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1 (무선) - 개정판 해리 포터 시리즈
J.K. 롤링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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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저희들이 이렇게 해리 포터에 빠질 줄 몰랐단다. Jiny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권했는데, 처음에는 읽다가 말았잖아. 어벤저스를 사랑하는 너희들에게 이건 별로 인가 싶었어. 그런데 얼마 전에 다시 한번 1권을 정독해서 다 읽더니 너무 있다면서 이후로 푹 빠져서 읽고 있잖아. 어느덧 5부를 마무리했잖아. 아까 보니 6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열심히 보고 있더구나. 그리고 책을 마치면 영화도 하나씩 보고, 한 번 아니고 여러 번씩 보고 말이야. 누나가 그렇게 빠지니 옆에 있던 Shon도 덩달아 해리포터를 읽었잖아. 아빠가 생각하기에 Shon이 읽기에는 해리포터는 글밥도 많고, 모르는 말도 많이 나올 텐데 말이야. Shon도 해리 포터를 좋아해서, 나무젓가락으로 직접 마법지팡이를 만들고 그랬잖아. 집에 있는 보자기를 어깨에 두르고 망토라 하고너희들이 그렇게 빠질 줄이야. 그 어려운 마법 주문도 다 외우고

너희들이 해리 포터 이야기를 하는데, 아빠는 잘 끼어들지 못 하겠더구나. 아빠도 오래 전에 4부까지는 읽었는데 말이야. 생각해보니 거의 20년이 되었구나. 그걸 기억하고 있을 리가 없지. 등장인물들만 몇몇 기억할 뿐이지. 그래서 아빠도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주말에 한 권씩 말이야. 해리 포터 1 <마법사의 돌> 1997년 처음 출간된 이후, 전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많은 판본들이 나왔단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야. 여러 판본들이 있어. 한꺼번에 구매한 것이 아니라서,  우리집에도 여러 판본이 섞여 있지만, 크게 상관은 없겠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2014년에 나온 15주년 개간본이란다. 이 소설의 줄거리를 너희들한테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구나. 영화도 여러 번 봐서 어차피 너희들이 아빠보다 훨씬 잘 알 텐데 말이야. 그런데 아빠의 기억력은 이제 한달, 아니 일주일, 아니 어떤 것은 하루도 넘기기 힘들단다. 그냥 아빠의 기억력을 돕는 차원에서 간단하게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1권의 줄거리나 적어 두어야겠구나.


1.

해리포터의 장대한 시작은 불우한 해리 포터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단다. 프리벳 가 4번지에 살고 있는 더즐리 부부는 사랑스러운 아들 두들리와 미워 죽겠는 조카 해리와 같이 살고 있었단다. 두들리에게는 애정과 선물을 가득 주워 두들리는 버르장머리 없는 소년이 되었고, 해리는 계단 아래 창고에서 지내면서, 집안에 궂은 일을 다하며 지냈지. 왜 해리는 부모와 같이 살지 않고, 이모, 이모부와 함께 사냐고? 해리는 부모님이 자동차 사고로 죽은 줄 알지만, 사실은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가 죽인 것이란다. 볼드모트가 해리의 부모님을 죽였을 때 갓난아이 해리도 함께 있었으나, 볼드모트를 해리를 죽이지 못하고, 오히려 해리에서 나오는 엄청난 힘에 도망을 가고 말았단다. 그 이후 마법의 세계에서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가 사라졌단다.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어. 잠깐만해리 포터의 소설 속 세상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야겠구나. 우리 세상과 달리 해리 포터 소설 속 세상은 마법사와 보통 사람들(머글이라고 부르지)이 함께 공존하는 세상이란다. 일반 머글들은 마법사의 존재를 잘 몰라. 물론 가족 중에 마법사가 있으면 알게 되겠지만

다시 이야기를 해보면, 어린 해리를 공격하던 볼드모트는 오히려 힘을 잃고 도망을 가고, 해리는 이마에 번개 모양의 상처만 입고 멀쩡했단다. 부모를 잃은 해리를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알버스 덤블도어 교수님과 맥고나걸 교수님은 해리의 유일한 가족인 더즐리 부부의 집 앞에 데려다 놓은 것이란다. 그래서 해리가 이모인 페투니아, 이모부인 버논과 함께 살고 있는 거야. 이모인 더즐리부인은 동생인 해리의 엄마를 무척 싫어했단다. 그래서 해리도 몹시 싫어서 그렇게 못살게 구는 것이었단다.


2.

어느덧 10년이 지나고 해리 포터는 10살 생일이 되었단다. 해리 포터의 생일이 언제라고 했지? . 7 31. 얼마 전부터 어디선가 해리에게 오는 카드가 있었지만, 이모부인 버논이 그 카드들을 모두 불태웠어.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카드들이 오자 그는 바다 건너로 도망갔지만, 그곳까지 카드는 날라왔는데 이번에는 거구 해그리드도 찾아왔단다. 해그리도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사냥터지기였어. 그도 어린 해리를 만난 적이 있기 때문에 해리를 잘 알고 있었다. 먼저 해리의 열 살 생일 축하를 해주고, 버논과 페투니아에게는 벌을 주었어. 그리고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던 해리가 마법사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어서, 그 사실도 알려주었지.

