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슬로리딩과 함께 - 초등학교 전 학년 슬로리딩 수업 이야기
슬로리딩 수업 연구회 지음 / 살림터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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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독서교육은 사실 매우 단순한 편이다. 독서기록장 같은 걸해서 학기 내에 많은 책을 읽으면 상을 준다던가, 아니면 특정 책들에 대한 지식을 시험보는 독서골든벨, 독후감쓰기 대회 정도이다. 학급내에서라면 좀더 다양한 방법도 있겠지만 상당히 단순한 편이다.

 국어교과서에는 대개 문학 작품이나 글들이 필요한 부분만 파편으로 제시되는게 일반적이다. 알쓸신잡에서 작가 김영하씨가 교과서내 작품이 분절적으로 제시된데 아쉬움을 표한바 있기도하다. 하지만 교과서는 한 작품에 비하면 얇을 수 밖에 없고 다양한 학습주제를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 어쩔수 없는 부분이 크다. 아마 시나 짧은 기행문이나 수필정도가 아니라면 분절되서 제시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문학작품 하나를 통으로 배우는 수업방법이 있으니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하지만 이 책에 제시하는 슬로리딩이다. 일본의 한 교육자가 전후에 실행한 방법이라고 하는데, 글자그대로 책을 천천히 통으로 다 읽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초등 1-6학년 선생님들이 한 수석교사의 도움속에 슬로리딩 교육을 한 학기동안 적용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슬로리딩을 위해 교사들이 가장 먼저 고심한 것은 책 선정이다. 아무래도 학년 수준에 맞으면서 한 학기에 교과서로 배워야할 학습주제를 모두 담아내야 히기 때문이다. 책 선정이 끝나면 배워야할 교육과정내 성취기준을 책 내용과 연관시키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어찌보면 한 학기동안의 큰 계획인 셈이다. 더러 다른 교과와 연계한 교사도 있었지만 책 속의 대부분 교사는 국어과내에서만 수업을 실행했다. 

 학생들은 교사의 계획에 따라 한권의 책은 온전히 읽고 활동을 통해 국어수업을 한 학기 동안 해나간다. 책은 상황에 따라 아침시간이나 수업중에 읽기도 하고 책읽기의 재미를 위해 역할에 따라 연기하며 읽기, 역할극, 짝과 함께 읽기, 모둠별 읽기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 

 학생들이 책에 나온 어휘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자신만의 단어카드 만들기, 감정카드 만들기, 단어 책자 만들기, 사전찾기 등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였고, 책의 내용을 세세히 이해하기 위해 책의 내용을 요약하기, 인상적인 부분 책자 만들기, 모둠별 책 내용퀴즈 내기 등등의 방법도 많이 사용되었다.

 하나의 책을 한학기 내내 읽고 활동하니 무척 지겨울만도 하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 교과서로만 진행한 수업보다 재미와 감동을 느끼고 있었고 무엇보다 책을 읽기 싫어하는 요즘 아이들에게도 자신이 두꺼운 책 하나를 소화해내고 문자책이 주는 즐거움을 알았다는게 가장 큰 소득인 것 같았다. 하나의 인상적인 국어수업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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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07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기록장은 책에 대한 개인의 생각을 나열ᆞ정리한 기록물입니다. 어떻게 보면 독서기록장은 일기와 비슷해요. 그래서 작성된 독서기록장을 상대방에게 공개하는 일이 드물어요. 독서기록장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교사인데, 단순히 얼마나 많이 썼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라서 피드백을 바랄 수 없습니다. 독서를 좋아하지만, 독서 기록을 공개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독서기록장을 일기처럼 써오던 습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