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
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는 외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 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
                       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
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 쯤
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
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
   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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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사소한 일상이 되어버리는 것은 행복일까, 불행일까..  

사랑이 일상이 되어버린다는 건 분명 행복이다. 

불행은 사랑이 사라지고  일상만 남는 거 아닐까?

사랑도 방바닥처럼 쓸고 닦아야 한다.

가끔씩 이불처럼 햇볕에 널고 바람도 쐬어주어야 한다.

혼자서는 하지 못할  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하는 일이다.

혼자서도 해버릴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나 좋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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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18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가까운 가족부터 이런 사랑을 가꿔 나가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요. 그쵸?

비로그인 2007-04-18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 고맙습니다. 잘 읽고 가요. :)

hnine 2007-04-1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아래 쓰신 글도 시 못지 않게 좋으네요 ^ ^

섬사이 2007-04-1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먼 곳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가 더 쉽다잖아요. 상처는 서로의 손이 닿을 만큼 가까운 사람에게서 받는다고 하구요. 어쩔 수 없어요. 그냥 노력하는 수 밖에.. 그쵸?

체셔님 / 눈물이 흐르던가요? ^^

hnine님 / 칭찬해 주셔서 고마워요. 칭찬에 약한 섬사이, 즐거워 입 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