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2009.11 - 전자제품 사용설명서
녹색연합 편집부 엮음 / 녹색연합(잡지)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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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에서 펴내는 월간지다.  줄여서 '작아'라고 불리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 이런 잡지가 있다는 걸 알지도 못했다.  운좋게 내 손 안에 들어온 이 잡지는 11월을 '눈마중달'이라고 불러주는 게 정겹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고 문패를 내건 소박함이 마음에 들었다.  녹색연합이 펴내는 잡지니까 물론 환경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테지만, 계간도 아니고 격월간도 아니고, 매달 잡지를 펴낼만큼 환경에 대한 이야기 거리가 많다는 걸 기뻐해야할까, 속상해해야할까.   

11월의 특집은 [전자제품 사용 설명서].  특집 기사 부분부터 찾아 읽어보니 전자제품을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물론 환경적으로 올바르게다.  그러고 보니 전자제품에 대해서 점점 다양해지는 기능들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하는 법을 '사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사용법에 대해선 '플러그 뽑기'정도만 알 뿐이다.  실천도 제대로 안 하고 있지만.  

맨처음 주인에게 7년만에 퇴출당하는 오남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TV, 냉장고, 세탁기, 오디오, 컴퓨터가 그들이다.  구입해서 쓰는 동안만을 생각했지 버려진 전자제품들의 처리문제에 대해선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아파트에서 재활용품 수거하는 날 얌전히 내다 놓으면 알아서 수거해가는 게 대부분이고, 재활용 센터에서 수거하지 않는 물품에 대해서만 스티커를 사서 붙이면 그만이니까.  퇴출당한 오남매를 통해 더러는 중고시장을 통해 새 주인을 만나기도 하고, 더러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전혀 다른 쓰임새로 활용되기도 하며(여기선 냉장고가 책꽂이로 변신한다), 또 더러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EPR)'라는 것 에 의해 회수되기도 하고, 또 더러는 그냥 버려지고, 더러는 해외로 수출이 되거나 폐기되기도 한다.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는 이 책에서 처음 알게된 건데, '생산자가 제품을 생산할 때 재활용 단계까지 고려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제도'라고 한다.  그러니까 생산자 쪽에서 회수, 재활용, 폐기처리 등을 물건의 생산단계에서 미리 고려하도록 만든 제도인 셈이다.  그렇다고 모든 걸 생산자에게 떠맡길 수는 없는 법.  소비자 입장에서도 한 번 산 전자제품을 오래오래 잘 쓰는 게 환경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자꾸만 크고 기능이 새로운 것으로 전자제품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꼬집는 글도 있다. 
 '남자 대 전자제품'에서는 '사회적 웰빙'을 지칭하는 로하스가 우리 나라에선 뿌리내리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으면서 가전제품의 경우 대형화로 치닫고 있음을 비판한다.  심리학자 디히터에 따르면 여성들이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에서 '남성성'을 느낀다는데...  힘세고 든든한 남편을 원하듯 크고 유능한 가전제품을 소유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걸까?  예전에 아는 분 집에 갔는데 거실에 17인치 TV가 있었다.  그 앙증맞음에 놀랐고 슬림한 벽걸이 TV가 대세인 오늘날에 17인치 TV로 떳떳할 수 있는 그 분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이 글에선 그런 생활을 '스스로 하는 소박한 생활'이라고 했다.  1936년 그레그가 처음 사용한 용어인데, 삶의 불필요한 외형과 치장을 피하고 삶의 모습을 단순화하여 살자고 주장했단다.  1936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눈으로 보자면 더 덜어낼 것도 없는 소박한 시대일 것 같은데 말이다.   
이 글은 <아름다움의 권력>이라는 책을 쓰신 박은아 님이 썼는데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반성해야 할 점이 있는 것 같다.  

