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1 (무선) - 개정판 해리 포터 시리즈
J.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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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코로나 때문에 주말이 되어도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있는 시간들이 많잖아. 그런데 한가지 즐거움이 생겼구나. 너희들과 함께 해리 포터를 읽는 것 말이야. 침대에 같이 누워서 보기도 하고, 베란다에 캠핑 의자를 가져다 앉아서 보기도 하고 말이야. 그런 즐거움을 위해 아빠도 주말에만 해리 포터를 읽고 있는데, 참 재미있구나. 20년 전 쯤에 분명 4부까지는 읽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구나. 그런데 그게 오히려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오늘은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1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 아빠의 기억력이 너희보다 좋지 않으니, 아빠가 쓴 내용이 잘못된 내용이 있어도 이해바람~~~


1.

호그와트 마법학교 1학년을 마친 해리 포터. 여름 방학 내내 이모와 이모부인 더즐리씨 부부와 함께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단다. 기다리던 친구들의 편지도 오지 않았어. 그런데 어느날 꼬마 집유령 도비가 찾아왔어. 도비는 해리에게 경고를 했어. 호그와트에 가면 안된다고호그와트에 정이 붙지 않도록 자신이 해리의 편지를 모두 가로채기도 했대. 해리에게 호그와트는 꿈과 희망과 행복과 즐거움이 있는 곳인데, 거기를 가지 말라고 하니 해리가 말을 듣겠니해리는 도비의 이야기를 무시했어.

한편, 해리로부터 연락이 없어서 절친 론은 직접 해리의 집을 찾아왔단다. 프레드, 조지 쌍둥이 형과 함께 부모님 몰래 부모님의 마법차를 타고 날아서 찾아왔어. 버논 이모부와 실랑이를 벌였지만, 해리는 론과 함께 버로우에 있는 론의 집에 도착했단다. 론의 부모님인 아서와 몰리는 해리에게 잘 대해주었단다. 론의 여동생이자, 호그와트 신입생인 지니는 해리를 좋아하는 것 같았어. 해리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는 것 보면 말이야.

론의 집에서 나머지 여름 방학을 보내고, 드디어 개학식 날. 킹스크로스 9 4분의 3 승강장론의 식구들과 함께 해리는 그곳에 가려고 했는데, 해리와 론이 마지막으로 킹스크로스 9 4분의 3 승강장으로 가려고 했으나 벽이 막혀서 가질 못했어. 이유는 모르겠어. 하지만 그들은 호그와트행 기차를 놓친 것은 분명했지. 론이 부모님의 마법차를 타고 가자고 했어. 그들은 마법 차를 타고 호그와트로 갔단다. 머글들이 그들이 타고 가는 차를 봐서 난리가 났지만, 해리와 론에게 호그와트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 하는 곳이니까 말이야.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호그와트에 도착했는데, 해리와 론이 한 짓은 모든 일들이 알게 되었고, 해리와 론은 징계를 받았단다. 그렇게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단다.


2.

공석이 된 어둠의 마법 방어술 과목의 교수님으로 질데로이 록허트라는 교수가 새로 왔어. 그는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자기 잘난 체를 심하게 하는 사람인 것 같았어. 해리가 유명하니까 해리를 이용하여 자신의 유명세를 높이려고도 했어. 약간 재수 없는 캐릭터. 그래서 해리는 록허트 교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

목이 달랑달랑 걸린 닉의 사망일 500주년 파티를 열었는데, 해리는 이상한 목소리를 듣게 되었어. 다른 이는 못 듣고 해리만 그 목소리를 들었어. 그 목소리를 따라 갔더니 벽에 낙서를 보게 되었단다. 그 낙서에는 비밀에 방에 관한 내용과 죽음과 피의 경고가 써 있었어. 그리고 그 주변에는 아구스 필치의 고양이인 노리스 부인이 죽어 있었어. 아니 뻣뻣하게 굳어 있었어. 아구스 필치는 해리가 노리스 부인을 죽였다고 화를 냈단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와서야 진정을 했지.

도대체 벽에 써 있던 비밀의 방이란 무엇인가. ‘비밀의 방이란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창립자 중에 한 명인 살라자르 슬리데린이 오래 전에 성 안에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슬리데린은 자신의 후계자가 입학하게 되면 비밀의 방이 열리게 된다고 했지. 그 비밀의 방 안에는 후계자만이 통제할 수 있는 괴물이 있다고 했어. 그 괴물들은 순수 혈통 마법사가 아닌 머글의 피가 섞인 마법사들을 없앤다고 했고. 하지만 오랫동안 그 비밀의 방은 열리지 않고 아무도 찾지도 못했어. 그 누구도 비밀의 방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지. 그래서 그 비밀의 방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었지. 그런 비밀의 방의 실체가 낙서로 나타난 것이야.

첫 퀴디치 경기글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의 경기. 슬리데린의 새로운 수색꾼이 뽑혔는데 다름 아닌 말포이였어. 말포이의 아빠가 슬리데린 퀴디치 선수들에게 전원 님부스2001을 선물해준 대가로 말포이가 수색꾼으로 뽑힌 거지. 님부스2001는 최신식 고급 빗자루였단다. 경기가 시작했는데, 퀴디치의 공 중에 하나인 블레저가 계속 해리가 공격하는 거야. 해리는 스니치를 찾을 새도 없이 블레저의 공격을 피하는 데 정신이 없었어. 그러다가 오른팔이 부러지기도 했어. 하지만 해리가 스니치를 잡아내어 그리핀도르가 승리를 했단다. 정신을 잃은 해리는 병원에 입원하였어. 다행히 부러진 오른팔은 마법으로 금방 치료했어.

입원실에 도비가 찾아왔어. 도비는 역에서 벽을 막은 일, 퀴디치 경기에서 블로저로 해리를 공격한 것도 모두 자신이 한 일이라고 했어. 왜냐하면 그래야만 해리가 다시 호그와트를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대. 도비는 비밀의 방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았어. 그것 때문에 도비는 해리를 호그와트에서 쫓아내려고 하는 것? 도대체 비밀의 방과 해리가 무슨 관계인데 말이야.

신입생 중에 콜린이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어느날 콜린이 또다시 돌처럼 굳는 사건이 발생했단다. 고양이 노리스 부인에 이어서 두 번째란다. 이 일을 겪고 덤블도어 교장 선생님은 더 이상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어. 무엇을? 비밀의 방의 문이 열렸다고 말이야여기까지가 <해리포터와 비밀의 문> 1권에 관한 이야기였어. 아빠가 이야기한 것에 틀린 곳이 많이 있니? ^^ 2권의 이야기도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전에 해줄게. 또 주말이 되었으니 너희들과 해리포터를 읽어보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 처음은 아니었지만, 프리벳 가 4번지의 아침 식사 시간은 말다툼으로 떠들썩했다.

