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질문 - 내 안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인생의 지혜를 찾아서
다큐멘터리 〈Noble Asks〉 제작팀 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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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인 데니스 노블이 한국의 사찰을 몇 개월 동안 방문한 다큐멘터리 기반으로 만든 에세이이다. <이기적 유전자>를 주장한 리처드 도킨스의 이름은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데니스 노블은 <이기적 유전자> 개념을 비판하는 새로운 생명 이론을 주장한 학자이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이 회사 출퇴근할 때 가볍게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독서를 시작했지만, 나에게 있어서 좋은 책이었다. 한 번 읽었다고 섣불리 이해한다고 결코 말할 수 없지만, 모두 이해를 못 할지라도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말씀이 많았으니 앞으로 남은 평생 동안 곱씹으며 이해를 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이번에는 내 생각보다 데니스 노블과 4명의 스님(사찰음식으로 유명한 정관스님도 포함되어 있다.)의 말씀을 그대로 남겨놓는 것이 좋다. 지금은 섣부른 나의 이해를 배제하는 것이 맞다.   

다만, 마음속에 명심하고 싶은 하나의 문장을 정리했다. 앞으로 지켜야 할 규칙, 또는 마음속에 품어야 하는 생각 정도가 아닐까 싶다.



## 첫 번째 화살은 맞을 수 있다.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말자.


여기 길가에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습니다. 누구든지 꽃을 보고 좋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죠. 그걸 첫 번째 화살 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 화살은 누구나 다 맞게 되어 있어요. 부처님도 꽃을 보면서 ‘이야, 저 꽃이 참 아름답다’ 하며 꽃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겁니다. 

그런데 깨닫지 못한 사람들은 ‘이야, 저 꽃이 참 아름답다’ 굼臣 데서 그치지 않고, ‘저 꽃을 꺾어 가져가서 내 방에 놓으 면 더 좋겠다’로 이어지는 거예요. 이게 바로 문제의 두 번째 화살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두 사람만 있어도 서로 꽃을 가져가겠다고 싸우겠죠.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으면 꽃 한 송이로도 칠십억 인구가 그 아름다움을 다 같이 만끽할 수 있어요. 그런데 두 번째 화살 을 맞게 되면 지구 전체가 싸움판이 되어버립니다. 두 번째 화살을 맞는가, 안 맞는가는 완전히 다른 결괴를 가져옵니다. (P. 38 ~ 39)



## 우리는 이미 독화살을 맞았다.


“만약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독화살에 맞았다고 하자. 그런데 그가 화살은 그대로 두고서 ‘이 화살을 쏜 사람은 누구이고 왜 나에게 쏘았을까. 이 화살을 만든 나무 의 재질은 무엇이며 화살촉에 묻은 독의 성분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모두 다 해결하기 전에는 이 독화살을 뽑지 않겠다’라 고 한다면 그는 어떻게 되겠느냐." 만동자가 대답했습니다. "독이 온몸에 퍼져 죽게 되겠지요." 

그러자 붓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독화살을 맞은 것과 같다. 너는 먼저 화살을 뽑는 데 애를 쓰겠느냐, 아니면 그 화살을 누가 왔는지부터 궁리하겠느냐."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얼른 화살부터 뽑고 몸안의 독을 빼 내는 치료를 받아야겠죠. 일단 죽음의 위기를 모면하고 살이 찢어지는 아픔에서 해방된 다음, 화살을 쏜 그 끔찍한 인간에 대해 생각해도 됩니다. 이 우화는 인생의 우선순위를 짚고 있습니다. (P.56)



## 모르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그게 가장 큰 병이다.


그래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하게 구별하는 것이 중 요합니다. 그게 깨달음이죠. 참된 깨달음을 얻고 싶다면, 다시 말해 잘 알고 싶다면, 먼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 내가 모르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이지요. 