전기 없이는 못 살 것 같은 세상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에너지를 찾는 사람에 대한 기사도 있었다.  SBS 스페셜 <인간동력> 다큐멘터리를 취재했던 유진규 씨에 대한 기사였는데 기사 제목이 "인간동력, 내가 에너지다'이다.  예전에 TV에서 인간의 걸음으로 핸드폰이나 MP3를 충전하는 장면을 얼핏 본 기억이 있는데 그게 그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싶다.
'인간동력이 즐겁고 재밌다면 사람들은 움직일 것이고 거기서 에너지를 얻으면 된다'는 그의 말에 희망이 느껴진다.  사무실에서 쓸 55와트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 아침마다 30분씩 페달을 밟는다는 미국인 데이비드 부처씨는 "일년동안 만든 전기가 바로 뱃살인 거죠."라고 말했다는데, 뱃살을 에너지화 한다는 아이디어에 난 무조건 찬성이다.  

이 사진은 아프리카에 설치된 '플레이 펌프'란다.  놀이기구가 하나도 없는 학교에서 아이들은 플레이펌프를 돌리면서 하루종일 노는데, 회전 한 번 하는데 물이 1리터에서 많게는 150리터까지 나온다고. 
아이들은 놀아서 좋고, 물 생겨서 좋고, 에너지 절약되어서 좋고...  인간의 두뇌는 이렇게 쓰여야 하는 건데 말이다.
아프리카 곳곳에 쳔 여대가 설치되어 있다는 플레이 펌프를 돌리는 아이들의 표정이 밝다.  사진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덩달아 밝아진다. 
속으로는 "물을 아껴야지, 물을.."하는 죄책감도 살짝 들었다.   

 

본론이다.  '전자제품사용설명서'. 5대가전 텔레비젼,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컴퓨터를 시작으로 주방가전인 김치냉장고,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전기밥솥, 생활가전에 속하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청소기, 드라이어, 비데,  계절가전인 전기난로, 온풍기, 전기장판, 선풍기 총 19개의 전자제품들에 대해서 소비전력, 한 달 전력소비량, 소비성향, 환경문제, 생태적 사용지침이 세세하게 실렸다.  찬찬히 읽고 있자니 마음이 영 불편하다.  이럴 때보면 나도 그다지 착하게 살아오질 못한 것 같다.   

현정권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은 어김없다.  '2011년 세계 유기농 대회' 개최지로 선정될 만큼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팔당의 유기농단지가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앞두고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내몰리면서 존립이 어렵다는 기사가 실렸다.  30년 동안 이뤄온 유기농단지를 갈아엎고서 정부가 만들겠다는 게 자전거도로, 야영장, 야외 음악당, 야외 공연장 같은 것들이란다.  기사를 읽는 나도 속이 상한데 당사자들은 어떨까.  "다행히 팔당지역 문제는 지면과 방송을 통해 보도되고 국정감사에서까지 말이 나오니 다행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국에는 또 다른 '팔당'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팔당 농민의 글에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4대강 사업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나보다.  환경공학과 환경계획학을 공부하고 기후변화 행동연구소의 객원연구원으로 있다는 김미형씨가 쓴 시론을 보면 가끔 사람들이 그런단다.  "환경과 생태를 살리는 커다란 국책사업을 국가가 나서서 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생태복원 관련 누리방에 정부가 올린 글을 보고는 국가차원에서 환경복원 사업을 하고 있냐며 관심을 보이는 생태복원 전공 외국인 친구도 있단다.  기가 찰 노릇이다.  사업을 벌이는 주체가 워낙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건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도 않고, 지들끼리 들떠서 좋아 난리치는 꼴을 보고 있으면 신경안정제 주사라도 한방 센 걸로 놔주고 싶은 기분이다.  에휴,,, 그만하자.  이젠 진저리가 난다.  

