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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의 아기 - 세계적 심리학자 폴 블룸의 인간 본성 탐구 ㅣ 아포리아 8
폴 블룸 지음, 김수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선악의 기원>을 읽고 아이들이 어떻게 도덕 관념을 발전시키는지, 인간의 선악 개념이 어디서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발달하는지 등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 저자의 다음 저서 <데카르트의 아기>도 꼭 읽어봐야 한다. 저자 폴 블룸은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발달 심리학, 언어심리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다양한 분야를 탐구하고 인간의 본성, 심리를 파악한 후 정리한 것을 책으로 출간하였다. <데카르트의 아기>에서는 '아기가 데카르트적 이원론자'라는 것을 영아의 발달 과정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가끔 우리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전혀 반성이 없는, 한 마디로 양심의 가책이 없는 이들의 소식을 뉴스로 보게 된다. 인간들 중에는 이런 기본적인 관념이 없는 이들이 존재한다. 앞서 말한 범죄자들같은 사이코패스라든가, 다른 사람들에게 생각과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중증 자폐아가 그렇다고 한다.
'찰스 다윈'의 책 『인간의 유래』,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 등에서는 인간의 많은 정신적 능력이 자연선택에 의해 등장했다고 한다. 이런 능력이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에 생겨났으며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이 형질들이 '(생물학적 우연에 의한)적응의 부산물'이라고 하였다. 저자는 이런 다윈의 접근 방식을 어린아이의 발달 과정을 통해 탐구하며 '사람과 대상을 고려하는 특정한 사고 방식'을 인간들이 진화시켜왔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타고난 데카르트주의자 즉, '물질과 정신'이라는 이원론적 사고방식을 타고 태어난 존재라고 인정하면 인간의 특성을 상당 부분 잘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데카르트의 아기> 1부에서는 영아의 정신발달 과정을 보며 아기의 타고난 능력,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알아본다. 이후 이원론적 인식 방식에 따라 아이들이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는지, 신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등에 대해 살펴본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의 특성들을 기반으로 하여 사람들은 '직관적 이원론'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들이 어떻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지, 아기는 어떤 능력을 타고 났으며 어린 아이들에게서 어떻게 이런 능력이 발달되는지 등을 살펴본다. 그러면서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아기들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하나씩 알아보는데 재미있는 결과들이 정말 많다. 태어난지 얼마 안 되어서 어른들과 같은 직관력을 발휘하는가 하면 한참 뒤에 특정 사실을 이해하기도 한다. 아기들 또한 사회적 이해력을 가지고 태어나며 다른 이의 관심을 끌어 원하는 물건을 자신에게 가져다주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 밖에도 아기들의 발달 과정을 살펴보며 사회성이 길러지는 과정, 다른 이들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전하는 과정 등을 면밀히 알 수 있다.
<데카르트의 아기>는 아기들을 통해 인간이 타고 태어난 특성들을 알아보는 재미있는 책이다. 인간의 특성에 대해 본질적인 부분부터 파악해보고 싶다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관점으로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 대해 바라보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