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작 - 잠 못 드는 사람들 / 올라브의 꿈 / 해질 무렵
욘 포세 지음, 홍재웅 옮김 / 새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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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매년 10월이면 애서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 있단다. 바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 인터넷 서점에서는 노벨 문학상을 예상하는 이벤트도 벌이곤 하지. 아빠도 거의 매년 그 이벤트에 참가하여 투표를 한단다. 예전에는 아빠가 좋아하는 작가를 투표했는데, 두어 년 전부터는 아빠가 모르는 작가에 투표를 한단다. 왜냐하면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 대부분 아빠가 몰랐던 작가들이었거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고 나서 수상자에 관심을 갖게 되어 책을 찾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 그래서 아빠에게 노벨 문학상은 숨어 있는, 훌륭한 작가를 알게 되는 계기로 생각하고 있단다.

작년 202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도 역시나 처음 들어보는 작가가 수상하였단다. 욘 포세라는 노르웨이 사람이 탔단다. 노르웨이 작가라고 하면 아빠가 좋아하는 요 네스뵈가 있는데, 욘 포세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작가였단다. 한번 읽어보고 싶더구나.  그래서 대표작 중에 한 권인 <3부작>이라는 책을 읽었단다.

연작 소설 3편인 <잠 못 드는 사람들>, <올라브의 꿈>, <해질 무렵>을 하나로 엮은 것으로 우리나라에는 2019년에 출간되었단다. 책의 뒤편에 옮긴이의 글을 보니, 폰 욘세가 최근에 노벨 문학상 후보로 많이 거론된다고 써 있더구나. 몇 년 전부터 유력한 후보였구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폰 욘세의 작품을 몇 년 전에 소개한 출판사는 노벨 문학상 발표 후에 돈 좀 벌었으려나? 하는 뜬금없는 생각도 드는구나. 대표작 3부작의 이야기를 간단히 해줄게. 역시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의 작품은 읽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으면서


1.

첫 번째 이야기는 <잠 못 드는 사람들>이란다. 노르웨이 서남부 해변가 도시 베르겐의 옛이름은 벼리빈인데, 그곳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단다. 그러니까 베르겐이 벼리빈이라고 불리던 옛날 이야기인 것이야. 벼리빈 인근에 뒬리야 지방이라는 시골 마을에 아슬레와 알리다가 살고 있었지. 아슬레의 아버지는 바이올린 연주자였고, 아슬레도 아버지와 함께 연주를 하곤 했단다. 아슬레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아슬레는 살고 있던 보트하우스에서 쫓겨나게 되었단다. 알리다의 아버지는 오래 전에 집을 떠나셨고, 엄마와 언니 올린과 함께 지냈는데, 엄마는 언이 올린만 좋아하고 알리다에게는 막 대했단다. 그래서 알리다와 엄마 사이는 오래 전부터 좋지 않았어.

아슬레와 알리다는 17살 어린 나이지만, 둘은 사랑하는 사이였고, 알리다는 임신까지 하게 되었단다. 보트하우스에서 쫓겨난 아슬레는 알리디와 함께 뒬리야를 떠나 벼리빈으로 가기로 했어. 벼리빈은 번화한 곳이므로 그들이 묵을 방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단다. 이 소설은 마치 아슬레와 알리다, 젊은 여인의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인가 싶었어. 아빠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분위기가 좀 몽환적인 느낌이었단다.

벼리빈에 도착을 한 아슬레와 알리다…. 벼리빈은 비가 내리고 날씨가 쌀쌀했어. 그런데 이 두 젊은 연인을 받아주려고 하는 집이나 여관은 없었어. 한참을 돌아다니면서 문을 두들겠지만, 그들은 묵을 만한 방을 찾지 못했단다. 아무래도 낯선 젊은 연인에, 여자는 임신해서 출산을 앞둔 것처럼 보여서 방이 있어도 그들을 받아주지 않는 것 같았어. 한참 뒤에야 한 노파의 집에서 머물 수 있었는데, 거기도 거의 억지로 부탁해서 간신히 묵을 수 있었단다. 그래도 정착할 곳을 찾기 전에 임시로나마 묵을 수 있는 곳이 생겨서 다행이구나.

