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 쓰고 복수 좀 하고 오겠습니다 ㅣ 나비클럽 소설선
홍선주 지음 / 나비클럽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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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이야기할 책은 얼마 전에 신간 코너에 본 책이란다. 홍선주 님의 <반차 쓰고 복수 좀 하고 오겠습니다>라는 책인데, 제목만 보고도 회사 생활을 소재로 한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거기에 자신 있게 들어간 ‘복수’라는 말이 무조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빠가 회사원이다 보니, 이런 회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 눈이 가더구나. 제목과 잘 어울리는 책 표지도 마음에 들더구나. 읽기도 전에 도파민이 쏟아져 나오는 듯하고, 읽고 나니 도파민이 넘쳐 흐르는구나. 지은이 홍선주 님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이미 여러 권의 책들을 내신 분이더구나.

그럼 바로 책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1.

대동물산 6년차 대리 안성웅이라는 30대 초반의 MZ 세대 회사원이 있었어. 그는 효율성을 인생의 모토로 삼는 사람이란다. MBTI로 보자면 TJ 성향이 강할 것 같구나. 안성웅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한 일이 오히려 크고 작은 실수가 되기도 했어. 한 번은 중요한 비딩을 누락하는 일까지 일어났어. 다행히 최혜주 과장이 그 사실을 알게 되어 간신히 비딩에 참여할 수 있었어. 이 일로 팀장은 안성웅 대리를 심하게 질책했지만, 안성웅 대리는 실수는 했지만 결과는 잘 되었는데, 왜 그렇게 화를 내냐면서 대들었단다. 팀장은 더 열 받았어. 안성웅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감이 오지? 한마디로 하자면 사무실 빌런.

안성웅은 구직 사이트에 자신의 이력을 올려 두었는데, 다른 스타트업으로부터 구직 메일을 받게 되어 지원하였고 1차 서류와 면접까지 보고 최종 합격하게 되었어. 자신의 능력에 대해 우쭐하게 되었지. 안성웅은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스타트업 회사로 첫 출근했어. 그 회사에서 알려준 건물에 갔더니 안내데스크에서 이야기하기를 그런 회사가 없다는 거야. 다시 확인해 보니 홈페이지 주소와 이메일 주소가 자신이 알고 있던 그 스타트업 회사의 스펠링이 조금씩 달랐던 거야.  인적 정보를 빼가려는 신종 사기가 있다는 것을 늦게서야 깨닫게 되었어. 안전 망했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은 최혜주 과장이 꾸민 일이었어. 회사에서 하는 짓이 괘씸한 안성웅 대리를 보고, 재미가 인생의 모토인 최혜주 과장이 미국에 있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벌인 일이었던 거야.

…

최혜주 과장이 대동물산에 다니기 전에 신라문구라는 문구회사에서 7년 간 일했단다. 당시 탕비실의 커피믹스가 사라지는 일이 있었는데, 총무팀장이 최혜주에게 그 범인을 잡아달라고 부탁을 했어. 그래서 최혜주는 몰래 그 일을 맡게 되었는데, 탕비실에서 일하는 청소부가 자신의 고등학교 친구 정성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최혜주는 좀 의아해했어. 왜냐하면 정성연은 고등학교 때 학생회장을 맡고 전교 일등을 도맡아 하고 졸업 후에는 미국 유학을 갔던 친구인데 청소부로 일하고 있어서 말이야. 뭔가 반전이 일어날 것 같은 설정이라고 생각이 들더구나.

정성연과는 거의 십 년 만에 만난 것이고, 청소부로 일하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물어보는 것은 좀 실례라고 생각했어. 혜주는 커피믹스가 사라지는 것을 조사한다고 하니까 성연은 자신도 그게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도와주겠다고 했어. 탕비실의 경비 내역서를 확인해 보니 4월부터 없어졌어. 4월이면 신입사원들이 배치를 받은 시점이니까, 아무래도 범인은 신입사원들 중에 한 명이라고 생각했어. 신입 사원 중에 별명이 대가리꽃밭, 줄여서 ‘대꽃’이라고 부르는 김민아라는 사람이 있었어. 김민아는 아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생각 없이 말하는 약간 푼수 스타일이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단다. 그 김민아가 혜주와 성연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와서 꼬치꼬치 물어봐서 커피믹스에 관한 이야기를 했어. 혜주가 생각하기에 김민아는 그럴 범행을 할 두뇌의 소유자는 아닐 거라 생각해서 민아에게는 이야기해도 될 것 같았거든. 민아는 재미있겠다면서 자신도 도와주겠다고 했어.

