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얼마 전에 아빠가 기차를 탈
일이 있었단다. 오랜만에 기차를 타게 되어 조금 설레기도 했단다. 기차
안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책을 읽을 생각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재미있는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아서 고른 책인 엘리스 피터스의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이라는 기이한 제목의 책이란다. 얼마 전부터 알라딘 인터넷 서점
블로그에 자주 소개되고 있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란다. 리뷰하시는 분들이 모두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아빠도 어떤 책인가 싶어 캐드펠 수사 시리즈 1권을 구입했었어.
지은이는 엘리스 피터스라는 사람으로
아빠는 처음 알게 된 사람인데, 지난 세기에 이미 고인이 되셨지만 꽤 유명한 추리 작가인 것 같구나. 이전에도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다가 이번에 완간 30주년 기념으로
전면 개정판을 내놓는다고 하는구나. 모두 21권인데, 그 중에 10권이 출간되었더구나.
음… 세상에는 읽을 책들이 정말 많구나. 아빠는
이제 1권을 읽었으니, 가끔씩 읽어야겠구나. 아무튼 기차 여행에는 재미있는 추리 소설이 제격이라 생각하여 가지고 갔는데,
앞부분은 낯선 시대적 배경과 인물들을 이해하는데 애 좀 먹었단다. 본격적으로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는 책장이 날개 돋친 듯 넘어갔단다. 주인공 캐드펠이라는 사람도 원칙주의자라기 보다 융통성을 발휘하는
사람이라서 더 마음에 드는 캐릭터더구나. 자, 그럼 1권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이야기해줄게.
1.
때는 1137년. 잉글랜드의 베네딕토회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늙은 수사 캐드펠이 주인공이란다. 젊었을 때는 십자군 경험하고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지금은 수도원에서 은둔하면서 지내고 있었어. 그
수도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에 콜롬바수스라는 젊은 수사가 어느 날 갑자기 간질발작을 일으켰어. 동료인
제롬 수사가 콜롬바수스를 간호해주었는데 콜롬바수스가 꿈속에서 계시를 받았다면서 어떤 숲으로 콜롬바수스를 데리고 가서 샘물의 성수를 뿌렸어. 그랬더니 콜롬바수스의 간질이 사라졌다고 했어. 사람들인 이 일을
신성하게 생각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조작이라는 의견도 있었단다. 또
꿈의 계시에서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슈루즈베리 수도원으로 모셔달라는 했대.
콜롬바수스의 간질을 낫게 한
꿈의 계시이기 때문에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모셔오라는 계시도 무시할 수 없었단다. 그래서 그들은
이 일을 주교님과 왕자님께 이야기하여 허락을 받게 되었어. 그래서 사절단을 꾸려서 성녀 위니프리드의
묘지가 있는 웨일즈 귀더린 지방으로 떠났단다. 사절단은 모두 여섯 명이었는데, 로버트 부수도원장이 단장을 맡았고, 웨일즈 출신인 캐드펠 수사도
통역으로 사절단에 포함되었단다.
…
귀더린에 도착한 사찰단은 귀더린의
휴 신부님을 비롯한 신부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신들이 온 이유를 설명했어. 신부님들은 계시라고 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위니프리드 유골을 가져간다는 것을 안 좋게 생각했어. 그런데 귀더린의 주민들은
더욱 격렬히 반대를 했단다. 사절단은 주민들을 좋은 분위기에서 설득하려고 했지만, 주민들은 더욱 격렬히 반대를 했단다. 자신들의 동네에 안장되어 있는
성녀의 유골을 가져간다고 하니 누가 좋아하겠는가. 주민 중에 리샤르트라는 지주가 있었어. 로버트 부수도원장은 그를 개인적으로 찾아가 돈으로 설득하려는 우를 범했단다.
리샤르트는 자신을 돈으로 매수하려고 했다면서 더욱 반대하게 되었어. 사절단도 한번에 합의되리라
생각하지 않았어. 다음 만남을 갖기로 약속을 했단다.
그런데 다음 만나기로 한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리샤르트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어. 리샤르트의 딸 쇼네트가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시지 않는다면서
회담 장소에 왔단다. 그러니까 리샤트르는 회담 장소로 떠났는데, 회담
장소에는 도착하지 않은 거야. 사람들은 마을 곳곳을 찾아 다녔고, 리샤르트는
숲 속에서 화살을 맞고 죽은 채 발견되었단다. 그런데 그 화살은 누구 것인지 누구나 알 수 있었어. 바로 리샤르트의 충실한 일꾼 엥겔라드의 것이었단다. 누가 봐도 엥겔라드에게
죄를 덮어씌우기 위한 것처럼 보였으나, 사건 현장의 엥겔라드의 화살이 있었기 때문에 엥겔라드는 감금해서
조사를 받아야 했어.
리샤르트와 엥겔라드는 서로 신임하는
사이였는데,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어. 쇼네트와 엥겔라드가
서로 사랑하고 있었는데 리샤르트가 그걸 반대했던 거야. 쇼네트는 어렸을 때 부모님들에 의해서 이미 페레디르라는
이웃집 청년과 정혼을 맺었단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엥겔라드에게는 리샤르트 살해 동기가 한 가지는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지. 범인도 그걸 노리고 엥겔라드의 화살을 이용해서 리샤르트를 죽인 것은 아닐까. 엥겔라드는 여기서 잡히면 난처한 입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단 도망을 갔고, 그것을 존 수사라는 사람이 도와주었단다. 존 수사는 사절단의 멤버로
온갖 잡일을 하겠다면서 자진해서 온 사람이었어. 그런데 그가 왜? 존
수사도 엥겔라드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지. 그래서 그를 도와준 것 같았어. 존 수사는 엥겔라드의 탈출을 도와주었다는 벌로 쇼네트 집의 마구간에 감금되었단다. 사실 그게 존 수사가 바랬던 것일 수도 있어. 왜냐하면 쇼네트의
하인과 사랑에 빠졌거든.