책의 끝 문장 : 그러나 맥고나걸 교수의 공허한 얼굴로 판단하건대, 그녀도 해리가 아는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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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3
알베르 카뮈 지음, 유호식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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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코로나가 길어지고, 끝이 안 보이는 요즘여러 매체를 통해서 소개되고 있는 책이 바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라는 책이란다. 이 책은 워낙 유명한 고전이라서,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이 읽는 고전 중에 하나였어. 알베르 카뮈는 알제리 사람이었는데, 그가 살던 시대의 알제리는 프랑스 식민지 시대였단다. 그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어. 하지만 안타깝게 47살에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하는구나. 그는 <페스트>뿐만 아니라 <이방인>, <시지프 신화> 등 여러 유명한 작품들을 남겼지. 하지만 아빠에게 그의 책들은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단다. 그의 책을 한 권도 읽어보지도 않고 말이야. 그래서 그의 책들을 멀리했어.

이번이 카뮈의 책은 처음이란다. 코로나 시대에 너도나도 이 책을 읽어서 아빠도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책을 폈단다. , 그런데 아빠가 가지고 있던 편견을 한번에 깨주는 책이었단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참 흥미롭게 읽었어. 코로나를 겪고 있는 오늘날 세계의 모습과 비슷해서 더욱 공감이 갔단다.

페스트라고 하면 중세시대 유럽을 휩쓸었던 병이라고 알고 있어서, 이 소설이 당연이 그 시대를 이야기하는 줄 알았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지 알았단다. 하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1940년대이고, 알제리의 오랑이라는 해변 도시가 배경이란다. 지금은 오랑이라는 도시가 알제리에 속해 있지만,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40년대는 알제리가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에 이 소설에서는 프랑스의 도청소재지로 나온단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소설은 무척 재미있었단다. 무서운 전염병을 대하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 오늘날 코로나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소설 속에서 볼 수 있었단다. 우리는 소설 속 세상에서 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로다.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지고 그곳에서 살고 있으니 말이야.


1.

소설은 194x년 프랑스 해안 도시 오랑이라는 평범한 도시에서 시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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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한 도시를 이해하려면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우리의 작은 도시에서는 기후 때문인지 이 모든 것이 이곳 사람들은 권태로워하고, 습관이라도 가져보려고 애를 쓴다. 우리 시민들은 열심히 일을 하지만, 그것은 대개의 경우 부자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들은 상거래에 특히 관심이 많고,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무엇보다 사업에 몰두한다. 물론 단순한 기쁨에 대한 흥미도 없지 않아서 여자와 영화, 해수욕을 좋아한다. 그러나 매우 합리적인 사람들이어서 이런 쾌락들은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을 위해 아껴두고 주중의 다른 날에는 돈을 많이 벌려고 노력한다. 저녁에 퇴근하면 일정한 시간에 카페에서 모이거나 늘 같은 대로를 산책하고, 아니면 집에 가서 발코니에 자리잡는다. 젊은이들의 욕망은 격렬하고 짧은 데 반해, 나이든 사람들의 취미 생활은 공굴리기 모임이나 친목회 회식, 큰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하는 동호회 정도에 한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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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의사 베르나르 리외라는 사람이었어. 서른 살인 아내가 일년 가까이 병으로 누워 지냈는데, 진전이 없어서 아내를 요양원에 보내서 치료하기로 결정했어. 아내가 없는 동안 집안일을 도와주기 위해 리외의 엄마가 오기로 했어.

어느 날 이 평범한 도시에전에 없이 쥐들이 엄청나게 출몰하였고, 그 쥐들이 피를 토하며 죽었어. 죽은 쥐가 너무 많이 쌓여서 골치거리가 되었단다. 그런데 수백 수천 뒤끓던 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어. 그렇게 쥐들이 사라진 즈음에 리외가 살고 있는 건물의 수위가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단다. 그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 시점은 쥐가 나타나기 시작했던 때였어. 그래, 뭔가 연관성이 있는 거지. 그가 죽기 전 보인 증상은 체온은 엄청 높고, 림프절이 심하게 붓고 옆구리에는 거무스름한 반점이 있었어. 그건 시작이었단다.

이후 몇몇 사람들이 같은 증상을 보이며 죽고 말았단다. 리외는 동료 의사들에게 연락을 했는데, 비슷한 증상의 환자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리외는 머릿속에 스치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지.  몇 십 년 전에 사라진 줄 알았던 그 병. 페스트다시 나타났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어. 지금까지 1억명 이상 페스트로 죽었다고 하니 얼마나 무서운 병이니중세의 유럽을 휩쓸던 그 무서운 병죽은 이들의 증상이 바로 그 페스트의 증상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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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몇 가지 사례만 보고 전염병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고, 예방책을 잘 세우면 그것으로 충분하겠지. 알고 있는 사실들에 집중해야 했다. 마비와 탈진 증세, 눈의 충혈, 구강 오염, 두통, 사타구니의 명울, 극심한 갈증, 정신착란, 전신에 돋는 반점, 몸안에서 느껴지는 찢어질 듯한 통증, 그리고 마침내는이런 것들에 이어서 어떤 문장이 리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의학서적은 이런 증상들을 열거한 뒤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을 맺고 있었다. ‘맥박이 실낱같이 약해지고 무의미한 몸짓을 하고는 사망한다.’ 그렇다. 이런 증상들이 모두 나타난 후에 환자는 한낱 실에 매달린 형국이 되고, 그들 중 4분의 3-이것은 정확한 수치였다-은 죽음을 재촉하는 그 미미한 몸짓을 서둘러 해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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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리외는 도청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도청 보건 위원회가 열렸어. 도청에 있는 공무원들과 의사들도 이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지만, 이 병에 대처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어. 그래도 다행히 현명한 판단들을 한 것 같구나. 페스트에 대한 공고문을 냈어. 하지만 이미 그 병은 많이 퍼져 있어서 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어났단다. 포고령과 도시 폐쇄령도 내렸단다. 도시 안팎 이동을 강제로 막았어. 우연히 도시 밖으로 나갔거나 다른 곳에서 오랑으로 온 사람들이 가족이나 애인과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어. 조금 봐준 것은 도시 밖에 있는 가족들이 오랑 시로 들어오는 것은 가능했어. 하지만 오랑시 밖으로 나가는 것은 절대 안 되었단다. 오늘날 코로나 시대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더구나.

