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를 말한다 - 대한민국 미래 교육을 위한 제안
이혜정 외 지음 / 창비교육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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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이 바뀌고 두 달 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들도 많이 바뀌었다. 지난 지선에선 진보교육감이 대거 당선된 반면 지금은 보수와 진보가 균형을 이룰 정도로 지형이 달라졌다. 특히, 3선을 했던 경기와 강원은 보수교육감으로 바뀌어 기존 혁신교육의 대대적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IB가 많이 회자된다. IB는 국제 바깔로레아로 프랑스의 바깔로레아 체제를 국제표준화한 것이다. IB는 1968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등 국제기구 주재원, 외교관, 해외주재 상사의 자녀들을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이 자녀들은 이동이 많았기에 특정국가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기는 무리였고 때문에 국경을 넘나드는 교육과정이 필요했다. 한국에서는 대구와 제주가 IB를 하고 있으며 경기도는 대대적 도입을, 서울은 부분적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IB는 4개의 프로그램을 갖는다. 초등, 중등, 고등 디플로마 프로그램, 직업교육 프로그램이다. 이중 고등 디플로마 프로그램이 1968년부터 가장 밀도 있게 운영되고 있다. 초중등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의무교육과정이기에 IB는 교육과정의 골조만 제공하여 각 국가의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끼워넣을 수 있게 구성되었다. 

 IB의 교육목표는 다음과 같다.

1. IB는 다른 생각들 간의 이해와 존중을 통해 좀 더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탐구심있고 박식하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을 양성한다.


2. 이를 위해 IB는 학교, 정부, 국제기구들과 협업하여 국제적인 교육과 엄정한 평가의 도전적 프로그램을 발전시킨다.


3.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이고 공감력 있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도 옳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평생 학습자로 성장하게 한다.


이런 목표로 인해 IB는 교과서의 생각과 저자의 생각을 넘어서 학생 각자의 생각을 개발하게 끔 하는 교육구조를 형성한다. 그리고 시험보다는 과정중심평가를 하며 평가성적을 누적시키기보다는 과정을 통해 노력으로 드러난 최종 성적을 반영한다. IB의 인재상은 탐구적 질문을 하는 자로 탐구적 질문이란 세상에 대해 자신만의 의문과 호기심, 궁금증을 발굴하는 것이다.


 다음은 IB의 학습자상이다.

1. 탐구적 질문 2. 지식 3. 생각 4. 소통 5. 원칙과 소신 6. 열린 마음 7. 타인을 배려

8.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 9. 균형 10. 성찰


 IB학교에서는 이런 학습자상의 달성을 위해 개발할 지식, 역량, 기능, 태도를 명시한다. 그리고 학생에게 유의미한 학습 활동을 허용한다. 학생이 자신이 사는 개인, 지역, 국가, 세계의 이슈에 대해 자각하게 하며, 교육과정은 학생의 경험과 연관되게 구성한다. 

 IB에서 가르침과 배움은 구성주의적 접근이다. 탐구적 질문하기-수행하기-성찰적 생각하기-다시 탐구적 질문하기-수행하기-성찰적 생각하기-다시 탐구적 질문하기의 순이다. 즉, 탐구적 질문하기와 수행하기, 성찰적 생각하기가 계속 맞물리며 학습과 질문을 심화해나가는 것이다. 

 IB는 탐구적 질문에 기반하는데 이는 학생이 스스로 정보를 찾고 이해한 바를 구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IB는 개념 이해를 강조하는데 개념 이해를 심화하고 연계성을 찾아내어 학생들에게 새로운 맥락으로의 전이학습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IB는 지역적이고 구체적인 맥락이해와 연결을 하는데 실제 삶의 맥락과 실례를 가르침으로써 학생들 자신의 고유한 경험과 그들을 둘러싼 세계를 연결해서 새로운 정보처리, 지역적 정체성과 확장된 시야를 갖추게 하는 것이다. IB는 효과적인 팀워크와 협력에 집중하며 학습의 장벽이 되는 국가, 지역, 계층간 경계를 제거하여 개별화한다. IB는 평가정보를 잘 활용하는데 평가를 형성평가의 개념으로 생각한다.  

 IB 디플로마는 취득을 위해 고급수준 3과목, 표준수준 3과목 이수가 필요하다. 과목당 최고 7점이다. 표준수준 과목은 2년간 150시간, 고급수준 과목은 2년간 240시간이 필요하다. 이외 소논문, 지식론, 창의봉사체험활동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평가는 전 과목 논술, 수행평가이며 최종 점수에 내신이 포함되고 모두 절대평가다. IB 디플로마는 총 45점 만점으로 과목 6개*7점, 그리고 소논문이 3점이다. IB 디플로마는 지식론이 의무교과다. 지식론은 우리가 배우는 지식이 무엇이고, 이것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배우는지를 아는 것으로 즉, 학습에 대한 메타인지 교과다. IB 디플로마의 소논문은 대학수준 쓰기는 아니다. 영어4000자 이하의 글쓰기로 실제 어떤 문제를 발굴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연구절차를 경험하는 것이다. 창의체험봉사활동은 주3-4시간 씩 18개원간 150시간을 하는 것이다. 학생이 그 과정을 온라인에 스스로 입력한다. 

