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고호관 감수 / 단숨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삼체시리즈 완간 기념으로 개정 양장본이 나왔다. 추석 연휴 전에 양가를 미리 다녀와 이 기간 이 책과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런데 책들이 어찌 된 것이 1-2-3권으로 갈수록 책이 살이 붙어 있어 표지느낌만큼이나 좀 공포스러웠다. 하지만 1권을 읽어나갈수록, 그리고 어색한 중국사람들의 이름과 배경에 적응해나갈수록 후속권들에 붙어 있는 살이 군살로 보이질 않았다. 재미와 기대감이 꽉찬 느낌이랄까.

 1권의 내용은 중국의 현대사와 함께한다. 예저타이란 중국의 저명한 과학자가 문화대혁명의 재물로 처단된다. 그 시절 사회주의권은 사상과 과학 모두가 혁명에 의해 손쉽게 정치적 판단을 당하던 시기였다. 이로인해 역시 과학자인 예저타이의 딸 예원제의 삶도 순탄치 않아졌다. 그런 그녀는 어쩌다 과거엔 발해와 고구려의 영토였던 만주의 대싱안링산맥근처의 홍안이란 시설로 가게된다.

 문화대혁명 시기 중국은 미국제국주의와 소련수정주의를 모두 적대하며 사방이 적으로 둘러쌓인 형국이었다. 핵무기나 수소폭탄등 어려 기초과학분야에서의 따라잡기가 중요한 문제였는데 당시 외계문명과의 조우도 이못지 않은 과제로 다룬 보고서가 채택된다. 문명이 더 발달한 외계문명과 조우할 경우, 예상과 달리 각기 입장이 매우 다른 지구문명은 하나의 입장을 갖기 어렵고 이에따라 먼저 외계문명과 조우한 지구 개별문명이 절대적 우위에 서게 될 거란 내용이었다.

 이에 중국은 홍안이란 거대 전파발신 및 수신시설을 만든다. 예원제는 여기서 일하며 그 기술적, 과학적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당시 기술과 홍안의 상대적으로 작은 구조로는 외계문명이 수신할만한 규모의 전파를 보내기 어려웠다. 우주엔 잡음이 생각보다 많았다. 하지만 예원제는 우연히 항성인 태양을 향해 전파를 발신하면 엄청난 규모로 증폭되 유의미한 전파 발산이 가능하단걸 깨닫고 당국몰래 이를 발신한다. 그리고 그 사건을 잊었던 예원제는 지구로부터 4광년 떨어진 또 다른 항성계에서 전파를 수신한다. 

 그들은 삼체문명으로 삼체문명의 최초 발신자는 지구문명을 향해 경고하며 더이상 응답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답신은 양문명간의 거리를 알게되는 꼴이 되어 삼체문명이 지구를 향하게 되어 너희를 멸망시킬 것이란 경고도 함께였다. 하지만 문화대혁명과 인간의 자연파괴와 악한 모습이 염증이 나있던 예원제는 감히 응답을 한다. 지구문명은 엉망이고 정화가 필요하고 내부적으로 분열되어 너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그리고 그렇게 예원제는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지구의 환경론자나 지식인들을 규합해나가 삼체조직을 구성한다. 세력이 확장된 그들은 삼체문명이 지구 문명을 파괴하고 정화해주기를 바라는 강림파와 지구 문명의 해악을 치유해주기를 바라는 구원파, 그리고 강한 삼체문명에 협력해 생존하기를 바라는 생존파라 나뉘어진다. 

 삼체문명은 지구보다 오래된 문명으로 우수한 과학적 수준을 가진다. 사실 지구는 하나의 항성을 가졌지만 우주의 대부분 항성계는 쌍성계이며, 삼체세개는 항성이 무려 세개다. 이로 인해 이 문명은 고통받는데 태양이 지구와 달리 세개나 되어 규칙이 없고 이로 인해 태양이 규칙적으로 뜨는 항세기와 불규칙적인 난세기, 그리고 태양이 아예 멀리 사라져 혹한과 암흑이 찾아오는 비성기, 마지막으로 태양세계가 일자로 행성과 자리해 행성을 세 항성의 강한 인력과 열로 파괴하는 시기가 있다. 각 시기마다 삼체문명은 멸망과 발전을 반복해간다. 문명의 목적은 하나라 삼체의 규칙을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하며 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난제임이 밝혀지고 이에 삼체문명의 외계로의 진출로 문명 생존의 방안을 선회한다. 그리고 홍원과 예원제로 인해 그 타겟이 지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삼체문명은 난제에 빠진다. 호기롭게 지구로 송신했지만 연구결과 이 문명은 항상 항세기인데다 최근 과학기술문명 발전이 급속해졌고, 삼체문명의 1/10광속 우주선으로 향해도 무려 450년이나 후에 지구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계산해보니 이쯤이면 지구 문명은 삼체세계의 문명수준을 상회하게 된다. 죽으러 가는 형국이 되고 만것이다. 이에 삼체세계는 지구의 삼체조직을 통해 지구의 내부분열을 일이키고 과학, 특히 기초과학분야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를 만들며, 더불어 지구 과학발전을 저해하기 위해 차원의 변화가 가능한 양성자 두개를 지구로 광속으로 보내 지구의 입자가속기를 모두 파괴하기로 한다. 이 양성자는 지구인에게 기적을 보여주어 그 행성을 종교적 분위기로 만들역할도 띄고 있다.

 여기까지가 1권의 내용이다. 무척 재밌고, 충격적이며 몰입감이 있다. 2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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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9-29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대 과학과 수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아직 삼체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하던데요. 맞는지요?^^

닷슈 2020-09-29 20:57   좋아요 1 | URL
책에도 그렇게 나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