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bonpon 지음, 이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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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명인으로 등장한 일본의 노부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표지에 등장하는 노부부 사진부터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저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소설 네트워크 서비스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꾸 얽매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글을 올리면,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사람들의 반응을 얻기 위해 무리를 합니다. 진실된 모습이 아니고, 자꾸 거짓된 모습을 올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알리고, 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더 많은 사람을 알게 되는 과정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이런 기회조차 없었죠. 


60이 넘으면서 은퇴한 남편과 전업주부였던 아내는 그동안 살았던 집을 정리하고, 조그만 아파트로 이사합니다. 3층 개인주택에 살았기 때문에 20평대의 아파트로 이사해야 하니 필연적으로 짐을 정리하고, 소박한 삶을 추구합니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면서 부부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젊게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일상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제 어느덧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저는 은퇴 후에 조그만 마당이 있는 개인주택으로 이사하고 싶습니다. 땅콩집에 대한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차피 은퇴 후에 누가 찾아올 것도 아니고, 2층이면서 20평대로 구성된 집이면 되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미니멀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많은 것을 버려야 하겠죠. 처음에 아파트 분양받았을 때 넓은 텅 빈 공간에 가만히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뭔가 온전히 나 자신을 만날 수 있었던, 대단하지 않지만, 강제적으로 사유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레고, 책, 각종 장식품, 멀티미디어 기기 등이 방을 차지하고 있고, 거실로 나가면 더 많은 짐이 넘쳐납니다. 


노부부에게 가장 부러운 점은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이 실천하는 모습입니다. 미니멀리즘의 가장 큰 적은 자기 자신이지만, 두 번째는 가족입니다. 가족과 함께 사는데, 혼자 미니멀리즘을 실천할 수 없습니다. 미니멀리즘을 향한 몇 번의 시도가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좌절된 후 은퇴하고 나면 가능하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하지만, 글쎄요. 쉽지 않겠다고 생각합니다. 핑계일 수도 있습니다. 제 자신을 바뀌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죠. 무인양품에서 각종 수납 박스를 산 것이 얼마 전이거든요. 


2019.06.23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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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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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이 책은 나이가 들면서 한 번쯤 고민했을 주제에 대해 법정 스님이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해 결코 오버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바뀌는 것에 따라 순응하라는 것입니다. 체력은 떨어지고, 돈도 많이 벌지 못하니 그에 맞게 자신의 생각과 환경을 바꾸어야 하죠. 40대 중반에 읽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요즘 노년을 걱정하는 시기가 점차 빨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내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왜 사느냐 질문을 던질 때가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법정 스님은 삶에 시비를 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하면 오늘도 행복하게 살까를 생각하는 것이 내 인생에 대한 책임과 권리를 지닌 주인으로 사는 것이라고 말이죠. 나는 그저 한 명의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내가 무슨 거창한 운명과 이유를 가지고 태어날 리가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류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심각한 문제가 될 리는 없습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인물이 되었을 뿐이죠. 물론, 히틀러처럼 인류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인물로 기억되기도 하겠죠. 


책을 읽으면서 제가 처한 상황에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같이 일하던 부하 직원이 갑자기 본인이 원해서 다른 팀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많은 생각이 듭니다. 그 사람이 떠난 후도 걱정되지만, 나에 대한 질책도 하고, 번민도 합니다. 어찌 보면, 만남이 있듯이 이별이 있을 뿐입니다. 회사라는 테두리에서 평생을 같이 할 수는 없습니다. 

법정 스님은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말라'고 말합니다. 주어진 인연을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입니다. 같은 팀에서 함께 일하는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이죠. 다른 인연은 계속 이어갈 수 있습니다. 과거는 참회와 감사 기도로 털어버리라고 합니다. 마음속으로 이 두 가지 생각을 하는 연습을 합니다.


첫째, 만나는 동안 잘 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둘째, 나에게 있어서 좋은 인연이었고, 내 삷에 좋은 경험이었다.


