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인기 밥반찬 - 무공해 맛 성공 노하우 우먼센스 쿠킹
이소영 지음 / 서울문화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몇 달 전인가 요리 잘하시는 엄마를 믿고 동생과 함께 반찬가게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가게 자리도 알아보고 여기저기 답사도 다니고 이만하면 되겠다 싶을 때

엄마가 제동을 거셨는데 아직 어린 조카들을 남의 손에 맡길 수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흐지부지되어 각자 하던 일을 계속 하고 있는데 그때 사두고 읽지 않았던 이 책이

책상 구석에 처박혀 있다가 이제사 눈에 띄었다.

 

맏며느리에 외며느리인지라 혼자서 온갖 행사에 음식을 해야 했던 나는

특별한 상차림이 위주로 된 요리책을 몇 권씩이나 갖고 있지만 기본적인 반찬을 만드는 것은

뭐가 어렵다고 그런 걸 사? 하는 식이었기에 이런 류의 책은 처음 만나본다.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음식들이지만 자세히 적혀 있는 레서피를 보자니 동생이 한 말이 떠오른다.

"언니나 엄마나 뭘 물어보면 정확한 분량을 말해주는 법이 없어.

그냥 갖은 양념이라거나 적당히, 알맞게 넣으라면 도대체 얼마나 넣으라는 말이냐구"

반찬가게를 하시던 분이 쓴 책이라 그런지 반찬가게를 하려는 분들이 대상이긴 하지만

친절하게도 가정용 레서피를 따로 제시해주었기에 이제 막 주부가 된 사람들이나

혼자서 밥을 해먹어야 하는 남자분들께도 꽤나 유용할 것 같다.

제일 쉽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의외로 제 맛을 내기 어려운데 이 레서피를 따라 하다보면

음식이 망쳐질 일도 없고 그런 성공을 거듭하다 보면 요리가 즐겁다는 걸 알게 된다.

 

웰빙음식을 찾아다닐 게 아니라 신선한 재료로 집에서 내 손으로 정성껏 만든 음식을 먹는 게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혜 창비아동문고 233
김소연 지음, 장호 그림 / 창비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약 '아기'나 '갓난이'로 불리다가  얻은 이름이라면 나도 명혜처럼 자신의 이름을 소중히 여겼을까?

흔하디 흔한 내 이름에 대한 불만족을 친구들에게 토로하면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도 네 이름은 촌스럽지는 않잖아"였다.

맞아. 촌스러운 이름보다야 백배 낫기는 하지, 그래도 딱 나한테 어울리는 것 같지 않은,

이름 따로 내 얼굴 따로 몸 따로 정신 따로인 것 같은 그 기분은 영 나아지기 어려웠다.

내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부모가 결정되고, 성별이 구별되어지는 판이니

나중에 커서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멋대로 바꿀 수 있는 법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벌써 수십 년 전의 일이다.

그러다가 크면서 내 이름은 곧 부모님의 얼굴이며, 형제 자매를 생각케 하고 내가 속한 단체를 대행하며,

'나'라는 사람의 결정체처럼 보인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이름에 대한 값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고

지금은 이름의 울림이 좋거나 싫거나를 따지는 건 잊어버린 채 살다보니

누가 내 이름을 부르면 기계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으로 겉돌던 나와 이름은 친해진 셈이다.

 

일제 강점기, 있는 집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여자가 자신의 의견을 내는 건 여전히 힘들었던 그때

그래도 신학문을 공부하던 오빠 덕으로 동생과 함께 여학교에 다니게 된 명혜는

부모님의 바람대로 시집가는 것은 거부한 채 의사가 되는 길을 차근차근 밟아간다.

정신적인 지주였던 오빠가 여자니 남자니 그런 건 상관하지 말고 네가 이루고 싶은 꿈을 꼭 이루라고 했던 말과

3.1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다녀온 동무 낙경이 사진 신부가 되어 다른 나라에 가서도 끝까지 독립운동을 하겠다는 말이나

병원봉사를 나갔다가 만나게 된 여의사 신 선생님이 환자를 살리는 일이 한 사람만을 살리는 일이 아니라는 말들은

명혜를 자신의 이름에 걸맞는 사람으로 살아갈 힘을 준 든든한 밑거름이 된다.

