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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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이야기해줄 책은 Jiny가 읽었음 좋겠다고 엄마가 사 달라고 했던 책인가? 오래되어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아빠가 알고 산 책은 아니고 엄마가 사 달라고 해서 샀던 책으로 기억한단다. 하지만 다들 바빠서 읽지 못하시는 것 같아서, 우리 집에서 그나마 가장 한가한 아빠가 먼저 읽어보았단다. 소설 배경이 오늘날 인도더구나. 아빠가 현대 인도 배경으로 한 소설이 읽은 적이 있나 싶었어. 처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빠가 인도를 배경으로 소설 자체를 읽은 적이 있나 싶기도 했어. 인도의 위인들 평전이나 그들이 쓴 책들을 읽은 적은 있지만 인도 소설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구나.

이 책의 지은이는 디파 아나파라가 인도 사람인가 보다 했는데, 지은이 소개를 읽어보니 인도 출신 영국인이라고 하더구나. 하지만 디파 아나파라는 10년 넘게 인도 뭄바이와 델리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대. 그렇게 인도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것을 경험으로 쓴 책이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이라고 하는구나. 인도의 빈민층의 사회 문제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순진무구한 아이들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갔단다. 하지만 결말은 현실적으로 끝을 맺는 약간은 냉혹함마저 보여주었단다. 소설이니까 해피 엔딩으로 끝낼 수도 있었지만, 인도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결말로 끝을 낸 것 같아.

 

1.

이 소설의 주인공은 빈민촌에 살고 있는 아홉 살 자이라는 아이란다. 자이의 가족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누나 루누가 있어. 아빠와 엄마는 모두 일하시고, 누나 루누는 달리기를 잘해서 학교 육상 대표이기도 해. 최근에 빈민촌이 헐린다는 소문이 있어 그것 때문에 자이네 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걱정을 달고 산단다. 그리고 그곳은 늘 스모그가 끼어서 파란 하늘을 보기 어려웠고 아주 심하게 스모그가 낀 날은 공식적으로 학교가 쉬기도 했어.

자이의 친한 친구들 파리와 파이즈가 있었어. 어느날 같은 반 친구 바하두르가 사라졌어. 바하두르의 아버지는 주정뱅이에 가정폭력범이었는데 바하두르의 어머니가 그런 아버지를 피해 며칠 집을 나갔다가 돌아왔더니 바하두르가 사라지고 없었던 거야. 경찰에 신고를 하니 경찰은 단순 가출일 거라면서 돌아갔어. 경찰들도 빈민촌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어. 그런데 며칠 뒤 동네에 살고 있는 선배 옴비르도 사라졌단다.

경찰이 나오는 TV 드라마를 좋아하는 자이와 파리는 탐정이 되어 바하두르를 찾기로 했단다. 평상시 바하두르가 뭄바이에 간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서 자이와 파리는 뭄바이 가는 기차역이 있는 곳까지 열차를 타고 가 보았단다. 그 열차 이름이 책 제목에 있는 보라선 열차란다. 하지만 아홉 살 꼬마가 낯선 시내에 돌아다닌다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었어. 한 번은 유괴범에 납치될 뻔했는데 구루라고 하는 십대 형이 도와주었단다. 구루에게 바하두르의 사진을 보여주면 바하두르를 봤는지 물어보았지만 모른다고 했어. 구루의 도움으로 어린이 복지협회와 경관에게도 사진을 보여주었지만 바하두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런데 얼마 뒤에 또 아이들이 사라졌어. 미용실에서 일하는 16살 안찰이 사라지고, 밤에 과자 사러 나왔던 5살 찬드니라는 아이도 사라졌어. 마을 사람들은 사라진 아이들을 찾기 위해 푸자라고 하는 제례의식도 있어. 신의 힘을 빌리기 위해서 말이야. 사라진 아이들이 모두 힌두교 아이들이라서 무슬림이 유괴해갔다는 소문들도 있었어. 인도에는 여전히 종교 갈등이 남아 있었단다. 과거에는 나라 때문에 나라까지 나눴잖니. 이런 와중에 경찰은 무슬림 청년 네 명을 아이들 유괴 혐의로 체포했단다. 그 중에는 자이의 친구 파이즈의 형 타리크도 있었어. 경찰의 이 행위는 행간에 떠도는 소문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었어. 하지만 얼마 후 이번에는 무슬림 남매인 카디파와 카비르가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어. 그렇다면 경찰에 갇혀 있는 무슬림 청년들은 죄가 없다는 것이 입증되었으니 풀어주어야 하는데 조사할 것이 남았다면서 여전히 경찰서에 있었단다.

