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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맨 처음 비늘 모양의 금 조각이 발견되었던 곳 가까이까지 오게 되었다. 여자 손톱처럼 생긴 무의미한 그 금 조각이 캘리포니아의 미래와 미국의 영혼을 뒤흔들어 놓으면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사람들을 끌어들였던 것이다. 몇 년 후에 신문기사로 변신한 제이컵 토드가 이런 기사를 쓴 적이 있었다. ‘미합중국은 고된 노동의 대가만을 원하고, 어떠한 역경이라도 딛고 일어서려는 용기를 가진 선교자들, 개척자들, 건실한 이민자들에 의해 세워진 나라이다. 그렇지만 금으로 인해, 미국 국민의 가장 큰 단점인 탐욕과 폭력이 극명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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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히스패닉 계열에 비해 사람 숫자도 훨씬 많고 성격도 다혈질인 칠레 사람들은 외국인들의 증오를 한 몸에 받았다. 엘리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호주 사람들 한 무리가 칠레 부락을 습격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싸움을 벌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금광들에서는 시골 일꾼들을 데리고 온 여러 칠레 회사들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들은 봉건 세습 제도하에 대대로 쥐꼬리만 한 임금을 받고 일하는 소작인들로, 그들이 발견하는 금은 자기들의 것이 아닌, 주인님의 것이라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렇지만 양키들의 시각에서 보면, 그건 단순한 노예제도였다. 미국 법은 개인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었다. 각 개인의 소유지는 자기가 일할 수 있는 만큼의 공간에 해당되었다. 그래서 칠레 회사들은 더 많은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일꾼들 각자의 이름으로 명의를 이전해서 법을 농락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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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는 이제 남자들만 홀로 외롭게 사는 삭막한 캠프촌이 아니었다. 여자들도 몰려들었으며 그와 함께 사회도 변했다. 여자들은 금을 찾아 나선 모험가들 못지않게 기가 센 여자들이었다. 황소들이 끄는 마차를 타고 대륙을 횡단하기 위해서는 강한 정신력이 필요했으며, 그 여자 개척자들은 그런 정신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들은 자기 어머니나 언니, 여동생들처럼 우는 소리나 하는 여자들이 아니었다. 그곳에서는 아마존의 여전사들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여자들은 용감무쌍한 남자들과 매일 지칠 줄 모르고 고집스럽게 싸우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으며, 남자들은 여자들을 자기들과 동등한 사람으로 대우했다. 그 여자들은 다른 곳에서는 여자들에게 금기시된 일들도 마다하지 않고 나서서 열심히 했다. 여자들도 금을 찾아 나섰으며, 카우보이로 일도 했고, 노새들도 몰고, 현상금이 걸린 악당들을 잡으러 나섰고, 노름방, 레스토랑, 세탁소, 호텔을 운영했다. ‘여기 여자들은 자기 이름으로 토지를 소유하고, 사고 팔 수도 있으며, 내키면 이혼도 할 수 있어. 펠리시아노도 나한테 서툰 짓만 했다 하면, 그 즉시 홀딱 벗겨서 땡전 한 푼 없이 쫓아낼 테니 조심 좀 해야 할 거야.’ 하고 파울리나는 편지에 농담까지 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에는 쥐, , 무기, 악과 같이 없어도 될 것까지 골고루 다 갖추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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