하다. 그래서 원통형은 오랜 기간 지름 18mm에 높이 65mm를 사용해왔다. 기술이 발전하며 이것이 조금 커지는 수준인데 테슬라 모델 3에는 2170원통형 배터리가 4300개 들어간다. 원통형 여러 개를 붙이는 방법인데 당연히 쓸모없는 빈 공간이 생겨난다. 또한 각각의 껍질이 있는 배터리가 4300개가 있다보니 무거워진다. 사용공간 대비 비효율이 큰 셈이다. 

 각형과 파우치 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각형은 원통형 같은 데드 스페이스는 없으나 껍질의 무게와 부피가 크다. 파우치형은 배터리를 감싸는 아주 얇고 갸벼운 견고한 비닐 재질을 쓴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여기에 파우치형은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원통형이나 각형은 배터리의 형태가 정해져 제품이 이에 맞춰져야 하지만 파우치형은 배터리를 다양한 형태로 제작가능하다. 실제 배터리 관련하여 특허는 테슬라가 고작 700개 중국의 CALT가 4000개를 갖고 있는 반면 한국의 LG에너지 솔루션은 2만 4천개다. 

 다음은 주가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원 수준으로 시가 총액이 360조에 달한다. 반면 LG에너지 솔루션은 120조로 2위다. 3배의 차이인 셈이다. 저자는 이것이 가까운 시일내에 뒤집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향후 배터리 시장 규모가 반도체 시장규모를 압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간 반도체 시장은 600조 규모인데 이는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나뉜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중 비메모리를 석권하여 200조 정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이차전지 시장은 매년 28%고성장하고 있으며 자동차는 고가로 메모리 반도체의 10개급 시장이다. 전기차 시장은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인간과 지구를 급습하는 기후위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중심으로 내연기관차는 가까운 시일내에 법적으로 퇴출된다. 세계 연간 자동차 시장은 1억대인데 배터리 가격이 1차량당 2천만원 수준으로 2000조의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세계연간 자동차 시장은 중국2500만대, 미국2천만대, 유럽연합 1500만대 수준인데 이 중 미국시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은 인구밀도가 작고 땅이 넓어 큰 차량이 요구되고 따라서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저자는 한국 배터리 업계의 성장성과 시장성, 그에 따른 주가의 미래를 매우 높이 보고 있다. 과연 이렇게 될 지 두고 볼 일이지만 현재까지는 그 예언이 실현되고 있어 자못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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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제너레이션 : 챗GPT가 바꿀 우리 인류의 미래
이시한 지음 / 북모먼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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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 gpt가 나온지도 벌써 반년 정도 되었다. 그 성능에 놀라 다른 경쟁기업들은 초기 주가가 좀 떨어졌고 자신들의 생성형AI를 빠르게 내놓느라 부산했다. 그리고 몇몇 발 빠른 자들은 이 gpt를 이용해 사업을 펼치고 있고, 또 발 빠른 자들은 이를 자신의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또 다른 사람들은 그 활용법을 팔아 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절대 다수는 gpt는 커녕 인터넷 조차도 제대로 쓴 적이 없을지도 모른다. 사실 디지털 강국이라는 한국 만해도 허울만 좋을 뿐 국민들의 디지털 활용 능력을 조사해본다면 생각보다 참담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단 생각이다. 학교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교육하는 일은 없고 직장에서도 철저히 디지털과 먼 곳도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본 책은 챗 gpt에 대한 두 번째 책이다. 사실 챗 gpt를 인터넷에 검색하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책이 쏟아진다. 막상 읽을만한 것을 고르기 어려울 정도인데 몇 년 전의 암호 화폐책이다. 부동산투자책, 메타버스 관련 책들도 그랬던 것 같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챗 gpt에 대한 느낌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매체를 여러 분야에 어떻게 활용할지 개략적인 방법과 생각을 펴낸 책이란 것이었다. 그래서 gpt를 이용한 구체적인 뭔가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것이 나을 것 같고, gpt가 뭔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겐 그래도 어느 정도는 볼만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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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 디지털 인프라를 둘러싼 국가, 기업, 환경문제 간의 지정학
기욤 피트롱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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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의 압도적 주 요인은 에너지 사용이다. 산업, 교통, 건물의 에너지 이용이 온실가스 배출의 75% 가까이 되며 나머지 25% 정도가 먹거리인 농축산업에서 배출된다. 기후 위기 책 상당수는 비중이 낮음에도 농축산업에 집중한다. 아무래도 동물의 고통에 대한 공감, 그리고 먹을 거리 정도는 개인 차원에서도 당장 어떻게 해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당장 채식을 하긴 쉬워도(물론 매우 어렵다)산업이나 건물은 당장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래서인지 온실가스 배출의 75%나 되는 산업에 대한 비판이나 주목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그 중에서도 디지털 산업에 대한 지적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이는 디지털이 탈물질산업으로 여겨져 직접적인 탄소배출과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편지 하나만 봐도 그렇다. 전통적 아날로그 방식의 편지는 종이를 사용하고, 이를 우체부가 탄소를 배출하는 교통 수단으로 장거리 이동하여 배송한다. 하지만 이메일은 약간의 전기를 사용하여 기기를 이용해 작성하고 보내면 끝이다. 받는 쪽에서도 매우 약간의 전기 만을 사용할 것이다. 여기에 탄소 배출이 있다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선 제조과정에서 많은 자원과 탄소를 배출하는 컴퓨터가 세계적으로 생산되어있어야 한다. 거기에 인터넷 망을 통해 배송되니 상당한 길이의 광섬유 케이블이 필요하고, 여기에 이메일을 무료 제공하는 플랫폼이 운영하는 거대 서버와 데이터센터가 요구된다. 여기서 배출되는 탄소를 이메일 하나당으로 계산한다면 과연 아날로그 방식보다 적을지 의문이다. 탈물질산업으로 여겨지는 디지털 산업은 이처럼 상당히 철저하게 엄청난 물질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이런 디지털의 물성을 탄소 배출의 측면에서 고찰한 것이 책 '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이다. 

