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it be와 Let it grow 

노래 가사와 연관짓지 않고, 저 문장들만 놓고 해석을 해보자면,
'냅둬,이대로 살다 죽게...' 또는 '냅둬, 그렇게 살다 죽으라고...'와
'길들여진 것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해'
정도가 될 것 같다.

어찌보면,
Let it be는 이별 앞에 대처하는 자세이고,
Let it grow는 사랑 앞에서의 마음가짐인 것도 같다.

사람의 마음은 한번 돌아서면, 그 마음은 다시 되돌리기가 어렵다.
울고불고 매달리면 이별을 늦출 수는 있지만, 이별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

사랑은...심어놓았으면 가꾸어주어야 한다.
힘들고 지치고 외롭다고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아무나를 be한 상태로 두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이다.
내곁에 심어놓았다면 돌봐주고 가꾸어주어야 하는게 기본적인 예의다.

이쯤되면 사람의 감정이라는게 호오를 무우 자르듯이 경계를 분명히 할 수 있는 거냐고 할지도 모른다.
나로 인함이냐, 나에게로 비롯됨이냐에 따라서 경계는 상반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어쩜 돌고도는 것인지도 모른다.
grow해야 할 감정이 be해지는 것도 아픔이지만,
be해야 할 것이 grow해지는 것도 아프긴 마찬가지인 고로,
나로서는 최소한 아픈 상처에 고춧가루 뿌리는 일은 막아보자는 심사다.

한가지 고약한 것은
be해야 하는 지 grow해야 하는 지,
처해있을때는 깨닫기 힘든고로,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실종신고나 가출신고를 할 수도 없다.

헌데, 이런 단어 하나의 차이가 주는 미묘한 뉘앙스에 연연해 하는 난...
be해야 한단 것인가, grow해야한단 것인가?
어떤 날의 노래가사도 생각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있어야 할 게 제자리에 있는 것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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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4-01 08:26   좋아요 0 | URL
"냅둬유-!" 최양락 목소리가 떠올라요.
에릭 크랩튼 듣고 가요. ♪내비둬유, 내비둬유~
만우절 아침^^;;

양철나무꾼 2011-04-07 01:02   좋아요 0 | URL
만우절 아침의 댓글에...답글이 엄청 늦었네요.
저도 최양락 버젼의 '넵둬유~' 알아요~^^

느린산책 2011-04-01 09:12   좋아요 0 | URL
에릭 신님 젊을 때 너무 잘 생기셨다~ㅋ
저에게 에릭 신은 나이를 떠나 가장 멋지고 섹시한 남자랍니다.

양철나무꾼 2011-04-07 01:04   좋아요 0 | URL
에릭 신님의 노래에는 철학이 담겨있어서, 곱씹을 때마다 다른 의미로 이해되는 것 같아요.
저도 참 좋아해요~^^

穀雨(곡우) 2011-04-01 09:22   좋아요 0 | URL
"Let it be"로 부를 땐 몰랐는 데 "냅둬유"라고 부르니
상황이 전혀 달라지는데요. 이제 렛잇비하면 냅둬유와 양철댁님이
함께 떠오르겠는걸요....^^

양철나무꾼 2011-04-07 01:07   좋아요 0 | URL
이 '냅둬유'랑 종교적인 가르침 '냅둬유'는 또 다른 얘기이겠지만,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넵둬유 속에 담겨진 순리를 따르라는 가르침은 한번씩 되새겨 볼만 하죠~^^

차좋아 2011-04-01 11:49   좋아요 0 | URL
Let it grow Let it grow~~~ 입 속에서 계속 부르고 있는데 다음 진도가 안 나가네요 ㅋㅋㅋㅋㅋ
응응 응 으으응~ 렛잇 그로우~~ㅋ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4-07 01:10   좋아요 0 | URL
let it grow를 알고 계시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운 걸요~
에릭 크랩튼은 수많은 주옥 같은 노래들에 가리워져 let it grow 아는 분들 많지 않더라구요~
응응 응 으으응~ 렛잇 그로우~~^^

차좋아 2011-04-07 18:18   좋아요 0 | URL
제 허밍이 들렸어요?^^ ㅋㅋㅋ 글로 전해져서 알아 보셨나보다. 직접 들었으면 못 알아 들었을 거에요 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4-09 01:38   좋아요 0 | URL
제가 어제, 그제 계속 Let it grow만 허밍으로 흥얼거렸는데...
아들曰 "왜 모든 노래 가사가 다 똑 같어?"
엄마曰 "같은 곡인데~(,.)"
아들曰 "그럼 음정 박자가 계속 틀리는거야?"
엄마曰 "인석아, 변주곡이란 것도 모르냐???"