인생을 살면서 다른 사람을 의식하면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은 뉴런의 화학적 결합으로 나오는 것이고, 객관적으로 3자의 시선으로 나의 감정을 쳐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서은국 교수가 <행복의 기원> 에서 언급한 것처럼 행복이라는 감정 또한 생존과 번식을 위해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일 뿐입니다. 유발 하라리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에서 마지막으로 언급한 명상의 중요성과 일맥 상통합니다. 이에 대해 법정 스님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혼했다, 결혼했다, 결혼을 못 했다, 시험에 떨어졌다, 시험에 붙었다, 그 어떤 일이든 그건 단지 그것일 뿐이에요. 그 일에 내가 슬픔과 기쁨, 초라함, 당당함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 뿐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어리석은 생각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거예요. (P.32)


저는 그동안 한 번도 혼자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결혼 전에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결혼 후에는 와이프, 얼마 안 지나서 딸아이와 함께 살았습니다. 그래서,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기회가 찾아왔었습니다. 와이프와 딸아이가 어학연수를 2개월 가면서 혼자 지내게 되었습니다. 가족이 떠나기 전에 혼자 사는 멋진 모습도 그려보고, 계획도 세우고, 준비도 했습니다. 하지만, 1주일도 안되어서 제가 머릿속에 그렸던 모든 상상이 무너졌습니다. 실제 해보면,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르다는 이 쉬운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법정 스님은 수행을 통해서 미련을 떨칠 수도 있지만, 실제로 해보고 미련을 떨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계속 고민해 보았자 정리를 안되고, 직접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은퇴 후에 무엇을 할까 또는 회사를 그만둔다면, 다른 무슨 일을 할까 고민을 많이 합니다. 계속 고민하지 말고, 당장 은퇴하거나 회사를 그만두고 경험을 해봐야 할까요? 이건 어찌 보면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에게 큰 결정일 수 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의식주는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새로운 선택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준비과정을 거쳐야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옆에서 구경하는 것 갖고는 제대로 알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해봐야 안다는 겁니다. (P.193)


커피 전문점을 하고 싶다면, 일단 커피 전문점에 취직해서 일을 해봐야 하고, 산에서 혼자 살고 싶다면, 주말마다 산에 가서 혼자 사는 것을 몇 년을 해보아야 합니다. 그래야지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인지 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주변에 사회생활 할 때 잘 나가다가 은퇴, 명예퇴직 등으로 인해 사회생활을 예전만큼 못하면 삶에 대한 방향을 잃어버린 채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안타까운 결말을 맺는 분들이 있습니다. 회사나 자신의 일이 정말 중요하지만, 다른 삶도 있는데, 미처 보지 못하고, 자책과 실망에 빠져서 삽니다. 제2의 인생을 살아도 됩니다. 하지만, 저 또한 그런 상황이 도래했을 때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마음의 수양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또는 회사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일수록 법정 스님의 말을 귀담아들어야 합니다.


사회에서 직위는 임시적으로 주어진 하나의 역할일 뿐인데, 그 지위가 곧 자기라고 착각하다가 직위를 잃으면 공허감이 뒤따르게 됩니다. 본인이 어떤 위치에 올랐을 때 그 지위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자기 조절을 잘 해야 나이 들어서도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새로운 일도 가볍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P.188)


얼마 전에 차기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부처님 태어나신 날 행사에서 합장을 혼자 안 하는 추태를 보였습니다. 개신교 신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행사에 왜 참석했을까요? 맨 앞줄에서 합장조차 안 하면서 말이죠. 우리나라에는 많은 종교와 많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편협된 생각으로 이 나라를 이끌 수 있을까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큰 것을 봐야지 사소한 것에 집착하면 안 된다고 말이죠. 하지만, 하나의 조그만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총 쏘는 법을 몰라서 개머리판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조준하는 사람이나 세계 정상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혼자 핸드백을 가지고 사진을 찍거나 오바마 대통령이 질문했는데, 딴 생각을 하느라 무슨 질문을 했는지도 기억 못 하는 사람이 과연 대통령의 자격이 있었을까요? 

자신의 직위에 함몰되어서 자기 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할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자녀, 부모, 배우자와의 갈등, 자기 자신과의 갈등 등에 대해서 법정 스님은 우리에게 많은 조언을 합니다. 실천하는 것은 두 번째이고, 일단 좋은 글과 조언을 많이 읽고,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실천까지 하지 않을까요? 행여 실천을 못했더라도 다음에 다시 해볼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생각하는 만큼 세상이 보이는 법이니깐요.