해그리드는 해리와 함께 다이애건 앨리라는 마법사들만 갈 수 있는 거리에 가서, 물품 구입을 도와주었어. 그곳에서 해리는 유명해서 모두 알아보았단다.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를 갓난아이가 쫓아냈으니 말이야. 그리고 해리의 부모님들의 유산이 마법사들만 갈 수 있는 고린고트라는 은행에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도 해리는 처음 알았어. 그 돈으로 마법학교 호그와트 준비물을 구입했어. 해그리드는 해리에게 생일 선물로 헤드위드라는 부엉이 한 마리를 선물했단다. 마법사의 세계에서는 부엉이가 중요한 통신수단이란다. 부엉이로 서로 편지를 주고 받거든.

..

드디어 입학식. 9 1일 오전 11시 런던 킹스크로스 9 4분의 3 승강장에서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가는 기차가 출발했어. 그곳은 그냥 벽이었지만, 달려가면 벽속으로 통과할 수 있었고, 그 벽을 통과하면 호그와트해 기차 승강장이 나온단다. 그 기차 안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어. 그들 중에는 앞으로 단짝이 될 론과 헤르미온드도 있었단다.

호그와트 도착. 신입생들의 가장 먼저 참여하는 입학식에서 첫 일정은 기숙사를 배정 받는 일이란다. 그리핀드로, 래번클로, 슬리데린, 후플푸프. 이렇게 네 개였는데,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는 슬리데린 출신이었어. 해리, , 헤르미온느는 모두 그리핀도르에 배정받았고, 나중에 해리와 자주 충돌하는 말포이는 슬리데린에 배정받았단다. 각 기숙사에는 담당 교수님이 있었는데, 그리핀도르는 맥고나걸 교수님이었단다.

….

자 이제 호그와트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단다. 엄격한 규율이 있고, 상벌 체계가 확실하고, 그런 상벌 체계는 점수화되어 일년이 지나면 우승 기숙사가 가려진단다. , 이곳도 경쟁을 해야 하는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법사가 되기 위한 수업들이지. 그중에 빗자루 타기 수업이 있었어. 그 수업에서 해리가 특출한 재능을 보였어. 그러자 맥고나걸 선생님이 해리를 쿼디치 선수로 뽑았단다. 쿼디치는 일종의 빗자루를 타고 다니면서 하는 축구 비슷한 경기지. 이 경기의 룰은 물론 너희들이 아빠보다 더 잘 알겠지. 이 경기에서 해리는 가장 중요한 역할인 수색꾼 역할을 맡게 된단다.

….

마법사의 은행 그린고트에서 사라진 물건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호그와트 지하실에 있을 거라고, 해리, , 헤르미온느는 추측하게 된단다. 여기까지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1권의 줄거리. 아빠가 기억을 잘못하고 있어서 잘못 기억하고 쓴 것이 있었니? 너희들이 금방 알 수 있겠지?^^  양해바람. 아빠도 주말에 한 권씩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어볼 생각이란다. 너희들과 함께 해리 포터 마법주문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그럼 이번 주말도 함께 읽어보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 프리벳 가 4번지에 사는 더즐리 부부는 자신들이 정상적이라는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었다.

책의 끝 문장 : 해리는 713번 금고에서 꺼낸 그 더러운 작은 꾸러미가 지금 어디에 숨어져 있는지 대충 감이 잡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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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반양장)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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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드디어 그 유명한 <, , >를 읽었단다.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한, 대표적인 인문서로 출간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는, 고전이 되어가고 있는 <, , >. 아빠도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구입한 지가 언 5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구나. 독서정가제를 확대 적용하기 얼마 전에 싼 가격으로 구매했던 기억이 있거든. 언젠가 읽어야지, 이런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구나.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하는지 알겠더구나. 통찰력을 가지고 과학적 분석을 통해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답을 내놓은 그런 책이란다. 읽는 이가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하고, 반박하기 힘든 논리로 읽은 이를 설득시키더구나. 그런데, 책이 두꺼우면서도 재미있고, 또 유익하다고 해서 꼭 독후감도 길게 써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한단다. 이 책의 독후감이 그럴 것 같아.

이 책에서 던지도 있는 질문은 하나이고, 답도 명료하게 하나라는 것. 질문은 책의 프롤로그에서 던질 질문. 지구상의 각 지역마다 역사의 진행이 왜 판이하게 달랐냐? 지구 여기저기 살고 있는 인간들은 모두 비슷한데 말이야. 그 동안은 그 이유가 백인은 우수한 DNA를 가지고 있고, 다른 인종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들을 해봤어.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재레미 다이아몬드는 그런 생각을 틀렸다. 역사의 진행이 다른 것은 각 인종이 더 우수하거나 열등해서가 아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의 차이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 총, , 쇠는 그 환경의 차이로 인해 생겨난 것들이라는 거야. 이것이 그의 주장인데, 이 책을 읽고 나면 그의 생각에 동의할 수밖에 없단다. 이미 결론은 이야기했지만 조금만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볼게.


1.

이 책은 지은이 재레미 다이아몬드는 뉴기니에 있었을 때 뉴기니 원주민 출신 얄리의 질문에서 시작하였단다. 백인들은 발전을 많이 못했는데, 흑인은 그렇지 못했느냐는 질문을 받은 거야.