저 아들에게 변주곡을 가르친 여자에요~^^

반딧불이 2011-04-01 12:15   좋아요 0 | URL
Let it grow를 들으면서 be하는 것에 살기나 뿌리지 말아야지 하는 각오를 하게 되요. 노래 잘 들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4-07 01:12   좋아요 0 | URL
아, 또 다른 가르침이고 또 다른 깨달음이네요.
신선한 충격이네요,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11-04-01 13:29   좋아요 0 | URL
단어 하나 차이인데 마치 다른 창으로 세상을 보는 것 같네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1-04-07 01:14   좋아요 0 | URL
이 동네에 중전 님이라는 분이 계신데...
그 분의 사진들을 보면 사진 속에 또 다른 프레임을 하나씩 가지고 계세요.
다른 창으로 세상을 본다고 하셔서...그 분의 사진들이 떠올랐어요~^^

순오기 2011-04-01 17:32   좋아요 0 | URL
종일 무한반복하고픈 음악이네요~ 왔다 갔다 일하며 클릭 클릭!!
우리집은 있어야 할 게 제자리에 있지 않은 엉망진창인데...ㅜㅜ

양철나무꾼 2011-04-07 01:16   좋아요 0 | URL
저희 집도 있어야 할 게 제자리에 있지는 않지만, 자리를 만들어 놓고 그자리에 두려고 노력해요.
저도 지금 댓글 달면서 다시 한번 듣고 있어요~^^

꿈꾸는섬 2011-04-01 23:16   좋아요 0 | URL
에릭 크랩톤 너무 오랜만이에요.^^
글도 좋고 노래도 좋고...너무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1-04-07 01:18   좋아요 0 | URL
저는 꿈섬님이 더 오랫만인 것처럼 느껴져요~^^
꿈섬님이 너무 좋다고 해주셔서 저도 너무 좋아요~^^

cyrus 2011-04-01 23:44   좋아요 0 | URL
학교에서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스쿨버스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양철댁님 글을
읽게 되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비틀즈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

양철나무꾼 2011-04-07 01:20   좋아요 0 | URL
스쿨버스에서 글을 읽으셨다면 스마트폰으로?
무한영광인걸요~^^
비틀즈도 그렇고 에릭 크렙튼도 그렇고...야심한 밤일수록 착 달라붙는 것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1-04-02 01:01   좋아요 0 | URL
흠, be하든 grow하든, 그럴 대상이라도 있는 그대는 행복한 사람~~~ 홍홍.
나는 요즘 같아서는 고민 자체가 안 돼, 머... 고민해봤자인 문제기두 하구.
누가 알겠어, 어느게 현 상태에서 정답인지.. ^^

아, 흘러가는대로 라고 생각하는 걸루 봐서는 let it be 네.

양철나무꾼 2011-04-07 01:22   좋아요 0 | URL
아, 흘러가는대로 흐르는 대로 라는 노래 가사가 생각나네...
흘러가는 거는 흐름에 몸을 맡기는 거고, 흐르는 거는 내가 흐르는 거고...
Let it be도 파고 들어가면 왕 복잡해진다는~ㅠ.ㅠ

햇빛눈물 2011-04-02 23:50   좋아요 0 | URL
'울고불고 매달'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별 자체를 막'지는 못했죠. 저 또한 '사랑은 심어놓았으면 가꾸어 주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제가 그러지 않았나 합니다. 'be해야 하는 지 grow해'야 할지 저는 잘 모르지만.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정말로 돌고 도는 것이라면. 내 가슴에 지나간 사람들과의 일, 기억을 떠올리며 '씨익'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요.

