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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이야기해줄 책은 아빠 친구가
추천한 책으로 <브릿마리 여기 있다>라는 책이란다. 이 책은 <오베라는 남자>로
빅히트를 친 프레드릭 배크만이라는 스웨덴 작가가 쓴 소설로 아빠도 제목은 익히 알고 있었단다. 아빠도
오래 전에 <오베라는 남자>를 읽었는데, 그 다음 작품들까지 읽어보고 싶은 정도의 책은 아니었단다. 책은
늘 취향이니까… 그런데 아빠 친구가 <브릿마리 여기
있다>라는 책이 재미있다고 추천을 해서 이제서야 책소개를 읽어보니 가볍게 읽으면서도 힐링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인 것 같아서 읽었단다.
책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브릿마리가
주인공이란다. 그런데 브릿마리는 지은이 프레드릭 배크만의 전작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라는 책의 조연으로 등장하는 사람이라고 하더구나. 그 소설에서는 밉상 캐릭터로 등장했는데, 그런 브릿마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라고 해서 옮긴이는 놀랐다고 하더구나. 아빠는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는 읽지 않아서 그 소설 속에서 브릿마리의 캐릭터가 어떤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에 읽은 소설 <브릿마리 여기 있다>의 앞부분을 읽다 보면 브릿마리가 왜 밉상이라고 생각했는지 알 것 같았어.
.
1.
63살의 브릿마리는 남의 평판을 무척 중요시하고 결벽증이 있다고
할 만큼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모든 것은 정리가 되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어. 그런 브릿마리가
평생 집안일만 하다가 63살이 되어서야 일자리를 구하려고 고용센터를 찾아갔단다. 왜 갑자기 일자리를 찾으려고 했냐면 말이야. 남편이 바람을 피워
집을 나가서 브릿마리는 집에서 혼자 지내게 되었는데, 혼자 지내다가 죽으면 썩어서 냄새가 난 상태에서
발견될까 봐 취직을 하려고 것이래. 취직 상태에서 죽게 되면 출근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여 집에
찾아 올 테고 그러면 냄새 나기 전에 발견될 것이라는 거지.
이 정도로 남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사는 사람이야. 고용 센터의 아가씨와 이야기를 하면서도 아가씨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적하면서 교양인이
갖추어야 하는 덕목들을 이야기해주는데, 그야말로 진상 고객과 같은 행동을 했단다. 고용센터의 아가씨가 참 착하기도 하지, 그걸 다 받아 주었어. 브릿마리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었단다. 아마도 브릿마리가 그런 성격을
갖게 된 것도 다 그 아픈 과거 때문일 거야. 어렸을 때 언니 잉그리드가 교통사고로 죽고 말았어. 엄마가 브릿마리를 차갑게 대했고, 엄마한테 잘 보이기 위해 청소를
열심히 하게 된 것이 결벽 수준까지 된 것이었단다.
….
아무튼 브릿마리는 보르그의 레크리에이션
센터의 관리인으로 취직을 하게 되었단다. 보르그는 가상의 시골 마을인데, 브릿마리는 취직을 해서 처음 가보는 마을이었단다. 보르그는 경제위기와
수익성 악화로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단다. 그래서 보건소 겸 우체국 겸 피자가게 겸 슈퍼마켓 겸 자동자정비소를
한 곳에 다 하고 있었어. 브릿마리는 보르그를 방문하여 만난 사람이 바로 보건소 겸 우체국 겸 피자가게
겸 슈퍼마켓 겸 자동자정비소를 운영하는, 휠체어를 탄 미지의 인물이었단다.
브릿마리는 잘 곳이 없어서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지냈어. 레크리에이션 센터의 관리로 있으면서 동네 어린이 축구단 아이들과 어울리게 되었어. 그 중에 베라, 오마르, 새미
남매들을 알게 되었는데 그들은 엄마가 해외로 돈 벌러 갔고 아빠는 도망을 가서 지금은 아이들끼리 살고 있다고 했어.
까칠하긴 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브릿마리는 그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었어. 축구단 아이들은 운동장도 없이 주차장에서 연습을
했단다. 그리고 그들의 코치가 한 달 전에 죽어서 지금은 코치도 없었어. 하지만 아이들은 참 열심히 했단다. 아이들이 응원하는 축구팀의 축구
중계가 있는 날이면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모여서 같이 봤단다.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브릿마리는 마음에
내키기 않았지만, 허락을 해주었단다. 그리고 아이들의 지저분한
유니폼을 보고는 다 걷어다가 세탁도 해주었어. 지저분한 꼴을 못 보는 그런 성격이잖니. 아이들은 브릿마리에서 축구단 코치를 해달라고 했어. 시합을 나가기
위해서는 코치가 필요한데, 자신들의 코치는 한 달 전에 돌아가시고 말았대. 브릿마리는 알겠다고 했어. 이름만 올려 놓은 코치였지만, 브릿마리에게 대충대충은 없었어. 축구에 대해 배우려고 했단다.
