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결론적으로, 지금 미국이 보여주고 있는 기묘하게 코믹한 선거 상황은 오늘날 정치라는 것이 다수 민중의 요구를 무시하거나 외면해온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치가 민중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치다운 정치가 사실상 실종됐다는 뜻이다. 그런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는 것은 단지 기득권층 엘리트들끼리의 자리바꿈 유희를 위한 요식행위일 뿐이다.

여론조사의 추이가 이대로 간다면, 몇 달 후 미국 대통령 선거는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정치다운 정치의 부재 혹은 1%만을 위한 정치 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11)

지금 개헌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필요합니다. 하나는 1987년 개정 당시와 현재, 이 나라가 처한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당시는 세계화도, 지식정보화도, 또 위험사회도 거론되지 않던 시대입니다. 30년 동안 시대가 빠르게 변했기 때문에 새로운 시대에 맞는 헌법질서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두 번째는 사람이 바뀌었습니다. 30년 전에 헌법 제정에 참여했던 사람은 한 세대 전의 사람입니다. 이후의 세대는 지금 헌법에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지금 우리 국민 다수가 현재의 헌법을 우리의 헌법이다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예요. 그래서 미국 3대 대통령 제퍼슨은 19년마다 헌법의 효력을 상실시키고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지금 우리가 경청해야 할 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56)

그렇다면 중국이나 시진핑에 관해 모르는 게 아니라 외교나 국제관계의 본질에 무지한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분명히 반대한다. 미국이 일본과 남한을 아무리 감싸고 지지해도 두 나라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구나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빌미로 중국 주위에 군사력을 증강시키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을 전혀 지지할 수 없다. 이와 아울러 중국이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 경제제재를 가할 수는 있어도 북한 붕괴까지 방치하거나 추구할 수는 없다. 북한 붕괴는 중국 안보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북한 체제가 마음에 들거나 북한 지도자들이 좋아서가 아니라 중국 자국의 안보를 위해 북한이 붕괴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뜻이다. 남한의 존재가 태평양 건너 10,000km나 떨어진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북한의 존재가 압록강과 두만강을 끼고 1,500km나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라도 할 수 있겠는가.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이와 입술처럼 뗄 수 없는 관계(脣齒關係)라고 부르는 배경이다. 이런 터에 중국이 북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경제제재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불만과 오기를 표출한다면 국제관계에 대한 무지와 억지다.

 

(78)

현 정부는 통일을 지향하는 정책을 수립하기는커녕 입으로만 통일대박론을 외치며 통일로 가는 길과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헌법에 대한민국 정부는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 추진하라고 분명히 못 박고 있음에도, 북의 동포가 굶어 죽든 말든 국제적 경제봉쇄를 통해 체제 붕괴를 기도하고,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척살 훈련까지 공공연히 하는 모습을 보면 이 나라의 미래가 참으로 어둡다고 느껴집니다. 북한의 인권을 언급하면서 북한 주민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경제봉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모순을 떠나 인륜적, 도덕적 패악이라고 생각합니다.

 

 

(105)

대한민국이 기술로 먹고산다고 했는데 GMO기술은 때늦은 기술이고, 죽음의 기술이지 먹고사는 기술이 아니다. GMO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항생, 제초제 성분이자 1급 발암물질인 글리포세이트를 뒤집어씌워 키운 독성 식품이다. 모든 생명을 다 죽이는 독성에도 홀로 죽지 않고 오히려 다수확을 낸다는 괴물이 GMO 농산물이다. 이 독약의 종착지가 어디인가? 게다가 자연선택과 공진화 대신 종()이 다른, 아니 식물과 동물로 자연교잡이 불가능한 서로 다른 생명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괴물 식품이 GMO. 먹은 자리에서 당장 피 토하고 죽지 않는다고 안전이 검증된 식품인가?

 

 

(120)

셰리 터클은 자신이 인터뷰한 많은 10대들을 이렇게 묘사한다.