무거운 환경 이야기만 실린 건 아니다.  '할아버지 모릎에 앉아서'라는 꼭지는 참 다정하고 따뜻한 분위기다.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 어린 세대가 지혜롭고 현명한 어른과 만나는 자리다.  이번 호에는 세상 종말이 두려운 혜진이란 아이의 글이 실렸다.  그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해주는 대답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뭐 땜에, 너무 아득해서 암만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걸 가지고 골치를 아프게 해? 혹시 일부러 골치 앓는 게 취미라면 또 모르겠지만....(중략)... 당장 오늘 밤 자기 목숨이 끊어질 수도 있는 게 사람인데, 그 전에 마치 천년만년 살 것처럼 안 해도 될 걱정을 껴안고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좀 우습구나..... (중략)... 너도 쓸데없는 걱정으로 괜히 겁 먹지 말고 오늘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나 잘 하거라.  아니면 동무들과 신나게 놀든지."
아이 입장에서는 졸지에 '쓸데없는 걱정이나 하는 아이' 취급을 받은 게 억울하달 수도 있겠지만 독자입장에서는 천만번 지당하신 말씀이다.  '어둔 밤에 길을 가려면 등불 하나만 있으면 돼.'라며 오늘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는 말씀을 할아버지의 정감있는 손글씨로 맛볼 수 있어 행복했다.  그 할아버지의 존함은 이 현자, 주자.  혹시 동화작가가 아니신지???  

100쪽이 살짝 넘는 얇고 가벼운 잡지지만 들어있는 내용들은 묵직하고 알차다.  늘 막연하게만 다가왔던 환경문제들의 구체적인 실상을 파악하고 흥청망청 단계에 이른 우리 삶을 점검하기에도 적당한 것 같다.  환경과 공동체적인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까이해 볼만한 잡지일 듯.   

E.F. 슈마허의 책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자발적 가난>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생각만 하지 말고 정말로 읽어보자, 좀!!!!

작은 것이 아름답다 홈페이지  http://www.jaga.or.kr/
작은 것이 아름답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greenj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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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면
비가 내리면...
멜리사 스튜어트 지음, 콘스턴스 버검 그림 / 거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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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은 장대비가 세차게 내리는 여름 날 아이랑 한옥 마루에 벌러덩 누워서 읽어야 제맛이 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에 이런 책이 나오다니, 좀 아쉽구나.   비오는 날 동물들의 행동에 대한 그림책은 아이와 함께 읽었던 게 있다.   

비가 오면 동물들은 어디로 가요? 

<비가 오면 동물들은 어디로 가요?>라는 책인데 이 책과 내용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들이 있다.  일단 그림은 <비가 오면....> 쪽이 더 아기자기하다.  그러나 등장하는 동물들이 주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곤충이나 가축 위주다.  그에 비해서 이 책은 숲 속, 들판, 습지, 사막으로 서식지에 따른 분류가 이루어진다.  야생의 느낌이 <비가 오면...>에 비해 더 진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비슷한 내용이면서도 '중복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시각적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이 책의 특징은 화면의 분할이다.  어째서 굳이 화면을 분할한 것일까, 생각해 봤는데 독자의 집중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  화면을 분할하지 않았다면 시각적으로 더 시원한 느낌을 줄 것이 분명하지만 그려진 동물 하나하나에 대한 집중력은 오히려 흐트러지기 쉬울 것 같다.  분할된 화면 덕분에 좀 더 쉽게 동물들을 찾아내고 비를 피하고 있는 동물들 모습에 더 주의를 기울일 수가 있는 것이다.  



 

 

 

 

 

 

 

 

 



 

 

 

 

 

 

 

 

 