2019.06.08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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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이야기 1 - 춘추의 설계자 관중 춘추전국이야기 1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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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토요일입니다. 어제 비가 내린 후에 하늘이 너무 맑고, 공기가 너무 신선합니다. 토요일 아침 광교 홍재 도서관까지 걸어서 왔는데, 시원한 바람과 상쾌한 공기에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멋있는 날씨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자연을 소중히 가꾸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얼마 전에 광교에 위치한 책발전소를 방문해서 우연히 책 한 권을 구매했습니다. 책발전소에는 많은 책이 없습니다. 이 역사 책이 어떻게 경쟁을 뚫고, 그곳에 놓였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제가 그 당시 <춘추전국이야기 1>를 선택한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중국 출장을 갔다 온 지 얼마 안 된 시기였습니다. 중국의 고도 중의 하나인 난징에서 며칠을 보냈습니다. 자연히 이 도시의 역사에 궁금증을 가졌고, 기회가 된다면, 중국 역사를 체계적으로 파악해보면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이유는 책 제목을 보고 책을 집은 후에 펼쳐 보았는데, 꽤 많은 지도가 있었습니다. 저는 역사를 접할 때 지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독일 전격전>, <페르시아 전쟁>, <중일 전쟁>, <십자군 이야기> 등의 전쟁사를 읽을 때 책에 나오는 지도뿐만이 아니고, 구글 맵으로 지역을 많이 검색했습니다. 

마지막 이유는 상나라, 주나라를 거쳐 춘추시대에 접어들면 수많은 제후가 세운 나라가 등장하는데, 이걸 모두 파악하기는 저에게 쉽지 않아서 뭔가 핵심적인 내용을 터치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고 생각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보다 전체적인 구도를 파악하는 것이 역사를 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저자의 의도를 알면, 이 책을 선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자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기준으로 책을 쓰겠다는 것을 책을 읽기 전에 알면 좋습니다. 저는 책의 서문을 주의 깊게 읽어봅니다. 


첫째, 앞서 이야기했듯이 춘추전국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공룡의 뼈대가 형성된 시기이다. <중략>

둘째, 이 시리즈는 기존의 고사를 중심으로 한 책들과는 달리 역사적 사실의 기록과 더불어 지리를 특히 강조했다.<중략>

셋째, <중략> 단편적인 사건 중심의 서술보다는 좀 더 거시적인 흐름에 주목하면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넷째, <중략> 하지만 필자는 그와 더불어 그 시대의 사회 경제적 변화를 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변화에 각 시대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살펴보려 했다. <중략>

다섯째, <중략> 그들의 이야기는 비록 수천 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음미하고 곱씹을수록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미래의 문을 여는 깊은 통찰을 제공하리라 믿는다.


상나라, 주나라를 거쳐 각 제후국이 중국 전역(이때는 그래봤자 황하와 장강 유역 정도였죠.)에 세워졌습니다. 그중에 첫 번째 패자가 되어서 춘추 시대를 호령한 인물이 제나라 환공이라고 합니다. 제나라를 세운 사람은 한 번쯤 들어본 강태공입니다. 강태공이 주나라 무왕을 도와서 상나라를 멸하고, 제후의 신분으로 발해만 남쪽, 지금의 지난시 부근에 제나라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제나라 환공을 패자로 만든 결정적인 인물이 있는데, 바로 관중입니다. 관포지교라고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관중과 포숙의 우정을 다룬 한자성어에 나오는 바로 그 관중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관중이 얼마나 뛰어난 인물이고, 춘추시대 초반을 논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말이죠. 귀족 출신도 아니면서 제나라의 재상이 되고,   제나라의 경제, 국방, 정치의 기틀을 다져서 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관중의 사상과 제도가 향후 중국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관중을 있게 한 사람이 바로 포숙입니다. 정말 포숙 같은 친구가 있다면, 인생이 헛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춘추시대의 전체적인 판도를 지도와 함께 설명하면서 커다란 영향을 끼친 주요 인물을 다룹니다. 아울러 정치, 경제, 문화 등을 언급하면서 각 제후국의 흥망성쇠를 설명합니다. 그 당사의 상황과 근거를 명확하게 지적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고,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지리를 알면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왜 삼국시대에서 위나라가 그렇게 강대할 수밖에 없는지를 지도를 봐야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지도가 반갑습니다. 

예전에 사마천의 <사기 본기> 읽기를 시도했지만, 너무 어려웠습니다. 기본 뼈대를 이해하고, 다시 시도해 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교훈을 삼을 만한 내용도 많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제나라 환공의 최후입니다. 제나라 환공이 관중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면서 나라를 발전시키지만, 자신의 욕망(사냥, 색욕, 음식)를 절제하지 못해서 관중 사후에 결국 끔찍한 최후를 맞이한다는 내용을 주의 깊게 새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관중이 죽기 전에 환공에게 충언을 합니다. 하지만, 환공은 결국 자기의 욕망을 이겨내지 못합니다. 


