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이달의 당선작(리뷰)에 대한 두 번째 문제제기
요즘 힙합이 대세란다.
그동안 난 힙합에 대해서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몸에 금붙이를 주렁주렁 달고, 바지는 똥싼 바지를 입어줘야 하며, 머리엔 스냅백을 써주는데,
그걸로 끝이 아니고 '힙합 뮤지션이 잘난 척을 하거나 으스대는 걸 가리키는 swag'을 구사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스웩(swag)이라는 것이 힙합에 관해 일자 무식인 내가 보기엔,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냥 다른 사람들을 디스(dis)하는 것처럼 보여 완전 별로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며칠전 무슨 텔레비전 방송을 보는데,
'산이'라는 래퍼가 나와서 ('자이언티'와 더불어 내가 엄청 좋아하는, ㅋ~.) 하는 말이 의외였다.
남들을 내리깐다고 제가 우뚝 서는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이런 뉘앙스였다.
오늘 아침 알라딘서재에 들어왔다가 반가운 yamoo님의,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에 대한 두번째 문제제기'란 글을 보게 됐다.
개인적으로 난 yamoo님께 '글 잘 쓰는 법'에 관해서 공짜로 몇 번의 사사를 받은 적이 있을 정도로 호감을 갖고 있었던 터라,
요번 글이 못내 아쉬웠다.
yamoo님의 문제 제기는 충분히 그럴 듯 하다고 생각하지만, 방법은 못내 아쉬웠다.
충격적이기까지 했는데,
래퍼들의 그것처럼 스웩을 위한 디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었다.
그런 의미에서 yamoo님께 '이달의 당선작 선정 위원'에 응모해서 활동해 보실 걸 권해 드린다.
나도 그동안 비슷한 생각들을 했었고,
그래서 이달의 당선작 선정 위원 활동을 3개월동안 했었고,
그런 후에 바라보니,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동안 '이달의 당선작'에 대해 내가 어떤 생각을 가져왔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
언젠가 서재지기 님께 썼던 메일을 옮겨본다.
안녕하세요, 서재지기님.
양철 나무꾼, 4월 투표 완료하였습니다.
투표하면서 느낀것은,
최소한의 격식이랄까, 사람들이 원하는 요건을 갖춘 그런 작품이 생각 만큼 많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작하고 얼마 안되어,
이걸 그만 두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회의감에 시달렸다고 할까요?
그동안 몇몇 알라디너가 제기하였던 문제들,
당선작이 되는 사람들만 되고,
최소한의 격식이나 형식을 갖추지도 않은 함량 미달의 작품들이 당선작이 된다는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던 지라,
공정성을 기하려고 노력했었는데,
얼마 안되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만 쓰고 있어서,
새로운 인물이나 새로운 글들에 투표를 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페이퍼의 경우, 아무리 좋은 글이어도 알라딘 상품 첨부 없는 경우라던가,
사진만 링크해 올리거나, 한두줄 코멘트가 있는 경우에도,
유대감의 표시로 '좋아요'를 누르다 보니, '좋아요'를 남발한 감이 있습니다.
글이 짧아진 건,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가 있을텐데...
그 중 하나가 북플의 영향인 것 같고,
또 하나가 다른 인터넷 서점들이 더 좋은 조건에서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례로 저 같은 경우, 블로그는 알라딘 서재 한 곳밖에 없는데,
지난 가을 100자평을 일정 분량 올리면 석달에 90만원씩 도서상품권을 지급해 주겠다던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밖에도 많은 방법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서정가제 이후, 바뀐 법률 때문이라고 한다면 다른 인터넷서점들은 편법을 쓰고 있는 것이 되는 건가요?
주제 넘지 싶지만,
알라디너 사이에서 이런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는 걸 모르시는 듯 하여 몇 자 보태봅니다.
감사합니다
내 생각이 바뀌게 된건... 알라딘 서점을 바라보는 입장 변화가 한 몫한 것 같은데,
알라딘이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라는 것이고,
그런 까닭에 이런 이달의 당선작이란걸 내는 행위가,
영업 행위의 일종인 '광고 효과'라는 걸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yamoo님이 제기하신 문제들의 일부는,
순수한 문예 작품 공모작에서 기대해야 되는게 아닌가 소심하게 의견을 제시해 본다.
좀 다른 얘기인데,
한때 프로들이 이곳을 매개로 공모전에 응모하는 것이 언페어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생각을 바꾸게 된게,
지난 번 어떤 시인의 공모전 당선 여부를 놓고 SNS상에서 논란이 되는걸 보고나서 였다.
공모전이 책을 만든 출판사나 책을 파는 서점에서 하는 리뷰 대회 형식일 경우,
그 리뷰 대회가 책의 홍보를 위한 광고행위라는건 '무언의 합의'일테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제로 제기하신 '글의 분량'의 경우,
아무래도 북플이 활성화 되면서 생긴 일인것 같은데,
북플에서 글을 쓰다보면 어느 정도 분량의 글을 쓰는게 엄청난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고,
마찬가지로 북플로 글을 읽는다는 것 또한 스크롤의 압박이 심하다는걸 깨닫게 되기 때문에,
'이달의 당선작' 글들을 서재글만으로 제한하지 않는 이상,
계속 논란이 될 듯 싶은데,
이건 북플의 활성화에 반하는 상황이지 싶다.
실은 이 글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한참 망설였다.
그런데 글을 읽다 보니, 꾸준히 '이달의 당선작'에 드는 사람이고,
yamoo님의 페이퍼에 실명으로 언급되지 않은 사람이라서 용기를 냈다.
거듭 밝히거니와,
yamoo님께 '글 잘 쓰는 법'에 관해서 공짜로 몇 번의 사사를 받은 내가,
그를 이해시키려거나 그에게 반박하기 위해서 이런 글을 쓰는건 아니다.
yamoo님께서 반어법을 빙자하여 쓰신 내용들이 전부 나에게 적용되는것 같아 몹시 찔려서,
도둑이 제 발 저려서 드리는 말씀 정도로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
'정의를 위해 분노한 것'이라 하셨는데,
그 정의가 'justice'인지 'definition'인지 갸웃거리게 되는건,
너무 힙합적으로다가 스웩을 생각하다보니 그리된 일인것 같다.
페이퍼를 쓰는 내내, '해피투게더3'에서 '산이'가 한 이 말이 계속 생각났다.
남들을 내리깐다고 제가 우뚝 서는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