 중학교 프로그램은 5년 과정이다. 각 나라의 학제에 따라 2,3,4년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중학교 프로그램도 10가지 학습자상이 같이 제시된다. 8개의 과목군이 있으며 매년 각 최소 50시간의 교과별 수업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8개 과목군은 모국어, 외국어, 사회, 수학, 과학, 체육, 보건, 예술, 디자인이다. 교사는 좋은 탐구형 질문을 설계할 수 있도록 수업설계도구를 제공하는데 주요 콘셉트, 교과별 관련 콘셉트, 글로벌 맥락이 그것이다.

 콘셉트는 학습의 기반을 형성하는 거시적 아이디어 렌즈다. 중학IB는 16개 주요콘셉트, 그리고 교과별 12개 콘셉트를 제공한다. 심미, 변화, 의사소통, 공동체, 연결, 창의성, 문화, 발달, 형태, 글로벌 상호작용, 정체성, 논리, 관점, 관계, 시간장소공간, 체제다. 중학 IB에서 교사는 주요 콘셉트, 교과별콘셉트, 글로벌 맥락을 도구로 하여 각 국가의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탐구할 질문과 수행과제를 설계하고 평가를 진행한다. 중학교 IB의 글로벌 맥락은 정체성과 관계, 시간과 공간의 방향성, 개인적 문화적 표현, 과학기술혁신, 세계화와 지속가능성, 공정성과 개발이다.

 초등 IB는 학생은 자신의 경험을 기반하여 배운 내용을 이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존 지식을 새롭게 경험하는 것과 연계하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교사의 역할은 학생의 과거인식과 현재인식을 제대로 관련 짓게 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아동이 지역 사회에서 경험한 사례를 세계적 맥락에서 볼 수 있게 협력과 소통을 강조한다. 초등에서는 8개의 콘셉트가 제시된다. 형태, 기능, 인과관계, 변화, 연결, 관점, 책임, 성장이다. 이들 콘셉트는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보편적인 것이며 일반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고차원적 사고를 하는 추상적인 것이다. 초등에선 태도가 제시되는데 감사, 노력, 자신감, 호기심, 공감력, 열정, 독립성, 진실성, 존중, 인내다. 초등 IB 에는 중학교의 글로벌 맥락에 연계되는 융합교과적 주제가 제시된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가 있는 시간과 공간은 어디인가, 어떻게 우리 자신을 표현하나,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나, 어떻게 우리를 조직하나, 지구를 공유하기이다.

 책에는 구체적 수업 사례는 등장하지 않지만 국어과를 예로 IB수업과 일반 수업의 차별점을 든다. IB는 작품을 통으로 보고, 학생과 교사가 학습할 작품을 선택하고, 대화와 토론을 진행하며, 자신의 생각을 길게쓰고, 수업중 협력한다. 하지만 일반 국어수업은 작품의 일부분만을 다루고, 작품 선택권이 없으며, 설명과 강의가 이뤄지고, 주어진 문항 중 하나를 답으로 골라야하며, 협력보단 경쟁이 일어난다. 

 IB 는 연간 비용이 든다. 디플로마는 1만 1560달러, 중학교는 1만 50달러, 초등은 8520달러, 직어학교 프로그램은 1480달러다. 이는 학교크기와 무관하게 학교당 산정되는 비용이다. 초중학교는 IB학교 인증신청을 하면 관리자가 3일 연수를 받아야 하고, 신청과 동시에 IB수업이 가능하다. IB본부가 인증한 IB학교가 되는 과정은 관심학교-후보학교-인증학교의 과정으로 1.5년에서 2.5년이 소요된다. 

 IB에 대한 이 책을 읽고 난 생각은 이미 회자되는 것처럼 IB와 기존 혁신교육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이다. 초중등 프로그램엔 공통적으로 콘셉트와 교과 콘셉트가 나오는데 이는 2015개정교육과정의 총론에 제시된 역량, 그리고 각 교과역량과 매우 유사하다. IB의 콘셉트는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변하지 않는 전이력이 높은 지식이라는 점에서 혁신교육에서 강조하는 이해중심교육과정의 영속적 이해 개념과도 상당히 비슷하다. 전체적 콘셉트와 각 교과 콘셉트의 달성과 이들을 연결하는 주제인 중등의 글로벌 맥락이나 초등의 융합교과적 주제는 역시 이해중심교육과정의 주제통합과 유사하다. 다만 이해중심교육과정에선 이 주제를 교사와 학생이 찾아야하지만 IB에서는 주어진다는게 차이겠다. 

 이런 상당한 유사성 때문에 혁신교육에 익숙한 교육계에서 IB를 소화하고 받아들이는데는 문화적 거부감이나 역량부족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비용인데 한 학교당 연간 1만달러 즉, 지금 환율로 1400만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경기도내 초등학교는 1320개이므로 이를 곱한다면 184억 가량의 예산이 필요한 셈이된다. 책의 저자들은 이 예산을 기존의 혁신학교 운영비나, 연구학교 운영비로 충당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혁신학교나 연구학교 프로그램 개발비가 아니라 이미 그 철학으로 개발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즉, 비슷한 수준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IB는 프로그램비와 운영비를 해서 두배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셈이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물론 IB는 이름 처럼 선진적이고 외국 것이기에 오히려 혁신교육보다 한국의 일반 학부모에게 좀더 접근하기 수월할수 있다. 또한 입시까지 변화시키며 같이 나아갈수 있다면 매우 성공적일 수 있다. 혁신교육이 초중에만 그친 것은 입시가 변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곧, 실행할 고교학점제와 더불어 잘 연도되어 한국교육을 혁신시킬수만 있다면 사실 위 비용은 문제가 아닐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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