요즘 사람들은 너무 많이 알아요. 그런데 너무 많이 알다 보니까, 정작 자신이 어떤 걷 모르는 줄은 모르는 거예요. 쓸데없이 아는 건 많은데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지금 어떤 상태인지는 잘 모르고 살아가죠. 정작 중요한 것을 모르는데, 그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고 있어요. 중요한 건 쓸데없는 걸 많이 아는 게 아닙니다. 내가 모른다 는 것을 아는 것이죠. 모르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그게 가장 큰 병입니다. (P.33)


## 장님이 되어 코끼리를 만지지 말자.


눈먼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집니다. 그런데 코끼리의 생김새에 대해 물으니 다리를 만진 이는 기둥 같다고 하고, 몸을 만진 이는 벽 같다고 말합니다. 모두 직접 만져봤으니 자신의 주장 이 옳다고 강하게 확신합니다. 그래서 열 사람이 만지면 열 사람이 다 싸움판에 휘말리죠. 이렇게 끊이지 않는 싸움 탓에 장님들은 매우 고통스럽고 불행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괴로운 싸움을 끝낼 수 있을까요? 장님들이 눈을 뜨고 코끼리의 실체를 볼 수 있다면 모든 논쟁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겁니다. 바로 이처럼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을 불교에서는 깨달음이라고 합니다. 깨달음을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눈을 뜨고 실상을 보는 것이 곧 깨달음이지요. (P.35)



## 있는 그대로 보자.


부처님이 든 꽃과 마찬가지로 세상의 모든 것들을 볼 때 우리는 욕심을 부리거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추측하고 상상합니다. 그것은 결국 실제를 보는 일이 아니라, 내가 만든 의식으로 보는 것이죠. 내 의식이 아닌 무아적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p.137)



## 인간이 만든 관념에 사로잡히지 말자.


마찬가지로 사람과 사람, 너와 나도 애초에 완전히 분리될 수가 없는 거예요. 이 세상에 오직 혼자 힘으로만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까? 지구상에는 지금도 서로 으르렁거리고 싸우는 나라들이 있는데, 두 나라는 하나입니까, 둘입니까? 민족이나 국가 같은 언어로 규정된 관념에 사로잡혀서 전혀 별개의 존재처럼 구분 짓고 있지만, 사실 둘 다 지구라는 하나의 행성에서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P.94)



## 내 삶의 주인공은 나다.


인간이란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창조주다.

바로 지금 사고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대로 삶은 창조된다.

거짓말을 한다. 그러면 거짓말하는 인생이 된다.

욕설을 한다. 그러면 욕설하는 인생이 된다. (P.197)



##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자.


보통 사람들은 굳이 대도시에 나가서 뭘 해야 대단하고, 저 멀리 외국에 나가서 뭘 해야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내 삶의 터전을 갈고 닦는 작업이 우리가 살고 있는 무대 전체를 좀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가는 가장 대단하고 특별하고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리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죠. 누가 알아 주든 말든 기꺼이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삶을 살아야 내 삶도 더 좋아져요. 보람을 느끼고 심신이 더 건강해지고 활기를 얻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온 우주를 보살피는 마음으로 내 집 마당을 가꾸고 대문 앞을 깨끗하게 치우는 일들이 사실은 최고의 참선이자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삶의 터전, 삶의 현장을 떠난 수행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P.226)


2021.07.17 Ex. Libris. HJK


노블 교수와 스님들이 처음으로 다룬 화두는 바로 ‘고통‘이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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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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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절망에 빠진 한 여인이 있다. 주변에 가족도 없고,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고, 기르는 고양이도 죽고, 아무 희망도 없는 한 여인이 자살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여인은 미지의 도서관에서 깨어나고,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후회했던 삶을 다시 살아 보는 기회를 얻는다. 수많은 삶을 경험하며 살아보지만, 결국 그녀가 선택한 삶은 무엇일까?


그녀가 경험했던 수많은 삶을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가는 이유를 솔직하게 납득하기 힘들다. 유명 가수, 금메달리스트, 와인 농장 여주인, 대학교수, 북극 과학자 등으로 살아보지만, 만족을 못 한다. 그런데, 그런 삶을 단순하게 며칠 살아보면서 어떻게 바로 판단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삶에서 본인이 노력해서 더 나은 삶으로도 바꿀 수 있는데, 왜 굳이 만족을 못하고,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갈까? 어떤 하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단순하게 몇 페이지만으로 서술하면서 독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나의 판단은 저자가 어떤 하나의 결말을 정해 놓고, 그 결말로 어떻게든 유도하기 위한 무리한 방식을 쓴 것이다. 물론, 한 번의 독서로 저자의 의도한 바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별로 다시 정독을 하고 싶지는 않다. 