소설 속에서 대처하는 모습이나 시민들이 반응하는 것이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로 겪고 있는 모습과 똑같더구나. 우리는 지금 무서운 소설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구나.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평범한 일상으로 그리워하기도 하고,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갖게 되면서 또 다른 정을 쌓기도 하고, 때론 다투는 모습들도 볼 수 있어. 신문기사에서 볼 수 있는 코로나 시대의 소식이 이 소설 속에 그대로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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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그래서 우리 모두는 우리의 삶을 이루고 있던 감정, 더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감정(이미 말했듯이 오랑 시민들은 단순한 열정의 소유자들이다)에서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 배우자를 전적으로 믿어온 남편들이나 연인들은 자기들이 질투심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랑을 가볍게 여기던 남자들은 다시 성실해졌다.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어머니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아들들이 기억 속에 자꾸 떠오르는 어머니의 얼굴의 주름살 하나에도 염려하고 후회했다. 완벽할 정도로 갑작스러운데다 언제 끝날지 예견할 수도 없는 그 이별에 망연자실한 채, 우리는 그토록 가까이 있었는데 어느새 그토록 멀어진 존재, 그리고 이제 우리의 삶 하루하루를 다 차지해버린 존재에 대한 추억에 저항하지 못했다. 사실 우리는 이중의 고통-우리 자신의 고통 그리고 집에 없는 사람들, 즉 자식, 아내 또는 연인이 겪는 고통을 상상 속에서 함께 겪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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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 타루. 외부에서 오랑에 왔다가 도시 폐쇄로 오랑에 머물게 된 청년이었단다. 그는 리외를 찾아와서 보건대에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했어. 정말 열심히 그는 페스트 환자들을 위해 일을 했단다. 장 타루와 달리 랑베르라는 기자도 취재차 오랑에 왔다가 도시 폐쇄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그는 기를 쓰고 도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단다. 리외를 찾아와 자신이 건강하다는 증명서를 써달라고 했어. 그리고 도청 공무원에게 보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어. 그래서 그는 불법으로 돈으로 써서 도시 밖으로 탈출하려고 했지만, 돈만 뜯기고 사기 당해서 밖으로 나가질 못했단다. 그러면서 리외와 장 타루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았어. 그들에게 감명 받고 그도 도시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찾을 때까지 보건대에서 돕기로 했단다.

도시폐쇄가 길어지고, 페스트로 죽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시민들의 인내도 바닥이 나기 시작했단다. 범죄가 늘어나고 도시를 탈출하려는 시도도 많아지고 여기저기에서 충돌이 났단다. 장례식에는 가족들도 못 가고 묘지도 부족해서 집단 매장을 하기 시작했단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화장하기 시작했단다. 오랑의 사람들은 조용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것 같았어. 그렇게 고통에 익숙해지고 죽음이 일상이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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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우리 시민들, 적어도 이별로 인해 가장 고통받았던 사람들은 그런 상황에 익숙해졌을까? 익숙해졌다고 말하면 그것은 결코 정확한 표현이 아닐 것이다. 그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헐벗음 때문에 괴로워했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페스트 발생 초기만 해도 그들은 잃어버린 사람을 뚜렷이 기억하고 그리워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과 웃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이 행복해했던 어떤 날, 이런 것들은 모두 분명하게 기억났지만, 그들이 그 사람을 다시 그려보는 바로 그 순간에, 또 이제는 그렇게도 먼 곳이 되어버린 그 장소에서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결론적으로 그 시기에 그들은 기억력은 있었지만 상상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페스트가 둘째 단계로 접어들자 기억조차 희미해졌다. 얼굴을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같은 이야기지만, 얼굴에 살이 없어져 마음속에서 그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과 관련해 초기 몇 주 동안에는 환영만 상대한다고 괴로워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그후에는 추억 속에 간직해온 희미한 색깔마저 잃어버림으로써, 환영도 예전보다 살이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기나긴 이별을 겪자 그들은 전에 누렸던 친밀감을 더 이상 상상하지 못했고, 언제라도 손을 얹을 수 있었던 존재가 어떻게 그들 곁에 있을 수 있었는지도 더 이상 상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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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파늘루라는 신부가 있었어. 그는 페스트는 하느님이 내린 벌이라고 설교하였지만, 리외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았단다. 특히 아이들도 페스트에 죽는 걸 보면서 말이야. 빨리 치료제를 구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어. 리외의 동료 의사 카스텔은 치료용 혈청을 개발했어. 임상 실험할 시간도 없었어. 바로 환자에 투입오통이라는 수사검사의 어린 아들이 페스트에 걸려서 그 아이에서 시험해 보았어. 부디 좋은 결과가 오기를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오래 버틴 것 같았지만 결국 죽었단다. 실패.

이 무서운 병은 언제 끝나는가. 하느님이 내린 벌이라고 설교하던 파늘루 신부도 페스트가 점점 악화되면서 자신이 한 말에 혼란을 느꼈어. 하느님이 도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란 말인가. 그리고 하느님을 깊이 믿었던 그 자신도 결국 페스트에 걸렸어. 그는 신의 뜻이라고 병원에 가지 않고 버티다가 결국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병원에 갔지만 너무 늦었어. 얼마 못 가 죽고 말았단다.

사라질 것 같지 않던 페스트가 어느 날 갑자기 수그러들기 시작했단다. 그리고 새로 개발한 혈청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단다.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축제분위기였어.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심을 해야 했지만 그 동안 사람들은 너무 오랫동안 억눌려 있었던 거야. 아직 산발적으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었는데, 그 산발적인 경우에 장 타루가 걸리고 말았어. 그렇게 페스트가 극심하던 시기에도 헌신적으로 봉사하던 타루아무리 소설이라고 하지만 그를 페스트로 죽게 만들다니

또 시간이 지나고 페스트가 완전히 사라졌음을 선언했단다. 소설 속의 끝은 그래도 끝이 났구나. 코로나는 도대체 어떻게 끝을 맺을까.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으로 절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코로나와 공존하며 사는 시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우리 이제 코로나에 적응해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단다. 배워야 할 게 참 많구나. 지구 온난화에 적응하는 법도 배워야 하는데 말이야


PS:

책의 첫 문장 : 이 연대기에서 다루고 있는 이상한 사건들은 194x년 오랑에서 일어났다.

책의 끝 문장 : 또한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기 위해 페스트가 쥐들을 다시 깨우고, 그 쥐들을 어느 행복한 도시로 보내 죽게 할 날이 오리라는 사실도 그는 알고 있었다.


