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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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외화가 그리 많지도 않아서 선택의 폭도 좁았지만

볼 게 없어 마지 못해 본 게 아니라 그 시간을 기다렸던 것 중에

'초원의 집'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가난하지만 건강하게 살던 아이들과 건장한 아버지, 자애로운 어머니를

충분히 잘 연기했던 그 프로그램 속 로라 잉걸스.

이제 막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선생님이 된 주인공은 로라 잉걸스를 떠올리게 했다.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모두 가난한 동네에 부임한 열여덟 살 여교사의 일년치 삶을

송두리째 보여주는 이 책은 보는 내내 날 웃음짓게 했고 울게 했다.

종달새처럼 노래를 불러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던 닐,

선생님한테 성탄절 선물을 주고 싶은데 줄 게 없어서 낙담하다가

엄마가 오래전부터 소중하게 간직해온 빛바랜 손수건을 환한 표정으로 들고 온 클레르,

병든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일을 하던 어른스러운 앙드레,

그리고 첫사랑의 느낌으로 선생님을 대했던 열네 살의 메데릭.

많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리면서 다가온다.

 

이 땅 모든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주인공을 닮는다면

학교는 얼마나 즐거운 곳이 될까.

학원에서 배우고 난 뒤 지겨워서 수업 시간에 자는 아이들도 없을 테고

선생님에 대한 존경은 커녕 욕이나 듣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자위하는

맥 빠진 선생님들의 모습도 없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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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자비 2008-11-04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어려운 주문이시군요!
책임감을 많이 느낌니다.
요즘 학교는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하기 어려운 환경이랍니다.

예전처럼 모든 것이 부족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줄 게 많을 텐데요!
아이들은 작은 것에도 감사고 좋아라 하겠지요!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너무나 풍요롭답니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가난해도 핸드폰을 가질 수 있지요!

아이들이 교사에게 원하는 것은 크게 3가지 뿐입니다.

첫째는 자신들의 편을 들어 달라는 것이지요! 두 그릅의 아이들이 사이가 나쁩니다.
교사는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까요?
어느편도 안들고 공평하게 판단하고 훈계할 것은 훈계한다가 정답이지만,
두 그릅의 아이들로부터 원망을 들어야 한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옳아서 옳은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좋아야 옳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재미가 묘합니다. 마치 tv프로의 개그맨처럼 굴어야 재미있다고 합니다. 시도 소설도 재미없습니다. 수학도 사회도 재미없습니다. 그냥 수다를 떨어야 재미있다고 합니다. 공부하기 너무 싫어하죠!

세째는 뭘 자주 사줘야 합니다. 사준다고 고마워하지는 않지만 안 사준다고 궁시렁 거린답니다. 사줘봤자 별거 아니거든요! 언제든지 사먹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물론 이런 아이들이 절대 다수는 아니지만 절반은 넘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아이들과 대화하며 수업할 분위기 만드는 것이 너무 어렵답니다. 누구에게 맞춰서 수업을 해야 하나요?

선생님소리 듣고 싶지 않느 선생이 있을까요?
아이들을 사랑하고 싶지 않는 선생이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간혹 아주 간혹 본적은 있습니다.

선생이 아이들을 마음 껏 사랑할 수 있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들과 씨름하면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거짓말하고 태연한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애쓰는 선생님들이 많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소릴 결뎌야 하죠!
재미없어! 수업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