노라는 개와 비스킷 냄새가 풍기고, 빵 부스러기가 떨어진 폐차 직전의 현대자동차를 끌고 병원과 스포츠센터를 지나 회색 벽돌로 지은 현대적인 단층 건물 앞의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곳이 동물보호센터이다. (P.281)


노라라는 주인공이 선택한 삶 중에 동물애호가로 살아가는 삶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이제까지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차에 대한 묘사를 읽었지만, 현대자동차는 처음이었다. 두 가지 중의 하나가 아닐까. 영국에서 현대자동차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것인지, 아니면 그냥 싸구려 차를 묘사하기 위해 현대자동차를 언급한 것은 아닐지. 혹은 두 가지 모두일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외국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국산 브랜드를 접한 것이 신선했다.


노라가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외치는 부분이 있다. 

노라는 살고 싶었다.

노라는 살기로 마음 먹었다.

노라는 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렇게 외쳐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노라는 마지막으로 외쳤다.

나는 살아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났다. 운동을 하고 싶었다. 운동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운동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등은 아무 쓸모가 없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마음을 먹고,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해도 정작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린 감각을 통해 인식하는 것만 알아.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결국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일 뿐이야. '중요한 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지." (P.313)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일까? 우리의 인식만 달라지면 인생이 바뀔 수 있을까? 물론, 바뀔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나에게 다른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다시 돌아올 것인가?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책을 읽는 재미이다.


2021.07.11 Ex. Libris. HJK


죽기로 결심하기 19년 전, 노라 시드는 베드퍼드에 있는 헤이즐린 스쿨의 아늑하고 작은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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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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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있다. 위키에서 찾아보았다.


1973년 8월 23일부터 28일까지 스톡홀름의 크레디트반켄 은행을 점거하고 은행 직원을 인질로 잡았던 노르말름스토리 사건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인질들은 범인들에게 정서적으로 가까워졌고, 6일 동안 인질로 잡혔다가 풀려났을 때에는 인질범들을 옹호하는 발언도 했다. 닐스 베예로트라는 범죄학자이자 심리학자가 뉴스 방송 중에 이 현상을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스톡홀름 증후군' 이라는 용어를 썼다고 한다.


이 저자는 프레드릭 배크만, 스웨덴 작가이다. <오베라는 남자>에서 우연의 일치로 어떻게 사건들이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재미를 주었다. 이 책에서 오베는 악의는 없지만, 우스꽝스럽고 바보스러운 주인공이다.


<불안한 사람들>은 읽기 전에 이 책의 뒷면을 보았다면 스토리를 예상할 수 있다. 

악의는 없지만, 일 처리를 매번 바보스럽게 하는 범인이 몇 명을 인질로 삼았고, 인질들이 범인과 같이 있는 동안 감화되어서 범인을 위해 노력한다는 예상이다. 그리고, 이 예상은 적중했다.


결말을 미리 알면, 소설의 재미가 떨어질 수 있지만, 사실 프레드릭 배크만이 쓴 소설이 해피 엔딩으로 끝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이 소설의 재미는 범인과 인질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지에 대한 과정과  각자의 사연, 오해, 갈등을 가진 인질들이 어떻게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범인이나 인질들이 약간 바보스럽고, 말장난을 즐기며, 상황 자체도 우연이지만 웃기고 이상하기 때문에 이 저자의 기존 소설과 동일한 느낌을 받았다. 


저자는 은행과 대출 시스템에 의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대출을 받아서 집을 샀지만, 집값 폭락으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대출을 받기 위해 다시 은행을 찾지만, 은행은 더 이상 그런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현실과 그로 인한 사람들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독자의 생각을 묻는다. 