양철나무꾼 2011-04-07 01:24   좋아요 0 | URL
아직은 관조적으로 바라볼 만큼 시간이 흐르지 않은게 아닐까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씨익 웃을 수도 있고,
때로는 기억도 나지 않기도 하더라는~^^

저절로 2011-04-03 14:49   좋아요 0 | URL
사색이 깊은 '사람'이군요..안 그래도 어제 봄처녀?를 만난 뒤 '집착'에 대해
계속 생각했었는데, 여기오니 '답'나왔네요. 아! 그렇군요. 님 페이퍼는 '답안지'였군요!!!!

양철나무꾼 2011-04-07 01:26   좋아요 0 | URL
님이 말씀하신 봄처녀가 제가 상상하는 그 봄처녀 일까요?^^
그렇담 왕부럽구요~^^
웬걸요~
집착에는 답이 없는걸요~^^

루쉰P 2011-04-04 12:48   좋아요 0 | URL
오우..영어와 국어의 혼용 리뷰...전 요즘 토익을 공부하고 있어서 영어에 자신감만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양철댁님의 글은 포스가 엄청나군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런 상황 자체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지만 한 번 퍼부었다면 상대방 따위는 배려하지 않는 폭풍 사랑을 하는 것이 저의 신조죠. 후훗...약간 스토커 체질.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평생에 걸려도 힘들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사랑은 남보다 더 그/그녀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싸움이라 생각하기에 훗...걸리기만 해 봐 완전 이해해줄거야란 아름다운 다짐을 봄에 해요. 헐..갑자기 양철댁님 글 읽다가 결의를...

양철나무꾼 2011-04-07 01:30   좋아요 0 | URL
저도 그 폭풍사랑 함 받아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사랑은 방귀처럼 숨겨야 하는 건 줄 알고 살아와서요~

저는 스토커 기질의 대부분은 장르소설을 읽으며 상상력으로 발휘하고,
남는 건 아들과 남편을 향하여 무한 발휘하고 있습니다여~

루쉰P 2011-04-07 09:48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아들과 남편 분이 양철댁님의 스토커 기질을 느끼고 있다면 그건 사랑이에요. 정말 완전한 사랑이에요. 아! 아름다운 봄날이여~~

양철나무꾼 2011-04-07 17:00   좋아요 0 | URL
남편과 아들 맘이 님만 같기를 기도해 봅니다~
종종 그들은 자신들을 쥐에 빗대곤 하죠.
父子 曰 "쥐도 달아날 구멍은 두고 몰아대는 거 알지."
저는 이렇게 쏘아붙이죠.
"제리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은 톰이 밀어붙이기 때문이란 거 알지?^^"

따라쟁이 2011-04-04 15:10   좋아요 0 | URL
길들여지는것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의 고의든 아니든지 간에요. 혹시 그것을 바라지 않았던 부분이라 하더라도 상대로 하여금 길들여지게 했다면 그것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왜 저는 여기서 이렇게 격분하고 있는걸까요?

양철나무꾼 2011-04-07 01:31   좋아요 0 | URL
우리 '어린왕자'의 최대 수혜자들이군요~^^

2011-04-05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7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이조부 2011-04-05 19:44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안부 전합니다 ^^ 잘 지내시죠? ㅋ

양철나무꾼 2011-04-07 01:35   좋아요 0 | URL
와~다이조부님이시다~!!!
넵,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님도 잘 지내시죠?^^

첫눈 2011-04-06 18:06   좋아요 0 | URL
Let it grow라는 노래도 있었군요 ㅎㅎ. 양철댁님의 리뷰를 듣고보니 꼭 들어보고 싶어지네요. be와 grow를 곱씹으며요 ^^ 잘 보고 갑니다 ^^

양철나무꾼 2011-04-07 01:36   좋아요 0 | URL
링크 걸어놨는데 안 들으셨단 말예요?
꼭 들어보세요.
에릭 크랩튼의 숨은 불후의 명곡이라고 호언장담하는 바입니다~!!!

감은빛 2011-04-07 02:39   좋아요 0 | URL
야심한 밤에 노래 듣고 갑니다.
오랫만이죠!

양철나무꾼 2011-04-07 17:02   좋아요 0 | URL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를 제 맘대로 '지글지글' 전 부치는 소리로 해석하고 있는 오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