유라시아가 아메리카보다 다른 환경적 요인을 보면, 유라시아 대륙은 좌우로 길게 퍼져 있다는 거야. 이것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이냐면, 농사를 지낼 수 있는 식물을 널리 퍼트릴 수 있었다는 거야. 위도가 비슷하니까 기후도 비슷했거든. 그리고 그 중위도에는 많은 농업화할 수 있는 식물들이 많았단다. 농업을 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정착을 하기 시작했고, 거래를 하면서 문자가 생겨났단다. 그에 반면 아메리카는 어떻니? 지도를 한번 보면 남북으로 길게 늘어져 있단다. 아메리카 대륙은 농업화할 수 있는 식물들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농업화를 한 식물도 국소적으로 생산할 수밖에 없었어. 조금만 위도가 달라져도 그 식물은 자라날 수가 없으니까 말이야.

아프리카도 아메리카만큼은 아니지만, 위아래로 길쭉하다고 할 수 있으니, 거기도 농업이 번성하지 못했어. 그래서 인류가 가장 먼저 생겨난 아프리카가 가장 낙후될 수 밖에 없었던 거야. 대륙의 모양이 어땠느냐는 이런 차이를 만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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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유라시아에서의 동서 확산이 쉬웠던 데 비해 아프리카의 남북 축을 따라 확산되기는 얼마나 어려웠는지 살펴보자.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창시 작물은 대부분이 매우 신속하게 이집트에 도착했고 거기서 다시 남쪽으로 에티오피아의 서늘한 고지대까지 전파되었지만 그 너머로는 전파되지 못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중해성 기후는 그 농작물들이 자라기에 이상적인 환경이었겠지만 에티오피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이에 위치한 3200km에 이르는 열대 지역은 이 농작물들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장애물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저위도 지방인 사헬 지대나 열대 서아프리카의 기후, 즉 기온이 높고 주로 여름에 비가 내리며 낮의 길이가 비교적 일정하다는 조건에 이미 적응한 토종 야생 식물들을 작물화하면서 농업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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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번째 가축들이 많았단다. 유라시아 대륙에는 가축화할 수 있는 대형 동물들이 많았단다. , , 돼지 등등 오늘날 가축이라고 부는 동물들은 모두 유라시아에서 처음을 가축화되었다고 볼 수 있어. 그런데 이 가축화가 왜 중요하냐. 사람의 대부분 전염병이 동물로부터 오는데, 가축화된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은 동물로부터 균을 받게 되었고,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그런 균에 대한 항체를 갖게 되었단다. 물론 초창기에는 그런 균에 대한 항체가 없어서 사람들이 죽었겠지. 그러나 오래 세월이 흐르면서 그런 균에 대한 항체를 모두 가지고 있었던 거야. 그에 반해 아메리카 대륙에는 가축화할 수 있는 대형동물이 거의 없었대. 그래서 소수의 유럽 군대가 수만의 아메리카 원주민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알지도 못하게 가지고 온 균 때문이었단다. 만약 아메리카에도 말을 타고, 가축들을 기르고 있어 동물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면 결과를 달랐을 수도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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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

가령 1519년 코르테스가 이끄는 초라한 탐험가들이 멕시코 해안에 상륙했을 때 수천 명의 아스텍 기병들이 아메리카 원산의 가축화된 말을 타고 달려와서 그들을 다시 바다로 내몰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스텍인들이 천연두에 걸려 죽은 대신 질병에 저항력을 가진 아스텍인들이 아메리카의 병원균을 퍼뜨려 오히려 스페인인들이 전멸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동물의 힘에 의존하는 아메리카 문명이 정복자들을 파견하여 유럽을 황폐화시켰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같은 가설적인 일들은 수천 년 전에 일어났던 포유류의 멸종으로 이미 실현 가능성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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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이 전쟁에 미치는 영향은 비단 유럽 군대의 아메리카 침략에 국한된 것은 아니란다. 모든 전쟁에서 전투 중 부상보다 전쟁 중 발생한 세균으로 죽은 이들이 더 많았대. 최근 코로나19도 미국에서는 베트남전에서 죽은 사람수보다 몇 배 더 죽었다고 하니, 이 보이지도 않는 세균의 힘은 어마무시하구나. 그걸 또 2020년 세계 모든 이들이 깨닫고 있잖니


2.

중세까지 기술 발전을 보면 여러 면에서 중국이 유럽을 앞섰다고 할 수 있어. 그런데 왜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것은 중국이 아니고 유럽이었을까. 아빠도 그 이유를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의 지은이가 핵심을 딱 집어 이야기해주는구나. 유럽은 분열된 많은 국가들이 있었고, 중국은 통일된 커다란 한 개의 국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어. 그것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아빠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보다 지은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낫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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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

이제 중국에서 있었던 이 같은 일들을, 정치적으로 분열된 유럽의 탐험 선단이 항해를 시작했을 때의 경우와 비교해 보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이탈리아인으로 태어났지만 프랑스의 앙주 공의 신하가 되었고, 다시 포르투갈 왕의 신하가 되었다. 그러다가 포르투갈 왕에게 서진 탐험을 위한 배를 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러자 골럼버스는 메디나 세도니아 공에서 호소했지만 그 역시 거절했다. 메디나 첼리 공에게도 호소해 보았지만 또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스페인 국왕과 왕비에게 호소하자 그들도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다시 요청했을 때는 결국 허락해 주었다. 그 당시 만약 유럽이 통일되어 앞의 세 왕후 중의 한 명이 다스리고 있었다면 남북아메리카의 식민지화는 무산되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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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뒷면에 특별 증보면에는 일본은 어디서 왔는가라는 지은이의 논문이 실려 있었단다. 지은이는 일본과 한국이 지금은 사이가 안 좋지만, 뿌리를 찾아가보면 한국에서 건너온 이들이 일본의 시작이라는 주장을 하였단다. 이 책이 나올 당시 일본이 세계적으로 급부상한 나라라서 별도로 낸 것 같더구나. 오늘날 일본 정부가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을 보면 역시 지도자가 중요하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단다.