남자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자 직원이 모럴 해저드란 '계약의 한 쪽 당사자가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하더라도 그에 대해 책임지지 않아도 되도록 보호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남자가 이해하지 못하자 그녀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 "바보 둘이 빠개지려는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는데 나무 몸통에 가까운 쪽이 톱을 쥐고 있는 상황이라고요." 남자가 여전히 알아듣지 못하고 눈을 깜빡이자 그녀는 눈썹을 추켜올리며 설명했다. "고객님이 나무 몸통에서 멀리 앉아 있는 쪽이에요. 은행이 나뭇가지를 잘라서 자기 목숨 줄을 챙기려 하고 있고요. 은행 측에서는 잃은 돈이 없어요. 고객님이 바보처럼 그들 손에 톱을 쥐여주는 바람에 고객님 돈만 날렸지." 그러고는 차분하게 남자의 서류를 모아 그에게 돌려주며 대출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은행이 내 돈을 전부 날린 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요!" 남자는 외쳤다.

직원은 그를 냉정하게 바라보며 선포했다. "고객님 잘못이죠. 왜 그 은행에 돈을 맡기셨어요." (P.81)


요즘 정기예금 금리는 1%도 안되고, 작년 대비 물가 상승률은 2.6%이다. 

저축을 아무리 해도 내가 저축한 돈 가치는 점차 떨어질 뿐이다.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고, 투자의 위험에 대해 처음에는 다들 조심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투자를 했더니 얼마의 돈을 벌고 나면 투자의 위험을 점차 잊는다. 더구나 자신은 투자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한 것이 결국 트레이더에 불과하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집값은 계속 올라가고 나는 회사를 계속 다닐 거니 생각하면서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고, 돈을 벌기 위해서 대출은 필수적이라 생각하니 주식 트레이딩 하면서도 대출을 받아서 한다. 

현재 자본주의 환경, 저성장 경제 추세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책임은 우리 개인들이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 은행, 회사, 경제 시스템, 증권 회사, 부동산 거래인 등 모든 경제 주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고, 개인들이 책임을 묻겠다고 아무리 주장해도 이 모든 시스템은 동의하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시스템 자체도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 


2021.07.04 Ex. Libris HJK


은행 강도, 인질극. 아파트를 급습하려는 경찰들로 가득한 계단. 이 지경에 다다르기까지는 수월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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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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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을 뒤적거리다가 책 제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천문학자란 망원경 앞에서 밤을 지새우며 밤하늘을 관측하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별을 보지 않는 천문학자라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아직 다 못 읽었지만,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가진 천문학에 대한 호기심이 어느 정도 있을 때 이 책을 발견했고, 짤막한 내 지식에 언제나 밤하늘을 보면 별을 볼 수 있는데, 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을까 궁금했다. 물론, 천문학자인 저자도 별을 본다. 전체 연구 시간에 비해 많이 짧은 시간이기는 하다. 나처럼 궁금하면 책을 읽어 보기 바란다.  


저자는 천문학에 대해 비교적 쉽게 설명하려고 했지만, 역시 쉽지는 않다. 잘 이해는 안 되지만, 전체적인 우주의 모습을 상상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을 때 우주에 대한 멋진 모습보다 내가 다녔던 대학교, 대학원 생활이 생각났다. 저자가 천문학을 선택하고 공부하면서 연구하는 일상에 대한 에세이 내용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다. 


고등학교 때 무엇을 할지 고민을 한 후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있을까? 만약, 있다면 찬사를 보내고 싶다.

