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이야기 1 - 춘추의 설계자 관중 춘추전국이야기 1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은 토요일입니다. 어제 비가 내린 후에 하늘이 너무 맑고, 공기가 너무 신선합니다. 토요일 아침 광교 홍재 도서관까지 걸어서 왔는데, 시원한 바람과 상쾌한 공기에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멋있는 날씨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자연을 소중히 가꾸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얼마 전에 광교에 위치한 책발전소를 방문해서 우연히 책 한 권을 구매했습니다. 책발전소에는 많은 책이 없습니다. 이 역사 책이 어떻게 경쟁을 뚫고, 그곳에 놓였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제가 그 당시 <춘추전국이야기 1>를 선택한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중국 출장을 갔다 온 지 얼마 안 된 시기였습니다. 중국의 고도 중의 하나인 난징에서 며칠을 보냈습니다. 자연히 이 도시의 역사에 궁금증을 가졌고, 기회가 된다면, 중국 역사를 체계적으로 파악해보면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이유는 책 제목을 보고 책을 집은 후에 펼쳐 보았는데, 꽤 많은 지도가 있었습니다. 저는 역사를 접할 때 지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독일 전격전>, <페르시아 전쟁>, <중일 전쟁>, <십자군 이야기> 등의 전쟁사를 읽을 때 책에 나오는 지도뿐만이 아니고, 구글 맵으로 지역을 많이 검색했습니다. 

마지막 이유는 상나라, 주나라를 거쳐 춘추시대에 접어들면 수많은 제후가 세운 나라가 등장하는데, 이걸 모두 파악하기는 저에게 쉽지 않아서 뭔가 핵심적인 내용을 터치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고 생각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보다 전체적인 구도를 파악하는 것이 역사를 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저자의 의도를 알면, 이 책을 선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자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기준으로 책을 쓰겠다는 것을 책을 읽기 전에 알면 좋습니다. 저는 책의 서문을 주의 깊게 읽어봅니다. 


첫째, 앞서 이야기했듯이 춘추전국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공룡의 뼈대가 형성된 시기이다. <중략>

둘째, 이 시리즈는 기존의 고사를 중심으로 한 책들과는 달리 역사적 사실의 기록과 더불어 지리를 특히 강조했다.<중략>

셋째, <중략> 단편적인 사건 중심의 서술보다는 좀 더 거시적인 흐름에 주목하면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넷째, <중략> 하지만 필자는 그와 더불어 그 시대의 사회 경제적 변화를 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변화에 각 시대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살펴보려 했다. <중략>

다섯째, <중략> 그들의 이야기는 비록 수천 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음미하고 곱씹을수록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미래의 문을 여는 깊은 통찰을 제공하리라 믿는다.


상나라, 주나라를 거쳐 각 제후국이 중국 전역(이때는 그래봤자 황하와 장강 유역 정도였죠.)에 세워졌습니다. 그중에 첫 번째 패자가 되어서 춘추 시대를 호령한 인물이 제나라 환공이라고 합니다. 제나라를 세운 사람은 한 번쯤 들어본 강태공입니다. 강태공이 주나라 무왕을 도와서 상나라를 멸하고, 제후의 신분으로 발해만 남쪽, 지금의 지난시 부근에 제나라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제나라 환공을 패자로 만든 결정적인 인물이 있는데, 바로 관중입니다. 관포지교라고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관중과 포숙의 우정을 다룬 한자성어에 나오는 바로 그 관중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관중이 얼마나 뛰어난 인물이고, 춘추시대 초반을 논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말이죠. 귀족 출신도 아니면서 제나라의 재상이 되고,   제나라의 경제, 국방, 정치의 기틀을 다져서 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관중의 사상과 제도가 향후 중국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관중을 있게 한 사람이 바로 포숙입니다. 정말 포숙 같은 친구가 있다면, 인생이 헛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춘추시대의 전체적인 판도를 지도와 함께 설명하면서 커다란 영향을 끼친 주요 인물을 다룹니다. 아울러 정치, 경제, 문화 등을 언급하면서 각 제후국의 흥망성쇠를 설명합니다. 그 당사의 상황과 근거를 명확하게 지적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고,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지리를 알면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왜 삼국시대에서 위나라가 그렇게 강대할 수밖에 없는지를 지도를 봐야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지도가 반갑습니다. 

예전에 사마천의 <사기 본기> 읽기를 시도했지만, 너무 어려웠습니다. 기본 뼈대를 이해하고, 다시 시도해 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교훈을 삼을 만한 내용도 많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제나라 환공의 최후입니다. 제나라 환공이 관중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면서 나라를 발전시키지만, 자신의 욕망(사냥, 색욕, 음식)를 절제하지 못해서 관중 사후에 결국 끔찍한 최후를 맞이한다는 내용을 주의 깊게 새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관중이 죽기 전에 환공에게 충언을 합니다. 하지만, 환공은 결국 자기의 욕망을 이겨내지 못합니다. 


이제 중국 역사 이해하기의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싸우면서 발전해 나가는 그들을 지켜봅니다. 성공과 실패가 있고, 희망과 좌절이 있고, 전진과 후퇴가 있는 엄청 큰 스토리입니다. 7월에 다시 중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 중 한 권을 가져가서 중국 현지에서 읽을 생각을 하니 설레네요. 


2019.06.08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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