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드라마를 잘 시청하지 않습니다. 

주말 오후에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면서 뭘 보면서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우연히 <빙의>라는 드라마를 발견했습니다. 영매와 형사의 만남을 다룬 줄거리가 마치 <멘탈리스트>와 유사한 느낌이 들어서 1편이나 봐볼까 시청하다가 주말 이틀 동안 16편을 모두 보았네요. 평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공감은 가는데, 8편까지는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갑자기 절대 악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지고, 어찌할 수가 없는 막막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뭔가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서 행복한 결말을 기대하면서 끝까지 보았지만, 마지막 편을 본 후에 결국 실망감이 들더군요. 배우 송새벽, 고준희에게 빠져서 보낸 시간이었기 때문에 더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문득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보통 사람들처럼 살 수 없는 상황에서 정말 사랑하는 여자와 멀리 떠나서 서로 바라보며 평생을 살 수 있을까요? 자신이 했던 일, 주변 사람들을 모두 버리고, 단 한 명의 연인을 지키기 위해 남은 삷을 살 수 있을까요?  


<빙의>에서는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외딴섬으로 떠납니다. 얼마 안 되는 섬주민들과 살 수 있는 준비는 하나도 안된 상태입니다. 남자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이 섬이 나의 세상의 전부이고, 당신이 이 세상에서 내가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이렇게 섬에서 살 수 있을까요? 격정에 휩쓸려 말할 수 있지만, 그걸 얼마나 지킬 수 있을까요? 만약, 끌까지 지킬 수 없다면, 떠나기 전에 포기를 해야 할까요? 다른 사람들 생각은 굳이 하지 말고, 오로지 한 사람만 바라보며 살 수 있을까요? 

저의 답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떠날 수 있고, 절대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입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지킬 수 있다면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저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래전에 <아이엠 샘>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학교 선생님과 조직폭력배의 보스 딸 사이의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도 조직폭력배의 추적을 피해 두 명은 멀리 떠나갑니다. 하지만, 며칠간의 행복을 마무리합니다.  


곤경에 처한 사랑하는 연인끼리 멀리 떠나서 행복하게 잘 사는 해피엔딩 드라마는 나올 수 없을까요? 현실과 큰 차이가 있다고 해도 현실에서는 못하니 이렇게 드라마라도 행복하게 끝나면 안 될까요? 너무 드라마가 밋밋한 결말이라서 흥행에 성공을 못할 수도 있겠죠. 


그동안 구매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자꾸 미루었던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을> 블루레이를 알라딘에서 주문했습니다. 영화관에서 봤던 마지막 엔딩 화면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네요.


2019.05.19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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