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

안토니오가 떠날 때마다 로소 가족 세 사람은 그가 길을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자유를 부러워하고 자기들도 폰다멘타 데이베트라이를 따라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날을 기다렸다. 걷다가 캄포산토 스테파노에 들러 굴을 먹고 로모 살바데고에서 술 한잔하고, 산티 마리아 에 도나토에 들어가서 기도를 올리거나 바닥의 모자이크를 감상하고, 북쪽의 정원들을 느긋하게 산책하거나 체리를 따고 은방울꽃 향기를 맡아보고 싶었다. 또 캄포 산 베르나르도에 서서 누가 다투고 누가 결혼했는지, 누가 아이를 가졌는지, 누가 육아로 고생하는지, 어떤 공방이 다른 공방을 앞섰는지, 누가 사업을 그만두었는지, 누구의 와인이 상했는지, 누구의 치즈가 남아도는지, 로소가의 도제가 누구를 만나고 그가 정말로 좋아하는 건 누군지 같은 소문을 얻어듣고 싶었다. 인생에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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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다양한 자극 없이는 지루했다. 장소, 소리, 사람들. 오르솔라는 자기 자신에게 싫증이 났고 다른 사람들이 그리웠다. 전화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는 건 그들과 같은 방에 함께 있는 것과 같지 않았다. 이 사실을 인정하면 루치아나가 비웃겠지만, 그래도 오르솔라는 베네치아가 그리웠다. 낯선 사람의 존재, 산 마르코 광장 주위를 어슬렁거리다가 유리 제품을 집어 들었다 다시 내려놓고, 로셀라가 구슬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던 관광객들이 그리웠다. 오르솔라가 직접 만든 사람이라는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작품을 무례하게 평하는 짜증스러운 손님들까지도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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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행 후, 라파엘라는 각 카지노가 어떻게 모두 다른 주제, 대개 장소들을 본떠 지어졌는지 설명해주었다. 파리, 로마, 이집트, 그리고 물론 베네치아까지. 라파엘라는 모형 캄파닐레, 두칼레 궁전, 리알토 다리, 수영장처럼 맑고 푸르게 염소 소독한 물이 가득한 운하들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곤돌라까지도 있었지만, 어떤 사공들은 노를 틀린 방식으로 젓고 있었다. 심지어 베네치아에서 정통성 있는 곤돌라 사공들을 데리고 간 거라고 하는데도 그랬다. 라파엘레가 그들 베네치아인 중 한 명에게 그것을 지적하자 그는 정통 베네치아식으로 욕을 내뱉더라고 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고요.” 라파엘레는 이 베니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떤 미국인이 이러는 거예요. ‘굳이 이탈리아까지 한참 비행기 타고 갈 필요가 있겠어?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란 리조트에 가면 똑 같은 게 다 있는데, 게다가 도박도 할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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