위의 두 그림의 경우, 분할된 화면 덕에 잠자리와 물맴이, 꼬마 올빼미와 두꺼비에 따로 시선을 집중할 수가 있다.  그러나 화면의 분할이 그다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바로 이런 장면인데, 화면 분할이 신선집중이라는 장점으로 작용하기 보다는 오히려 시선을 분산시키는 단점이 되는 장면이다.  차라리 분할하지 않고 하나로 이어진 화면 안에서 꽃이나 나뭇잎 아래 숨어 있는 애벌레들과 나비들을 찾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가 내리는 날 나가놀지 못해서 지루해하는 아이에게 동물들도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엔 모두들 비를 피해 집으로 들어가거나 비를 피할 만한 곳을 찾아 숨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조금은 아늑한 기분을 맛보지 않을까, 싶다.  물맴이나 오리 떼들은 오히려 신나서 헤엄쳐 다닌다고 하지만 말이다.  우비 입고 우산들고 장화까지 챙겨 신고서 아이랑 오리 떼마냥 동네 한 바퀴 돌고 들어와 부침개 부쳐먹는 것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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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1-27 0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면 분할의 장점과 단점을 잘 나타낸 훌륭한 리뷰네요~ ^^
이렇게 사진을 넣을 때 리뷰 형식을 '포토리뷰'에 체크하고 작성하면 포토리뷰가 되어요.

섬사이 2009-11-27 13:25   좋아요 0 | URL
자꾸 리뷰를 쓸 때, 포토리뷰가 있다는 걸 까먹어요. ^^;;
한 번, 포토리뷰로 들어갔다가
칸칸이 나눠진 화면을 보고 놀라서 그냥 나와버렸어요.
제가 이래요.
낯설고 생경한 것에 대해 적응이 좀 느린 편이죠. -_-

순오기 2009-11-27 22:02   좋아요 0 | URL
포토리뷰 스타일 사진칸에 등록하고 나머지 칸은 내용을 쓰면 되고
어려울 거 없어요~
섬님이 썼다하면 포토리뷰 당선은 따 논 당상이니 해 보셔요.^^

섬사이 2009-11-29 10:23   좋아요 0 | URL
포토리뷰로 써보려고 해봤는데요,
글쓰는 칸이 너무 작게 보여서 답답해요.
마이리뷰에다 올리는 편이 더 편하더라구요.
포토리뷰는 그냥 포기할래요. ^^;;
 
내가 보여? 사계절 중학년문고 17
전경남 지음, 윤정주 그림 / 사계절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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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이 고양이를 좋아한다.  개는 사람들한테 꼬리치며 지나치게 충성하는 꼬락서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단다.  도도하고 요염하고 영물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고양이가 훨씬 더 좋다나.. 집 안에서 짐승 키우는 걸 좋아하지 않는 엄마 때문에 한 번도 고양이와의 동거를 해본 적이 없는 딸은 고양이 그림이 들어있는 필통, 양말, 머리고무줄, 핸드폰 고리 등등을 갖고 다니고 뮤지컬 캣츠를 무지 좋아한다.  그런 딸 덕분에 나는 어디 가서 고양이가 들어있는 물건만 보면 관심을 갖게 되는 편인데 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들어 고양이가 등장하는 책들이 많이 눈에 띈다.  개보다는 고양이가 주목받는 걸 보면 이것도 사회적 현상인가, 싶을 때도 있다.  음... 그러고 보면 직장에서든 사회조직에서든, 심지어 국가에 대해서도 개같은 충성심을 발휘하는 게 미덕인 시대는 지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이 책도 앞표지에 노란 줄무늬 고양이를 보고 끌렸던 거다.  재미있는 고양이 이야기 하나, 새로 알고 싶었다.   

가시이빨은 세상이 '힘의 논리'에 의해 돌아간다고 믿는 고양이다.  고향마을에서는 힘깨나 쓰는 고양이였는데 어느 날 '각진 턱'이라는 고양이와의 맞장뜨기에서 참패한 후  '힘은 쓰는 것보다 조절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고 '지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엄마가 미워서 고향을 등지고 떠돌이 고양이가 되어버렸다.  마음에 드는 동네를 찾아 정착하려고 하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다.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쌍발톱' 패거리들이 어디서 흘러든 건지도 모르는 뜨내기 고양이를 호락호락 받아주질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시이빨은 이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에 진저리가 난 고양이다.  힘의 논리로만 세상을 보는 가시이빨에게는 '누구 밑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  물론 내 밑에 누가 있는 것도 이젠 아주 귀찮고.'하는 생각이다.  힘의 위계질서, 그게 가시이빨 식의 관계맺기라는 게 여실히 드러나는 문장이다.  