3.

자 이제 다시 한번 이 책의 주제를 정리하고 편지를 마칠게. 지은이가 결론을 잘 정리한 것이 있어 그 글을 같이 읽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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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7)

이상으로 우리는 유럽인인 침략자들이 아메리카 원주민보다 유리해질 수밖에 없었던 세 가지 궁극적 요인을 확인했다. 그것은 인간이 살기 시작한 시기가 유라시아에서 훨씬 빨랐던 점, 유라시아에는 작물화할 만한 야생 식물은 물론이고 특히 가축화할 만한 야생 동물이 훨씬 많았으므로 결국 유라시아의 식량 생산이 더 우수했다는 점, 그리고 유라시아에는 대륙 내의 확산을 방해하는 지리적 생태적 장애물이 비교적 적었다는 점이었다. 네 번째이면서 아직은 불확실한 또 하나의 궁극적 요인은 몇 가지 문물이 남북아메리카에서는 발명되지 않았다는 알쏭달쏭한 현상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중앙아메리카의 복잡한 사회는 문자와 바퀴를 발명했는데 안데스의 복잡한 사회는 대략 비슷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발명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바퀴는 중국에서 그랬듯이 인력으로 움직이는 외바퀴 손수레에 이용해도 쓸모가 많았을 텐데 중앙아메리카에서는 한때 장난감으로만 사용되다가 다시 사라자고 말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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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이들은 각자 해석하기도 하는데, 이 책이 부동산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해석하는 이도 있다고 하는구나. 역세권, 학군 등의 입지가 좋은 곳, 즉 환경이 좋은 곳에서 우수한 인재가 나온다는 이야기. 그래서 학군이 좋은 곳의 집을 사야 한다는 등.

거참, 이걸 어떻게 반박해야 하나.


PS:

책의 첫 문장 : 지구상의 각 지역마다 역사의 진행이 판이하게 달랐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책의 끝 문장 : 따라서 나는 인간 사회에 대한 역사적 연구도 공룡에 대한 연구에 못지않게 과학적일 수 있음을, 그리고 그것을 어떤 일들이 현대 세계를 형성했고 또 어떤 일들이 우리의 미래를 형성하게 될 것인지를 가르쳐줌으로써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도 보탬이 될 것임을 낙관하고 있다.


그러므로 아타우알파가 생포된 사건은 근대사의 가장 큰 충돌이자 결정적인 순간이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끈다. 하지만 그보다 일반적인 측면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왜냐하면 피사로가 아타우알파를 사로잡을 수 있게 만든 요인들은, 본질적으로 근대에 세계 각지의 이주민과 원주민 사이에서 벌어졌던 유사한 많은 충돌 사건들, 그것들을 결정 지었던 요인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타우알파 생포 사건은 세계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넓은 창문인 셈이다.- P94

간단히 말해서 문자 덕분에 스페인인들은 인간의 행동과 역사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그와 대조적으로 아타우알파는 스페인인들에 대해 전혀 몰랐다. 또한 바다 건너에서 쳐들어온 침략자들을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고 역사적으로 앞선 다른 시대에 무수히 일어났던 유사한 침략 위협에 대해서도 전혀 듣지도 읽지도 못했다. 그러한 경험의 격차 때문에 피사로는 함정을 파게 되었고 아타우알파는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갔던 것이다.- P112

질병은 인간을 죽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므로 역사를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했다. 제2차 세계 대전에 이르기까지 전시에 사망한 사람들 중에는 전투 중 부상으로 죽은 사람보다 전쟁으로 발생한 세균에 희생된 사람이 더 많았다. 위대한 장군들을 칭송하는 전쟁의 역사는 인간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한 가지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즉, 과거의 전쟁에서는 반드시 가장 훌륭한 장군이나 무기를 가졌던 군대가 승리하지는 않았으며 가장 지독한 병원균을 적에게 퍼뜨리는 군대가 승리할 때가 많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P287

그러나 세균은 인간의 몸속 영양분을 섭취하도록 진화되었으며 피해자가 죽거나 저항할 때 새로운 피해자가 몸으로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갖지 못했다. 그래서 많은 병원균들은 피해자에게서 피해자로 옮겨가는 여러 가지 방법을 진화시켜야 했다. 이러한 수법 중에는 인간이 흔히 ‘질병의 증상’으로 경험하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 나름대로 대응 방법을 진화시켜 왔고 병원균들은 다시 거기에 대한 대응 수법을 진화시키는 것으로 대처해 왔다. 그리하여 인간과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병원체들은 점점 더 격화되는 진화적 경쟁 관계 속에서 서로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다. 패배의 대가는 어느 한 쪽의 죽음이며 자연선택이 심판을 맡고 있다.- P294

그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오히려 더 심각한 숙명적 의미를 갖는 또 하나의 사건은 1930년 여름의 자동차 사고다. 그것은 독일에서 히틀러가 집권한 시기보다 2년 전의 일인데, 당시 그는 ‘사망석(앞좌석 오른쪽의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그가 탄 자동차는 무거운 트레일러 트럭과 마주쳤다. 이 트럭은 히틀러의 자동차와 충돌하여 그를 깔아뭉개기 직전에 정지했다. 히틀러의 정신병이 나치당의 정책과 성공에 미친 영향의 크기를 감안할 때, 만약 그 트럭 운전수가 브레이크를 단 1초만 늦게 밟았다면 제2차 세계 대전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P613

