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랜드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어릴 때에는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한다는 것에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었는데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학창시절이 다 흘러가버렸기 때문일까?

기숙사 얘기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눈을 반짝이게 되는 것은.

 

촌구석에 있지만 진학 명문고로 이름을 날리는 사립고등학교.

겨울방학이 되어 다들 집으로 돌아간 후

기숙사인 '쇼라이칸'에 남은 학생은 이 책의 화자이며

극히 평범한 것 같아 보이는 요시쿠니,

곱게 자란 도련님 티가 나지만 남에게 드러내지 않은

엄청난 비밀을 갖고 있는 듯한 미쓰히로,

건장한 체격에 분위기를 잘 맞출 줄 아는 간지,

이렇게 세 명이다.

 

연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추운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데

여기에 기숙사에서 생활하진 않지만 불쑥불쑥 나타나길 좋아하는 오사무까지 끼여들어 네 명의 흥미로운

일 주일 간의 이야기가 쏟아진다.

서먹하던 분위기는 게임을 해서 진 쪽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씩 털어 놓으면서 조금씩 허물어져 가고

결국 마음을 괴롭히던 힘든 부분들 역시

이야기를 털어 놓으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어

결말에 이르면 나도 모르게 다행이다..잘 되었다..

이런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추리소설도 아니면서 이렇게 긴박하게 만드는 건

역시 온다 리쿠의 장점이다.

일 주일 동안 이렇게 팀을 만들어 각자 생활해보게 하면

여기에도 술이니 담배니 하는 것들이 계속 등장하니까

어른들은(나를 포함하여) 우려하겠지만

각자의 고민을 누구에게 털어 놓을 틈도 없이

공부에 찌들어 친구들 간의 우정이 무엇인지

학창 생활의 재미란 게 무엇인지 도통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아주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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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새
미칼 스누니트 글, 나아마 골롬브 그림, 서애경 옮김 / 비룡소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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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은 하루종일 기운이 쪼옥 빠지는 게

내 맘대로 내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럴 땐 내 영혼의 새가 '무기력'의 서랍을 열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내 영혼의 새와 나는 서로 소통이 안 되었음이 틀림없다

내가 요구한 건,

'활기참'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영혼의 새는 내 말을 못 알아듣고

'기운 없음'의 서랍을 연 모양이다.

 

동화책의 모양새를 하고 있으나

초등학교 6학년 이후나 되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만한 그런 그림책이다.

사람이 어찌 하여 내 맘과 다르게 행동하느냐를 쉽게 설명해주는 책

하지만, 결코 재미있지는 않다.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내일은 내 영혼의 새에게 이런 걸 부탁하련다

하루종일 '행복'의 서랍을 열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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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5일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28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호르스트 렘케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땐 가끔 써먹곤 하던 말이 있었다.

응..그거 2월 30일에 해줄게.

절대로 오지 않을 그런 날인 2월 30일이기에

어떠한 약속을 해도 편안했던 그런 거짓말.

5월 35일도 그런 날이다.

절대로 오지 않을 날이기에 아주 희한한 사건들만 벌어진다

 

우리나라 동화 작가들이 조금은 쭈볏거리면서

판타지 동화를 쓰는데 비해

외국 동화작가들은  아주 천연덕스럽게 한다는 건

언제나 아주 부러운 점이다.

조금은 뻔뻔스러워져야 판타지가 제대로 살아나는 법이다.

 

약사인 링겔후트 삼촌은 조카인 콘라트를 목요일마다 데려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날은 5월 35일. 무슨 일이 생겨도 놀라지 않는다는 그런 날이다.

콘라트는 수학을 잘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상상력이 빈곤하다는 선생님의 판단 아래

남태평양에 관한 작문을 숙제로 받아 온다.

고민을 하면서 걷는 그들 앞에 검은 말이 말을 건네고

그의 안내로 옷장문을 열고 들어가서 남태평양으로 떠난다.

