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의 탄생 - RNA에서 인공지능까지
이대열 지음 / 바다출판사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지능하면 쉽게 아이큐가 떠오른다. 지능지수에 대한 오랜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능지수는 아직도 많이 사용된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서로에게 지능이 높으니 머리가 좋으니 마니 그렇게 쉽게 말하지만 학계에선 아직 지능을 엄밀히 말하는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인지 지능을 보는 관점이라 할 수 있는 지능의 정의도 참 다양하다.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을 말했고, 스턴버그는 삼원지능이론을 말했다. 그 외에도 내가 모르는 지능을 연구한 이론이 제법 될 것이다. 

 책 '지능의 탄생'에서는 지능이란 다양한 환경에서 복잡한 의사결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환경은 글자그대로 환경이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과 얽히고 섥힌 문제를 말하기도 한다. 책은 지능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해 지능과 학습의 관계, 그리고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신경학, 생물학, 경제학, 심리학등의 학문을 사용해가며 살펴나간다. 

 지능의 시작은 생물의 진화에서 시작한다. 초기 RNA로 추정되는 최초의 자기 복제자가 생겨났고, 세포막이 생겨나면서 외부와 구분되고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면서 한 개의 세포를 이루게 된다. 세포는 점차 커지기 시작했는데 부피가 커질수록 표면적이 줄어들어 외부물질 교환을 통한 대사가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 세포는 자기 복제를 통해 분열하기 시작했는데 이게 다세포 생물의 시작이다. 원래 하나의 세포가 생식. 대사, 면역, 순환등 모든 일을 다했었지만 세포가 많아지자 분업이 시작된다. 세포별로 맡는 전문적 기능이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자연히 움직임을 맡는 근육세포들이 생겨났고, 이들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도 생겨났다.

 해파리 같은 생명체들의 신경망은 반지형인데, 이것을 보면 초기 생명체의 신경세포는 근육주위에 분산하여 각 근육세포를 제어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절지, 연체동물은 신경계가 여러개의 신경절과 그것들을 연결하는 신경삭으로 구성된다. 각 신경절들이 본부역할을 하는 지방분권형 체제인 것이다. 이런 동물들이 머리 외의 다른 부분이 잘려나가도 꾸준히 살아서 움직이는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다음은 척추동물로 이들은 신경세포가 등쪽에 집중되어 끈 모양을 형성한다. 그리고 각 감각기괸이 모인 머리부분에 신경세포가 집중화하는 대뇌화현상이 일어나 두뇌를 형성한다. 연체동물과는 다른 중앙집권형인 것이다. 

 이렇게 신경세포가 생기고 두뇌가 생겨나자 이들의 창조자인 유전자들은 자신의 성공적인 계속적 복제를 위해 생존기계들에 지령을 내린다. 두뇌의 기능이 떨어지는 쪽에는 반사와 본능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그리고 두뇌의 기능이 우수한 쪽에는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올 행동을 스스로 선택할 것을 명령한 것이다. 즉, 반사와 본능을 따르는 쪽은 행동자체가 보상물이라면 행동을 스스로 선택하는 쪽은 행동자체가 아닌 행동의 결과에 보상을 주는 것이다. 

 이로 인해 두뇌가 우수한 생존기계들은 유전자로부터 지능이란 것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유전자가 부여한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행동을 선택해야하며, 행동의 결과는 주변 환경에 따라 늘 바뀌게 되므로 지능에는 학습이 중요한 요소로 다가오게 된다. 

 인간의 두뇌는 학습에 따라 그 형태와 기능이 바뀌게 되는데 이는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부위인 시냅스와 관련이 있다. 시냅스는 두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것으로 경험의 결과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하여 연결을 빠르고 다양하게 하거나 줄인다. 최근 연구는 동물이 학습하는 정보의 내용에 따라 시냅스의 가중치가 특정한 방향으로 변한다는게 밝혀져 학습의 물리적 기반이 시냅스 가소성임이 밝혀지고 있다. 

 동물의 학습은 강화학습으로 설명할수 있는데 강화학습은 자신이 생각했던 행동선택결과의 가치가 기대와 다를 경우 그 오류를 수정해나가는 방식이다.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무식한 강화학습이고 다른 하나는 유식한 강화학습이다. 무식한 강화학습은 충분한 시간이나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행하는 것으로 대개 시간이 없거나 자동화할 필요가 있는 것들에 사용된다. 반면 유식한 가강화학습은 심적시뮬레이션을 통해 행동가치값을 수정해나가는 것이다. 심적시뮬레이션은 동물이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에 비추어 특정한 행동을 취했을때 나타날 가상의 보상에 기초에 행동가치값을 계속 수정해가나는 것이다. 

 인간의 유전자는 두뇌의 이런 강화학습의 결과에 감정을 부여한다. 득의와 실망은 무식한 강화학습에 해당하는 감정으로 보상예측값이 양인지 음인지에 대한 감정이다. 그리고 후회와 안도는 유식한 강화학습에 대한 감정으로 역시 보상예측값이 양인지 음인지에 대한 감정이다. 사람이 지나간 일에대해서도 계속적인 후회를 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유식한 강화학습이 쉬지 않고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감정들은 결국 지능을 강화하여 생존확률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이런 높은 지능을 위한 뇌의 발달에는 진화과정에서 늘 발생하는 트레이드 오프 현상이 발생한다. 과다한 투자엔 대가가 따르는 것이다. 일단 좋은 지능을 위해 두뇌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사용되며 태어난 상태에서 나약해 오랜 부모의 희생이 필요하다. 또한 출산의 고통과 위험도 수반한다. 거기에 좋은 지능을 유지하기 위한 감정의 부여로 부정적인 감정과다와 이로 인한 정신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출처기억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망상증도 생겨난다. 

 다음은 인공지능으로 저자는 인공지능은 세 가지 측면에서 인간지능에 비해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현재의 인공지능 대부분이 특정한 문제만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그 대단한 알파고도 결국은 바둑만 둘 줄 안다는 것이며 왓슨 역시 진단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공지능의 무문제해결능력이 그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란 점이다. 생물의 지능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생겨난 것이지만 인공지능의 문제해결은 인간을 위한 것이다. 이것을 저자는 인공지능 근원적 한계로 보는 편이다. 마지막은 아직 인간의 뇌에 대한 이해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것이 선행되어야 인공지능이 가능한데 회로가 단순하게 연결된 컴퓨터에 비해 인간은 시냅스의 연결과 작동원리가 가변적이고 복잡하다. 양자컴퓨터와는 비슷할까나? 그리고 컴퓨터가 하드와 소프트가 분리되는 반면 인간은 그렇지가 않다는 점이다. 

 이 책은 지능이 생겨난 진화상의 필요성과 이유, 그리고 지능의 정의와 학습, 감정의 역할과 그 부작용, 인공지능에 대해 잘 설명한 책이다. 하지만 책에서도 밝혔든 아직 인간의 두뇌에 대한 비밀이 많이 남아 있기에 책도 완결이 잘 안된 느낌이든다. 그렇기에 인공지능에 회의적이면서도 완전히 자신하지는 못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아직 인공지능은 먼미래의 이야기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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