이것과 반대되는 극단적인 견해는 프로이센의 정치가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주장으로, 그는 칼라일과 달리 정치의 내면 세계를 오랫동안 직접 경험한 사람이다.
"정치가의 일이란, 역사 속에서 걸어가는 신의 발소리를 듣고 그가 지나갈 때 옷자락을 붙잡으려고 노력하는 일이다."- P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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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
우종영 지음, 한성수 엮음 / 메이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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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나무 의사로 유명한 우종영님의 책을 정말 오랜만에 읽었단다. 십 년도 전에 지인의 추천으로 우종영님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를 읽고, 너무 좋아서 연이어 그의 <게으른 산행>을 읽었었어. 그 이후 우종영님을 거의 잊고 살다가, 인터넷 서점 서핑하다가 이 책 제목을 먼저 보고, 우종영님의 이름이 바로 떠오르더구나. 눈을 살짝 내려 지은이를 보니 역시 우종영님. , 내가 왜 그동안 이분을 잊고 살았나? 싶었단다. 조회를 해보니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책을 출간했었는데 말이야. 아빠가 십오 년 전에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를 읽을 때는 우종영님이 나무의사로 가장 바빴을 때가 아니었나 싶구나. 십오 년이 지난 최근 지은이 이력을 보면 나무의사 생활을 30년 했다고 하시는구나. 참 세월 빠르구나. 아빠가 그 책을 읽은 지도 15년이나 지나고, 우종영님의 책을 다시 만나니 정말 기쁘구나.

15년만에 다시 만난 친구나 반가운 선생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좀더 연륜이 쌓인 그의 글에는 따뜻함과 자상함과 지혜로움이 가득 묻어 있었단다. 책 제목 하나로 이 책의 절반을 읽었구나. 하고 책을 폈는데, 책 안에는 더더욱 좋은 글들이 가득했단다. 책이 너무 좋아서 지인에서 선물도 했단다.

1.

지은이 우종영님은 나무로부터 모든 것을 배웠다고 하는구나. 심지어 육아까지도 나무한테 배웠다고 했어. 너희들과 함께 시간을 가지면서 늘 어떻게 하면 좋은 아빠가 될까 생각을 자주 해서, 아빠도 나무로부터 배워보겠다고 눈에 힘을 주고 읽었단다. 나무에게 지나친 관심을 가지면 오히려 성장을 방해는 것처럼 자신의 아이도 간섭하지 않고 한걸음 뒤에서 지켜봤다고 하는구나. 육아라는 것이 약간 결과론적인 것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거리를 두어도 잘 자라는 것은 아이가 착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아빠도 너희들 알아서 잘 자랄 거라 믿고 거리를 두고 싶지만, 그 또한 여러 가지 생각을 만들면서 이랬다 저랬다 하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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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찼던 젊은 시절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을 때, 나는 당최 아이를 어떻게 대할지 몰라 허둥대다가 손을 많이 댈수록 오히려 자라지 못하는 어린 묘목을 떠올렸다. 나무를  키울 때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성장을 방해한다는 걸 떠올리고는 아이도 나무 기르듯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러고는 마치 어린 묘목을 돌보듯 간섭하고 싶은 마음을 거두고 한 걸음 뒤에서 아이를 지켜보았다. 덕분에 딸아이는 일찍부터 제 인생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법을 깨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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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배울 내용들이 여럿 있었는데, 또 하나를 들자면, 지질에 맞게 자리만 잘 잡아주면 잘 자라는 나무처럼, 아이들에게도 적성에 맞게 방향만 잘 잡아주면 된다고 이야기하시지만, 그 또한 어느 정도까지 잡아주어야 하는지는 쉽지 않은 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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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02)

그래서 나는 광보상점 같은 나무의 기질에 대해 설명할 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자세를 비유로 들곤 한다. 기질에 맞게 자리만 잘 잡아주면 나무는 큰 보살핌 없이도 제가 알아서 잘 자란다. 아이 역시 타고난 적성에 맞춰 방향만 잘 잡아 주면 아기새가 둥지를 떠나 드넓은 하늘로 날아오르듯 자신의 인생을 알아서 잘 펼쳐 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든지 잘 모르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나무에 관심이 많다면서도 나무에 대해 너무 몰랐던 내 친구처럼 말이다. 앞으로는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알지요라고 말하기 전에 아이에게 요즘은 뭐가 제일 재미있어?”라고 묻는 부모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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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진 사람이 산을 좋아한다는 사자성어, 인자요산. 아빠는 이 말을 거꾸로 생각한단다. 산이 사람을 어진 이로 만든다고 말이야. 아빠도 자주는 가지 못하지만, 산을 좋아한단다. 산을 오르다 보면 숨을 가쁘지만, 마음에는 평온이 찾아온단다. 그리고 산 정상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풍경을 바라다보면, 마음에 선해진다는 느낌이 들거든. 그곳에서는 악한 마음을 품을 수가 없지.. 코로나도 산에 가면 착한 마음을 가지면 좋겠는데