 

가는 도중에 만나는 게으름뱅이들의 나라와

위대한 과거로 가는 성, 거꾸로 나라, 엘렉트로폴리스 들.

정말 놀랐던 건, 이 작품이 씌여진 게 1931년이라는데

이 엘렉트로폴리스에 핸드폰과 무빙워크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의 상상력에 경의를!

 

아무튼 결국 남태평양을 둘러 보고

거기서 만난 백마와 결혼하겠다는 검은 말을 남겨두고

삼촌과 콘라트는 집으로 돌아오고 무사히 작문 숙제를 한다.

 

이 책을 읽는 우리 모두는 수학을 너무 잘 해서

상상력이 빈곤하다고 판단을 받은 콘라트일 지도 모른다

언제나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

가끔은 오지 않을 5월 35일도 꿈꿔보고,

어른이 어린이가 되는 거꾸로 나라도 꿈꿔보고.

 

오늘 밤엔 꿈 속에라도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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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제 4장이었던 '회전목마'에서 잠깐

보여줬던 때문이었는지 첫 장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내가 언제 이 책을 읽었던가?' 심한 기시감에 시달렸다.

 

삼월의 나라에 2월 마지막 날에 전학을 온 리세.

2월의 마지막 날 전학을 오는 아이는 학원을 파멸로 이끌 거라는

불온한 이야기들이 퍼지고

실제로 리세가 온 이후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난다.

강령회에서 영매 역할을 한 리세에게 나타난 행방불명된

아이들의 겹쳐진 모습, 그리고 또 다른 죽음들

 

끝까지 읽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결말

아..진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렇게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단숨에 읽게 만드는 그녀만의 매력에다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아이들의 집단이라는 것이

모두 모여 눈이 침침해져서 뻑뻑함을 호소하는 데도

모른 척하고 다 읽어내야만 했다.

 

이 책의 2부 격인 <황혼의 백합의 뼈>도 읽고 싶어진다.

고등학생이 된 리세는 또 어떤 활약을 펼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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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밀 일기장 - 문선이 창작 동화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9
문선이 지음, 정문주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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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기는 솔직하게 쓰는 거라고 하면 아이들은 그런다.

'에이..그러면 엄마나 선생님들이 다 읽어서 안 돼요.

어떻게 엄마가 밉다고, 선생님이 이럴 땐 싫다고

내가 좋아하는 여자 애가 누구라고 쓰냐구요..'

맞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이 책은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못한 보라의 비밀 일기장이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드는 보라는 엄마와 이혼한 아버지가

갑자기 새엄마와 재혼하겠다는 통보를 하자 놀라고 반발하면서

긴 생머리의 예쁜 새엄마를 애써 외면하고 힘들게 한다.

그러던 중 믿었던 엄마마저 다른 아저씨와 재혼을 한다고 하자

엄마와 아빠의 재결합을 바라던 보라는 동생을 사라지게 만들어

새엄마를 당황하게 하고 제풀에 놀란다.

 

새벽 남대문 시장에 새엄마의 손에 이끌려 가게 되면서

새엄마의 비밀을 듣게 되고, 마음의 빗장을 완전히 빼내게된다.

엄마와 아빠가 다시 결합하길 바라느라 스스로 막고 있었을 뿐

이미 새엄마와의 공통점을 하나둘 씩 찾으면서

가까워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새엄마가 등장하는 책 중 <밤티 마을 영미네집>에 이어

두 번째로 마음에 드는 책이다.

새엄마에 대한 선입견을 이제는 좀 버릴 때가 되었다 싶다.

가족의 개념도 바뀌어 가고, 이혼 가정이 해마다 늘어

새엄마와 새아버지의 등장이 많이 흔해졌다

피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 정을 나누는 사람들의 집단이라면

가족이라고 부른다.

일곱 개의 공통점을 발견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완성이 된

보라네 처럼 서로 보려고만 한다면

가족이 되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모든 가족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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