고난을 뚫고 위대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는 많지만 어려운 그 시절에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간 명혜의 용기는 가슴을 뜨겁게 한다.

나도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해볼 수 있는 용기가 불끈 솟아나는 것 같다.

아이들도 그 뜨거움을 맛보도록 해주어야겠다.

 

*초등학교 5학년 이후 적당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 마음이 자라는 나무 11
루스 화이트 지음, 김경미 옮김, 이정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나는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가방을 집어던지면서  "엄마!"하고 불러야

집에 제대로 도착했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래. 엄마 여기 있다" 라는 대답이 날아오지 않을 때는 왜 그렇게도 집이 낯설어보이고

허전한 느낌이 드는 건지 집을 뱅글뱅글 돌아가면서 엄마의 흔적을 찾고

혹시나 남겨 두었을 쪽지를 찾곤 했다.

뱃속에  있는 동안 탯줄로 이어진 그 열 달이 아빠와는 또다른 그런 끈끈함을 만들어

서로를 애지중지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그런 엄마가 사라졌다.

한 시간이나 하루, 혹은 한 달이나 일 년이 아니라 시간의 개념이 없는 곳으로 사라졌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엄마가 사라졌고 혼자 아이를 키우기 힘겨운 아빠는

우드로를 외할머니 댁으로 보낸다.

외할머니 댁 가까이에는 예쁘고 찰랑찰랑한 긴 머리가 온 마을의 자랑거리인

집시가 살고 있어 우드로와 집시는 서로 다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어울리게 된다.

사시라는 게 잘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유머 감각이 뛰어난 우드로는 금방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인으로 떠오르며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이고 집시 역시 새 아빠와는 그리 친하지 않지만

별 문제 없이 지내는 듯 보인다.

하지만 집시는 날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엄마가 마법을 부린 거라

말을 하는 우드로도 엄마가 사라진 일에 대해 큰 상처를 갖고 있다.

새학기가 시작 될 무렵 아이들 앞에서 자신을 소개하던 집시의 말에 버즈가 끼어들면서

그동안 집시를 괴롭힌 악몽의 실체가 드러나고  우드로 역시 엄마의 일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둘은 어른들을 용서하기로 한다. 사랑했지만 고통이 더 컸던 그들을.

 

"우리는 아이와 어른 사이에 있어. 그렇지? 그리고 여름과 겨울 사이에 있고

또 지평선에서 서서히 고개를 내미는, 새로운 날이 다가오는 순간에 있잖아."

 

스스로를 견디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아이들의 고통을 우리도 똑같이 겪었지만

<메리 포핀즈>가 한 말처럼, 아이적의 순수함을 잃어버리기 시작하면

모든 걸 다 잊어버리는 고약한 취미 덕분에 우리는 그 고통을 잊은 채

아이들에게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는 것만이 전부인 양 강요를 하면서 산다.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일 지도 모른다.

내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와 내 편이 되어주고, 무조건 내 입장에서 날 봐주던 엄마들이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엄마 노릇을 하는 어른들만 득실거리는 판이니.

 *초등학교 6학년 이후 부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이금이 팬이다 나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녀의 책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더러는 팬이었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한데

아직까지 그녀의 동화는 나를 감동시킨다.

 

큰 유진과 작은 유진.

이유진. 이름이 같은 이 아이들이 중학교 2학년 교실에서 만난다.

같은 유치원에 다녔던 눈 크고 예쁜 공주님이었던 작은 유진을

큰 유진이 알아보았지만

작은 유진은 일부러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큰 유진을 알아보지

못한다.

털털한 성격에 성적은 그저 중간치기 정도인 큰 유진에 비해

작은 유진은 새침하고 누구하고 정 붙이는 것에 관심도 없으며

공부하는 게 취미라 성적도 전교 1등.