…
2.
로버트 부수도원장은 이 사건을
두고 입을 가볍게 놀려서 논란이 되기도 했단다. 리샤르트가 계시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벌 받은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어. 리샤르트가 덕망 받는 지주라는 것을 모르고 한 이야기였지. 아무튼 이 사건은 캐드펠이 조사를 하기로 했어. 사절단 중에는 사건이
발생한 시간에 회담 장소에 없는 사람이 콜룸바수스와 제롬 수사였어. 그들은 성녀 위니프리드가 안장되어
있는 교회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어. 하지만 둘이 서로 알리바이를 해줄 수 있으니 사절단 중에는 범인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다음날 콜룸바수스가 찾아와 사건이 발생한 날 자신은 교회에서 하루 종일
잠들어 있었다면서 사죄하겠다고 했어. 그러니까 이제 제롬의 알리바이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었어.
…
이런 안 좋은 일이 있고 보니
귀더린의 휴 신부님과 마을 사람들은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지고 가라고 허락했단다. 그래서 로버트
부수도원장은 유골을 이장하기 위한 의식을 진행했어. 3일간 24시간
동안 쉬지 않는 기도를 했는데, 사절단 여섯 명이 번갈아 가면서 했단다. 캐드펠은 콜롬바수스와 마지막 날 밤샘 기도하게 되었는데, 콜롬바수스는
또 시작하자마자 기절하듯 잠을 잤단다. 몸이 경직되어 죽었는지 확인할 정도였어. 또 다른 간질처럼 보이기도 했단다.
…
캐드펠은 시신을 살펴보다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어. 화살이 사인이 아니고 가늘고 긴 비수에 의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화살은 리샤르트가 죽은 다음 누군가 손으로 비수 구성에 꽂은 것이었어. 오래지
않아 화살을 꽂은 사람이 밝혀졌어.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던 페레디르가 자백을 했단다. 리샤르트의 시신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 때 엥겔라드에게 혐의를
뒤집어 씌우겠다는 생각이 떠오른 거야. 자신의 정혼녀와 사랑하는 사이니까 말이야. 페레디르는 깊이 사죄를 하면서 용서를 빌었단다. 페레디르가 시신을
처음 본 사람이지만 범인에 대한 단서는 아는 것이 없었어. 이 일로 페레디르 어머니가 놀라서 발작을
일으켰단다. 캐드펠은 페레디르 어머니를 진정시키려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약 성분 진정제를 주려고 했는데
이미 4분의 3이 사라지고 없었어. 누가? 이걸 가져갔지?
이것으로부터 범인은 점점 누구인지
점점 좁혀지게 되었단다. 샤르트르의 딸 쇼네트가 캐드펠을 도와서 범인을 찾는데 도움을 주었어. 범인은 다름 아닌 콜롬바수스였단다. 사건이 발생한 날 콜롬바수스가
잠들었다고 했지만, 잠든 것은 함께 있었던 제롬 수사였고, 제롬
수사를 잠들게 한 것은 콜롬바수스가 몰래 마약 성분 진정제를 먹였기 때문이야. 제롬 수사는 자신이 잠든
것이 잘못된 것을 알았기에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은 거야. 콜롬바수스는 그렇다면 왜 리샤르트를 죽였는가. 콜롬바수스가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것을 꾸민 것이야. 자신이 신의
계시를 계속해서 받아 기적을 만들어내는 사람처럼 꾸미려고 했던 거야. 그래서 수도원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고 했던 거지. 그 일을 반대하는 리샤트르는 그에게 눈엣가시였던 거야. 그래서 리샤르트를 죽인 것이란다.
캐드펠과 쇼네트는 그런 리샤르트의
마음을 이용하여 자백하게 만들었어. 하지만 쇼네트가 흥분하여 정체가 드러나서 콜롬바수스가 쇼네트를 공격하고
엥겔라드가 콜롬바수스와 싸우다가 그만 콜롬바수스가 죽고 말았단다. 캐드펠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법대로라면 엥겔라드는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캐드펠의 기준에서는 그것이
옳은 것이 아니야. 콜롬바수스는 리샤르트를 살해한 죄를 지었고, 죽음으로
벌을 받게 된 것이란다. 캐드펠은 기상천외한 생각을 했단다. 콜롬바수스의
교회 바닥에 겉옷만 남기고 시신은 위니프리드의 관에 넣고 봉합을 했단다. 위니프리드의 유골은 원래 묘지에
두고 바꿔 치기 한 거야.
뒤늦게 달려온 사람들에게 설명하기를, 콜롬바수스의 신의 계시를 받고 하늘로 승천했다고 했어. 긴가 민가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정황상 믿을 수 밖에 없었단다. 그렇게
사건은 마무리되고, 사절단은 위니프리드의 유골이 들었을 것이라고 믿는 관을 들고 슈루즈베리 수도원으로
돌아왔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아빠가 마지막 부분은
스포일러라서 이야기를 안 하려다가 그러면 시간이 지난 다음에 아빠의 기억이 사라져서 이 소설의 결말을 알 수 없을 것 같아서 스포일러를 다 적었단다. 양해 바람. 캐드펠 수사 시리즈 앞으로 간간히 찾아봐야겠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귀더린의 유골에 얽힌 대사건이 시작되려 하는 5월 초순의 어느 맑고 화창한 아침이었다.
책의 끝 문장: 게다가 그와 한 잠자리를 쓰시는 분은 자신의 화환에서
꽃잎 한두 장 떼어 넘겨주는 것도 싫다 할 만큼 인색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