사실 냉정을 잃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 시민들의 생각은 자기들이 기다리는 사람에게로 완전히 기울어 있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고뇌에 빠져 있는 가운데, 그들은 사랑의 이기적인 성격 덕분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었고, 페스트를 생각할 때도 페스트 때문에 이별이 끝도 없이 계속될까봐 염려스럽다는 정도였다. 그래서 전염병이 한창일 때도 그들은 건전한 여유 같은 것을 누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침착함으로 착각했다. 절망감 때문에 공포심을 느끼지 않게 되었으니 불행에도 장점이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그들 중에서 누가 병으로 목숨을 잃는다 해도, 대개의 경우 그 병을 조심할 여유조차 없었다. 유령 같은 존재와 나누던 기나긴 마음속 대화에서 빠져나오자마자, 그는 지체 없이 대지의 가장 무거운 침묵에 내던져졌던 것이다. 그가 뭔가를 할 시간적 여유는 전혀 없었다.- P95

그 늙은 경비원은 타루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아! 차라리 지진이면 좋겠어요! 지진은 한번 흔들리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으니까요… 사망자와 생존자를 세고 나면 그것으로 끝이잖아요. 그런데 이 망할 놈의 병은! 그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까지도 마음으로 병을 앓게 한다니까요."- P138

‘새벽이면 아직 인적 없는 도시에 산들바람이 분다. 밤의 죽음과 낮의 고통 사이에 있는 그 시간에도 페스트도 잠시 쉬고 숨을 돌리는 것 같다. 가게의 문은 모두 닫혀 있다. 그러나 그중 몇 곳에 붙어 있는 ‘페스트로 인해 폐점’이라는 게시문은 다른 가게와 달리 이 가게의 문이 열리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신문팔이들은 조느라 뉴스를 외쳐대지는 않지만, 길모퉁이에 등을 기댄 채 몽유병자처럼 신문을 가로등 앞으로 내밀고, 잠시 후 첫 전차 소리를 듣고 깨어나면 도시 전역으로 흩어져 ‘페스트’라는 글자가 도드라진 신문들을 내밀고 다닐 것이다. ‘가을에도 페스트가 유행할 것인가? B교수는 부정적으로 대답.’ ‘페스트 발생 94일째, 사망자 124명.’- P142

재앙만큼 보잘것없는 것은 없고, 큰 불행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단조롭게 느껴진다. 그런 불행을 겪은 사람들은 페스트 치하에서 보낸 끔찍한 날들을 화려하고 잔혹한 커다란 불길처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발아래 놓인 모든 것을 짓밟아버리는 끝없는 답보 상태로 기억하는 것이다.- P212

직업이 있는 사람들은 페스트와 보조를 맞춰, 꼼꼼하긴 하지만 생기라곤 전혀 없는 태도로 일을 해나갔다. 모두 겸손해졌다. 처음으로 헤어진 사람들은 헤어져 있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고, 다른 사람들이 쓰는 말투를 쓰기도 하고, 자기들의 이별을 전염병의 통계수치와 연결해 검토해보기도 했다. 그때까지는 자신의 고통을 집단적 불행과 완강히 분리해 생각해왔지만, 이제는 두 문제를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은 기억도 희망도 없이 현재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사실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현재로 변했다. 페스트가 모든 사람에게서 사랑을 나눌 힘을, 심지어 우정을 나눌 힘조차 앗아갔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사랑에는 어느 정도 미래가 요구되는데, 우리에게는 순간들만 남은 것이다.- P214

"자기가 사랑하는 것을 돌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치 있는 대상은 이 세상에 없어요. 하지만 나 역시 이유도 모른 채 사랑하는 것을 돌보지 않고 있죠."-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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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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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몇 년 전에 필립 로스의 <에브리맨>를 재미있게 읽고, 필립 로스의 책을 두어 권 구입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구입한 책 중에 하나가 이번에 읽은 <네메시스>란 책이란다. 무슨 내용의 소설인지도 몰랐어. 그런데 녹색평론 172(5~6월호)에서, 소설가 김남일님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야기하면서, 전염병에 관한 책을 소개해주었는데, 그 책이 바로 필립 로스의 <네메시스>였단다. 책 소개를 잘 해주어 읽어 보고 싶어서 집어 들었단다. 요즘 코로나 시대에 어울리는 소설인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책 제목 네메시스는 복수의 신을 뜻하는데, 책을 읽다 보면 복수의 신이 노리는 이가 누구인지 짐작은 가더구나. 하지만 왜 그를 노렸을까? 무작위로 걸려든 것 일뿐. 전염병이라는 것은 그가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확인을 하지 않는 것 같구나.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전염병은 폴리오라는 전염병이야. 폴리오라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 텐데, 우리나라에서는 소아마비라고 한단다. 아빠는 소아마비라는 병이 전염병이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단다. 보통 전염병이라고 하면 걸렸다가 회복이 되면 다시 전염병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마련인데, 이 폴리오 병은 걸리면 죽거나 평생 불구로 살게 된다고 하는구나. 어린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많이 걸려서 소아마비라고 불렀는데, 다 큰 청년이나 어른들도 걸리곤 한다는구나.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루즈벨트 대통령이 39살에 폴리오 병에 걸려 평생 불구로 살았대. 이야기만 들어도 엄청 무서운 병이구나. 1955년 이 병의 백신이 개발되면서 폴리오 병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고 하는구나. 이 소설의 배경은 1944. 아직 폴리오 병의 백신이 만들어지지 않은 때란다. 조심하는 게 최고의 예방이었어. 오늘날 아직 백신이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조심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야.


1.

1944년 미국 북서부 뉴어크 주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단다. 뉴어크 주는 42만명이 살고 있었어. 폴리오병이 1916년에 크게 유행하여 많은 이들이 죽거나 불구가 되었는데, 그 이후에는 그 수가 줄어 일년에 20명 이내로 생기곤 했어. 폴리오병은 주로 여름에 생기는데, 그해 1944년 여름에는 시작부터 그 수가 예년과 달랐어. 한달 반 만에 40여명이 걸렸단다.

주인공 버키 캔터라는 성실하고 모범적인 청년이었단다. 태어날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집을 나가서, 외조부모님과 같이 살았어. 외할아버지의 영향으로 군대에 나가 나라를 위해 싸우는 것은 꿈이었지만, 시력이 안 좋아 군대에 뽑히지 못했단다. 당시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이라서 웬만한 청년들은 모두 군대로 끌려가던 시절이었단다.

