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는다더니 일찍 들어온 남편의 손가락에 붕대가 감겨 있었다.
"손이 왜그래? 다쳤어?"
"인화지 자르다가 칼에 베었어."
"붕대 감은 거 보니 병원에 갔었나 보네? 많이 베었나보다."
"응.. 여덟 바늘 꿰맸어."
"작두를 쓰지, 왜 칼로 잘랐어?"
"대형 인화한 거 자르는데 작두는 못 쓰지."
에궁... 잘못했으면 손가락 끝이 아주 잘려나갈 뻔 했구만..
"손가락 아파서 양복 옷걸이에 못걸겠다. 좀 걸어주라.."
이쁘다가도 밉고 밉다가도 고운 게 남편이지만, 손가락 베이고 들어와 엄살떠는 남편은 어쩐지 얄밉다.
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니까 애교까지 떤다. (으이구~~)
큰딸래미가 아빠의 양복을 받아서 옷걸이에 걸어놓고....
우리 남편만 그런건지, 다른 집 남편들도 그런 건지.. 궁금해졌다.
하긴 우리 남편이 주사나 피, 수술... 뭐 그런 거에 워낙 민감한 사람이니 어뎗 바늘을 꿰맸다는 건 남편으로선 대형 사건이긴 했을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그럼 애 셋 낳은 나는 아주 죽었겠다~~~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