그런 가시이빨에게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백승호라는 아이의 영혼이 보이기 시작한다.  승호가 살아있을 때 승호를 지배했던 것은 '경쟁의 논리'였다.  승호네 엄마는 승호에게 늘 '공부하라'고 공격했고, 승호는 영어 대회 우승 트로피, 수학 영재 우승컵을 받는 경쟁의 우승자 대열에 끼는 아이였다.  그날도 승호네 엄마는 친구들과 축구하러 나가려는 승호를 방 안에 밀어넣고 한 달 후에 있을 일제고사 공부를 하라고 했고, 승호는 너무 화가 나서 방 안에서 축구공을 차다가 책장이 무너지는 바람에 깔려서 죽게 된 것이었다.   

'힘의 논리'를 믿다가 떠돌이 고양이가 되어버린 가시이빨과 '경쟁의 논리'에 따라 살다가 죽어서 영혼이 되어버린 승호는 그래서 서로 비슷하게 닮아보인다.  가시이빨이 승호를 외면하지 못하는 것도 승호에게서 자기와 닮은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너무 어린 데다 갑작스럽게 죽었다''이 세상에서 꼭 하고 싶은 거 한 가지만 더 하고 오라'며 저승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승호의 소원은 축구를 하는 것이다.  소원을 풀지 못하고 원망이 쌓여가면서 점점 정말 한을 품은 원귀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승호를 보면서 가시이빨은 '인간의 영혼과의 합체'를 시도하게 된다.  말하자면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패트릭 스웨이지와 우피 골드버그가 이뤄냈던 '빙의'를 하자는 건데, 그 빙의를 이루는 단계가 영화 <사랑과 영혼>보다 훨씬 더 어렵다.   

털실을 다 풀고 감되 털실이 끊겨서는 안 되고, 생선가시에 붙은 살점을 발라내어 그릇에 가득하도록 모아야 하며, 밤이 될 때까지 풍선을 가지고 놀되 절대 풍선을 터뜨리지 않아야 하는 3단계의 시험은 가시이빨에게 '힘을 조절하는 법'과 '인내심'을 터득하게 하는 과정이다. 두 가지 모두 가시이빨의 엄마가 늘 걱정스럽게 당부하던 말씀이 아니었던가.  (승호네 엄마의 눈물을 받아 마시는 단계도 있는데, 그건 아마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는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결말부분을 너무 서둘러 마무리 지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리고 '순간합체'라는 다소 엉뚱한 해결책이 좀 생뚱맞다는 느낌도 없지 않았지만 내가 어떤 논리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 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때로는 나도 가시이빨처럼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지속하는 일이 '아주 귀찮다.'할 때가 있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헤아려보는 것도 두고두고 즐거운 고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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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미초 이야기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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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리고 이만큼 멀어지고 나서야 그게 빛나는 것인 줄 알았다.  반짝이는 그 안에 머물러 있던 동안에는 그게 빛인 줄도 몰랐다.  은행나무는 빛나던 한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비오는 날 하늘도 도시도 회색빛으로 흐릿하게 번지던 저녁무렵 홀로 황홀한 노란빛을 내뿜으며 서있는 은행나무를 본 적이 있다.  모두가 흑백인 사진 속에서 따로 칼러를 따서 붙인 것처럼 온 세상에서 은행나무 하나만 빛깔을 갖고 서 있어서 그 은행나무가 혹시라도 쓰러지는 날엔 온 세상이 캄캄한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 갈 것만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청춘, 그게 바로 비 내리는 쓸쓸한 가을 저녁에 홀로 빛나는 은행나무 같은 거였다.  청춘의 시기를 건너온 사람들 가슴마다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한 그루씩 우뚝 서있을 것이다.  그 은행나무에 기대어 내 삶에서 빛나던 한 순간이 있었음을 위로받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그 청춘의 은행나무 아래를 지나 이만큼 지치게 걸어와 돌아본 나는 이제서야 그 빛남을 깨닫고 마는 것이다.  여기, 이 회색의 칙칙한 하늘 아래 저만치에서  반짝 노란 불을 켜고 서있는 은행나무는 반갑고 따뜻하고 조금 슬프다.  아니, 슬픈 건 여기 서 있게 된 나다.