커피믹스를 다량 훔쳐갔다면 그걸 다시 판매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당근 같은 중고 거래 앱에서 커피믹스를 판매하는 사람들을 조사해 보았어. 그 중에 회사 주변에서 거래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현장에 나가보았는데 그 사람은 나오지 않았단다. 그리고 계정도 곧 삭제되었어. 그렇다 보니 그 사람이 더욱 의심이 되었어. 단서를 잃어버렸다 싶었는데, 성연이 판매자의 아이디를 기억하고 있었어. 보통 사람들은 아이디를 하나로 사용한다는 생각에 회사에서 그 아이디로 임직원 조회를 해보았어. 있었어.. 강진한이라는 사람인데 알고 보니 김민아의 썸남이었던 거야. 거래 장소에 나오지 않았던 이유도 김민아가 알려주었기 때문이야. 이 일로 강진한과 김민아 모두 징계를 받았단다. 얼마 후 성연은 그만둔다고 했어. 사실 자신이 다닐 회사들을 몇몇 알아보고 있었는데, 회사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서 청소부로 먼저 취직해서 일했던 것이라고 했어. 그런데 이번에 다른 회사에 입사가 정해져서 그만 둔다고 했단다.

…

다른 회사에 입사했다는 성연이 사실은 신라문구에 입사를 한 것이란다. 성연은 신라문구 커뮤니케이션 팀에 입사했어. 그리고 김민아는 징계를 받은 후 비서실로 전배를 갔단다. 김민아는 비서실에서 들은 소문을 들고 혜주와 성연을 찾아왔어. 새로 오는 CEO의 아들이 입사했다면서 혜주와 성연에게 찾아달라고 했어. 예전에 커피믹스 훔쳐간 범인을 찾아낸 것처럼 CEO의 아들로 찾아달라는 거야. 그리고 혜주가 속한 광고기획팀의 새로운 마케팅 본부장으로 윤태빈이라는 사람이 왔어. 소문에 이 사람은 부회장의 낙하산이라고 했어. 한의학과 철학을 전공한 화가 출신이라는 특이한 경력이었어. 그런데 윤태빈은 고리타분한 오십대 남자로 고집이 세고 공감능력 제로인 그런 사람이야. 그가 오자마자 ‘존펜’이라는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는데 다른 사람들이 반대를 했으나 고집 센 본부장의 뜻을 꺾기 쉽지 않았지. 그런데 시생산품부터 폐기하는 실패작이 되고 말았어. 그리고는 그 책임을 기획팀장인 한팀장에게 떠 넘겼어. 한팀장은 이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였단다.

혜주는 한팀장을 구명하기 위해 노력했단다. 새로 오는 CEO인 대니 리에게 연락해 보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대니 리의 아들로 추정되는 신입사원 에드윈 리(한국이름 이지용)도 만나보았어. 김민아는 CEO 아들로 추정되는 에드윈에게 푹 빠진 것은 당연한 일이고. 에드윈은 CEO 아들이라는 것에 대해 긍정도 안하고 부정도 안 했어. 성연은 해킹으로 대니 리의 이메일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어. 그래서 혜주는 한팀장을 구명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써서 성연에게 보냈어. 혜주는 성연에게 그 메일을 대니 리에게 재전송해달라고 부탁했단다.

며칠 뒤 이사회가 열렸어. 그 이사회의 중요 안건은 ‘존펜’의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와 원인과 담당자에 대한 해임 건이었어. 혜주는 자격이 안되었지만 한팀장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이사회에 들어가려다가 제지를 받았는데 그것 때문에 회의실 앞에서 작은 소동까지 벌어졌어. 그 때 중년의 한 여자가 왔는데 그가 다름 아닌 이번에 새로 온 CEO였어. 대니 리라는 이름 때문에 다들 남자로만 알고 있었는데 여자였단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대니 리가 성연의 엄마였다는 것. 그러니까 김민아가 들은 소문은 CEO의 아들이 아니라 CEO의 딸이었던 것이란다. 그 이사회를 통해서 한팀장이 아닌 윤태빈 본부장이 사임하는 것으로 결정했단다. 성연은 그제서야 혜주에게 내막을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

최혜주는 신라문구에서 7년 동안 일하고, 대동물산으로 이직을 해서 10년을 일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단다. 한 스타트업에서 팀장의 제안을 받고 이직을 하게 되었지. 그 스타트업의 대표는 진건이라는 사람으로 다들 앨렉스라고 불렀단다. 최혜주는 그 스타트업에 온지 얼마 안 되어 대표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4차원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똘아이 기질이 있거나 오타투성이에, 단어도 잘못 사용하는 등 무능력자들이었어. 마치 다들 신라문구의 김민아 같은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최혜주는 왕피곤해졌어. 그래도 최혜주가 실력 발휘를 해서 회사는 성장해 갔단다. 그런데 이번에는 최혜주를 곤란에 빠뜨리는 사건이 있었어. 또 범인 찾기를 해야 하는가. 최혜주는 함정을 파서 범인을 찾아보니, 팀원들 중에 가장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종완이라는 사람이었단다. 알고 보니 최혜주가 이직하지 않았다면 종완이 팀장이 될 사람이었던 거야. 혜주 때문에 팀장이 되지 못해서 혜주를 곤란에 빠뜨린 거로구나. 혜주는 모른 척하고, 종완에게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줌으로써 복수를 했단다.

