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을 뒤집다 - 백워드로 통합단원 설계하기
인천초등교육과정연구소 지음 / 박영스토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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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광복후 미군정에 의한 교수요목기부터 지금의 2015개정교육과정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변해왔다. 교육은 막상 크게 변한게 없는 것 같은데 기본설계도이자 철학인 교육과정은 크게 변해온 것이다. 이는 위에서부터 부여된 교육철학은 정작 실행자인 교사에 의해 좀처럼 실행되지 않음을 의미하기에 하향식 교육개조의 문제를 잘 드러내는 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과거엔 미국의 교육사조를 우리 교육과정에 대충 10년정도 뒤쳐져서 적용하다가 5차정도부터는 시간차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것도 문제인데, 우리만의 풍토와 문화를 반영한 교육철학이 부재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한국 교육의 하나의 큰 전환은 수능의 도입이었다. 단순 지식을 암기하는 것에서 사고력과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을 갖추었는가를 평가하고자 하는 시도였기 때문이다. 최근 KBS에서 만든 아카이브 다큐 모던 코리아 3편 수능을 보았는데, 당시 수능의 설계자는 수능을 대학입학을 위한 자격고사정도로 생각하고 기획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 교육계와 대학이 그것은 자격고사가 아닌 사실상의 입학시험으로 받아들이면서 0.1점이 귀중한 상대평가로 변질되고 말았고 수능에서도 암기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놀라운 시험의 변화에 고교현장은 놀랐고, 교사들의 수업은 무조건 암기에서 어느정도 설명과 이해를 요하는 형태로 변모했다. 영어나 국어에서 듣기평가가 시작된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만한 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등장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변화는 미래사회대비와 개개인의 성장과 그 과정중시, 그리고 실질적인 능력을 가진 인재를 사회가 필요로한다는 점에서 역량이란걸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역량은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실제 맥락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즉, 실제 문제해결능력이나 업무처리 능력인 것이다.

 때문에 역량중심 교육과정인 2015 개정교육과정은 곧 이해중심 교육과정이기도 하다. 이해중심 교육과정에서의 이해는 사실적인 과제를 가지고 특정상황에서 관련된 지식과 기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해중심교육과정에서 교육과정 재구성 및 디자인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떠오르는게 '백워드 설계'방식이다.

 위긴스와 맥타이가 계발한 이 방법은 기존의 주제통합중심 교육과정 재구성이 주제를 정하고 교육경험의 선정 조직한 후, 마무리로 평가방법을 선정했다면 이름처럼 거꾸로 주제나 목적을 먼저 정하고 이 주제나 목적의 달성에 걸맞는 평가방식을 정한 후, 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교육경험을 제공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자연스럽게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일체화가 이루어진 다는 것과 수업의 질 향상, 학생과 교사가 교육목표를 공유하기에 매번 방향을 잃지 않고 목표의식을 갖고 공부해나간다는 점, 수행과제 중심의 수업으로 학생의 참여도와 집중도가 올라간다는 점 등이다.

 방식을 상세히 살펴보면

1. 교육의 목적, 또는 주제 정하기이며

 1-1 은 학교 비전파악이다. 놀랍게도 각 급 단위학교는 나름의 지역실태와 학생실태를 반영한 학교목표나 비전을 갖고 있으므로 주제 및 목적엔 이게 반영되어야 한다.

 1-2는 학년 미션 만들기다. 각 학년별 교육목적이 훌륭해도 학교 비전에 따른 연계성이 없다면 교육효과는 반감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1-3은 통합단원 개발하기인데 단계가 상세하다.

  1-3-1은 통합단원의 주제정하기다. 학교비전, 학년 미션과 관계 있어야 한다.

  1-3-2는 빅아이디어 만들기다. 위 주제가 좀 막연하다면 이것은 사실상의 목표진술인데 '우리 지역의과 나의 관계를 알고 지역과 나 사랑하기' 같은 것이 된다. 궁금적인 목표다.

 1-3-3은 핵심질문만들기이다. 빅아이디어의 실현을 위해 나아가는 질문이다. '지역은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가?' '지역에 관심을 갖는 것과 나의 삶은 무슨 관계인가?' 등이다. 이런 핵심질문을 만들어봄으로써 평가과제가 완성된다.

 

2. 수행과제 및 그 밖의 평가 만들기다.

 여기선 이 단원설계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고자하는게 들어간다. 가령 위 빅아이디어라면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신문 만들기, 그리고 그 신문에서 지역민과 나의 가족이 차지하는 위치가 드러나야 함 정도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문기사쓰기나, 지역의 실태조사등이 작은 수행평가로 포함될 수 있다.

 

3. 마지막으로 위의 목적과 그 달성을 확인할 수행과제의 실현을 위한 학습경험과 수업계획이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따라 수업을 배열하고, 재구성하고 배치해야 한다. 국어과에서는 신문기사의 특성과 쓰기에 대해 알아보어야 하고 사회과에서는 지역에 대해서 조사해야 한다.

 

이 책은 이론 반과 실천 반이다. 초등 책이다보니 초등1-6학년 백워드설계방식의 교육과정 재구성 실천사례가 상세히 수록되어 있다. 역량중심교육과정에 대해 이론책이 많은 편인데 실천 책이 드물어 많은 도움이 될 듯한 책이다. 실천한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백워드 설계방식의 장점으로 국가에서 내려준 성취기준이나 교과 목표를 넘어서서 자신이 빅아이디어라는 목표를 내세우고 이것을 항상 중심에 두어서 길을 잃지 않고 주인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교육목표가 학생과 공유되기에 진행하는 길들이 의미가 있고 겉핣기식이 아니게 된다. 교사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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