표지의 노란 은행잎이 그 순간을 연상시키고, 그 앞의 벤치에 나란히 단정하게 앉은 흑백의 두 남자.  한 사람은 목에 카메라를 걸친 백발의 노인이고 한 사람은 검정 교복의 학생같아 보이는데, 서로 너무나 닮았다.  뒤 표지에서는 두 사람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앉아있던 벤치에는 노인이 매고 있던 카메라만 덩그라니 남아 있다.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작품이라는 명성 때문이 아니었다.  사실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빼고는 일본 문학에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고 지냈기 때문에 '아사다 지로'라는 작가의 이름이 내 책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  저 표지의 눈부신 노란 빛, 그 앞에 흑백의 부동자세로 앉은 두 남자를 무시하고 지나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라는 유치하고 감상적인 이유가 전부였다.   

지도 상에서 그 이름이 사라진 마을 가스미초 아자부 10번지엔 쇠락한 사진관이 하나 있다.  개점 휴업 상태인 그 사진관에는 어용사진가이자 명장이라 불리던 치매를 앓고 있는 할아버지와 데릴사위로 들어와 가업을 잇고 있는 아버지, 그리고 고등학생인 나, '이노'가 있다.  소설에서는 현재를 살고 있는 '나'가 1960년대 쯤의 자신과 가족,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 이야기가 저 표지 속의 은행나무를 닮았다.  내가 생각해오던 은행나무의 이미지와 너무 비슷해서 책을 읽다가 멍하니 내 안의 은행나무를 기억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불안하고 치기어렸던 시절.  무모하고 지나친 감정소모로 쉽게 지치곤 하던 그 어디쯤에서 난 어른의 세계로 훌쩍 건너와 또 이만큼 늙어가고 있는 것일까.  이 소설 속 이노는 어디쯤에서 조금씩 불안한 청춘의 시기를 넘어서 어른의 세계로 가는 다리를 건넜을까.  할머니가 멋진 노신사에게서 받은 꽃다발을 지저분한 수로에 던져버렸을 때일까.  아니면 후두암에 걸린 할머니가 가족들이 깨어나지 않은 이른 새벽 혼자 병원을 향해 꼿꼿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일까.  어쩌면 여름날 함께 어울렸던 선배 료코와 도키타의 죽음을 알고 영혼을 만나러 음침한 터널을 찾아갔을 때인지도 모르겠다.  어설프고 멍청해보였던 선생 해리가 떠나던 날 '굳바이'라는 말대신 '쌩큐 해리, 씨유 어게인'이라고 인사하던 순간.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가 졸업사진을 찍어주겠다는 말에 친구들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던 순간, 서로 너무나 다르고 티격태격하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호흡을 맞춰서 꽃전차 사진을 멋지게 찍어냈던 함박눈 쏟아지던 크리스마스 이브, 애지중지하던 카메라 라이카를 손에 들고 스튜디오 등나무 의자에 앉은 채 할아버지가 숨을 거둔 날, 삼촌 신이치가 전쟁으로 군에 끌려가던 날 라이카의 셔터를 누를 수 없었다는 할아버지의 고백....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일, 모든 순간들이 고등학생인 '이노'를 성장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겠지, 하며 쓸쓸한 웃음을 짓게 되는 건 모든 것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안개가 피어오르는 사라진 도시 가스미초처럼, 내가 다른 이름의 다른 거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잔잔하고 여운이 향기처럼 남는다.  그것도 지나간 추억,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시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애틋한 재생불가능의 그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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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홈베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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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요 지음 / 나무수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아, 이런이런..  홈베이킹이라니.  몇 번 이야기했던 것 같기도 한데, 난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남이 차려준 걸 맛있게 먹는 거, 그냥 대충 간단하게 한 끼를 때우는 거, 그런 걸 더 좋아한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아들녀석이 몇 번인가 오븐을 사자고 조른 적이 있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을 정도로 난 확고부동하게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주욱 훑어보고 나서 할 수 있는 말은 "이런 걸 손수 만들어 먹고 사는 사람도 있구나..."였다.  내가 이런 걸 만드는 상상보다 우리 집 앞에나 위나 아래 쯤,, 가까운 이웃에 이런 거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살아서 가끔 얻어먹을 수 있으면 참 행운이겠다, 하는 상상이 더 즐거웠다.   이런 걸 손수 만들어 먹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서 저자소개글을 봤더니 동양화를 전공한 일러스트레이터다.  밥보다 케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니, 더운 여름 날엔 찬밥에 물말아서 김치 한 쪽 올려놓고 맛있다며 먹는 나랑은 참 동떨어진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어떻게 하면 미술적인 감성과 디저트를 잘 조화시킬 수 있을까' 를 고민하며 살아가고 '그것을 직접 시도하는 매순간이 행복'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책 속에 들어있는 쿠키며 케이크며 일단, 참 예쁘다.  사실 서양요리 디저트에서 모양이나 장식이 너무 예쁜 것들은 대부분 너무 느끼하거나 달치다는 게 내 개뿔같은 지론인지라, 이 책에 나오는 베이킹 요리들도 그런 게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다행히 아파트 같은 동 옆라인에 작은 전기 오븐을 갖고 아이들에게 쿠키며 빵을 구워주는 이웃이  산다.  우리 집에 커피 한 잔 하러 놀러 왔을 때, 이 책을 보여주었더니 "어머~~~ 이 책 너무 괜찮다."하며 좋아한다.   
"책 크키가 좀 작지 않아?" 했더니
"언니. 요리책이 크면 요리할 때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해서 안 좋아요.  작은 게 좋죠." 한다.
음,, 그렇구나. 
그녀가 돌아간 다음 책을 펴들고 꼼꼼히 살펴봤다.  