그러던 중 기억에서 지워졌던 일, 그래서 큰 유진도 못 알아봤던 일,

그일을 해결할 수 있었던 작은 유진의 가족이 훌쩍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버렸던 것 등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잊고 싶었기 때문에, 엄마가 잊으라고 했기에 착한 딸로서

잊었던 그 일이 떠오르면서 큰 유진의 엄마와는 다른 태도를

보인 엄마의 차가운 면에 진저리를 치고 방학동안 학원대신

춤을 배우러 다닌다.

해방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 유학을 보내버리겠다는 협박에

작은 유진은 큰 유진에게 도움을 청하고 친구 소라와 함께

무작정 정동진 행 기차를 탄다.

차비까지 모두 잃어버려 결국 가족들이 모두 달려오고

작은 유진도 엄마와 하룻밤을 지내며 가슴 속에 응어리 진것을

풀 수 있게 된다.

 

큰 유진과 작은 유진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입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 책은 예전에 고교시절 읽었던

<내 이름은 마야>류의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그때 어른들은 몰라 주던 아이들의 감정을 충분히 꺼내주었던,

가볍지만 아이들의 시선으로 따라갔던 책이어서

책을 싫어하던 아이들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는데

이 책은 유연한 문장으로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닌 것으로

힘들어 하는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으려고 많이 노력한다.

 

감추려고, 덮어 두려고만 들지 말고 함께 상처를 치료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상처에 바람도 쐬어주고 햇볕도 쪼여 주었으면

외할머니가 말한 나무의 옹이처럼 단단하게 아물었을 텐데.

 

작은 유진의 말처럼 작은 상처 하나라도 다 같이

보듬어 안고 쓰다듬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요새 아이들도 요새 부모들도 모두 바쁘다.

서로 안부를 물어야 할 지경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일이 생겼는지, 도움을 바라지는 않은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자.

그래서 이카로스의 날개를 단 아이들이 힘차게

하늘로 날아오르도록 도와줘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소설이며, 오로지 소설로만 읽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던 작가는

또다시 '실명으로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묘사는 그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될 수 없다'

라고 덧붙이는데 순전히 나같은 독자를 위해서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뭐든지 이야기 속으로 빠지면 동화되어서 실존 인물로 착가하고 마는

이런 아둔한 독자가 경계대상 1호였으리라.

 

병자호란이 일어날 당시 상황을 참으로 애절하게도 그렸다.

인조와 그를 둘러싼 신하들, 그들의 궁핍한 남한산성에서의 생활,

혹독한 추위로 손발이 얼어버리고, 생존 문제에 관해서는 임금이든 사대부든 다 필요없다는

민초들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있다.

김훈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지라 처음에 몇 장은 잘 넘어가지 않았으나

점점 빨려들어가 춥고 고단했던 그 현장을 내가 직접 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다 읽었다.

 

뱃사공의 아이에게 청병의 일을 물으니 예조 판서 김상헌의 목소리가 눌리며 떨렸다.

-전하, 어린 아이에게 어찌 적정을 물으실 수가...

임금의 얼굴에 열없는 웃음이 스쳤다. 임금이 신료들을 하나씩 꼽아보며 말했다.

-경들에게 물으랴?

신료들은 대답하지 못했다.

 

융통성은 찾아볼 수 없이 배운 대로 행하려는 사람들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들

그 속에서 어떠한 결단도 내리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보이는 인조.

그런 그들이 하나같이 이해가 되고 또 하나같이 밉기도 하였다.

 

그저 소설일 뿐인 이 책이 역사를 들춰보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김훈이 "남한산성"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05 02:13 
    남한산성 - 김훈 지음/학고재 2007년 10월 31일 읽은 책이다. 올해 내가 읽을 책목록으로 11월에 읽으려고 했던 책이었다. 재미가 있어서 빨리 읽게 되어 11월이 아닌 10월에 다 보게 되었다. 총평 김훈이라는 작가의 기존 저서에서 흐르는 공통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다분히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매우 냉정한 어조로 상황을 그려나가고 있다. 소설이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이 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읽었음에도 주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