군대를 가지 못한 버키는 체육 선생님으로 유대인 마을의 놀이터 감독도 하였어. 어느 날 이탈리아 불량소년들 10여명이 놀이터와 왔다가 난리를 벌였다가 버키에게 제지 당하기도 했어. 이 작은 소동이 사람들에게 신경을 곤두세우게 했는데, 이유는 이탈리아인이 사는 마을에 폴리오 병이 유행하고 있었거든. 이 일이 있은 후 우연히도 유대인 마을에 어린이 둘이 폴리오 병에 걸리고 말았어. 이탈리아 소년들이 놀이터에 왔을 때, 놀이터에 있던 아이들이 아니었음에도 비난의 화살은 이탈리아 소년들에게 향했어. 전염병은 이렇게 서로 의심하고 서로 미워하게 만드는구나. 예나 지금이나

그 일이 있고 난 이후 유대인 마을의 상황이 급격히 안 좋아졌단다. 처음 폴리오 병이 생긴 지 72시간만에 폴리오 병에 걸렸던 앨런이 죽고 말았어. 72시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었어. 건강했던 아이가 72시간만에 주검이 되었어. 앨런의 형들은 모두 군대에 갔고 앨런은 늘 착하고 건강한 아이였어. 집안이 쑥대밭이 되었지. 앨런과 같이 폴리오 병에 걸인 아이는 허비였는데그 아이도 며칠 못 가 죽고 말았단다. 아무도 감염 경로를 모르고, 치료제도 없는 이 무서운 병이 병의 정체를 모르니 온갖 추측만 많았단다. 바람 때문이다물 때문이다파리 때문이다심지어 햄버거가 퍼뜨렸다… 30살의 백치 호러스는 사람이 있었는데, 평상시에는 심하게 놀려봐야 얼간이라고 하는 게 전부였는데, 지금은 호러스가 폴리오병을 옮겼다고 저주를 퍼붓는 아이들도 있었어. 점점 지옥으로 변해가는 뉴어크

시에서는 방역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어. 폴리오 병에 걸린 아이들은 점점 늘어났어.


2.

버키는 마샤라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지금은 인디언 힐이라는 곳에 있는 캠프에서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을 하고 있었어. 그런데 마샤가 일하는 캠프에 일자리가 생겼다며 버키에게 오라고 했어. 버키가 머물고 있는 곳은 폴리오병이 창궐하여 위험하기도 하니까하지만,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버키는 거절했어. 뉴어크의 사정은 점점 안 좋아지고, 놀이터의 아이들은 점점 줄어 들었단다. 버키는 이런 상황을 만든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어.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무서운 폴리오병을 주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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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그래, 처음부터 우리 삶을 유지시켜준 대체 불가능한 발전기를 찬양하는 것-파란 하늘의 몸에 홀로 틀어박혀 있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저 황금의 눈과 매일 현실로서 만나는 것을 기도하고 찬양하는 것-이 하느님은 선하다는 공식적 거짓말을 억지로 받아들이고 아이들을 죽이는 냉혈한 살인자 앞에 굽실거리는 것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다. 사람들의 존엄을 위해서도, 인간성을 위해서도, 가치를 위해서도, 하물며 여기서 도대체 무슨 지옥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매일매일 생각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이 나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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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키는 마샤의 여러 번의 설득에 결국 인디언 힐로 떠나기로 했어. 그러면서도 놀이터 아이들을 배신한다는 생각에 양심의 가책을 심하게 느꼈어. 캠프에 도착을 하고 그곳 아이들을 보살피면서 또 열심히 일했단다. 그리고 사랑하는 마샤와 만나 알콩달콩 사랑도 키우고하지만 여전히 뉴어크 아이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계속 느꼈어. 어느 때는 다시 뉴어크로 돌아가야겠다고 다짐을 하다가도 다시 캠프 일에 열중을 했단다. 할머니와 가끔 전화 통화를 하는데, 뉴어크 아이들의 감염이 급증하고, 죽는 아이들도 늘어났다고 했어. 그리고 결국 놀이터도 폐쇄가 되었대. 그냥 폐쇄될 때까지 놀이터에 있다가 올 거라는 생각도 했어. 그렇다면 죄책감이 덜 했을 텐데 말이야.

할머니는 또 하나 슬픔 소식을 전해주었어. 전쟁에 나갔던 친한 친구 제이크의 전사 소식이었단다. 같은 하늘 아래, 어떻게 이렇게 상황이 다를 수 있는가. 자신은 인디언 힐에서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데, 어떤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염병과 싸워야 하고, 어떤 젊은이는 총과 폭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이 세상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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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7)

그때 갑자기 허비와 앨런, 뉴어크에서 여름을 보내는 바람에 죽은 아이들이 떠올랐고, 그 아이들을 인디언 힐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꽃처럼 피어나는 같은 또래의 실라, 필리스와 비교하게 되었다. 그가 이 원기 왕성한 아이들과 함께 여름 캠프의 이 시끄러운 유원지 같은 곳에 안락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동안 프랑스 어딘가에서 독일군과 싸우고 있는 제이크와 데이브도 있었다. 그는 삶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 우리 모두가 환경의 힘 앞에 이렇게 무력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여기 어디에 하느님이 개입하고 있단 말인가? 하느님은 왜 한 사람은 손에 라이플을 쥐여 나치가 점령한 유럽에 내려보내고 다른 사람은 인디언 힐 식당 로지에서 마카로니와 치즈가 담긴 접시 앞에 앉아 있게 하는가? 하느임은 왜 위퀘이크의 한 아이는 여름 동안 폴리오에 시달리는 뉴어크에 놓아두고 다른 아이는 포코노 산맥의 멋진 피난처에 데려다놓는가? 이전에는 부지런하게 열심히 일하는 것에서 자신의 모든 문제의 해법을 찾았던 사람에게는 지금 일어나는 일이 왜 지금처럼 일어나고 있는가 하고 물었을 때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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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평화롭던 인디언 힐 캠프에올 것이 왔단다. 아빠가 소설을 읽으면서, 아무래도 버키가 폴리오 병에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버키가 아니고, 캠프에서 버키와 가장 친한 소년인 도널드가 폴리오병에 걸린 거야. 이것은 버키에 있어 가장 큰 형벌이었어. 가뜩이나 뉴어크의 아이들을 배신한 것에 죄책감을 갖고 있었는데, 캠프의 아이까지 폴리오병에 걸렸으니 말이야. 버키는 자신이 병을 옮겨 온 것이 틀림없다고 죄책감에 참을 수 없었어. 그러면서 자신도 폴리오 병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단다. 역시나, 버키 자신도 폴리오 병의 양성 판정을 받았단다. 그리고 곧바로 폴리오병의 무서운 증상들이 나타났어. 그리고 48시간이 안되어 급격하게 상태가 안 좋아져서 온몸이 마비되었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어.