제목에 알맞게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누어 베이킹 요리들이 선보이고 있는데 본격적인 요리 들어가기에 앞서 도구들과 재료들, 기본반죽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사실 베이킹 요리에 필요한 도구들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오븐은 물론이고 대부분이 우리집에는 없는 관심 밖의 도구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담아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얼마 전 떡 만드는 요리책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도구에 대한 설명이 길어서, 떡 만드는 일 자체가 길고 복잡하게 느껴졌던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재료들에 대한 설명은 유제품류, 가루류, 설탕류, 견과류, 초콜릿들, 베리류, 향신료들로 나누어져 있는데 설탕의 종류 하나만 하더라도 10가지나 되어서 깜짝 놀랐다.  비타민, 미네랄, 미량 원소등이 포함되어 있는 유기농 설탕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만큼은 나는 자신이 있었다.  유기농 설탕을 쓰고 때에 따라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마스코바도 슈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쩐지 조금 이 책을 들여다 보고 있을만한 자격을 얻은 것 같은 기분에 우쭐해졌다.  하지만 이 설탕은 일반 마트에선 구하기 어려운데, 홈 베이킹을 하는 사람들이 따로 재료를 구입하는  곳에선 이런 물건들이 다 갖춰져 있는 것일까.  하긴 옆라인에 사는 그녀도 가끔 '방산시장'으로 장을 보러 가곤 한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참 부지런하고 밝고 구김이 없는 사람들인 것 같다.  부럽구나.    