이제 중국 역사 이해하기의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싸우면서 발전해 나가는 그들을 지켜봅니다. 성공과 실패가 있고, 희망과 좌절이 있고, 전진과 후퇴가 있는 엄청 큰 스토리입니다. 7월에 다시 중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 중 한 권을 가져가서 중국 현지에서 읽을 생각을 하니 설레네요. 


2019.06.08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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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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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읽었습니다. 해외 출장을 갈 때 한 권의 책을 가져가서 읽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국 출장 갈 때는 <인어가 잠든 집>을 읽었고, 이번에 미국 출장 갈 때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읽었습니다. 미국은 비행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소설보다는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책을 가지고 가는 것을 선호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저자 중의 한 명이 바로 유발 하라리입니다. 쉽지 않은 내용을 알기 쉽게 서술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본인이 주장하는 바를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저는 그의 생각과 주장에  많은 공감을 합니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현재 지구라는 행성에서 벌어지는 많은 현상을 살펴보고, 앞으로 발생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가에 대한 책입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인류를 위협하는 3가지 문제는 핵 전쟁, 생태계 파괴, 기술적 파괴입니다. 꼭 핵은 아니더라도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한순간 공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인간, 즉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를 계속 파괴해 왔고, 임계점을 넘는 순간 더 이상 지구의 생태계는 유지될 수 없다고 합니다. 평균 기온이 2도만 올라가도 엄청난 재앙이 닥쳐올 것이고, 지구 어느 곳에 살아도 안전한 곳은 없습니다. 생명기술, 정보기술 혁명으로 인해 AI 알고리듬이 세상을 지배하고, 많은 직업이 없어지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불안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데이터를 소유한 회사 또는 정부가 개인을 감시하고,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22세기, 아니 21세기 후반부에 어떤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질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인간에게는 몸이 있다. 지난 세기 동안 기술은 우리를 우리 몸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 우리는 우리가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 것에 집중하는 능력을 잃어왔다. 대신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빠져들었다. <중략> 스위스에 사는 사촌과 이야기하기는 어느 때보다 쉬워졌는데 아침 식사를 할 때 남편과 대화하기는 더 힘들어졌다. 눈은 끊임없이 나 대신 스마트폰에 가 있다. (P.141)


외식을 하기 위해 식당에 가면, 온 가족이 대화 없이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풍경을 자주 접합니다. 저도 무의적으로 하다가 깜짝 놀라고, 얼른 스마트폰을 내려놓습니다. 저는 그나마 SNS를 많이 안 합니다. 인스타그램도 계정만 있지 호기심 때문에 이제까지 5개 정도 포스팅 했을 정도입니다. 누군가 저에게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내가 올린 포스팅을 얼마나 사람들이 읽고, 좋아요를 했는지 끊임없이 쳐다보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럽 문명이 인권과 민주주의, 평등, 자유의 가치에 의해 규정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아테네 민주주의는 발칸반도의 작은 구석에서 마지못해 일어난 실험이었고, 겨우 200년을 살아남았다. 지난 25세기 동안 유럽 문명을 규정한 것이 민주주의와 인권이었다면, 스파르타와 율리우스 카이사르, 십자군과 신대륙 정복자, 종교 재판과 노예무역, 루이 14세와 나폴레옹, 히틀러와 스탈린은 다 뭐란 말인가? 이들은 모두 외래 문명에서 온 침입자들인가? (P.151)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제국 주의, 공산주의를 무너뜨린 자유민주주의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을까요? 끊임없이 갈등을 조장하는 종교나 민족주의가 답일까요? 전 세계 글로벌 시장경제가 핵 전쟁을 막고,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제 한 개인이, 한 집단이, 한 국가가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설 만큼 세상은 복잡해졌습니다. 한국에서 아무리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서 재활용을 해도 미국에서 모든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는 한 태평양에 있는 쓰레기 섬을 없앨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세상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각자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합니다. 모든 호모 사피엔스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허구입니다. 실체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고민을 해야 합니다. 

