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딸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4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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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이사벨 아옌데의 <운명의 딸 2>를 이야기해줄게. 1권에서는 주인공 엘리사가 사랑을 찾아 칠레를 떠나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장면까지 이야기했잖아. 장거리를 배 타고 그것도 짐칸에 타고 가는 것은 무척 힘들었단다. 뿐만 아니라 엘리사는 임신까지 해서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배에 타자마자 몸에 탈이 나기 시작했어. 먹는 것도 제대로 못 먹고 병이 나서 쓰러지고 말았어. 동양의술과 서양의술을 모두 갖고 있는 타오가 없었더라면 배에서 죽었을지도 몰라.

안타깝게도 결국 임신했던 아이는 유산하고 말았단다. 대부분의 시간을 정신을 잃은 채로 캘리포니아에 도착한 엘리사. 이곳에 온 목적, 사랑하는 호아킨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했어. 그것보다 일단 몸부터 회복해야 했단다. 당시 캘리포니아는 여자의 몸으로 살아가기 어려웠어. 그래서 타오는 엘리사를 남장시키고 자신의 동생인 척 하라고 했단다. 타오는 뛰어난 의술이 소문이 나면서 돈을 버는데 어려움이 없었단다. 이번에도 타오는 엘리사를 도와주어 엘리사는 몸이 어느 정도 회복했단다.

호아킨이 사크라멘토로 갔다는 소문을 들었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 엘리사는 남장을 하고 혼자서 호아킨을 찾으려고 길을 나섰단다. 아무리 남장을 했다고는 하지만 험난한 길일 텐데, 정말 사랑의 힘이 이리도 큰 것인지엘리사의 무모한 젊음인지

 

1.

한편, 엘리사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로즈는 난리가 났단다. 직접 낳은 딸은 아니지만, 로즈에게 엘리사는 살아가는 이유였는데, 사라졌으니 얼마나 허망하고 고통스러웠을까. 그런데 있잖니, 엘리사는 사실 존의 사생아였단다. 존이 풋내기 사랑으로 실수로 아이를 갖게 되었고, 그 아이의 엄마가 무작정 아이를 주고 갔다고 했어. 그 아이가 바로 엘리사였던 거야. 존과 로즈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제레미는 이번에 알게 되었단다. 제레미가 아무래도 큰 형이고 존이 혼날까 봐 이야기를 못했던 거야. 그래도 엘리사에게는 이야기를 해주지. 그렇다면 가족에 더 사랑을 가졌을 것이고, 캘리포니아로 무작정 떠나는 것도 좀 망설이지 않았을까?

로즈가 칠레의 발파라이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뿐이었단다. 존은 제이컵과 연락을 하며 지냈어. 제이컵 기억 나지? 1권에서 로즈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해서 영국으로 돌아간 사람. 제이컵이 지금은 미국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었어. 기자다 보니 아무래도 사람들 소식을 더 들을 수 있으니 엘리사의 소식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어.

엘리사는 홀로 남장을 하고 호아킨을 무... 찾아 나섰단다. 호아킨을 찾는다는 소문을 냈지만 고를 아는 이를 만나는 것 조차 어려웠어. 엘리사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별의 별일을 다 했단다. 칠레의 노동자들에게 편지를 대신 써 주기도 하고, 요리를 하고 그랬어. 그러다가 무시무시한 조와 악당 바발루가 운영하는 극단에 들어가게 되었단다. 우연히 엘리사가 피아노를 쳤는데 그 실력을 알아봤던 거지. 예전에 힘들게 신부 수업 때 배운 것들을 이곳에서 잘 써먹는구나. 심지어 타오에게서 넘겨 배운 간단한 치료 같은 것도 했어. 그래서 엘리사는 극단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었단다. 극단 사람들은 엘리사를 예쁘장한 남자 아이로 알았어. 엘리사는 주기적으로 타오에게 편지를 썼단다.

그런데 어느날 멕시코 사람인 잭이 찾아왔어. 손가락이 썩어가는 병을 갖고 있었는데, 그 손가락을 두면 점점 더 커져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어. 썩은 손가락을 잘라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지. 하지만 그곳에 의사가 있어, 병원이 있어, 아무것도 없었지. 엘리사가 나섰단다. 잭에게 술을 잔뜩 먹이고 사람들이 잭을 꽉 붙잡고 엘리사가 단칼에 잭의 썩은 손가락을 잘라냈어. 처음에는 고통스러웠지만, 잭은 회복하고 엘리사를 비롯한 극단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했단다.

