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교문을 바꿨어요! - 교문을 직접 디자인한 아이들 내가 바꾸는 세상 8
배성호 지음, 김지하 그림 / 초록개구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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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사용자인 학생, 교원,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 공간 재구조화 교육이 널리 퍼졌지만 시작은 2010년대 중반정도이다. 당시 우리에게 역량교육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 데세코 등에서 이미 학교 공간을 제3의 교육으로 인식하고 주장했던 터라 그때 쯤이 국내도 영향을 받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 책도 그 시점에 나온 것으로 2016년 서울 강북구의 삼양초등학교에서 실시한 교문 바꾸기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가 담겨있다. 초창기 개척자가 다 그렇듯 이렇다할 지원의 미비속에 모든 것을 만들어가는 힘든 과정이 크게 다가온다.

 삼양초등학교는 언덕에 있는 학교다. 교문부터 운동장 학교 교정까지 학생들은 작은 언덕을 타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교문이 작고 그래서 버스가 학교로 진입하지 못한다. 초등학교는 체험학습 장소까지 알아서 가는 중고교와는 다르게 안전의 이유로 모든 학생이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체험학습장소로 이동한다. 그래서 학교로 버스가 들어오지 못하면 교사가 학생들을 모두 인솔해 주차가 가능한 인근 도로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르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학교동문회에서 교문을 새로 만드는 지원을 하겠다고 나섰다. 한 선생님이 팔을 걷어 부쳤다. 이런 경우 보통이라면 그냥 늘 있는 교문을 새로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교사는 교문을 재구조화하려고 나섰고 이에 학교 소식지로 이를 알리고 학생들의 디지인을 공모한다. 참여가 높아 디자인이 백개를 넘어서자 전문가 집단은 인근 대학생들의 도움을 얻어 작품을 선정한다. 다만 여러 사람의 생각을 담기 위해 1등 작품만이 아닌 여러 사람의 작품을 토대로 작업한다.

 그리고 또 다른 워크숍이 따른다. 학생들은 다수가 모여 학교 교문과 인근 공간에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의견을 냈다. 이어 건축가를 섭외한다. 그 건축가는 이런 학생들의 의견, 그리고 학교의 교가와 상징물들을 담아낸 삼각산 모양의 교문을 디자인한다. 모두 철로 구성된 이 교문은 뒤로 이어져 학생이 쉴수 있는 의자로 구성되었다. 제법 멋들어졌는데 문제가 생긴다. 소방차의 진입을 위해 교문의 높이가 7미터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 디자인이 엎어진다. 도움을 주던 건축가도 다른 사람으로 바뀌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동문회에서의 지원도 끊어진다. 자세한 사정 설명은 없지만 아마도 현금이 아닌 철의 지원이었던 것 같은데 교문이 철로 구성되기 어려워지며 지원이 불가능해진듯 하다. 여기서 포기할만도 한데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서울시 교육감에게 편지를 쓴다. 교육감이 이에 호응해 지원을 하게 되고 이로써 교문프로젝트가 다시 시작된다. 

 높이의 문제로 위 부분을 철거하고 디자인을 재공모해 연필 모양의 교문이 들어선다. 지난 세월간의 삼각산 디자인도 어느정도 남아있고 기존 철거한 교문의 잔해에 학생의 글귀를 담아 이를 교문에 넣었다. 이렇게 교문이 완성되는데 걸린 세월이 무려 4년이다. 처음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중 3학년이하만 이 결실을 누리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가 책의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교사의 삶과 그 교사가 실행한 다른 프로젝트 및 교문 프로젝트에 대한 뒷 이야기가 담겨있다. 짧고 작은 책이지만 진정성이 담긴 책으로 참교육이 실현된 현장을 잘 담은 책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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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3-04-11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예전엔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교문을 바꿔주었다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절대 없는 일이겠죠?^^

닷슈 2023-04-11 22:12   좋아요 1 | URL
공립에선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사립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