저자는 명상을 통한 하나의 방안을 제시합니다. 자신의 욕망이 단지 뉴런을 통한 생화학적인 과정일 뿐일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우리가 우리 밖의 세계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단계는 쉽다. 그런 다음에는 우리 자신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우리가 통제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과정은 더 어렵다. 궁극에는 우리의 욕망, 심지어 이런 욕망에 대한 반응까지 우리가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중략) 인간은 보통 자신의 욕망에 너무 큰 중요성을 부여한 나머지 이 욕망에 따라 온 세상을 지배하고 조성하려 애쓴다. 자신의 열망을 추구하느라 달에도 날아가고,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전 생태계까지 불안정하게 만든다. (P.454)


이 책에는 한국 독자를 위한 7문 7답이 실려 있습니다. 꼭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책을 포함해서 내가 쓴 모든 책의 주된 목표는 사람들이 허구와 실체의 차이를 분간해서 결코 허구의 이야기를 실체로 오인하지 않고, 허구적인 것을 위해 실재하는 것들을 해치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것입니다. 실체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이 고통을 느끼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P.484)


민족이나 종교, 기업, 돈은 인간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허구적인 것입니다. 1931년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다는 것은 허구입니다. 일본도 허구이고, 중국도 허구입니다. 실체는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고통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일본이라는 허구를 위해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입니다. 


"공짜로 무언가를 얻는 경우 당신이 상품이다" 이것은 뉴스 시장에서 너무나 분명한 진실입니다. (중략) 공짜라는 이유로 자신의 주의를 포기하는 대신 낮은 품질의 정보를 얻는 것은 정신 나간 짓입니다. 고품질의 음식과 옷과 자동차에 기꺼이 제값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면, 왜 고품질의 정보에는 돈을 내지 않으려는 걸까요? (P.493)


왜 조중동을 비롯한 각종 신문이나 잡지가 기득권 세력에 매달릴까요? 그들을 위해 광고를 해서 그들에게 돈을 받기 때문입니다. 거짓말을 해도 돈 버는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고품질의 정보에 돈을 내고 싶지 않다면, 적어도 공짜로 얻는 정보를 의심할 수 있는 의식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허구에 함몰되지 않을 수 있겠죠. 


2019.06.01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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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드라마를 잘 시청하지 않습니다. 

주말 오후에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면서 뭘 보면서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우연히 <빙의>라는 드라마를 발견했습니다. 영매와 형사의 만남을 다룬 줄거리가 마치 <멘탈리스트>와 유사한 느낌이 들어서 1편이나 봐볼까 시청하다가 주말 이틀 동안 16편을 모두 보았네요. 평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공감은 가는데, 8편까지는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갑자기 절대 악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지고, 어찌할 수가 없는 막막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뭔가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서 행복한 결말을 기대하면서 끝까지 보았지만, 마지막 편을 본 후에 결국 실망감이 들더군요. 배우 송새벽, 고준희에게 빠져서 보낸 시간이었기 때문에 더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문득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보통 사람들처럼 살 수 없는 상황에서 정말 사랑하는 여자와 멀리 떠나서 서로 바라보며 평생을 살 수 있을까요? 자신이 했던 일, 주변 사람들을 모두 버리고, 단 한 명의 연인을 지키기 위해 남은 삷을 살 수 있을까요?  


<빙의>에서는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외딴섬으로 떠납니다. 얼마 안 되는 섬주민들과 살 수 있는 준비는 하나도 안된 상태입니다. 남자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이 섬이 나의 세상의 전부이고, 당신이 이 세상에서 내가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이렇게 섬에서 살 수 있을까요? 격정에 휩쓸려 말할 수 있지만, 그걸 얼마나 지킬 수 있을까요? 만약, 끌까지 지킬 수 없다면, 떠나기 전에 포기를 해야 할까요? 다른 사람들 생각은 굳이 하지 말고, 오로지 한 사람만 바라보며 살 수 있을까요? 

저의 답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떠날 수 있고, 절대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입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지킬 수 있다면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저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래전에 <아이엠 샘>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학교 선생님과 조직폭력배의 보스 딸 사이의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도 조직폭력배의 추적을 피해 두 명은 멀리 떠나갑니다. 하지만, 며칠간의 행복을 마무리합니다.  


곤경에 처한 사랑하는 연인끼리 멀리 떠나서 행복하게 잘 사는 해피엔딩 드라마는 나올 수 없을까요? 현실과 큰 차이가 있다고 해도 현실에서는 못하니 이렇게 드라마라도 행복하게 끝나면 안 될까요? 너무 드라마가 밋밋한 결말이라서 흥행에 성공을 못할 수도 있겠죠. 


그동안 구매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자꾸 미루었던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을> 블루레이를 알라딘에서 주문했습니다. 영화관에서 봤던 마지막 엔딩 화면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네요.


2019.05.19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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