도널드와 버키의 감염은 단지 시작이었어. 캠프에 폴리오병이 급증하고, 캠프에 학생으로 참여하고 있던 마샤의 동생도 폴리오병에 걸렸어. 버키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평생 심한 불구의 몸이 되었어. 그것보다 버키는 캠프의 폴리오병이 자신 때문이라는 사실에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아 가야 했어. 이 모든 것이 자신이 뉴어크의 아이들을 배신해서 받은 벌이라고 생각했어. 버키는 그것뿐만 아니라, 뉴어크의 폴리오병도 자신이 퍼뜨린 것일지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버키는 나약한 사람이 되었단다. 여자 친구 마샤와도 헤어지고 버키는 줄곧 혼자 지냈단다. 그래도 버키가 양심의 가책을 많이 느꼈고, 늘 성실하고 책임감 강했던 청년인데, 정말 뉴어크 아이들에 대한 배신 때문에 받은 벌이라고 한다면 너무 큰 형벌인 것 같구나. 바이러스는 그런 것을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버키는 새로운 희망을 갖고 삶을 이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이 소설은 2010년 필립 로스가 절필 선언을 하면서 쓴 그의 마지막 소설이라고 하는구나. 아빠가 필립 로스의 책을 읽은 것이 이번까지 세 번째인데, 모두 괜찮았단다. 필립 로스는 이제는 고인이 되었지만, 그의 책들은 여전이 우리 곁에 남아 있으니, 그의 다른 책들도 또 읽어봐야겠구나.

, 코로나는 언제쯤 끝이 날까.


PS:

책의 첫 문장 : 그해 여름 첫 폴리오는 6월 초, 메모리얼 데이 직후, 우리가 살던 곳에서 시내를 가로지르면 나오는 가난한 이탈리아인 동네에서 발병했다.

책의 끝 문장 : 창을 높이 들고 달리다 창을 든 팔을 몸 뒤쪽으로 쭉 당기고, 이어 그 팔을 앞으로 쑥 내밀며 어깨 위 높은 곳에서 창을 놓을 때-뭔가 폭발하는 것처럼 창을 놓을 때-그는 우리에게 무적으로 보였다.


"그래" 유시가 말했다. "여기서 핫도그를 먹고 집에 가서 폴리오에 걸려 죽었다고 이제 모두 무서워서 오지를 않아. 말도 안돼. 핫도그 때문에 폴리오에 걸리는 게 아니야. 핫도그를 수천 개는 팔았는데 아무도 폴리오에 걸리지 않았어. 그러다가 아이 하나가 폴리오에 걸리니까 모두들 이러는 거야. ‘시드네 가게에서 파는 핫도그 때문이야, 시드네 가게에서 파는 핫도그 때문이야!’ 이건 삶은 핫도그야. 삶은 핫도그로 어떻게 폴리오가 걸려?"- P63

그래, 처음부터 우리 삶을 유지시켜준 대체 불가능한 발전기를 찬양하는 것-파란 하늘의 몸에 홀로 틀어박혀 있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저 황금의 눈과 매일 현실로서 만나는 것을 기도하고 찬양하는 것-이 하느님은 선하다는 공식적 거짓말을 억지로 받아들이고 아이들을 죽이는 냉혈한 살인자 앞에 굽실거리는 것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다. 사람들의 존엄을 위해서도, 인간성을 위해서도, 가치를 위해서도, 하물며 여기서 도대체 무슨 지옥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매일매일 생각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이 나았을 것이다.-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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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 (무선) - 개정판 해리 포터 시리즈
J.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2권을 읽었단다. 전에도 이야기한 것처럼 해리포터의 줄거리는 너희들이 아빠보다 훨씬 잘 알고 있지만, 아빠의 기억력 보조를 위해 줄거리를 간단히 적을 거야. 요즘 주말마다 너희들과 함께 침대에 누워서 또는 소파에 앉아서 함께 해리포터를 읽는 즐거움이 좋구나. 그럼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2권을 같이 이야기해보자꾸나.

..

1권에서 보면 맥고나걸 교수님이 해를 퀴디치 수색꾼으로 뽑았잖아. 하지만 해리는 자신의 빗자루가 없었어. 그래서 맥고나걸 교수님이 선물을 해주었단다. 최신 최고급 빗자루, 님부스2000을 말이야. 모든 이들이 갖고 싶어하는 그 빗자루. 해리는 퀴디치 연습을 시작했단다. 그리고 첫 번째 퀴디치 경기. 해리도 참가했어. 수색꾼을 맡았어. 그런데 해리의 님부스2000이 말을 안 듣고 마치 해리를 빗자루에서 떨어뜨리려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거야. 헤르미온느가 보니 반대편 관중석에서 스네이프 교수가 주문을 외우는 것이 보였어. 그 주문 때문에 해리의 님부스2000이 말을 안 듣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헤르미온느는 몰래 그쪽 관중석으로 가서 스네이프에게 주문을 걸어 옷에 불이 붙게 했단다. 그 작은 소동으로 스네이프 교수가 더 이상 주문을 외우지 못하고,  해리는 경기력을 되찾아 스니치를 잡아냈단다. 그래서 그리핀도르는 이겼어. 역시 스네이프 교수가 볼드모트와 연관된 것이 틀림없다고 해리, , 헤르미온느는 생각했어. 해리의 첫 퀴디치 경기는 해피 엔딩. 그리고 두번째 경기에서도 해리의 활약으로 승리를 했단다.


1.

해리, , 헤르미온느는 해그리드의 오두막집에 찾아갔어. 그들과 이야기하던 해그리드는 실수로 니콜라스 플라멜이라는 사람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 사람은 덤블도어가 숨긴 어떤 물건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었어. 해그리드는 더 이상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어. 해리와 친구들은 스스로 그 비밀을 알아내기로 했단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단다. 대부분 집에 갔는데, 해리는 호그와트가 이모네 집보다 수백 배 좋아서 남아 있었고, 론의 형제들도 남았어. 론의 부모님들이 루마니아에서 공부하고 있는 첫째 아들 찰리를 만나러 가기로 했거든. 해리는 론의 엄마로부터 옷을 선물 받고, 익명으로부터 투명 망토라는 신비한 망토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어. (나중에 알고 보니 덤블도어 교수님이 주신 거였어.) 그 망토는 해리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것이라고 했어. 투명 망토를 입고 해리와 론은 몰래 도서관 제한구역에서 가서, 니콜라스 플라멜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어. 그 사람은 덤블도어의 파트너이자 마법사의 돌을 만든 사람이었어. 마법사의 돌은 불로장생을 해주게 하는 신비의 돌이었단다. 그리고 그 마법사의 돌은 호그와트 지하실에 보관되어 있으며, 해그리드의 머리 셋 달린 커다란 개, 플러피가 지키고 있었어. 해리는 스네이프 교수가 마법사의 돌을 노린다고 생각했어.