 책인 서두부터 기후세대를 비판한다. 이들은 Z세대로 출생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 자라났으며 인터넷 이전의 시대를 알지 못한다. 이들은 기후 위기를 일으킨 앞 세대를 비판하며 어느 세대보다도 기후 위기에 민감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들 세대가 기후 위기에 앞장서고 있다. 기후 위기세대는 어느 세대보다도 육식을 즐기고, 해외여행에 적극적이며 디지털 기기를 항상 끼고 살기 때문이다.(이들은 하루 7시간 22분을 여러 가지 기기가 제공하는 화면 앞에서 소모한다) 이들이 좋아하는 이 세 가지는 모두 상당량의 탄소를 배출한다. 때문에 저자는 기후 위기 세대로 인해 기후 위기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디지털 산업의 총 전력소비는 2025년이면 전체의 20%에 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게다가 성장세도 엄청나서 매년 전력소비가 5-7%상승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여파로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 5G통신, 인공지능, 로봇의 개발과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므로 전력 소모의 증가는 이 예상을 한창 웃돌 수도 있다. SNS상에서 내가 찍은 좋아요는 바로 옆 기기로 거의 동시에 불과 수미터를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이동은 그렇지 않다. 나의 좋아요는 해저케이블로 이동하고 이통사업자나 인터넷 모뎀의 4G안테나를 거쳐 건물의 공유기에서 인도 아래의 구리관으로 이동한 후 데이터 센터으로 이동하고 나서야 다른 기기로 이동한다. 고작 수미터 이동을 위해서 디지털 메시지는 실제로는 수천km를 이동하는 셈이다. 

