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작곡을 시작한 이유가 뭐냐면, 학교에서 힘든 하루를
보냈거나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을 때마다 그냥 혼자 이런 말을 하게 됐어요. “괜찮아, 언젠가 이걸로 곡을 쓸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스스로 뇌를 훈련시켰던
것 같아요. “아파? 아픔에 대해서 노래를 쓰자. 뭐야, 주제 못 할 감정? 그걸로
노래를 만들자.”
(39)
음반 계약을 따내려고 할 때는 절대로 “제 목소리는
유명한 누구누구와 꼭 같아요”라는 말을 해서는 안 돼요. 절대로
레이블에 그 말은 하지 마세요. 그러면 그쪽에서는 “글쎄, 뭐, 우리한테는 어차피 그런 거물 아티스트가 많이 있어요-그러니까 그쪽과 계약할 필요는 없겠네요”라고 할 거예요. 젊은 아티스트라면, 독창적인 소리를 내려고 노력해야 해요. 누구와도 닮지 않은 소리 말이에요.
(41)
제 나이를 홍보 수단으로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걸
제가 남보다 뛰어난 점이라고 내놓고 싶지 않았죠. 홍보는 음악에 맡기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열일곱 살이라는 사실을 숨기지는 않았지만 헤드라인에 오르기를 바란 적도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음악이 승리를 따내길 원했거든요. 실상은 열일곱 살이라는
게 장애물에서 가까웠어요. 라디오방송국에, 또 그 라디오를
듣는 중년 청취자들에게 실력을 입증해야 했거든요.
(51)
같이 공연하는 사람들 모두의 말을 듣는다는 건 정말로 근사한 일이에요. 각자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는데, 가끔은 웃기는 이야기도 나오고, 최근 동기부여가 된 게 뭔지 얘기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지금
내가 같이 공연하는 이 사람들이 평생 바로 이 순간을 꿈꾸며 살아왔다는 실감이 덮치거든요. 제가 열두
살 때 곡을 쓰기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 댄서들도 네 살 때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일평생
춤만 추고 살고 싶다는 결심을 했던 거예요. 그리고 지금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는 거고요.
(61)
저는 생각이 너무 앞서 나가곤 해요. 이러는 거예요. “서른 살이 되면 뭘 하지?” 하지만 그건 알아낼 길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도저히 답이 없는 공식을 풀겠다고 끝도 없이 속을 끓이고 있는 거죠.
저 자신을 과도하게 분석하다 못해 결국 커다란 걱정 꾸러미가 되어버리죠.
(65)
저는 구제 불능 낭만주의자로 분류될 거라 생각하는데, 여러분도
그럴 것 같아요. 여기 계시잖아요. 우리가 맞닥뜨리는 난제, 그러니까 답이 없는 낭만주의자들의 난제는 뭐냐 하면,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안녕, 하고 첫인사를 할 때는 마술에 걸린 것 같아서 언젠가 그 첫인사가 작별 인사가 되리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누군가와 첫 키스가 마법처럼 근사할 때도 마지막 키스로 변할 날이 올
거라는 상상조차 할 수 없고요.
(82)
할 가치가 있는 사랑이라면, 싸워서 지켜야 할 만큼
좋으면 그러면 그게 올바른 사랑임을 알죠.
(89)
제 노래에 영감을 주는 건 실연이 아니에요. 제
노래에 영감을 주는 건 사랑도 아니에요. 제 노래에 영감을 주는 건 제 삶에 들어오는 고유한 개인이에요. 저에게 정말 중요하고 큰 의미가 있는 사람과 연애를 하고도 왠지 그에 대해 노래 한 곡조차 쓸 수 없던 적도
있어요. 그런가 하면, 제 인생에 2주일만 들어왔다 나간 사람을 만나고 앨범 한 장을 통째로 쓸 수도 있거든요.
(127)
정말로 그냥 제 삶에 대해서만 쓰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을
내놓으면 그 노래가 바로 다른 여자아이의 방에서 울려 퍼지고 제가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의 차 안에서 재생된다는 사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일이 생기고 나니까…… 인간으로서 우리가 정말 원하는
건 타인과의 연결이라는 실감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음악이 바로 그런 궁극적 연결이라고
생각해요. 연결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언제든
음악을 틀면 같은 일을 겪은 누군가가 있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164)
제가 잘못한 일이 있거나 저한테 문제가 있을 때 그걸 찾아내면 얼마나 비싼 값으로 팔릴까, 그 생각을 하면 조금 무서워져요. 그러니까 어떤 순간에는 정말로
겁이 날 때가 있거든요. 예를 들면 제 호텔방 창문으로 누가 사진으로 찍으려 하지 않을까 싶은 그럴
때요. 방에 들어가면 무조건 블라인드를 치고 살아야 해요. 그런
부분이 가끔 실감나서 울컥할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날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잡지 <TMZ>의 누군가가 제 쓰레기통을 뒤지면서 제가 뭘 잘못 했나 찾고 있을
거예요.
(178)
예전에는 공공연하게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는 일은 삼갔어요. 그렇지만
지난 2년간 제 인생과 세계에 있었던 여러 일들을 거치고 나서 지금은 생각이 아주 달라졌습니다. 저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인권을 옹호하는 후보에게 제 표를 던질 거예요.
이 나라의 모든 국민이 인권을 보호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LGBTQ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믿고, 성적 지향이나 젠더를
근거로 어떤 형태의 차별도 가해져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지금도 우리 눈앞에서 이 나라의 유색인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체계적 인종주의는 소름끼치고, 역겨우며, 사방에서
횡행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182)
언론에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낱낱이 꼬투리 잡히거나, 노화의
흔적이 보인다고 흠잡히거나, 노화를 막으려 한다고 욕을 먹지 않은 여성 음악인을 찾기 어려워요. 음악인으로 늙어가는 건 여자한테 훨씬 더 어려운 일처럼 보여요. 제
선택으로 최대한 우아하게 나이 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죠.
(195)
삶을 살아가며 모든 인간과 사물을 단순화하고 일반화하려는 욕구가 우리에게 있지만, 본질적으로 인간은 단순화가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그냥 선하거나 그냥
악하기만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최악의 자아와 최고의 자아, 깊디깊은
비밀과 디너파티에서 즐겨 떠벌리는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짜인 모자이크입니다.
(198)
저에게 아름다움은 진지함이에요. 아름다움의 방식에는
여러 가지 다른 길이 있다고 생각해요. 외모와 무관하게 너무 웃겨서 아름다운 사람도 있단 말이에요. 남을 웃기는 일에 진심이라서요. 아니면 정말로 감정적이라서, 우울하고 사려 깊고 금욕적이라서, 그런 자기 자신에게 진지해서 아름다운
사람도 있어요. 군중 속 어떤 사람이 너무 행복해서 입이 귀에 걸리도록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면, 빛나는 진심이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있는 거거든요.
(199)
두려울 게 없다는 건, 인생이 예측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는 뜻이에요. 대처하는 방식이 모든 걸 좌우해요. 나에게
던져지는 것과 주어진 것과 빼앗긴 것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해요. 그리고 두려울 게 없다는 말은
겁을 모른다거나 상처로부터 전혀 영향받지 않는다거나 하는 뜻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두려울 게 없다는
건 무서운 것이 있더라도 꿋꿋이 자기 삶을 살아내고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