해그리드는 용의 알을 얻어서 키우고 있었는데, 그렇게 태어난 용을 노버트라고 했어. 하지만 호그와트에서 용을 키우는 것은 불법이었어. 몰래 키우고 있었지. 더 이상 키우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론의 형 찰리에게 보내주었단다. 찰리가 용을 연구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해그리드가 그 용의 알을 어떻게 구한 것인가? 였어. 해그리드는 얼마 전에 술집에서 어떤 사람에게 플러피를 지나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구했다는 거야. 그러니까 누군가 플러피를 지나 호그와트 지하로 가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지. 해리는 그것이 스네이프 교수나 볼드와트의 부하라고 생각했어. 그런 사실을 맥고나걸 교수님께 이야기를 했지만, 오히려 벌점만 먹었어. 스네이프 교수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면서 말이야. 해리, , 헤르미온느는 자신들이 플러피가 지키는 지하실에 가기로 했어.


2.

해리, , 헤르미온느는 연주로 플러피를 잠재우고, 직접 말이 된 체스 경기를 지나서, 해리는 마법사의 돌이 있는 지하실에 도착했어. 론은 체스 경기에서 상대방에게 잡혀서 끌려 갔고, 헤르미온느는 덤블도어 교수님께 도움을 청하러 가서 해리 혼자 지하실에 도착했단다. 그런데, 해리가 지하실에서 마주친 것은 스네이프 교수가 아니고, 말더듬이 퀴렐 교수님이었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퀴렐 교수. 그럼 퀴디치 경기에서 해리에게 주문을 건 스네이프 교수는 무엇이냐고? 스네이프 교수는 퀴렐의 주문에 맞서 해리를 구하려고 주문을 걸었던 거야. 그때 스네이프 교수의 옷에 불이 붙는 소동이 나서, 옆에 있던 퀴렐 교수도 주문을 외우지 못하게 된 것이야. 그 일 말고도 스네이프 교수는 퀴렐을 의심하고 여러 번 그를 경고했었던 일이 나중에 밝혀졌단다. 퀴렐 교수가 볼트모트의 부하였더니퀴렐은 볼트모트의 명을 받아 마법사의 돌을 훔치려고 그 지하실에 온 거야. 불로장생을 할 수 있는 마법사의 돌

….

퀴렐은 머리를 감싸고 있던 더번을 벗어내자, 머리 뒤쪽에 얼굴이 나타났어. 바로 볼드모트의 얼굴이었어. 그러니까 볼드모트가 퀴렐 몸 속에 들어와서 그를 조종한 거야. 볼드모트는 해리를 공격했어. 해리를 공격하면서 해리의 몸에 손을 되었는데 그는 심한 고통으로 물러섰어. 이것을 본 해리는 자신의 몸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볼드모트를 약하게 한다는 것을 알았어. 그래서 자신의 손으로 퀴렐의 얼굴에 잡았어. 퀴렐과 볼트모트는 괴로워 소리쳤어. 해리도 이마 흉터의 통증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느껴졌어. 하지만 해리는 끝까지 볼드모트를 공격했어. 결국 퀴렐은 죽고, 볼드모트는 퀴렐의 몸에서 빠져나가 어디론가 사라졌고, 마법사의 돌은 부서졌고, 해리는 정신을 잃었단다. 해리가 다시 정신을 든 것은 간호실이었어사랑하는 이들이 곁에 있었어. 그렇게 호크와트에서 해리의 1학년 생활이 마무리 되었단다.

…..

아빠가 분명 20여년 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주인공 이름만 기억나고 줄거리는 거의 기억이 나질 않더구나. 이런 스토리 전개 때문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들 좋아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단다. 아빠도 이 소설을 읽고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보았단다. 예전에 이 영화도 본 것 같은데, 보다가 졸았던 기억만 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 영화도 재미있게 잘 만든 것 같더구나. 어린 시절의 엠마 왓슨도 볼 수 있고 말이야. 아빠도 해리포터 시리즈를 하나씩 읽고 나서 너희들과 함께 영화를 봐야겠구나. 주인공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 그럼 오늘은 이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 말포이는, 해리와 론이 조금 피곤해 보이기는 했지만 다음 날에도 아주 기분 좋은 얼굴로 여전히 호그와트에 있는 걸 보자,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책의 끝 문장 : 난 이번 여름을 두들리와 재미있게 보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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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미국과 영국에서 1990년대 말 이후 꾸준히 성장해온 이른바 현대화폐이론(MMT) 학파는 이러한 사고방식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화폐와 국가재정의 본질에 대한 독일 역사학파와 미국 제도주의 학파의 접근의 전통 위에 서서, 자국 화폐를 발행하는 주권국가라면 그 세금징수 능력 이외에는 재정지출에 재한을 가해야 할 아무런 제약조건 따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균형재정론이란 이제 없어져야 할 미신에 불과하며, 오히려 민간부문의 경제를 위축시키고 심지어 파산에 이르게 하는 위험한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재정의 운용은 매년 균형재정을 달성한다는 족쇄에서 풀려나 경기순환의 심한 등락과 그것이 경제와 사회에 가져오는 충격을 완화하는 것에 가장 우선적인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7)

가계에서는 부채가 부채일 뿐이다. 가급적이면 줄일수록 좋고 결코 방만하게 늘려서는 안된다. 하지만 국가는 영원토록 그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는 영속 기업이며, 국가의 부채란 발행할 때에 비로소 본원통화를 위시한 각종의 금융자산이 생겨나고 금융시스템 전체가 작동하게 된다. 따라서 국가가 부채를 발행하지 않으면 본원통화도 줄어들고 민간의 금융자산도 줄어드는 일이 벌어진다는 전혀 뜻밖의 결과가 나오게 된다.


(25)

예를 들면, 지금 한국에서 행해지는 조치들이 민주적 모델이라고 봅니다. 한국은 선거로 집권한 정부가 긴급사태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도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정확한 진단검사, 사회적 거리두기, 격리, 감영자 동선 추적 등등이 그러한 조치들이죠. 그것들은 이 순간 꼭 실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필수적인 조치들입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무기는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백신도, 치료제도 없으니까요. 나는 지금 우리가 위기에 대응하려면 독재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8)

지구화 시대인 우리 사회가 반영하고 있는 또하나의 취약성, 그것은 범지구적인 불평등입니다. 미국과 같은 부유한 나라에서도 이 질병은 누구든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불균형적으로 가장 잘 감염됩니다. 지구화 시대인 우리 시대에는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세계 도처의 모든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그게 우리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거울에서 보는 우리 모습입니다만, 별로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죠.