그런데 며칠 뒤 알리나가 아이를 낳으려고 했어. 그들은 아이 낳는 경험이 없으니 산파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어. 아슬레가 수소문 끝에 산파를 데리고 왔는데, 그 산파 왈, 아슬레와 알리다가 머물고 있는 집의 주인도 산파라고 했단다. 그러나 그 집주인인 노파는 집에 없었단다. 사실 며칠 전부터 보이질 않았어. 이때부터 아슬레가 좀 의심스러웠어. 갑자기 스릴러 장르로 바뀌는 건가? 아무튼 산모와 아이는 모두 건강하게 출산을 했단다.


2.

아슬레와 알리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름은 시그발이라고 지었어. 그들은 벼리빈을 떠나서 바르벤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지냈어.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면서 이름도 아슬레는 올라브로, 알리나는 오스타로 바꾸었단다. 두 번째 작품의 제목이 아슬레가 이름을 바꾼 올라브가 들어간 <올라브의 꿈>이란다. 그래서 두 번째 작품 이야기를 할 때는 올라브와 오스타라는 이름으로 이야기할게.

올라브는 오스타에게 결혼식은커녕 아무것도 준 것이 없어서 바이올린을 팔아서 반지 선물을 사려고 벼리빈에 갔단다. 그런데 어디선가부터 어떤 노인이 올라브를 따라왔는데 올라브를 안다면서 계속 말을 걸어왔어. 올라브는 아는 척하고 싶지 않은데 귀찮게 계속 따라왔단다. 빠른 걸음으로 그 노인을 따돌리고 선술집에 들어갔는데, 소름 끼치게도 그 노인은 먼저 선술집에 와 있었어. 그러면서 올라브에게 자신을 아냐고 계속 물어봤고, 올라브는 그 질문을 무시했단다. 올라브는 선술집에서 오스가우트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노인은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어. 그러면서 이야기를 하기를, 아슬레가 살던 보트하우스의 주인이 살해되었고, 그 마음에 어떤 딸의 엄마도 죽었고, 벼리빈의 한 산파가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를 그들에게 했어. 올라브는 사람을 잘못 봤다면서 자신은 아슬레가 아니라고 했단다. , 아슬레가 결국 일을 벌였던 것인가. 역시 노르웨이는 범죄 스릴서 소설에 강점이 있는 것인가. 색다른 스타일의 스릴러?

올라브는 원래 반지를 사러 벼리빈에 온 것인데, 오스가우트가 산 팔찌를 보고 너무 예뻐서 올라브도 마음이 바뀠어서. 반지 대신 팔찌를 사고 싶었어. 하지만 가격이 비쌌지. 아빠는 오스가우트도 죽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단다. 오스가우트의 도움으로 오스가우트와 같은 팔찌를 싼 가격에 살 수 있었어. 올라브는 오스타에서 그 팔찌를 줄 생각에 기뻤단다. 그런데 그날이 저물어서 벼리빈에서 하룻밤 자고 가야 했어. 어떤 노파의 집에서 묵게 되었는데, 그 노파의 딸이 올라브에게 계속 추파를 던졌단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노파의 딸이 올라브의 팔찌를 훔쳐갔단다.

더 놀라운 일은 노파의 남편이 집에 왔는데, 그 사람은 하루 종일 올라브를 쫓아다니면서 아는 척을 했던 그 노인이었단다. 그 노인은 이제서야 경찰에 신고를 했고, 올라브는 경찰에 체포되어 철창에 갇히고 말았어. 올라브는 왜 항변을 안 했는지 모르겠지만, 올라브는 그 죄가 인정되어 얼마 후에 교수형에 처해졌단다. 올라브가 진짜 범인이라고 해도, 왜 항변하지 않고 그렇게 순순히 죄를 인정하고 죽었을까. 아빠가 책을 읽다가 뭔가 놓친 것이 있나? 싶었단다. 가족을 두고 그렇게 순순히 죽을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3.

세 번째 작품을 읽다 보면 앞의 두 작품에서 읽다가 생긴 궁금증이 풀리려나. 빨리 책장을 넘겨보았단다. 3부작의 마지막 <해질 무렵>은 엘리스라는 할머니가 먼 옛날을 회상하면서 시작한단다. 엘리스는 다름 아닌 알리다의 딸이었단다. , 알리다와 아슬레 사이의 아기 이름은 시그발이었는데어찌 된 일인지 얼른 읽어보았단다.

