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2
정유정 지음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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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여섯 살 무렵 나는,

내 생이 끝나고 난 뒤 뭐가 남을까?

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죽음 이후 아무 것도 없다면 그 긴 시간 동안

난 어떤 형태로 있는 것인가? 어떤 느낌일까? 그 공허감을 어떻게 참을까?

나는 도대체 왜 사는 것일까?

그런 의문에 괴로워했던 기억만 난다.

어른들이 보듯이 마냥 즐겁고 행복한 시절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요즘 아이들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도 않을 것 같다.

학교 생활에, 친구와의 관계에, 소원한 부모와의 간극에, 불투명한 미래에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생활하는 시기가 바로 요때쯤이다.

시를 가르치는 사람이자 시인이었던 아빠가 갑자기 집을 나가버린 후

소중한 것 하나를 잃고 사는 열다섯 살인 준호는 엄마가 이제 막 재혼한 것이 마음에 안 든다.

이 상황으로부터 달아날 길을 찾고 있는데 마침,

절친한 친구인 규환이의 운동권 대학생 형을 도와주는 일을 맡게 된다.

규환이가 일러준 대로 양조장 트럭을 몰래 숨어 타는 일은 성공했으나

갑작스레 양조장 집 아들 승주와, 개장수인 아빠의 구타를 피해 도망 온 정아,

정아를 쫓아 달려온 사나운 개 루스벨트, 그리고 정체 모를 할아버지까지

모두 트럭에 같이 타게 되고 떼어낼 방법도 찾지 못한 채 함께 여정을 시작한다.

 

규환이 형을 만나 서류를 건네주고 도망 갈 길을 주선해주는 역할을 꼭 해내고 싶었던 준호는

경찰과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약속된 곳 임자도로 향한다.

루스벨트 때문에 차에 타지도 못하고 내처 걷기만 하면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고생에

몸은 죽을 지경이지만 기괴한 일행 사이에 팽팽했던 긴장은 조금씩 풀려가고

서로가 가진 말 못할 고민들을 이해해주게 된다.

숨어 있던 안개섬에서 형을 만나 뭍까지 데려다주는 역할을 할아버지에게 맡긴 후

태풍이 불어대는 바닷가에서 아이들은 고래를 만난다.

고래, 할아버지의 꿈 속에 들어있던 고래들이 아이들을 만나러 왔고

어느 새 아이들의 새로운 꿈이 되어버린다.

 

아빠가 어느 날 갑자기 엄마와 싸운 후 그대로 나가버리는 바람에 가슴이 비었던 준호나

되풀이되는 가혹한 매질에 가슴까지 멍들었던 정아나,

엄마의 극심한 보호 아래 미칠 것 같은 왕따의 삶을 살던 승주나,

딸이 광주 사태때 갑작스레 죽어버린 걸 자기 탓으로 여기는 할아버지나

모두 이 여행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을 배운다.

앞으로 나아가면 인생이 각자의 몫으로 마련해 준 '비밀'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얼마나 멋진가. 보물 찾기를 할 때처럼 어디에선가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내서 지친 내 삶에

반짝이는 보석이 되어주는 비밀이라는 놈은.

 

모두가 한 가지씩 아픔을 가지고 사는 그 때쯤의 아이들에게

누구의 인생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혼자 고민하고 사는 것이 아님을,

이렇게 극적인 사건을 겪지 않는다 하더라도 진정한 소통이 있다면

내 성장의 큰 주춧돌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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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서 벗어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시기

뭔가 알듯 하면서 잡히지 않아 방황하는 우리 중학생들이 봐야 할

값진 성장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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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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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귀
쎄르쥬 뻬레즈 지음, 박은영 옮김, 문병성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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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 바람단편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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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을 위한 철학통조림 매콤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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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달리는 아이
제리 스피넬리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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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집이 얼마나 편안하고 아늑한지를 알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힘들고 불편한 여정을 겪고 나면 집이 그만큼 소중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리라.

 

매니악 매기라고 불렸던 제프리 매기는 다섯살 무렵

부모님이 기차 사고로 돌아가신 후 숙부 부부에게 맡겨졌지만

그들이 서로를 너무나 미워해서 모든 걸 말도 하지 않는 상황을

참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와 그때부터 달리기 시작한다.

멈추지 않고 달리던 매기가 자신처럼 도망가듯 보이던 

가방을 든 아만다를 만나  책 한 권을 빌리면서

자연스럽게 아만다의 집에서 살게 되고

다른 곳으로 떠나는 일을 보류하고 그 지방의 전설이 되어간다.