(64~5)

미국 질병통제예방 센터(CDC)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태어난 흑인 아기의 기대수명은 같은 해에 태어난 백인 아기의 기대수명보다 3.5년 짧다. 만약 현재 수준의 인종적 불평등이 지속된다면, 이 흑인 아기는 백인 아기에 비해 가난하게 살 가능성이 약 2.5,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기 전에 학교를 그만둘 가능성이 약 2, 감옥에 갈 확률이 백인보다 6배 이상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117)

스마트폰 한 개에는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트랜지스터가 수백만 개 들어 있다. 순도 98%의 야금학적 등급의 실리콘을 얻기 위해 우선 석영, 순수한 탄소, 천천히 타는 목재가 약 1,600 ℃로 유지되는 용광로로 이송된단다. 그렇게 만들어진 야금학적 등급의 실리콘은 증착(蒸着) 공정을 위해 다시 약 1,000 ℃로 유지되는 정제공장으로 운송된다. 1ppb 불순도의 전자 등급 실리콘을 만들어내자면 여기서 또 에너지 집약적인 과정을 몇 단계 더 거쳐야 한다.


(128~9)

코로나19 사태는 자연을 외면하고 생태계와 절연한 인간의 삶이 빚어낸 예고된 참사이다. 지구생태계의 유기체적 구성원임을 부정하고 끊임없이 자연과 불화한 결과다. 근대 이후 인간은 개발과 성장이란 미명 아래 자연을 학살하고 자원을 약탈하는 야만을 일상화했다. 인간의 기계론적 세계관은 자연과 교감하고 공존할 수 있는 영성과 감성, 치유력이나 면역력까지 앗아갔다. 자연과의 유기적 관계가 깨진 상태에서 자연의 일부인 바이러스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결과이다.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고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서 백신과 치료제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생태계의 일원으로 돌아가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무차별적인 개발로 만신창이가 된 지구생태계를 온몸으로 감싸 안으며 소생을 돕고, 더는 훼손하거나 고갈시키지 않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19 사태는 기후위기에 맞닿아 있다.


(153)

그러니까 기독교의 이름으로 사이비가 창궐하는 것은, 이러한 기독교의 자체의 비논리성에 주요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 비논리성이 바로 기독교의 위대함의 원천이라고 할 수도 있다. 예컨대, 구원을 받기 위해서 우리가 굳이 좋은 일을 하고 착한 사람이 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아니 뭔가 공적을 쌓아서 구원을 받겠다는 생각 자체가 죄악이다, 구원의 길은 은총에 있다, 라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인과 사상가들의 한결 같은 메시지도 결국 그 비논리성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일을 하고 착한 인간이 되겠다는 생각 자체가 이미 자기애라는 관념의 씨앗에서 발아한 생각임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그렇게 본다면, ‘은총이라는 것은 가장 근원적인 자유와 인간해방을 겨냥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156)

역병이 예기치 못한 사태를 촉발시킨 사례 중 이주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1차 세계대전 종결 때 이야기. 당시 연합국 수뇌들 사이에 독일의 전쟁책임을 둘러싸고 의견 대립이 있었는데,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은 독일에 대해 과도한 배상금을 부과하는데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는 회담 기간 중에 스페인 독감에 걸렸고, 그 바람에 기력이 쇠잔해져서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지 못하고 양보해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일은 엄청난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고, 그 때문에 국가경제가 완전히 붕괴하고 미증유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초래하면서 마침내 히틀러가 등장하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그러니까 극악한 만행을 저지른 나치즘의 출현의 배경에 스페인독감이라는 역병이 있었다는, 기막힌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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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세계적인 지적 총아로 등극한 유발 하라리, 이 젊은이는 공부를 얼마나 했는지 모르지만, 마치 세계의 미래에 관해서는 자기가 자장 잘 안다는 듯이 예언자행세를 거침없이 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지배할 세계에 대한 경고를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이라고, 간혹 선의로 해석하는 논자들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 유발 하라리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그 어두운 예언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이 점을 가장 용서할 수 없지만, 실은 이것은 소위 지식인이라는 자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이기도 하다.


(162)

며칠 전부터 몸이 이상하다. 누워 있으면 좀 견딜 만하기는  해도 그리 편치는 않다. 왜 이럴까.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심란한 터에 몸이 이러니, 자연히 기분이 처진다. 소위 코로나블루가 내게도 이런 식으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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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코로나바이러스에서도 흑인의 비율은 압도적이다. 보도를 종합하면, 시카고 확진자의 50%, 전체 사망자의 70% 이상이 흑인이었다. 그러나 시카고 주민 중 흑인의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위스콘신주는 전체 인구 중 흑인의 비율이 고작 6%이지만 사망률에선 거의 40%를 차지했다. 미시간주의 경우 사망자 중 흑인 비율은 40%에 이르렀지만 주 전체 인구 중 흑인의 비율은 고작 14%이다.


(226~7)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일단 기존 건축물을 부수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30년 이상 되면 노후 건축물이라 말하고 40년 이상 되면 철거해야 할 건물로 인식한다. 수백 년 된 유럽의 건축물을 부러워하면서도 오늘날 우리의 도시는 플라스틱의 짧은 생애처럼 30년이 지나면 폐기 대상이 된다. 이렇게 철거되는 건축폐기물은 대부분 수도권 매립지로 가고 서울, 경기도, 인천이 사용하는 제3수도권 매립지의 폐기물의 42%는 서울에서 온다. 문제는 반입되는 폐기물의 절반이 건설폐기물이고 30%는 사업장 폐기물이란 사실이다. 생활폐기물은 18%정도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이 늘어날수록 매립지의 수명은 단축될 것이고 현재 수도권 매립지의 수명은 5년이 채 남지 않았다. 2025년 이후에는 서울시의 폐기물을 받지 않겠다는 인천시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조성까지 7~10년 걸리는 대체 부지는 여전히 없는 상황이다. 쓰레기 대란이 몇 년 내에 현실화된다는 말이다. 서울시가 열심히 원전 1기 줄이기 운동을 통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더라도 아파트 단지 재건축하면 말짱 도루묵인 것처럼, 아무리 생활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을 해도 건축폐기물이 이렇게 많이 쏟아진다면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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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9 1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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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9 23: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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