그런데 이 잭이 성은 다르지만 호아킨이라는 사람을 알고 있다고 했어. 그런데 자신이 알기로는 호아킨은 멕시코계라고 했어. 엘리사는 호아킨이 국적을 숨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했어. 조그마한 희망이 생겨났단다. 호아킨을 만날 수 있다는


2.

시간이 갈수록 잭이 이야기했던 호아킨이 악당이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어. 방화와 도적질을 일삼는 악당의 우두머리라고 했어. 엘리사가 알고 있는 호아킨을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했지만, 소문에 들려오는 외모가 호야킨과 비슷했어. 호아킨이 유명해지는 데는 신문도 한몫 했단다. 제이컵은 호아킨이라는 인물에 흥미를 갖고, 신문을 통해서 그를 영웅시 했단다. 캘리포니아의 로빈후드이라고도 하고, 멕시코의 영웅이라고도 했어. 제이컵은 호아킨을 인터뷰를 하겠다고 했어. 그런데 호아킨의 행적을 아는 이가 드무니 제이컵은 무작정 길을 떠났단다.

….

어느날 타오가 엘리사를 찾아왔단다. 떠나보니 알았던 것이지, 자신이 엘리사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엘리사를 찾아오는 길에 타오는 사창가에 팔려왔다가 병에 들어 앓고 있는 중국인 여자들을 알게 되었어. 타오는 그들을 외면할 수 없어 치료를 해주었단다. 하지만 자신 혼자 역부족했어. 진료가 늦어서 죽은 이들도 있었단다. 이 일은 엘리사를 만나 이후로도 계속 했단다. 엘리사를 다시 만난 타오. 엘리사도 무척 반가워했단다. 타오는 엘리사에게 약간은 장난스럽게 에둘러서 청혼을 했단다. 1년 안에 호아킨을 못 찾으면 자신과 결혼하자고 말이야

한편 엘리사를 찾던 존은 우연히 엘리사의 물건을 가지고 있는 어떤 여자를 만났어. 추궁해서 물어보자 그 여자는 배에서 엘리사를 도와주었던 여자였어. 그래서 고맙다고 엘리사가 자신의 물건을 준 것이었지. 그 여자는 엘리사가 살아 있다면 그 물건을 빼앗아 갈까 봐 엘리사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단다. 존은 크게 좌절했단다.

엘리사는 호아킨을 찾으려는 기자가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어. 그래서 수소문 끝에 그 기자를 찾아가보니 깜짝 놀랐단다. 어렸을 때 자신의 집에 드나들었던 제이컵이었던 거야. 엘리사는 자신이 알아 본 것을 이야기하지 않고, 호아킨을 찾는데 도움 되는 답변은 듣지 못하고 헤어졌단다. 제이컵도 이 낯익은 이에 누구인지 뒤늦게 기억해냈단다. 헤어지고 나서야 말이야. 바로 존이 찾고 있던 엘리사였던 거야. 그래서 존과 로즈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했단다. 죽은 줄만 알았던 엘리사가 살아 있다고? 로즈와 존은 다시 살아갈 희망이 생겼을 거야.

….

엘리사가 집 떠나온 지 4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호아킨을 만나지 못했어. 엘리사도 이제 철이 들었는지, 이제서야 4년만에 로즈에게 편지를 썼단다. 자신의 사진도 함께 보냈어. 그리고 타오의 마음도 받아주었단다. 사실 그 동안 엘리사도 타오에게 사랑의 감정이 싹텄던 거야. 엘리사가 로즈와 다시 연락하고 타오와 함께 하니, 오랫동안 탈선했던 기차가 다시 자신의 궤도로 돌아온 것 같구나.

현상금이 천 달러까지 붙었던 호아킨이 죽었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어. 엘리사는 타오와 함께 효수된 호아킨을 보러 갔어. 그 사람이 맞냐는 타오의 질문에 엘리사는 나는 이제 자유롭다는 의미심장 말을 남기고 소설을 끝이 났단다. 해피 엔딩이긴 하지만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하게 끝이 났구나.  엘리사와 로즈는 다시 만났겠지? 엘리사와 타오는 행복하게 잘 살겠지?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단다. 이사벨 아옌데의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세피아빛 초상>에서 주인공은 아니지만, 엘리사와 타오가 또 등장한다고 하니 말이야. 이 책도 집에 있으니 언젠가는 읽겠지. 아빠가 올해가 가기 전에는 꼭 읽고 뒷이야기도 해줄게. 이사벨 아옌데의 작품들은 재미도 있으면서 역사 상식도 알려주고, 매력 있는 등장인물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구나. 그의 작품들을 더 찾아 나서야겠다. ,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엘리사는 토굴과도 같은 창고 안에서 죽어 가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엘리사가 타오의 손을 놓지 않은 채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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