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셸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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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넛셸>이라는 소설은 영국의 유명한 작가 이언 매큐언의 작품이란다. 신간이라고 하기에는 좀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그의 가장 최신작이야. 아빠는 이언 매큐언의 작품들 중에서는 <칠드런 액트>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어. 그 소설을 괜찮게 읽어서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속죄>를 비롯하여 그의 소설들을 몇 권 더 구매하기는 했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못하다가 이번에 가장 최신작인 <넛셸>이라는 책을 먼저 읽어보았어.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SNS에서는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많이 소개했었단다. 그 중에 가장 많이 이야기되었던 것이 <햄릿>의 재해석이라는 이야기였어. 그리고 주인공이 뱃속의 태아라는 점이랑상황이 좀 독특해서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끌게 하지 않았나 싶구나. 아빠에게는 이런 사전 지식이 소설을 읽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기도 했단다. 소설을 읽는 내내이 소설은 햄릿을 재해석한 것이로구나.’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단다. 아빠도 물론 <햄릿>을 읽지는 했지. 햄릿이 왕인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이가 다름아닌 삼촌이라는 것을.. 그리고 삼촌과 엄마의 불륜이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모르고 읽었다면 이 소설이 햄릿의 재해석이라는 것까지는 캐치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고 보면 선입견이라기 보다, 소설을 읽는데 도움을 준 것인가? 모르겠다. 선입견일 수도 있고, 사전 정보일 수도 있고소설을 시작하기 전에 지은이가 <햄릿>을 한 문장을 인용하였는데, 독자들에게 이 소설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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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나는 호두껍데기 속에 갇혀서도

나 자신을 무한한 왕국의 왕으로 여길 수 있네.

악몽만 꾸지 않는다면.

- 셰익스피어,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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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 <넛셸>은 호두껍데기라는 뜻인데, 이 소설에서는 아마 자궁을 의미하는 것이겠지?

 

1.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소설의 뱃속 태아이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화자란다. 엄마의 이름은 트루디이고, 아빠의 이름은 존 케언크로스. 둘은 별거 중이고, 아빠인 좀 케언크로스는 시인이면서 가난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어. 여럿 걸출한 시인들을 배출하긴 했지만, 그들은 대형출판사로 떠나고 존은 여전히 영세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었어. 보아 하니 존은 트루디와 재결합을 원하고 있는데, 트루디가 원하지 않고 있어. 가끔 존이 찾아와도 트루디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빨리 내쫓곤 했어. 사실 트루디는 클로드라는 사람과 연애를 하고 있었거든

뱃속 아기가 이야기를 끌어가는이고, 뱃속아기라서 이름이 없으니라고 할게. ‘나’는 엄마와 클로드의 대화를 엿듣다가 클로드의 정체를 알고 깜짝 놀라게 돼. 클로도는 바로의 삼촌, 즉 아빠의 동생이었어. 클로드는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었어. 존을 죽이고 그가 상속받는 부동산을 팔고 그 돈을 트루디와 나누는 것이었어. ‘나’는 복수를 꿈꾸지만, 뱃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 클로드와 트루디는 존을 어떻게 죽일까 고민을 했어. 클로디는 확실히 존을 죽이겠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트루디는 아직 망설였어. 한때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고, 그리고 뱃속아기의 아빠이니 말이야.

 

2.

어느날 트루디와 클로디가 함께 있을 때 존이 방문했어. 그것도 어떤 젊은 여자와 함께... 그 젊은 여자는 엘로디라는 시인이었어. 존은 폭탄선언을 했어. 엘로디와 사랑하는 사이다. 트루디를 죽일만큼 싫어한다. 트루디와 클로드가 사귀는 것 알고 있다. 니들은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한다. 클로드는 큰 집이 있으니, 거기서 살고 이 집에서는 나가라. 엘리디와 여기서 살 것이다. 어리숙하고 내성적인 줄만 알았던 존의 폭탄선언은 일대 파란을 일으켰어. 존과 엘로디가 떠나고 트루디와 클로드는 당황하는 듯했지. 그리고 그들의 계획은 서두르게 되었고, 망설임이 있었던 트루디 역시 클로드의 뜻에 따르기로 했어.

다음날 존은 다시 찾아왔어. 클로드와 트루디는 독이 든 음료수를 건넸고, 존은 의심 없이 그것을 들이켰지. 그리고 존은 운전 중에 죽고 말았어. 신문에서는 경찰의 말을 인용하여 그의 죽음을 자살로 추정했어. 존이 실제로 죽고 나자 트루디는 노심초사했어. 자신이 의심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와 달리 클로드는 아무렇지도 않았어. 시간이 흐를수록 트루디는 후회까지 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는 그들의 살인계획이 너무 허술했다고 생각해. 자살이라는 추정을 한다고 하지만, 만약 자살이 아니라는 가정을 가시고 수사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오를 인물들이 바로 아내겠지. 그것도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아내라면 더더욱거기에 독극물을 탄 음료수라니또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이 바로 트루디의 집이었으니 말이야. 하루 전 언쟁을 벌였던 장면을 보았던 사람도 있고 말이야. 존이 데리고 왔던 엘로디.