…

마지막 이야기는 최혜주가 20대 초반에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일하던 시절의 이야기란다. 당시 혜주는 교통사고로 언니를 잃고 그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호주에 온 거야. 아무 생각 없이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그 슬픔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혜주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조혜주의 카페에서 일했어. 조혜주 사장이 2주 동안 한국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 조혜주 사장의 조카 차대연을 도와 카페에서 일하게 되었어. 그런데 차대연은 카페 일에 거의 신경 쓰지 않아서 혜주가 대부분의 일을 전담해서 해야 했어. 그렇다 보니 혜주는 차대연을 곱게 볼 리가 없었단다. 그런데 우연히 대연의 일기장 속 버킷리스트를 보게 되었단다.

버킷리스트를 보고 혜주는 대연이 죽을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여 가슴 아파했단다. 그래서 대연을 지금까지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어. 대연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대연이 이야기하기를 자신의 집안의 남자들은 유전병이 있어서 마흔이 되기 전에 모두 죽는다고 했어. 대연이 엄청 친하고 자신에게 잘해주었던 사촌형이 있었는데 그 사촌형도 일찍 죽었다고 했어. 그런데 그날 대연은 혜주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사실이 있었어. 대연은 입양아였다는 거야. 혜주가 본 버킷리스트는 사실 대연의 사촌형의 버킷리스트야. 사촌형이 유언으로 대연에게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완성해 달라고 하면서 전해 준 거였지. 대연은 마흔이 넘은 7년 후, 자신이 당시 이야기하지 못했던 사실들을 혜주에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안부도 전하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

소설을 읽는 내내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아빠가 만약 회사 생활을 이야기로 쓴다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 내용이 무료하고 지루하고 짧은 것은 둘째치고 그 이야기를 쓰다가 아빠가 다시 스트레스를 받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괜히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단다. 지은이 홍선주 님의 다른 작품들도 기회 되면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오늘 독서편지를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벽시계의 시침이 7을 향해가는 붉은 노을로 가득 찬 사무실.

책의 끝 문장: 7년 후 대런은 남극 여행 중, 혜주에게 안부와 함께 사실을 고백하는 카톡을 보냈다.

 

 


"저는 딱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정도가 회사에서 월급 받은 만큼 일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신경을 더 쓰면 돈을 더 받아야 맞는 계산인데, 아니, 최소한 복지라도 더 받아내야 정당한 거래인데, 과연 제가 더 신경 쓴다고 회사에서 뭘 더 해주겠어요?" - P23

"홈페이지에 올릴 프로모션 캠페인 시안을 가져갔더니 ‘여기는 1밀리 자르고 저기는 1밀리 더하고’라더라. 근데 그건 인쇄 광고가 아니고 온라인 시안이란 말이야. 그걸 픽셀도 아니고 밀리미터로 수정하라는 게 웬 말이니? 거기에 색감은 뭐라는 줄 알아? ‘냉랭하면서도 온기가 느껴지게’ 하래. 무슨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야? 내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그러면 원하시는 스타일의 레퍼런스라도 보여달라고 했더니 뭘 내밀었게? 패션잡지에 실린 나이키 화보였어. 아니, 캠페인 페이지 디자인을 패션 화보처럼 만들라는 거야? 메시지는? 설명은? 심지어 그 화보는 하얀 바탕에 모델들이 나란히 폴짝폴짝 뛰고만 있는 사진이었다고!" - P144

"대연아, 삶은 길이로 가치가 매겨지는 게 아니야. 네가 길거나 짧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중요하지. 막말로, 우린 병 때문이 아니더라도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어. 운이 없어서 무너지는 건물에 깔리거나 지나던 다리가 끊기거나. 정말 희귀한 확률로 타고 가던 비행기가 추락하거나 벼락에 맞을 수도 있지. 희박하지만 누구에게나 가능한 죽음이야. 그렇게 보면 평등하지 않아? 우린 그중 하나를 운 나쁘게 만났을 뿐이야. 하지만 또 운이 좋게도 시기는 알 수 있어. 그러니까 그때까지 내가 어떤 삶을 살지 선택하면 되는 거야. 내 마흔 해의 삶이 누군가의 여든 해보다 과연 가치가 없을까? 어쩌면 이미 난 그들보다 큰 행복을 누렸을지도 모르는데?"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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