 

2.

그런데 큰일 났다. 자이의 누가 루누가 사라진 거야. 아버지가 루누가 운동을 하고 집에 늦게 오고 그러니까 아버지가 운동을 하지 못하게 했는데 이에 대들던 루누 누나를 아버지가 욱하는 마음에 처음으로 뺨을 때렸어. 이 일루 루누는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지 않고 시장에서 돌아다니다가 어떤 남자와 여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이후 사라지고 말았단다.

아버지는 자신이 한 일을 후회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루누 누나를 찾는 것 밖에 없었어. 실종된 아이들의 가족들과 도와주겠다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마을과 유령 시장 인근을 샅샅이 뒤졌단다. 그러다가 넝마주의 무리 중 한 아이가 쓰레기장에서 배낭을 하나 주었는데 그 안에 실종된 아이들의 소지품이 한데 모여 있었단다. 그리고 그 배낭을 버린 사람을 보았다고 했어. 그 사람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고 해서 마을 사람들은 떼를 지어 그 사람의 집을 찾아갔단다. 바룬이라는 사람으로 덩치가 엄청 큰 사람이고 그는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단다. 마을사람들은 다짜고짜 묻지도 않고 바룬의 집으로 뛰어들어가 뒤져보았지만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어. 경찰도 출동을 해서 일단 바룬은 유치장에 갇히게 되었단다.

바룬은 골든게이트라고 하는 고급 아파트에서 일을 했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골든게이트에 몰려가 시위를 했지만 그들을 들여보내주지는 않았어. 경찰들도 출동을 했지만 경찰들도 마을 사람들을 말렸단다. 바룬이 일한 아파트에 경찰 대표가 가서 확인하겠다면서 아무도 못 들어오게 막았어.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이 사라진 마당에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지. 난동을 부리며 몰려 들어가 바룬이 일했던 아파트까지 밀고 들어갔단다. 고층에 위치하고 있는 그 집은 그야말로 휘황찬란한 집이었어. 그들이 살고 있는 빈민촌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어. 넒은 거실과 많은 방과 깨끗한 욕실.. 거실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했지. 그들이 이 곳에 온 이유를 잊을 만큼 마을 사람들은 집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렸어. 자이와 파리만이 집 구석구석 의심 나는 물건이 없는지 찾아 다녔고 수면제와 주사기를 발견하여 경찰에 넘겨 주었단다. 하지만 루누 누나를 비롯한 사라진 아이들도 그곳에는 없었어.

며칠 뒤 바루은 아이들을 죽여 곳곳에 유기했다고 했어. 루누의 가족들은 이 말을 믿지 않고 계속 루누 누나를 찾으러 다녔어. 경찰들도 이제는 실종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사라진 시신을 찾는 일로 업무를 바꾸었단다. 바루가 일했던 아파트의 여자 주인도 바룬의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고 했어. 인신 매매, 신장 매매, 아동 포르노 제작 및 유통 등 무서운 일을 하는 사람이었어. 그렇게 범인들은 모두 체포되었지만 사라진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았어. 다른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더라도 마지막으로 사라지고 주인공 자이의 누나 루누는 돌아올 줄 알았단다. 하지만 결국 루누 누나도 돌아오지 못했단다. 아빠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현실적으로 소설을 끝맺음 했다고 했잖아.

현실에서는 사라진 아이들이 돌아올 확률보다 못 돌아올 확률이 훨씬 높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읽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도 루누 누나 또는 사라진 아이들 모두 기적적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내도 좋았을 것 같은데

….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모든 범죄는 최악의 범죄란다. 가할 수 있는 최악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 뉴스가 나올 때가 있는데, 그런 범죄자들은 인간 취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단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이 아닐까 싶구나.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멘탈이 살아 있을 땐, 열여덟에서 스무 명쯤 되는 넝마주이 소년을 거느린 대장이었어.

책의 끝 문장: 두꺼운 구름과 스모그와 심지어 엄마의 신들이 이 세계를 다음 세계와 분리하기 위해 쌓아놓은 장벽까지 꿰뚫을 만큼,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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