 

좁은 레일 위를 달리는 일이나, 누구도 치지 못했던 존의 공을

사정없이 쳐버린 일이나, 고등학생의 풋볼 시합에 끼여들어

마흔 아홉번의 터치 다운을 기록한 일이나

아무도 풀지 못했던 '코블의 매듭'을 풀어 영웅이 된 일 등이

매기를 '매니악(무엇이든지 다 해낼 만큼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불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행복을 누리는 것도 잠시,

흑인 거주지역인 이스트엔드와 백인 거주지역인 웨스트엔드의

뿌리깊은 불신은 백인인 매니악이 이스트엔드에 사는 걸

못마땅해하는 흑인들에 의해 깨지고 만다.

 

우연치않게 강속구를 날렸던 존의 동생들을 찾아주게 되면서

그 집에 살게 된 매니악은 두 동생을 돌봐주다가 자신이

부모의 위치를 원하는 게 아니라 보살핌을 받는 존재로 남아있길

원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백인과 흑인의 경계 허물기는 조금씩 진행되고

매기는 아만다의 집으로 다시 돌아간다.

달리면서 그토록 원했던 자신의 집으로.

 

백인은 흰 색이 아니고 흑인은 아무리 봐도 검은 색이 아닌데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는 걸 매기는 이해하지 못했다.

중간에 만났던 그레이슨 할아버지가 흑인도 칫솔을 쓰고

우리와 같은 유리컵을 쓰냐고 할 땐 편견의 극치를 보여준다.

휘파람을 불어 아이들을 불러모으는 백인 가정인 피크웰부인댁이나

흑인 가정인 아만다 집이나 다른 것 하나 없이 따뜻한 집인데

서로 경계를 만들고 넘나드는 걸 싫어하고 피부색만으로

혐오하는 것을 이상하다고 말한다.

 

어른들부터 학연으로, 지연으로, 편가르기를 하는 판이니

거창하게 인종문제를 따질 것도 없다.

다른 걸 받아들이는 것은 기적이 아니라 용기가 필요하다.

매니악이 숙부와 숙모가 서로 말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크게 소리쳤던 것처럼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것부터 해보자.

 
* 5학년 이후부터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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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지 않을 테야
쎄르쥬 뻬레즈 지음, 문병성 그림, 김주경 옮김 / 도서출판 문원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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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아이- 에드워드 고리 시리즈
플로렌스 패리 하이드 지음, 강은교 옮김, 에드워드 고리 그림 / 두레아이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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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아이 일공일삼 26
구드룬 멥스 지음, 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 그림, 김라합 옮김 / 비룡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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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다는 것은 누구를 막론하고 제일 어려운 일이지만

그러면서도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설레임과

기다림 끝에 행복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참는 것.

 

고아원에 살고 있는 여덟살난 '나'는 일요일에 태어나

행운이 가득할 거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대개의 아이들이 주말마다 와서 같이 지내주는

'주말부모'가 있지만 '나'는 아무도 선택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내게도 주말엄마가 생긴다.

상상한 것과는 조금 달라서 예쁘지도 않고 부자도 아니지만

만나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주말엄마인 '울라'에게 빠져든다.

울라도 '나'를 깊이 이해하고 사랑해주니 행복하다.

울라에게 줄 케이크까지 구워놓고 기다렸지만 올라는 오지 않고

그대신 울라와 울라의 남자친구가 '나'를 입양하려고

여러가지 일을 해결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프란치스카 아줌마가 말했듯이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어쩌면 무지무지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정도쯤이야!

나는 기다릴 수 있다. 기다리는 거 하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오래오래 기다려도 나는 괜찮다.

게다가 난  일요일의 아이다.

일요일의 아이에게는 행운이 따른다. 틀림없이.'

 

뭔가가 부족하면 작은 것 하나가 채워지는 것도 무척 소중하다.

옛날과는 달리 형제라고 해봐야 하나둘이 고작이라

일주일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일요일을 맞는 내가

그저 내게로만 쏟아지는 작은 관심에 행복해하는 것과는 다르게

부모들이 원하는 것을 제때제때 알아서 해주는 형편이고보니

아이들은 기다릴 줄 모른다.

그리고 채워지는 기쁨도 모르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렇게나 얻어지는 것, 언제나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모든 게 시들해지고 특별한 의미부여라는 게

힘들어진다.

아이들에게 작은 물건 하나가, 자기에게 쏟아지는 사랑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해주는 일은 그래서 더욱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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