나는 고등학교 때 무엇을 할지 잘 몰랐고,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에 이과를 선택하다 보니 공학을 선택했다. 공학 중에서 전자공학이 취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기계공학, 금속공학, 토목공학, 건설공학 같은 것보다 왠지 전자공학이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전자공학을 선택했다. 대학교 때는 공부보다는 이성 교제에 더 신경을 많이 썼던 거 같고, 진지한 학문에 대한 접근을 해본 적이 없었다. 단지 어느 정도 학점을 관리해야 취직할 수 있다는 말에 시험 기간에만 열심히 한 기억이 난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여정에 대한 기쁨도 없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학점을 위해 대학교를 다녔다. 책도 별로 안 읽었다. 원서는 멋있으니 들고 다녔고, 금요일 밤부터 주말까지 무엇을 하며 놀까를 생각했다. 교양 과목을 열심히 듣고, 기초적인 공부를 하면서 내가 관심 있어 하는 길을 찾았어야 했다. 전자공학이라는 학문에 별로 재미를 못 느꼈던 거 같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대학원도 전자공학 분야 중 하나인 통신 쪽으로 선택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잘 나가는 회사에서 앞으로 통신 분야를 중요시 할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경제에 관심도 없었으니 그저 누군가 말하니 그냥 따라가는 수준이었다. 내가 전화기에 대고 말을 하면 상대방이 말을 듣는 것이 신기하고, 그 원리가 궁금했을 법도 한데, 관심이 없었다. 대학교도 그렇게 보냈으니 대학원이라고 갑자기 달라지겠는가.


오로지 내가 선택한 길이었으니 누굴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후회가 많이 될 뿐이다.


대학이 고등학교의 연장선이나 취업 준비소가 아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학이 학문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공부라는 걸 조금 더 깊이 해보고 싶은 사람, 배움의 기쁨과 앎의 괴로움을 젊음의 한 조각과 기꺼이 맞바꿀 의향이 있는 사람만이 대학에서 그런 시간을 보내며 시간과 비용을 치러야 한다. 그러러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사회적으로 존중받고 경제적 부를 축적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 모두가 대학에 다니는 바람에 '반값 등록금'이니 '국가장학금'이니가 국가적 관심사인 사회에서는 택도 없는 일이다. (P.56)


저자는 대학생부터 대학원을 출입했다고 한다. 선배들과 지도 교수에 가깝게 지내며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어렸을 때부터 천문학을 전공하자는 뚜렷한 목적은 없었다고 한다. 단지 뉴턴이라는 잡지에서 별 사진을 보고, 전공을 선택했다고 한다. 물론, 나도 뉴턴을 보았다. 공학도이니 왠지 봐야 할거 같았다. 하지만, 곧 흥미를 잃었다. 


대학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책도 많이 읽고, 관심 있는 분야의 교양 과목도 들으면서 많은 고민을 해보고 싶다. 직접 체험도 해보고, 많은 곳을 돌아다녀도 보고, 도서관에서 과제도 열심히 해보고 싶다. 하지만,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 


어떤 사람의 직업은 정해진 '시간'을 성실히 채우는 일이고, 또다른 사람의 직업은 어떤 '분량'을 정해진 만큼 혹은 그에 넘치게 해내는 것이라면, 나의 직업은 어떤 주제에 골몰하는 일이다. 하나를 들여다봐도 이건 왜 그런지, 저건 왜 그런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러면 하나씩 일일이 검색해보고 찾아서 읽어본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료를 분석해보고, 그래프도 여러 가지 형태로 그려본다. 그러다보니 한 단계 전진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주 즐거운 시간이다. 그리고 그 즐거운 지루함이 자연의 한 조각을 발견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면 금상첨화다. (P.79)


회사에서 정말 일 다운 일을 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회사에서 문제를 푸는 사람보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끊임없이 전달된다. 그러면, 이렇게 전달된 문제들을 푸는 시간보다 어떻게 문제를 풀었는지 보고하는 시간이 더 많다. 실장급 이상은 같이 보고를 잘 듣지 않는다. 사장까지 올라가기 위해 몇 번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보고를 할 때마다 뭔가를 수정해야 한다. 

그리고, 뭔 교육이 이렇게 많은지. 환경 안전, 청탁 금지, 부정 거래 방지 등도 들어야 한다. 

정기적인 주간 회의도 몇 건이나 된다. 사장이 한 마디 지적을 하면, 갑자기 수 많은 사람들이 연락을 하고, 대화방이 만들어지고, 해결될 때까지 매주 진행 사항만 체크하는 담당자가 생긴다. 