…
보르그 마을에 경찰인 스벤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스벤은 이혼남인데, 브릿마리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어서 가끔씩 브릿마리에 찾아오곤 했단다. 그런 스벤이 브릿마리도 싫진 않았어.
….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브릿마리는
뱅크라는 사람의 집에 머물기로 했어. 뱅크도 불쌍한 사람이란다. 뱅크는
전직 여자축구 국가대표 출신이었어. 그러나 갑자기 병이 생겨서 시력을 거의 잃어 선수 생활을 하지 못했어. 아주 가까운 것만 보여서 거의 장님 수준이었어. 젊은 나이에 이런
경험을 하다 보니, 성격도 무척 날카로워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까칠했어.
그런 뱅크의 빈집에서 브릿마리가 함께 살게 되었단다.
2.
어느날 시에서 나와서 축구팀
참가 신청을 한 것을 가지고 왔어. 축구팀 코치가 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데 브릿마리는 자격증이
없어서 아이들 축구팀이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거야. 이걸 듣고 있던 뱅크가 자신이 자격증이 있으니
코치 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적으라고 했단다. 아빠가 자세히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음지에 남들과 벽을
쌓고 살던 뱅크가 다시 무대로 나오게 된 것도 브릿마리의 영향이었어. 이것뿐만 아니라 브릿마리는 보르그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단다. 여전히 까칠하고 결벽증이 있긴 하지만 말이야.
…
브릿마리와 스벤의 사이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와중에 브릿마리의 남편 켄트가 찾아왔어. 켄트는 자신이 잘못했다면서 같이 집으로 가자고
했어. 브릿마리는 켄트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추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 브릿마리가 다시 집으로 간다고
소문이 퍼지자, 아이들이 싫어했단다. 특히 베가가 싫어해서
대놓고 브릿마리에게 차갑게 굴었어. 브릿마리는 축구 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머무르겠다고 했단다.
브릿마리는 아이들끼리 생활하는
베가, 오마르, 새미와 친했어. 그 아이들 밥도 자주 챙겨주곤 했어., 그렇게 좀더 사이가 친해지자
새미는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했어. 사실 엄마가 외국으로 돈 벌러 간 것이 아니고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이 사실을 이야기하면 복지부에서 아이들을 데려가게 되어 보르그 사람들이 다 같이 그 숨기고 있었고, 새미도 자신이 동생들을 충분히 돌볼 수 있다고 했어. 충분히 그렇게
하고 있었고 말이야.
그런데 새미의 친구 중에 질
나쁜 친구가 한 명 있었어. 사람들은 그를 사이코라고 했어. 사이코가
사고뭉치인 것은 맞지만, 폭행을 휘두르던 아버지로부터 같이 맞서 싸워준 이후로 새미는 사이코와 친구가
되었단다. 그리고 새미는 사이코가 나쁜 짓을 해도 그와 의리를 지켰지.
…
대망의 축구 대회가 열렸어. 운동장도 아닌 주차장에서 연습했던 보르그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는 없었지만 아이들도 최선을 다하고 마을
사람들도 최선을 다해서 응원을 했단다. 늘 좋은 일만 일어나면 얼마나 좋겠니… 새미가 난처한 상황에 빠진 사이코를 도와주러 갔다가 그만 죽고 말았단다. 보르그 마을은 슬픔에 빠졌어. 새미의
동생 베라와 오마르는 더 이상 그들끼리 살 수 없었어. 복지부에서 와서 아이들을 데리고 갔단다.
…
그리고 브릿마리도 보르그를 떠나기로
했단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고, 이젠 더 성장할 것도 없는 63살의 나이라고 생각했지만, 브릿마리는 보르그에서 생활한 시간은
값진 시간들이었고 그를 더 성장하게 하는 그런 시간들이었단다. 브릿마리는 자신만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고
새로운 길을 떠나면서 소설은 끝을 맺었단다.
….
아빠가 짧게 이야기한다고 중간중간
이야기들을 생략을 많이 했는데, 이 소설은 위트 넘치고 마음씨 따뜻한 등장인물들이 가득하여 읽는 동안
힐링이 되는 그런 소설이었단다. 브릿마리의 새로운 앞날을 응원하며 오늘은 여기서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포크.
책의 끝 문장: 모두 브릿마리가 여기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