 디지털 기기의 대표주자 스마트폰은 그 제조과정에서 상당한 자원을 소모한다. 스마트 폰에는 이름처럼 온갖 기능이 들어가있는데 캠2개, 마이크3개, 적외선 센서1개, 근접성 탐지기1개, 자기계1개, GPS, Wifi, 블루투스, 4G통신 같은 기능이 기본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에는 금, 리튬, 마그네슘, 규소, 브로민등 무려 5가지 이상의 원자재가 들어간다. 그리고 모든 디지털 기기를 연결하는 통신망인 케이블, 라우터, 와이파이, 접속단자, 데이터 센터등의 구축은 그야말로 어떤 산업보다도 엄청난 물질적 인프라를 요구한다. 이 거대 하부구조가 독식하는 지구 자원은 엄청난데 구리 12.5%, 알루미늄7%, 팔라듐15%, 은23%, 탄탈럽40%, 안티보리41%, 베릴륨42%, 루테늄66%, 갈륨70%, 저마늄87%, 터븀88%에 해당한다.

 더군다나 디지털 기술은 빠르게 발전한다. 때문에 세대교체가 빨라 이 거대 인프라는 빠르게 구식 폐기물을 양성한다. 1995-2015년가지 웹사이트 페이지의 무게는 무려 115배 증가했는데 이는 부하되는 데이터의 소모나 기능의 요구량이다. 때문에 각 디지털 기기는 과거보다 새로운 사이트나 플랫폼에 들어갈 때마다 더 많은 명령행을 요구받으며 느려지고 이 때문에 사용자는 더 나은 기기를 빠르게 요구받게 된다. 지난 30년간 컴퓨터의 수명은 11년에서 4년으로 짧아졌는데 스마트폰의 수명은 이보다 더 짧을 것이다. 스마트폰은 매년 15억개가 판매될 정도로 교체가 잦은 소모품이다. 여기에 제조업체들은 디지털 기기의 오랜 사용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빠른 기기 교체 사이클을 유지하기 위해 스프트웨어를 교체하고 이전 기기가 이 소프트웨어에 적합하지 않게 설계한다. 또한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이전 기기의 예비부품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사용자로 하여금 빠른 기기 교체를 강제한다. 

 때문에 저자는 품질 보장기간을 연장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출시해도 이것을 향후 10년간 과거 프로그램과 호환가능하게 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업이 시장에 내놓은 기기에 대한 부속품을 반드시 제공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페어폰이란 것이 있는데 이는 전화기가 친환경적이고 금속이 윤리적인 방식으로 채굴된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이 내뿜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선 우리는 가급적 페어폰을 쓰고 그 주기를 7-8년 정도로 유지해야한다. 

 저자는 우주의 암흑물질에 빗대어 디지털 산업의 MIPS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보이지 않는 디지털 서비스 단위당 투입된 물질을 의미한다. TV 한 대의 MIPS는 1:200-1:1000 정도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1:1200에 달한다. 가장 심한 것은 반도체 칩인데 고작 2g짜리 칩의 제작을 위해 32kg의 원자재가 필요하다. 이는 1:16000의 비율이다. 디지털 산업의 기반인 이 칩을 한국의 삼성,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등이 매년 1조개 정도를 만들어 낸다. 반도체의 웨이퍼는 원료가 되는 규소는 채굴과정, 섭씨1400도에서의 용해, 극 자외선을 만드는 기계에 사용되는 빛 에너지와 수십차례의 판 세척등의 공정을 거치며 완성되며 이 과정에서 에너지를 엄청나게 소모한다. 집적회로는 제조 단계마다 탈 이온수로 세척해야 하므로 막대한 물이 소요되고 대만의 TSMC는 매일 15만 6천톤의 담수를 사용한다. 몇 년 전 대만이 가뭄위기로 난리가 났을 때도 TSMC에 물을 몰아준 이유다. 

