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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학의 이 한 마디 - 단군에서 김구까지
김경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대답을 잘 하지 않으려는 중학교 아이들과
수업할 때마다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머리는 장식이 아니야. 생각 좀 해라"
훗..그런데 나도 사실은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란 걸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래서일까? 철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은
잡기조차 머뭇거려지는 것은.
이 책은 너무나 쉽게 씌여진 책이라고, 재미있을 거라고
한 번 읽어보라는 권유로 어렵게(?) 내 손에 들어온 책이다.
한국 철학이라는 건 이런 거구나 어렴풋하게 윤곽이 잡히고
-너무나 희미해서 선을 이어가는 것조차 어렵지만-
옛이야기처럼 구수하게, 정말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
내가 게시판에 쓰는 '시 하나에 생각 하나'와 비슷하달까?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철학자들의 진중한 말씀 한 꼭지와
거기에 매달린 일화들과 해석, 그리고 전해지는 이해와 감동.
철학을 나만큼이나 어렵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특히나 이제 막 청소년의 길로 들어선 아이들에게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만 보는 바보>에서 너무 마음에 들었던 이덕무를 만나고
괜히 마음으로만 다짐하면서 실천이 잘 안 되어 미안해지는
일체유심조..그 말씀의 원효대사도 만나고
꼭 한 번 동화로 꾸며봐야지 생각했던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 스님도 만나고
바람처럼 살다 간 진정한 자유인이라는 허균도 만나고
나의 소원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나라의 완전한 자주독립이다.
외치셨던 김구 선생님도 만나고..
한 번에 한 분씩 뵐 것을 허겁지겁 한꺼번에 뵙느라고
약간씩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
빨리 읽으려는 이 조급증은 언젠가는 버려야 할 터!
하지만 뭐 어떠랴..
이래서 사서 두고 또 보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으니
또 한 번 들여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