홈베이킹 요리의 기본다지기도 타르트 반죽과 쿠키 반죽에서 각종 크림, 머랭 등 아홉 가지가 소개된다.  여기서 출발하고 모든 것이 여기서 응용되는 거겠지.  그런데 '머랭'이 뭘까.  케이크 반죽에 넣어 섞거나 무스케이크, 마카롱을 만들 때 쓰이는 거라는데, '마카롱'은 또 뭐래?  이래저래 내가 요리 방면에 무식하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사계절의 맛과 분위기를 잘 살린 베이킹 요리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다섯 살 난 딸아이는 이 책을 끌어안고 다니며 엄마 속은 모르고 "엄마, 나 이거 만들어줘.  와~~ 이거 예쁘다."하며 난리도 아니다.  나도 "요거 괜찮네.."하는 게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가을 편에 들어있는 '홈메이드 뮈슬리'와 '뮈슬리 바'다. 오트밀과 각종 견과류등이 들어가는데 아침에 애들 학교갈 때나 남편 출근할 때, 출출해지면 먹으라고 간식으로 싸주면 참 좋을 것 같다.  
 

중간중간 케이크와 음료를 파는 카페를 소개하는 페이지가 있는데, 남편 사무실이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청담동 쪽의 카페도 나와있어서 '잘난 척'하고 소개해줬다.  책 뒷편에는 예쁜 선물포장법과 그릇이야기가 들어있다.









 

  

요리에 관심이 없는 사람답게 나는 그릇에도 별 관심이 없는데, 그릇이야기에 소개된 것들 중에 '버얼리'라는 그릇이 그 중 마음에 들긴 했다. 은은한 청화백자를 연상시키는 그릇인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커피잔 하나에 5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가격.  가까이하기엔 너무 사악한 그릇이구나.   
선물포장법에 나오는 사진들 하나하나가 참 기분이 좋다.  이런 선물을 받는다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요리를 좋아하고 만든 요리를 나눌 줄 아는 사람은 부지런하고 밝고 구김이 없을 뿐 아니라 참 따뜻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얼마 전에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하마터면 울 뻔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주먹밥 식당을 하는 사치에가 만화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가 가사를 묻는 토미를 처음 만나  집으로 데려와 따끈한 저녁을 차려주는 장면이었다.  따끈한 밥, 따끈한 식탁이 주는 든든함이랄까, 온기랄까 하는 것에 대한 느낌이 뱃속부터 울컥하게 치밀어 올랐던 거다.  요리를 한다는 건 물질에 마음을 담는 행위인지도 모르겠구나...   

오븐을 사버릴까, 고민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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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11-2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넘 탐나요

섬사이 2009-11-25 22:26   좋아요 0 | URL
홈 베이킹을 좋아하는 분들은 탐낼 것 같은 책이긴 해요.
요리를 싫어하는 저도 '오븐을 살까..'고민했으니까요.

꿈꾸는섬 2009-11-24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받고 제 생활과 너무 먼 얘기라 아직 들춰보지도 않았어요. 전 요리에 대한 욕심이 없네요. 근데 책은 정말 예쁘더라구요.^^

섬사이 2009-11-25 22:27   좋아요 0 | URL
저도 요리는 영~~~
그래서 오븐 욕심은 접기로 했어요. ^^
책은 리뷰에 등장한 이웃에게 줬지요.

비로그인 2009-11-25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븐은 있는데 사용하지를 못하는 것은, 그보다 더한 재료들을 챙기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서울에는 꽤나 유명한 시장이 있다는데 부산에서는 어디에 가야할지(어딘가에서 구할 수 있으나 안구하는 게으름), 그리고 베이킹의 재료는 오븐 말고도 저울, 핸드믹서 등등의 도구가 더 있으며 칼날 공포증 때문에 믹서를 못돌리는 저에게는 오븐마저도 무용지물이 되어 오븐은 스테이크와 군고구마와 생선의 영역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예쁜 베이킹 도서를 볼 때마다 제 오븐도 이제 이런 것을 만들게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리뷰, 잘 읽었어요.

섬사이 2009-11-25 22:28   좋아요 0 | URL
저는 가스레인지에 붙어 있는 그릴에 만족하고 있어요. 거기에 고구마를 굽거나 생선을 굽는 정도는 가능하거든요. ^^
어떤 분은 오븐에 애들 운동화를 말린다는 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