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영혼의 편지 1~2 세트 - 전2권 (스페셜 에디션) - 고흐의 시선과 열정을 담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박은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서양 예술가는 아마도 거의 반고흐일 것이다. 왜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의 얼마 안되는 예술가와 그 자품 목록 에 가장 먼저 고흐의 이름과 작품들이 떠오르는 건 확실하다. 이는 어른들 뿐만 아니고 학생들도 대개 마찬가지인데 특별히 여러 다른 예술가나 그들의 작품들을 언급해주지 않으면 각종 감상 미술 과제에서 반고흐는 손쉬운 선정 대상이 된다.

 그는 귀를 자르고 친했던 고갱과 결별했으며 워낙 평생 불우하게 살아 동생 테오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작품은 '별이 빛나는 밤에'와 '해바라기' 등이 유명하고 그의 괴팍한 얼굴을 더욱 괴팍하게 그린 자화상도 못지 않게 유명하다. 이런 괴팍함이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본 두 책은 반고흐가 동생 테오 그리고 같은 예술가 친구인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이다. 1권은 동생 테오에게 보낸 것이라 십년 정도의 기간이 수록되어 있고 2권은 라파르트에게 보낸 것이라 5년정도만 수록되어 있다. 테오에게 보낸 편지가 끝난 것은 반고흐가 의문이 많은 자살을 해서이고,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가 끝는 것은 둘의 우정이 사실상 끝나서였다. 

 편지를 보면 보면 고흐는 상당히 예민하고 감수성이 높으며, 예술가로서의 진정성을 꾸준히 실천해나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사는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는 수준이다. 37세까지 밖에 살지 못했지만 처음엔 집안 전통처럼 화상으로 출발했다, 목사가 되었다가, 대학에 다녔다가 아카데미를 잠시 다녔다가 결국 화가가 되었다. 집안에 사정도 순탄치 못했다. 이리저리 방황하는 고흐를 그의 아버지는 현실감각 없는 철부지로 취급했던 것 같으며 그래서 경제적으로 어려워 집안에 다시 들어와서도 누이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다리 다친 어머니를 돌보고서야 겨우 밥값을 했다는 취급을 받는 느낌이다. 하지만 동생 테오에게 만큼음 달랐다. 테오는 평생 고흐를 돌보고 그의 그림을 팔았으며 경제적 지원을 해주었다. 형제간 우애가 남달라서인지 테오는 고흐가 죽자 반년도 안되어 31세의 나이로 요절한다. 

 고흐는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없었다. 어지간한 고백은 모조리 거절당했고 고흐의 마음을 받아준 것은 남자에게 임신한체로 버림 받은 매춘부와 10살 이상의 연상녀뿐이었다. 그나마도 오래가지 못했다. 매춘부 여성은 2년가까이 지났지만 결국 고흐와 멀어졌고 10살 이상의 연상녀는 가족들의 반대로 맺어지지 못했다. 고흐의 또래나 일반적 여성은 고흐의 고백에 모조리 퇴짜를 놓았는데 그는 괴팍하고 외모도 준수하지 못했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지 못했기에 그리된게 아닌가 싶다.

 고흐는 예술에 대한 비타협성과 성격의 괴팍함으로 여러 예술가들과도 오랜 관계를 지속하지 못했다. 고흐는 그들에게 자주 화를 냈고 폴고갱과는 잠시 동거하기도 했지만 서로의 견해차이로 헤어진다. 책에는 고흐가 길에서 반난 고갱에게 화를 내며 면도칼을 들이댔다는데 맨정신에 할일이 아니다. 하여튼 2권에서 이런 고흐를 길게 견뎌내준 라파르트와도 결국 결별한다. 고흐가 죽자 라파르트는 매우 안타까워했는데 성격이 그런 고흐란도 예술가로써 인정할 만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보면 그림과 그의 기괴한 성격으로 인한 사건으로만 알려진 인간 고흐에 대해 잘 살펴볼수 있다. 항상 경제적으로 곤궁함을 고민하며, 동생에게 신세짐을 미안해하고, 가족을 사랑하며 여성에게 차일때마다 고민하는 그의 모습이다. 예술가로써 자연과 일반인들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그들에 대한 자신의 마음과 사랑, 인상을 그려내고자 고민한다. 색채에 대한 고민이 많이 느껴지는데 밝은 색채, 그리고 이를 돋보이게하기 위해 푸른 계통의 대비를 주는 그의 특유의 그림은 이런 마음을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었다. 물론 고흐는 그 기괴함에도 편지에선 상당히 정상적으로 보인다. 하긴 글은 순간적인 감정이나 행위를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그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그리고 부치기 전까지도 고민하며 고쳐나가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덧붙여 책에 나오는 고흐의 작품을 보는 재미도 괜찮다. 유명한 작품 외에도 스케치와 석판작품, 수채화 작품도 많이 남겼으며 유명한 그의 말년 작품들과 달라 보는 재미가 있다. 요즘처럼 계절이 좋은 날에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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