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뽀가 학교에서 돌아와 하는 말이,
"엄마, 내가 학교 대표로 과학퀴즈대회 나가게 되었는데, 어떡하지?"
내용인 즉, 서울과학전시관에서 <서울가족과학축전>이 열리는데 그 프로그램 중 하나인 "즐기며 배우는 과학퀴즈대회"에 나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반 아이들이 전부 뽀를 추천했다나 뭐라나..
이상하게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로 전학오면서 뽀는 과학을 잘하는 아이로 부각되었다. 뭐, 다른 과목 보다 과학점수를 잘 받아오는 건 사실이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게 특출난 건 아닌데 작년 5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뽀를 좋게 봐 주신 덕이 더 크다. 그러다보니 작년엔 서울시 발명교실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고, 학교 발명대회에서 상도 받고... 그래서 학교 아이들에게 뽀는 과학을 잘하는 아이로 찍힌 것이다.
암튼, 오늘이 바로 뽀가 과학퀴즈대회에 참가하는 날이었다. 며칠 전부터 제발 비랑 황사만 오지 마라고 빌었건만 무심하게도 비도 오고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대서 아침부터 난감했는데 다행히 남편이 회사에서 시간을 내어 차로 데려다 주어서 다녀왔다.
그런데.. 과학퀴즈대회가 열리는 전시관 시청각실에 가서 명단확인을 해보니 뽀의 이름이 없다는 거다. 명단에 이름이 없어서 행사에 참가할 수가 없다고 하는데 이것 참.. 담당자 말로는 선착순 100명으로 신청을 마감했는데 뭔가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했다.
학교에 전화해서 선생님과 통화를 했는데 선생님이 죄송하다고 사과하시며 당황해 하신다.
"선생님, 괜찮아요. 저는 그냥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까 선생님께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고 또 뽀가 다시 학교로 가야 하는지 여쭤보려고 전화드린 거예요. " 했더니 다시 학교로 올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
뽀가 옆에서 신나서 난리가 났다. 행사 참가한다고 수업은 오전수업만 하고 왔지, 퀴즈대회에 안나가게 되어서 학교 대표로 나가야 한다는 부담은 벗었지, 과학축전 행사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는 잡았지.. 신나지 않을 수가 있나..
조금 후에 학교 과학부장 선생님까지 따로 전화를 하셔서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셨다. 아니라고, 덕분에 뽀가 지금 여러가지 구경도 하면서 너무 재밌어 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신경쓰시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으면 꼭 뽀를 다시 추천하겠습니다."하신다. 그렇게까지 안하셔도 되는데.. 이런 행사에 학교 대표로 참가하는 건 나에게도 뽀에게도 엄청난 심적 부담이다.
여러가지 다양한 체험부스들이 야외에 차려져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날씨가 워낙 안좋아서 일찌감치 철수한 프로그램이 많았다. 뽀도 겨우 한 가지 활동만 해보고 집에 돌아왔다.
날씨만 좋았다면 비니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고 좋았으련만... 아파트 주차장에 뽀와 나를 내려주면서 울냄푠이 하는 말,
"오늘의 해프닝이었네."
"그러게..."
옆에서 뽀가
"해프닝이 뭔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