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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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70%에 달한다. 엄청난 수치이고 이것 때문에 혹자들은 한국의 군인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던가, 우리 국민의 학력이 세계최고 수준이란 헛소리를 늘어놓곤 한다.(남자 대학생 대부분이 군대를 가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우선 우리 나라 대학이 연구기관으로 입학생들을 학자로 만들어주는 곳이라기 보다는 더 나은 취업 조건을 하나 더해주는 곳에 불과하며, 실제로 학문을 할 만한 적성을 가진 인재가 인구 비율 중 저 정도로 높지도 않기 때문이다. OECD 국가들의 대학 진학률은 30-40%정도이고 한국도 대학이 지금처럼 마구 늘어나기 전인 80년대만 해도 그 정도 수준의 진학률을 보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한국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대학을 가지만 대부분 취업이 목적이기에 오히려 적은 수가 대학을 가는 외국에 비해 순수학문을 하는 사람이 적다. 이 책의 저자는 천문학자이고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전공자인데 이걸 하는 사람이 국내에서 본인이 유일하단다.   

 저자는 어쩌다보니 천문학을 전공했다. 어려서부터 별에 큰 낭만을 느끼거나 천문학에 대한 꿈을 크게 가져서도 아니었다. 그저 주어진 길을 가고 선택을 하다보니 이렇게 되었고, 열심히 공부하다보니 대학원에 박사까지 하게 되었다. 타이탄으로 박사가 된 후, 달로 연구분야를 옮겨 달을 연구했는데 저자가 타이탄의 대기를 전공했다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달에는 대기란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적도부근의 달 토양이 노화되었고 상대적으로 극지방은 그렇지 않았는데 이를 연구하다 달의 크레이터에 주목하게 되었다. 크레이터는 소행성 충돌로 생겨난 것이기에 그 부분 토양은 모두 같은 시점에 생겨난 것으로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태양이 가리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연구하다 달의 토양 노후화에 지구의 자기장이 강하게 영향을 미쳤음을 밝혀내었고 이걸로 주목받았다. 때문에 네이쳐지에 논문이 실릴 뻔하기도 했고, 주목받는 미래 연구자로 인터뷰를 당하다보니 과다한 관심을 받게 되어 부담을 느끼기도 하였다.

 이 책은 천문학자의 이야기이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천문학을 양념으로 그것들을 에세이로 풀어가는데 글솜씨가 훌륭하고 재밌다. 본인은 이공계생으로 글쓰기를 잘 하지 못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글을 쓰는 능력이 훌륭하다. 간간히 나오는 천문학 이야기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난 과학을 잘못하고 특히나 달의 위상이나 일식, 월식 등은 고교때 수능을 대비하면서도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 그냥 싹 외웠고 제발 시험에 나오지 말기 만을 바랬던 편이다. 하여튼 재미난 책이고 더운 여름날에 쉽게 읽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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