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미래 - 디지털 시대,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관한 모든 것
존 카우치.제이슨 타운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빨간 머리 앤을 보면 길버트와 앤이 옥신각신하는 장면이 나온다. 배경이지만 주목할 것은 학교다. 각자 칠판이 있고 선생님은 전체강의보다는 학생 각자를 가르친다. 지금보다 훨씬 오래전이지만 지금은 이상적으로 여기는 개별화 교육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학교는 원래 이랬다고 한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무르익으며 과학적 관리론으로 유명한 타일러가 나온다. 그는 숙련공이 많은 권한을 누리고 게으름을 피며 자본가와 맞먹는게 보기 싫었다. 그래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업무 단계를 쪼개어 철저한 분업이론을 제시한다. 그리고 단위시간내에 생산성으로 노동자를 평가하고 급여를 주기 시작했다. 햄버거집에서 햄버거를 만들던 요리장인이 더이상 필요없어지만 요리에 요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햄버거를 만들게 된 것.

 이 과학적 관리론은 교육에도 영향을 미쳐 저임금의 분업이 가능한 노동자를 요구했고, 이에 학교는 평균을 상정하고 전체를 강의하는 형태로 변환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제목이 공부의 미래임에도 현재에도 교육에서 오래된 개념인 개별화를 강조한다. 더불어 맥락있는 학습과정에의 능동적 참여와 사회적 실천, 그리고 미래기술과 공부가 결합되어야 함이 이 책의 주장이다.

 학습은 사실찾기와 암기. 이해로 이루어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모두 중요한데, 최근 기술발달로 사실찾기와 암기는 과거에 비해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 남은 건 이해인데 이해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요 실제 맥락에서 이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학습은 사실 자체를 아는게 아니라 그 사실을 어떻게 활용하고 그것으로 무엇을 할 지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학습을 위해 적절한 공간을 강조한다. 먼저 쏜다이크의 공간 개념을 갖고 온다. 쏜다이크는 3가지 공간을 제시했는데 모닥불 공간, 물웅덩이 공간, 동굴형 공간이다. 모닥불 공간은 전체학습의 형태로 모닥불을 피우고 족장이 옛날 이야기를 하는 것과 비슷한 공간이다. 일제식 책상배열보다는 원형이 좀더 낫다고 주장한다. 물웅덩이 공간은 협력이 일어나는 공간이다. 학교교육에서 가장 약한 공간으로 교실이든 도서관이든 학교 어느 공간이든 협력이 일어날만한 공간배치는 극히 적다. 동굴형 공간은 혼자시간을 보내며 조사검토 및 생각계획을 하고 학습한 것을 되새기는 곳이다. 저자가 제시한 4번째 공간은 산꼭대기 학습형 공간이다. 배운 것을 실제로 해보는 공간으로 실제 배운 것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목표를 향하기에 산꼭대기형이다.

 공간 다음은 학습형태인 도전기반 학습을 제시한다. 도전기반 학습은 학생들과 관련성이 있으면서도 학생의 동기를 유발하는 수단으로써 개인 및 집단으로 하여금 도전을 제기하도록 하는 탐구기반 학습이다. 교육계에서 유명한 프로젝트 학습과 매우 비슷하지만 몇가지 차이가 있다. 바로 사회적 실행이 이루어진 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도전인 셈인데 기술을 강조해서 학습자가 단순한 콘텐츠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나 창작자가 되도록 하는게 목표다.

 마지막으로 이런 적절한 공간과 학습형태가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것이 중요한다. 그래서 제안한게 21세기 형 ABC 다. A는 acess 접근으로 뛰어난 교사와 훌륭한 학교, 혁신적인 기술에 학생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B는 build로 학습한 내용이나 사회적 실천을 위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메이커 공방이나 메이커 운동 자체가 이 것이다. 마지막 C는 코딩으로 코딩교육을 말한다. 코딩 교육은 미래 인공지능과 로봇때문에 그 자체로 중요하기도 하지만 논리성과 합리성, 비판적 사고를 말하는 컴퓨팅 사고를 갖출 수 있다는 면에서 중요하다. 모두가 수학자가 되기 위해 수학을 배우는 것이 아닌것처럼 말이다.

 책은 미래 교육을 강조하지만 그 바탕의 원리는 과거 오래전 존 듀이를 비롯한 진보적 교육학자들이 말하는 논지를 따라가는 느낌이다. 물론 현대는 기술의 시대이기에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교육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을 강조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저자 자체도 뛰어난 교사를 넘어서는 교육기술은 없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쉽게 변하지 않는 법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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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7-16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육에서 선생님의 중요성은 여전히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

닷슈 2019-07-16 22:16   좋아요 1 | URL
적극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