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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당나귀 답게>, 아지즈 네신, 푸른숲
이 책은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그리고 다시 읽을 때면 더욱 이런 생각이 든다.
'혹시 아지즈 네신이 우리나라에 다녀간 거 아닐까?'
오늘은 <거세된 황소가 우두머리로 뽑힌 사연>을 다시 읽었다.
왕국시대에서 왕인 사자가 죽으면 그 사자의 큰아들이 그 자리에 앉도록 되어 있었지만,
왕국 시대가 막을 내리고 대통령 또는 수상이라는 이상한 지위가 생기자
동물들도 자신들의 우두머리를 직접 선출하기로 한다.
선거를 하기 위해 후보자 추천을 받으니 사자와 호랑이가 경합을 하게 된 것,
둘다 서로에게 지기 싫은 나머지 물소를 칭찬하기 시작했고 물소가 후보 자리에 올랐으며
물소와 경쟁 관계에 있던 하마도 입후보하고,
이 둘은 상대방에 왕이 되는 걸 보기는 죽어도 싫은 까닭에 곰을 칭찬했고 덕분에 멧돼지가 입후보 하고,
또 둘은 당나귀를 추천, 말도 경쟁에서 밀리기 싫어 입후보 하고 ,
이런 식으로 하다보니 결국 거세를 해서 암컷도 숫컷도 아닌 터라 누구도 자신과 경쟁상대로 보지 않는
황소가 우두머리가 되고 말았다.
숲속 동물들은 그러고 나서야 자신들이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걸 알게 되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 결국 다음 선거까지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결국 황소가 우두머리였던 시기는 동물들의 역사에서 몹시 수치스런 한 페이지로 남게 되었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이 가슴을 덜컥 치고 지나간다.
설마, 이런 일이 여기서 일어나지는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