그런데 나무의사를 30년을 하셨으니, 산 또한 얼마나 다니셨겠니? 나무를 치료하고 산을 다니는 것이 직업이신 분은 그 심성이 어떨까. 성인이 다 되지 않으셨을까? 아빠가 지은이를 책으로만 만났지만, 그의 글을 보면 도를 깨우쳤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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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은 노목에게서 나이 듦의 자세를 새삼 깨우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제 속을 비우고 작은 생명들을 품는 나무를 보며 가진 것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삶, 비움으로서 채우는 생의 묘미를 깨닫곤 한다. 평생을 나무를 위해 살겠다고 마음 먹고 병든 나무를 고쳐 왔지만, 실은 나무에게서 매 순간 위로를 받고 살아갈 힘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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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부터 욕심을 버리는 것도 배우시고나도 나무로부터 욕심을 버리는 것을 배워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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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그런 의미에서 나무는 스스로 멈춰야 할 때를 잘 안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성장했고, 욕심을 내면 조금 더 클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어느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 나무들은 자라기를 멈춘다. 마치 동맹을 맺듯 나도 그만 자랄 테니 너도 그만 자라렴하고 함께 성장을 멈추고는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결국 나무에게 있어 멈춤은 자신을 위한 약속이면서 동시에 주변 나무들과 맺은 공존의 계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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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것이 인생과 같다고 하시는 말씀 또한 크게 공감이 가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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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그렇게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걷다 보니 걷는 것이 마치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친 욕심으로 무겁게 배낭을 메고서는 절대 멀리 가지 못하는 것처럼, 인생도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지 않고는 진정 원하는 곳에 이를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였다. 마음을 낮추고 가진 것을 내려놓을 때 인생길이든 여행길이든 비로소 가볍게 걸을 수 있다는 걸 왜 진작에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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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도 너무 좋아 너희들에 소개를 안 할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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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254)

가만히 보면 세상 모든 문제를 정해진 틀 안에서 해석하고, 자신의 삶조차 규격화된 공식 안에 가두어 살아가는 존재는 인간뿐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추구하는 성공한 삶이라는 것도 실은 누가 정해 놓았는지도 모를 인생 공식 안에 갇힌 박제 같은 인생이 아닐는지. 하지만 삶을 거듭할수록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복잡한 문제들은 결코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지 않는다. 알려진 공식대로 열심히 달려간다 한들, 그것이 진정한 인생의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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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몇 번 이야기했지만, 책을 일고 좋은 문구들을 컴퓨터로 따라 두들긴다고 했잖아. 이 책에는 좋은 문구들이 너무 많아서, 그 문구들을 컴퓨터로 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단다. 오늘 이 편지에는 그 일부만 너희들에게 소개를 해주었지만 나중에 너희들도 크면 이 책을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구나. , 이 책을 읽고 나니, 또 산에 가고 싶구나. 코로나 시대라고 하지만, 산에는 괜찮겠지? 코로나도 산에 오면 착해질 테니그래도 모르니 사람들 드문 시간대로 정해서 산에 한번 가봐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서울 청계산 원터골 입구에서 매봉에 이르는 길목.

책의 끝 문장 : 적어도 과욕을 부려 악취가 나는 삶이 아니기를, 백리향만큼은 아니더라도 조금은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아름다운 향기이기를 바라며


미래를 걱정하느라 오늘을 희생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한 번쯤 청계산의 소나무를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소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았다. 방향을 바꾸어야 하면 미련 없이 바꾸었고, 그 결과 소나무는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덕분에 사람들 눈에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었지만 그럼 어떤가. 소나무가 왜 ㄷ자 모양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알고 나면 그 지독하고도 무서운 결단력에 혀를 내두르게 될 뿐이다. 내일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오늘 이 순간의 선택에 최선을 다해 온 소나무.- P21

나무는 유형기를 보내는 동안 바깥세상과 상관없이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따뜻한 햇볕이 아무리 유혹해도, 주변 나무들이 보란 듯이 쑥쑥 자라나도, 결코 하늘을 향해 몸집을 키우지 않는다. 땅속 어딘가에 있을 물길을 찾아 더 깊이 뿌리를 내릴 뿐이다. 그렇게 어두운 땅속에서 길을 트고 자리를 잡는 동안 실타래처럼 가는 뿌리는 튼튼하게 골격을 만들고 웬만한 가뭄은 너끈히 이겨낼 근성을 갖춘다. 나무마다 다르지만 그렇게 보내는 유형기가 평균 잡아 5년. 나무는 유형기를 거친 후에야 비로소 하늘을 향해 줄기를 뻗기 시작한다. 짧지 않은 시간 뿌리에 힘에 쏟은 덕분에 세찬 바람과 폭우에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성목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P32

이렇듯 우듬지가 구심점 노릇을 해 주어서 나무는 자라는 동안 일정한 수형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전나무나 메타세쿼이아 같은 침엽수들이 원추형으로 길고 곧게 자랄 수 있는 것은 줄기 꼭대기의 우듬지가 아래 가지들을 강한 힘으로 통솔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생에 비유하자면 꿈이나 희망이랄까. 나무의 우듬지가 아래 가지들을 다스려 가면서 하늘을 향해 뻗어 가듯, 사람은 꿈이나 희망 등 살아갈 이유가 있어야만 삶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이겨 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P84

