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은 흥미로웠다.
리암 리슨의 눈빛이 마음에 들었고, 딸을 향한 애틋한 사랑도 좋았다.
자동차 추격신이나 격투신도 흥미진진했지만.
하지만 딸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는 하나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마구 죽이는 행위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상만 입혀도 될 일을 복수를 위해 다 죽이다니.
마치 <라이언 일병 구하기> 때와 같이 목에 걸린 뭔가가 내려가지 않고 계속 남아 있다.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수많은 병사들을 희생시키고,
킴을 구하기 위해 갖은 범법과 살인을 마다하지 않고도 유유히 빠져나가는 아버지를 보는 건 찝찝하다.
딸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모든 아버지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은 뻔한 일이지만
기운 넘치는 람보보다는 뭔가 좀 부족하고 서툴러도 법을 지키는 한도 내에서 활약하는 아버지를 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해서 인신매매범을 두둔하자는 건 아니다.
그래도 똑같은 행동을 하는 건 나도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라는 걸 보여주는 셈이니
정의실현이라는 미명 아래 무늬만 다를 뿐 똑같은 옷을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