아슬레가 돌아오지 않자 알리다는 시그발을 데리고 벼리빈에 갔단다. 하지만 아슬레를 찾지 못하고 길을 헤매다가 선착장에 앉아 있었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아기를 안고 헤매 다녔으니 힘들었겠지. 그때 고향 뒬리야의 어른 오슬레이크 씨를 만났어. 오슬레이크는 알리다가 굶주린 것을 알고 밥도 사 주면서 고향 소식을 알려주었어. 알리다의 어머니가 죽었다고 했어. 그것도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는 의문사라고 했어.

이 소식을 들은 알리다는 충격을 받았단다.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엄마는 엄마인데 말이야. 그리고 보트하우스의 주인이 살해되었고, 벼리빈의 산파도 살해당한 후 실종된 이야기를 하면서, 이 일과 연루된 아슬레가 교수형을 당했다고 했어. 믿기지 않은 이야기를 들은 알리다는 오슬레이크가 한 이야기를 믿으려고 하지 않았어. 아슬레가 없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어디로 가야 하지? 막막했을 거야. 잠자리가 없는 알리다. 오슬레이크는 자신의 배에서 하룻밤 재워주겠다고 했어. 오슬레이크의 배로 가는 선착장에서 알리다는 팔찌를 하나 주었는데, 한 눈에 그것이 아슬레가 남긴 선물이라고 생각해서 잘 간직했단다.

알리다는 아기 시그발과 함께 오슬레이크의 배에서 하룻밤을 지냈어.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어. 오슬레이크는 고향인 뒬리야에 간다고 하니 알리다는 가지 않겠다고 했어. 하지만 그렇다고 어디 갈 곳도 없었어. 결국 오슬레이크의 제안으로 그의 집의 가정부로 일하기로 했단다. 그러면 최소한 먹는 것과 잠자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야. 오슬레이크는 얼마 전까지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는데, 얼마 전에 돌아가시고 집안 일 할 사람이 없다고 했어. 알리다는 그렇게 오슬레이크의 집에 머무르게 되었단다.

사실 오슬레이크는 알리다를 자신의 가정부로 둔 또 다른 검은 이유도 있었단다. 알리다는 얼마 후 오슬레이크의 첫째 딸 알레스를 낳았고, 둘째 딸도 낳았지만 둘째 딸은 어려서 죽었단다. 어느날 알리다는 해안가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자살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세월은 한참 지나서 알리다의 딸 엘리스도 할머니가 되었고, 엘리스가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야기를 했던 것이란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아빠가 앞서 이 소설에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꼈다고 했는데, 소설의 끝까지 그런 느낌이 들었단다. 아슬레가 예상치 못한 연쇄 살인범으로 죽어서 깜짝 놀랐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라는 반전을 기대하였지만, 그런 반전을 일어나지 않았단다. 아슬레가 죽고 나서 혼자 남은 알리다라도 해피 엔딩이면 좋았겠지만, 이미 소설의 분위기가 해피 엔딩이 아닐 것 같았단다.

지은이가 이 소설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인지 사실 아빠는 잘 이해하지 못했고, 이런 작품에서 어떤 우수한 점을 찾아내어 지은이 욘 포세에게 노벨 문학상이 돌아갔는지 잘 모르겠구나. 아빠는 아마추어 독서가이니, 전문가들의 높은 뜻을 알겠니. 책이란 게 그냥 재미있으면 되지…^^


PS,

책의 첫 문장: 아슬레와 알리다는 벼리빈의 거리들을 배회하고 있었는데, 아슬레는 그들이 가진 모든 물건을 담은 보따리 두 개를 어깨에 메고 손에는 아버지 시그발에게서 물려받은 바이올린이 든 가방을 쥐고, 알리다는 음식이 든 그물자루를 들고서, 그들은 이제껏 몇 시간이나 벼리빈의 거리들을 돌아다니며 머물 곳을 찾으려 했다.

책의 끝 문장: 그녀는 계속해서 걷고, 깊이 더 깊이 들어간다 그러자 파도가 그녀의 잿빛 머리를 넘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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