이런 일들이 반복될 때마다 힘이 빠지는데, 아래 글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도 다 이렇게 사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핑계를 대자면 우선 처리해야 할 다른 일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월급과 연구비를 감당해 주는 연구 과제의 양식과 규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주의하는 일이다. 연구비 카드로 구입한 물건의 영수증을 제출한다든지, 예산이나 참여 연구원의 변동 내역을 입력한다든지, 회의록이나 출장 보고서를 작성한다든지 하는 일은 사소하지만 제때 해치워야만 하는 일이다. 

또 다른 중요한 일은 교육이다. 내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내가 가르침을 받는 것이다. 연구 윤리니 직장 내 성희롱이니 보안이니 실험실 안전이니 하는 다양한 주제의 교육이 꼬리에 꼬를 물고 찾아온다. 직장 다니고 월급 받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생각하며 묵묵히 교육에 참석한다. (P.75)


천문학자의 삶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가정생활과 연구 생활을 병행해야 하고, 생계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 과제를 얻어야 한다. 그 와중에도 별에 대한 순수함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어찌 되었던 자신이 직접 선택한 길을 꾸준히 나아간다. 응원을 보낸다.


나도 짧은 대학원 때 연구 과제에 참여한 적이 있었지만, 내가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까? 아, 그전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지?


2021.06.22 Ex. Libris. HJK 


오랜 친구 중에 화가가 된 이가 있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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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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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기욤 뫼소는 국내에서 꽤 유명한 작가라고 하는데, 이 책은 실망스럽다.

실망스럽다는 판단은 이 책을 읽은 나의 주관적인 판단인 것이지 객관적인 팩트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내가 느낀 점을 적는 것이니 모든 사람이 나와 생각이 같을 수는 없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작가가 참 많다. 그것도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많이 주인공으로 이용하는 것일까? 

자신이 쓴 책의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책 속으로 들어가는 작가는 현실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혼을 당하고, 아들을 빼앗기는 위기에 처해 있지만 자신이 창작한 소설 속 주인공의 도움을 받아서 극복하려 애쓴다. 결국 이혼한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떠난 아들은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갑자기 뉴욕에 있는 병원에서 탈출해서 프랑스 파리로 날아온다. 나이는 겨우 6살이다. 그리고, 이렇게 잘 끝나는가 했더니(어차피 소설이니 6살이 어떻게 무일푼으로 비행기를 타고 왔는지 그냥 무시하자.) 진실이라고 창작한 소설의 주인공이 현실에서 책을 썼고, 주인공인 작가의 서재에 소설의 주인공이 쓴 책이 꽂혀 있고. 암튼 계속 이야기를 꼬아대는데, 솔직히 귀로 갈수록 궁금하기보다는 짜증이 났다.


감동도 없고, 반전은 있으나 긴장감도 없고, 억지스러운 전개는 소중한 주말 동안 투자한 시간을 아깝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언론에 대해서 언급한 작가의 글에 공감이 많이 갔다. 요즘 기레기들이 판치면서 여론 몰이를 하고, 쓰레기 같은 기사를 포털에 도배하고 있다. 백신 접종, G7 정상 회담, 수출 증가 등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온갖 부정적인 기사만 써대는 한심한 기자들이 정말 싫다.


언론의 무차별한 의혹 제기와 팩트 체크도 하지 않은 악의적인 기사, 네티즌들이 유포하는 아니면 말고 식 가설들은 판사가 법정에서 내리는 판결보다 훨씬 더 잔인하고 가혹했다. 다양한 의혹들이 아무런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사실로 둔갑해 널리 퍼져나갔다. 언론은 진실이 무엇인지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고, 오로지 판매부수와 인터넷판 조회 수를 높이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몇몇 언론사들은 클릭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선정적인 이미지를 동원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기사들을 거침없이 내보기도 했다. 내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캐리의 실종이 사이비 저널리스트들에게는 그저 기분 전환용 오락거리이자 조롱의 대상일 뿐이었다. (P.41)


2021.06.19 Ex. Libris HJK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는 서른아홉 살의 작가가 해마다 그해에 출간된 소설 전체를 평가해 선정하는 최고 권위의 프란츠 카프카 상을 수상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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