10대들은 자신들을 놀이터에 데려다 주면서도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메시지를 확인하는 부모에게서 성장한다. 부모들은 학교로 운전 중이거나 아이들과 디즈니 영화를 보는 중에도 계속 휴대폰에 열중하고, 10대들은 그런 부모들과 어린 시절을 보낸다. 주말에 교외에 나가서도 인터넷이 되지 않으면 서둘러 돌아온다. 10대들은 아주 일찍부터 분열된 관심 속에서 디지털 기기들과 연결된다. 그들은 부모의 관심을 두고 이런 기기들과 경쟁해야만 하고, 자신들이 충분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127)

백인의 중위 가계소득이 흑인의 중위 가계소득보다 13배가 많고, 1,600만 명이 넘는 아이들(미국 전체 아동의 22%, 흑인 아동의 38%)이 연방정부가 정한 빈곤선(그것도 부적절하게 정해졌다고 악명 높은) 이하에서 살고 있는 나라. 공영 상수도시스템이 유독성 납으로 가득 차 있고, 인프라시스템이 무너지고 있으며, 오염이 만연돼 있는 나라. 학교는 재정도 부족한 데다가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고, 시민적 담론은 절망적으로 열등한 수준이 되어 있는 나라. 인종적 격리와 빈곤과 실업이 인종적으로 집중(흑인 게토, 아메리카 토착인 보호구역, 라틴계 사람들의 빈민촌에)되어 있는 나라. 3명 중 1명의 흑인 남성은 중죄 전과로 평생을 낙인 속에서 살아야 하는 나라. 정치가와 별로 공적이지도 않은 공공정책이 상품처럼 사고팔리는 나라. 지금 보듯이, 대통령 선거라는 게 끊임없이 다수 민중을 소외시키면서 이 나라 사람들이 가장 혐오하는 두 사람’(호전적인 강경파 힐러리 클린턴과 미디어 광대, 부동산 재벌이자 의사(擬似) 파시스트 도널드 트럼프) 사이의 경쟁이 돼 있는 나라. 대다수는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역사와 현재의 사태들과 기타 문제에 대해서 위험할 정도로 무지하거나 어리석은 편견에 갇혀 있는 나라. 폭력적인 죽음(타살, 자살을 포함해서)이 만연돼 있고, 살인 무기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나라. 정신적 질환이 증폭되고 있는 나라. 자연자원들이 규칙적으로 제거되고 파괴되는 나라. 인간다운 삶의 영위를 가능케 하는 임금을 지급하는 일자리가 대량으로 사라지고, 상업화된 대중적 소회 현성과 영혼 없는 아노미 현상이 확산되는 나라. (알코올 및 마약) 중독과 비만이 유행병처럼 퍼지고 있는 나라. 경제적 불안정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빈곤 혹은 빈곤에 준하는 상태에서 살고 있는 나라. 식품은 밭에서부터 공장, 기업의 실험실, 운송 수단, 트랙터 트레일러, 창고, 식당, 식품가게를 거치는 동안 체계적으로 오염되고 불순한 물질들과 섞여버리는 나라. 농사는 범죄적이라 할 만큼 그릇된 방식으로, 지역을 무시하고 이루어지는 나라. 상수도는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는 나라. 연방정부 재량의 지출비용의 절반 이상이 거대한 전쟁기계와 제국을 위해서 사용되고, 그리하여 세계 전체 군사비의 반을 지출하는 나라. 텔레비전으로 대학 농구 시합의 마지막 3분을 보는 데도 10분에 걸쳐 쏟아지는 상업광고의 폭격을 받아야만 하는 나라.

 

(148)

페르난데스는 쿠바가 의료 부문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는 것은 피델 카스트로의 비전이었다고 말했다. “피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제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진 빚을 인류에게 갚는 것을 의미한다.’”

 

 

(149)

그녀는 쿠바의 의료 종사들은 의료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는데 능숙하고, 무상으로 질 높\은 치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 의료진은 대안을 찾도록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건 우리 본성이에요.”라고 메히코는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것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고, (임무를) 완수할 방법을 찾아냅니다.”

 

 

(160)

오거스트의 책의 근저에 있는 결론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의 정치시스템이 아무리 민주적이라 할지라도, 오직 풀뿌리 민중의 적극적인 개입만이 살아 있는 참여민주주의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이 새로운 세계는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이미 라틴아메리카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세계는 기업의 이익보다 민중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고려하고, 민중이 그저 소외된 구경꾼이 아니라 활발한 참여를 통해서 그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그런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투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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