삶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가는 모든 길은 어떻게든 흔적을 남기게 마련이다. 이왕 남길 흔적,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들고, 나와 함께해서 좋았다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어나면 얼마나 보람될까. 그래서 나는 나무처럼 사는 것이 삶의 목표다. 그러한 제목으로 책을 낸 후 후회도 많이 했다. 어디 나무처럼 산다는 것이 가당한 일인가. 그래도 나는 그러고 싶다. 꼭 나무처럼만 살았으면 원이 없겠다.- P114

사람은 누구나 어제보다 나은 오늘, 달라질 내일을 꿈꾼다. 하지만 마음만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거창한 변화가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오늘이 쌓여 어느 순간 달라지는 내일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게 본다면 결국 모든 것은 지금보다 조금은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하겠다는 작은 결심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자리를 탓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 안에서 부단히 변모를 꾀하며 수백 년 살아가는 나무처럼 말이다.-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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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무반주 첼로 모음곡> 1890년 어느 날 13살의 카잘스가 중고 악기점에서 곰팡내 나는 필사 악보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작곡 후 200년 가까이 오직 소수의 음악가들과 바흐 전문 학자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곡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콘서트홀에 어울리는 음악이기보다는 테크닉 연습곡으로 더 적합하다고 여겼다. 이 곡은 카잘스가 발견하고 갈고닦아 대중적인 매력을 입힌 후에서야 하나의 독립된 연주곡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19)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슬픈 일에 연주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첼로라는 악기의 어둡고 서글픈 음색과 더불어 이 곡이 외롭게 하나의 악기만 요구한다는 사실로 대부분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첼로는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닮은 악기라서 암울한 소리만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장조로 쓰인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경쾌하고 떠들썩하게 웃고 즐기는 태평한 태도와 황홀한 유기 또한 어느 정도 들어가 있다. 그 뿌리는 춤이다. 악장의 대부분이 유럽의 옛 춤곡들도 구성되어 있다. 무용가들은 이 곡을 위한 안무를 만들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루돌프 누레예프, 마크 모리스, 대만의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이 이 곡의 추진력 있는 리듬에 맞춘 안무를 선보였다.


(56)

부자는 비좁은 거리를 지나면서 첼로 악보를 찾아 중고 악기점을 샅샅이 뒤졌다. 칼레 암플레에서 또 다른 악기점에 들어갔다. 곰팡내 나는 악보 꾸러미를 뒤지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를 발견했다. 그런데 이게 뭐지? 싯누런 표지에 멋들어진 검은색 글씨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솔로 비올론첼로를 위한 6개의 소나타 또는 모음곡이라고 적혀 있는 게 아닌가. 정말 제목 그대로인가? 불멸의 바흐가 정말로 첼로만을 위해 음악을 작곡했단 말인가? 페세타로 악보값을 치렀다. 파블로는 첫 악장 프렐류드부터 시작해 악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상상 속에서 형태가 갖춰지는 음악의 리듬을 따라 구불구불한 거리를 미끄러지듯 지나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걸음부터 손끝까지 채워지는 악보의 감각적 계산이었다.


(67)

클래식 콘서트에는 숨 막히는 분위기가 거대한 장막처럼 드리워진다. 소리 내어 말하면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목을 가다듬는 것도 악장 사이에 해야 한다. 연주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박수를 치고 싶어도 치면 안 된다. 하지만 클래식 콘서트의 분위기가 처음부터 이렇게 엄격했던 것은 아니다.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관객들은 한 악장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쳤다. 관객들이 멋진 솔로 연주를 실시간으로 환호하거나 반응하지 못할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바흐 시대에는 이렇게까지 숨죽인 숭배 분위기가 아니었다. 교회에서는 아닐지 몰라도 바흐가 자주 공연한 짐머만 카페 같은 장소에서 관객들은 자유롭게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담소를 나누었었다. 바흐가 클라비코드로 난해한 푸가를 연주할 때면 낮은 탄성을 자아냈으며 현란한 솔로 파트에서는 손가락이 ㅂ h이지 않을 정도로 박수갈채를 터뜨렸다.


(89)

살아생전에 바흐는 유명하지 않았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혹은 동년배인 헨델처럼 유럽 전역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인물과는 거리가 멀었다. 독일이 되기 전인 이름 없는 변두리 도시에서 세간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커리어를 쌓았다. 빈이나 런던, 파리 등 다른 작곡가들을 생전에 유명하게 만들어준 대도시에서는 산 적이 없다. 오페라를 만든 적도,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 도시에서 일한 적도 없다. 오페라는 당시 음악가가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120~1)

미샤 마이스키의 웅장하고 표현력 넘치는 연주 스타일을 지나치다고 말하는 평론가들도 있다. 가장 나쁜 평가를 찾자면 도스토엡스키의 감성이라는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이 첼리스트는 이렇게 항변한다. “바흐를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로 제한하는 것은 천재 작곡가에 대한 모욕입니다. 바흐는 그보다 훨씬 거대한 존재였어요. 바로크 시대 작곡가인 것은 우연히 그 시대에 살았기 때문일 뿐이죠. 그 시대의 가장 위대한 낭만파 음악가이며 그 시대의 가장 위대한 모더니즘 음악가입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 5번 사라반드>를 들어보세요. 요즘 만든 곡이라 해도 손색없죠! 바흐의 음악이 위대한 이유는 특정한 시대나 장소에 제한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154~5)

