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식

- 임영조

나리들은 술집에 가시면 주로

폭탄주를 드신다고 들었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이다

곁에는 육방 찰방에 목탁 서넛에

춘향 모녀까지 증인삼아 앉히고

폭탄주를 돌린다고 들었다

충분히 이해하고 남을 말이다

하시는 일 마음대로 안 되고

속이 오죽 폭폭하시면

자폭을 기도할까 경배하고 싶다

그리고 기다린다 부디 한 소식

슬프건 기쁘건 또는 우습건.

 

****

대통령의 탁자 위에도 폭탄주가 그득하다고 했다.

누군가는 '형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지.

폭탄주를 마시는 것도 취향이니 그럴 수 있다 치자,

형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도 받아들이는 쪽이 있으니 그럴 수 있다 치자,

시인의 말처럼 부디 한 소식,

우리가 기다리는 건 슬프고 우스운 소식이 아니라 기쁜 소식, 반가운 소식이니

한 잔 쭈욱 드신 다음엔 꼭 들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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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을 실감한다.

고등학교 다닐 무렵에 유행했던 스키니진이 다시 돌아왔다.

작년만 해도 무릎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나팔바지가 아무렇지도 않더니

요새는 이걸 입어도 될까? 망설여지니 스키니가 대세다.

날씨도 좋다 하고 이쁜 샌들을 자랑도 할 겸 오늘은 나도 몸에 쫙 붙는 스키니에

그럴싸하게 보인답시고 윗도리는 헐렁헐렁하면서도 광택이 나는 셔츠를 받쳐 입고 나섰다.

허리가 어딘지 모를까봐 벨트도 느슨하게 하나 차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다가

마지막 수업에 갔는데 한 녀석 왈,

"벨트 하니까 배 나와 보여요"

윽..

얼른 벨트를 풀었는데도 하루종일 볼록나온 배를 구경한 사람들의 시선이 남아 있는 것 같아

집으로 오는 길이 민망했다. 왜 그렇게 길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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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당나귀 답게>, 아지즈 네신, 푸른숲

이 책은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그리고 다시 읽을 때면 더욱 이런 생각이 든다.

'혹시 아지즈 네신이 우리나라에 다녀간 거 아닐까?'

오늘은 <거세된 황소가 우두머리로 뽑힌 사연>을 다시 읽었다.

왕국시대에서 왕인 사자가 죽으면 그 사자의 큰아들이 그 자리에 앉도록 되어 있었지만,

왕국 시대가 막을 내리고 대통령 또는 수상이라는 이상한 지위가 생기자

동물들도 자신들의 우두머리를 직접 선출하기로 한다.

선거를 하기 위해 후보자 추천을 받으니 사자와 호랑이가 경합을 하게 된 것,

둘다 서로에게 지기 싫은 나머지 물소를 칭찬하기 시작했고 물소가 후보 자리에 올랐으며

물소와 경쟁 관계에 있던 하마도 입후보하고,

이 둘은 상대방에 왕이 되는 걸 보기는 죽어도 싫은 까닭에 곰을 칭찬했고 덕분에 멧돼지가 입후보 하고,

또 둘은 당나귀를 추천, 말도 경쟁에서 밀리기 싫어 입후보 하고 ,

이런 식으로 하다보니 결국 거세를 해서 암컷도 숫컷도 아닌 터라 누구도 자신과 경쟁상대로 보지 않는

황소가 우두머리가 되고 말았다.

숲속 동물들은 그러고 나서야 자신들이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걸 알게 되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 결국 다음 선거까지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결국 황소가 우두머리였던 시기는 동물들의 역사에서 몹시 수치스런 한 페이지로 남게 되었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이 가슴을 덜컥 치고 지나간다.

설마, 이런 일이 여기서 일어나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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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물 베틀북 철학 동화 3
토마 스코트 지음, 필립 고센 그림, 이정임 옮김 / 베틀북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행복한 나라에 사는 메데오의 행복한 눈물 때문에 사람들은 심각해진다.

곧 유리방에 넣은 채 메데오를 연구하고 관찰하게 되면서

메데오의 친구들은 질투를 느껴 그까짓 눈물 나도 흘릴 수 있다면서 서로 치고받고 싸우고

편을 가르고 그런 아이들의 싸움은 어른에게까지 번져 이젠 도처에 눈물이 흔하게 된다.

그렇게 한바탕 울고 난 사람들은 메데오를 쳐다보게 되었고 그때 메데오에게 번진 미소 때문에 진정이 되는데

그 이후 그 나라는 다시는 행복한 나라가 아니라 우리도 살고 있는 그런 나라가 되었다는 얘기다.

행복함이라는 감정은 정의 내리기가 참 어렵다.

개인마다 다르고 엄청나게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인데,

메데오가 첫눈물을 흘리기 전의 '행복한 나라'는 실제로 행복한 나라가 아니라

그저 한 가지 감정인 즐거움만 있는 나라라고 불러야 되지 않을까?

행복하다는 걸 느끼는 것도 불행한 기운을 맛본 다음에야 상대적인 감정으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내가 행복하다는 게 뭔지 모르는데 행복한 것을 알 수는 없다는 말이다.

힘들고 우울하고 슬프고 괴로운 날들을 살고 있어도 언젠가  맛보았던 행복함이라는 걸

다시 느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사람들은 살아간다.

메데오의 첫눈물 때문에 다양한 감정을 맛보게 된 사람들 역시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행복한 나라 시절을 꿈꾸는 것으로 행복을 제대로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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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물 마시기 베틀북 철학 동화 6
조지 섀넌 지음, 김재영 옮김 / 베틀북 / 200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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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병 바닥에 있는 물을 어떻게 마셨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린 이미 알고 있다.

'돌멩이를 하나씩 물어다 넣은 후 병 위까지 차오른 물을 마실 수 있었다'

하지만, 모르는 문제였다면 정말 답을 맞힐 수 있었을까?

이 책에는 14개의 짧은 이야기에 담긴 문제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물론, 뒷 편에는 친절하게 답도 제시되어 있으니 같이 낑낑거릴 필요는 없다.

마땅히 아이들에게 할 이야기가 없다면 아침에 이 문제를 내주고

저녁에 함께 답을 찾아 이야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기 귀찮아 하는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데 적당한 책이다.

저학년 아이들과 수업하기에도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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