 디지털 플랫폼의 핵심엔 데이터 센터가 자리한다. 전 세계에는 수백만개의 데이터 센터가 존재한다. 이는 우리가 데이터를 상당히 많이 생산하기 때문인데 우리는 하루에 5엑사바이트의 데이터를 양산한다. 이는 데이터 시대의 시작부터 2003년까지 인류가 생산한 데이터의 총량과 같다. 그걸 매일 생산하는 것이다. 인간은 분당 페이스북 로그인 130만회, 구글검색 410만회, 유튜브 시청 470만회, 온라인 쇼핑액 110만 달러를 지출한다. 이렇게 항상 디지털에 우린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많은 산업과 기반이 여기에 연동하기에 클라우드는 항상 늘 기능하는 하이퍼 대기상태여야 한다. 

 그래서 클라우드 기업들은 더 큰 낭비를 하게 된다. 많은 기업들이 비용과 보안을 이유로 본사에서 데이터 센터 및 서버를 구축하기 보다는 클라우드 전문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클라우드 기업은 항상 실수가 없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때문에 우선 그들은 에너지 분배망을 증폭한다. 하나는 언제든 꺼질 수 있으니 한 데이터 센터의 두 개의 장치와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이런 데이터 센터를 세계 여러 지역에 중복 설치 해 놓는다. 만일을 대비해서다. 또한 트래픽 피크에 대비해 과잉으로 인프라를 구축한다. 일년에 몇번 있지도 않을 과도한 트래픽으로 인한 중단을 대비해 상당한 큰 장비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들도 항시 켜져 있기에 데이터 센터의 전력 90%는 낭비된다고 관계자들은 토로한다. 

 인간이 보내는 이메일 한 통은 최소 0.5g의 탄소를 배출한다. 하지만 용량이 큰 첨부파일이 첨부된다면 2g으로 탄소가 늘어난다. 이는 1시간 내내 전구를 켜놓는 거소가 비슷한 효과다. 하지만 우린 사람없이 켜져있는 전구엔 민감하지만 별생각없이 보내는 이메일은 그렇지 못하다. 인간은 매일 무려 3190억통의 메일을 발송한다. 이중 상당수는 스팸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별 쓸모가 없는 경구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메일을 청소하지도 열람하지도 않고 방치하는데 이 역시 데이터 센터를 소모시켜 계속 탄소를 배출한다. 온라인 영상은 데이터 전체 흐름의 무려 60%를 차지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무려 17억 조회를 달성했는데 이를 위해 279기가와트의 에너지가 사용되었다. 이는 프랑스 트루아 정도 도시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때문에 우리는 디지털 소비를 좀 줄일 필요가 있다. 와이파이로 동영상을 감상한다면 4G의 경우보다 23배의 에너지를 절약하며 영화 한편을 저화질로 감상하면 에너지 소비는 4-10배 줄어든다. 7천만명의 네티즌이 화질을 낮추어 동영상을 감상하면 매달 대기 배출 이산화탄소량 350만 톤이 줄어들 수 있는데 이는 미국 석탄 생산의 6%에 해당하는 수치다.

 4차산업혁명은 이런 데이터의 사용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율주행차는 무려 3억개의 명령행을 가질 것으로 추정되는데 자율주행차는 주행하면서 각종 정부를 수집하여 데이터를 대량생산해 1초당 무려 1기가 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산할 것이다. 여기에 운전하지 않는 사람이 내부에서 인터넷 망과 접속하여 데이터를 사용하고 생성할 것이므로 더욱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자율주행차의 일반 자동차에 비해 좋은 주행성능과 에너지 절약기능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20%나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물인터넷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인간이 생성하는 데이터가 더 많지만 사물들끼리 연결될 경우 이들이 인간과 별도로 생성해내는 데이터의 양이 인간의 것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개발도 여기에 한몫하는데 비관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2040년 무렵이면 세계 전기의 절반 가량을 인공지능이 차지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여튼 현 시점에서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 빠져 들어 무료란 이유로 무분별하게 데이터를 생산 소비하고 있으며 이것이 지구 온난화와 자원의 소모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치는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를 아끼도록 노력하고, 기기를 더 오래 사용하고, 잘 재활용하며, 이에 맞는 법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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