카잘스가 연주한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프렐류드>를 들어보면 장엄한 몰락으로 시작해 다시 일어선다. 가속도가 붙은 채 대혼란 속으로 뛰어들어 거의 한계점에 이를 정도로 안간힘을 쓰다 화음의 부케와 사라의 맹세가 나타난다. 매번 들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음반이다. 가장 낮은 음과 높은 음을 분리시키면 매력적인 별개의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프렐류드 중간의 불협화음도 한번 떠올려보자. 놀라울 정도로 소음에 가깝지만 첼로 속 어딘가에 숨겨진 오케스트라가 아우성치며 귀 기울이게 만든다. 그 뒤로 경쾌함, 다듬어지지 않은 에너지, 영웅적인 면모, 대대적인 파괴, 풍부한 선율, 시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무한성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313)

안나 막달레나에게도 약간의 공로가 있다. 안나 막달레나의 매뉴스크립트에는 보잉 관련 오류가 많은데 첼리스트가 아니어서 오류를 바로잡거나 현의 테크닉에 주의를 기울일 수 없었다. 이러한 오류 문제로 안나 막달레나의 매뉴스크립트는 오랫동안 남편에게 매뉴스크립트가 보기보다 바흐의 원본과 가깝다고 말하는 시각도 있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안나 막달레나의 내뮤스크립트가 느긋하고 여러 음악적 세부 사항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루츠마허에서 카잘스까지 첼리스트들이 저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자기만의 개성을 남기게 되는 다행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안나 막달레나는 사라진 남편의 원본에 충실하게 필사함으로써 36개 악장의 타임캡슐을 조립해 미래의 감상자들에게 서양 음악의 걸작을 선사한 것이다.


(324)

1973 9, 카잘스는 이스라엘에서 유스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을 위한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지휘하고 있었다. 찌는 듯한 더위를 뚫고 자동차로 오래 이동을 했는데도 놀라울 정도로 활기찬 모습이었다. 물론 가끔 휠체어를 사용했지만. 오케스트라 리허설에서 마에스트로(당시 96)는 좀 더 풍부한 표현력을 요구하며 한 악절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젊은 음악가들에게 힘주어 설명했다. “악보에는 표시가 안 되어 있습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악보에 표시되어 있지 않는 게 수없이 많습니다! 그냥 음표를 연주하지 말고 음표에 담긴 의미를 연주하세요!”


(326)

카잘스는 언젠가 잡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어쩌면 많은 사람의 생각만큼 종교적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식이 있다면 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는 깨어 있을 때 신을 발견합니다. 일어나자마자 바다로 나가면 사방이 신입니다. 크고 작은 것에 모두 들어 있어요. 나는 신을 색깔과 디자인, 형태로 봅니다.”

카잘스가 바흐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친구들이 테이프 레코더와 헤드폰을 가져왔다. <브란덴베르크 협주곡 1>이 흘렀다. 의식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카잘스는 영면했다. 마침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유엔의 휴전 요청을 받아들였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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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 - 도비라코와 신기한 손님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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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 1권이란다. 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는 7권으로 끝이 났는데, 새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처음에는 재출간인줄 알았단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책 제목 옆에 조그맣게 “2라고 적혀 있더구나. 그러니까 시즌2 같은 것이라고 해야 할까?

1 7권에서 두 주인공인, 비블리아 고서당의 주인이자 책벌레인 시노카와 시오리코와 그 서점에 일하는 건실한 청년 고우라 다이스케의 사랑이 결실을 맺으면서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났잖아. 물론 이 시리즈가 두 사람의 사랑을 초점을 맞춘 소설은 아니었지만 말이야. 책에 얽히고 설킨 실마리들을 풀어가는 이야기들이었단다. 7권의 마지막 해피 엔딩에서 7년이 흐른 시점에서 2부의 이야기는 시작된단다.


1.

시오리코와 다이스케 사이에는 여섯 살 난 딸 시노카와 도비라코가 있었단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다이스케는 어렸을 때 책에 대한 사건이 있어서 그 이후에 책을 읽을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었잖아. 그들의 딸 도비라코는 엄마를 닮았을까? 아빠를 닮았을까?^^ 다행히 엄마를 닮았단다. 얼굴도 엄마를 닮았대. 원래 첫딸은 아빠를 많은 닮는 법인데ㅎㅎ 여섯 살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도비라코는 다양한 책을 읽어댄단다. 나중에 나이를 먹고 나면 시오리코와 책에 대한 논쟁을 한참 하지 않을까 싶구나. 여섯 살 밖에 안된 도비라코는 벌써 얼마와 책 이야기를 하는 것을 즐기고 있거든. 아무리 소설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엄마를 닮았다고 하지만, 여섯 살짜리 아이가 성숙해도 너무 성숙하게 나오더구나.

이번 책도 지난 1부에서 이야기 해주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나간단다. 1부에 등장했던 등장인물들도 다시 출현하기도 했어.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을 보면, 일본의 소시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읽다 보면 따뜻함마저 느껴지는구나.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소설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들이 모두 일본 작가의 책들이고 아빠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책들이라서 공감을 크게 갖지 못했다는 것이란다. 1부의 후반부로 가면서도 그렇던 것 같은데, 그런 것을 보면 소재를 찾는 게 쉽지 않나 보다, 그런 생각을 했단다. 그래서 따로 줄거리는 이야기 하지 않고 짧게 마칠게.

밀린 독서 편지를 생각하면 가끔 이렇게 짧게 끝내도 되겠지? ^^


PS:

책의 첫 문장 : 책을 읽던 시노카와 시오리코는 불현듯 고개를 들었다.

책의 끝 문장 : 그리고 도비라코가 기다리는 주차장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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