그 엘로디가 다시 찾아왔어. 엘로디와 찾아와서 말하길, 사실 존의 연인이 아니라고 했어. 자신의 남자친구는 따로 있다고.. 존은 여전히 아내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했고, 아내의 질투를 일으키게 하려고 엘로디를 데리고 왔었던 것이라고 했어. 하지만 엘로디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존이 자살할 이유는 없다고도 이야기했어. 덧붙여 시인들이 모여 존을 추모하기로 했대. 혹시 시간되면 트루디와 클로드에게도 참석해달하고 했어. 엘로디는 존이 자살할 이유가 없었다고 하지만, 트로디와 클로드는 존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빚과 아기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고 했어. 이런 이야기들을 뱃속에서 다 들은는 고민에 빠졌어. 이제 자신의 아빠가 죽은 것은 현실이 되었어. 복수를 하는 길은 무엇일까? 복수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른이 되어야 하는데, 그 시간은 너무나 멀고도 긴 시간이야.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엄마가 감방에 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엄마가 삼촌과 잘되는 것이 좋을까? 엄마가 감방에 간다면 자신은 감방에서 태어날 텐데.. 괜찮을까? 엄마와 삼촌이 잘된다고 해도, 태어난 다음에는 버려지는 것 아닐까? 고민이다.

이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것은 삼촌만 감옥에 가는 것인데그리고 아무리 나쁜 짓을 저질렀지만, 자신을 가장 사랑해줄 이는 엄마인데, 이 엄마를 미워해야 하는 건가? 뱃속아기는 번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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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지면 내가 얻는 건 무엇일지 나는 다시 자문한다. 그들은 파멸할 수도 있다. 그럼 난 트루디를 갖게 될 것이다. 나는 그녀가 감옥에서는 아기를 키우는 엄마가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고 말하는 걸 들어왔다. 하지만 감옥에 가면 나는 내 생득권이자 모든 인간의 꿈인 자유를 잃을 것이다. 반면 클로드와 어머니가 팀워크를 발휘한다면 간신히 위기는 모면할 것이다. 그럼 그들은 나를 버릴 것이다. 어머니는 없지만, 나는 자유로울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편이 나을까? 전에도 몇 번 해본 고민이고, 늘 같은 신성한 지점에, 원칙에 입각한 유일한 결론에 이른다. 나는 물질적 안락을 포기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동안 너무 오래 갇혀 있었으니까, 나는 자유를 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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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구나. 사람의 의식은 언제 생겨날까? 하고 말이야.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되고 나면 수많은 세포분열이 시작되고, 여러 기관들이 생겨날 텐데, 어느 정도가 되면 의식도 생겨나는 것일까? 이 소설처럼 다 큰 어른과 같은 의식은 아니겠지만, 뱃속 아기도 의식이 있을 텐데뱃속 아기의 의식은 언제쯤 만들어질까? 생명의 신비함은 끝이 없는 것 같구나.

 

3.

드디어 올 것이 왔단다. 앨리슨 경감이 방문했어. 클로드와 트루디는 경찰이 올 것이라고는 예상을 했어. 클로드와 트루디가 그것에 대비해서 말도 맞추고 그랬지만, 현실은 현실이지경찰이 오자, 트루디는 자꾸 오버를 하게 되고, 당황한 모습을 보였어. 경찰은 다시 돌아가고.. 클로드와 트루디는 작전에 차질을 느끼고, 도망가기로 했어. 클로드와 트루디는 급하게 여행 준비를 했지.

‘나’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어. 지금 이 순간 복수의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 ‘나’의 선택은? 그것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야. 그들이 도망가지 못하게비록 그가 감옥에서 출생을 하게 되더라도.. 그래도 그를 사랑해주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있는 엄마가 있으니까 말이야. ‘는 있는 힘껏 엄마의 배를 걷어차고, 아기문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있는 힘을 쏟았어.. 엄마는 결국 산통으로 아무 곳도 가지 못했고, 삼촌도 혼자 도망가지 못했거든. 클로드가 트루디 혼자 내뺄 수 없게 그의 여권을 숨겨 두었거든

그렇게 삼촌에 대한 복수는 성공하게 된단다. 소설 <햄릿>에서 주인공인 햄릿도 죽는 것과는 달리 ‘나’는 살아남게 되는 것이지비록 삶은 순탄하지 않겠지만 말이야. , 생각해보면 그 어떤 삶이 순탄하겠니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어. 이번 소설은 아빠가 읽은 이언 매큐언의 소설의 두번째였는데, 이번에도 나쁘지 않았단다. 그의 다른 소설들도 읽어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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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0 2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넛셸 읽고 검색하다가 들어오게 되었는데 스토리텔링을 굉장히 잘해주셨네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